[제 242호 인터뷰 : 김영경 청년청장] 청년들을 ‘호명’하고 ‘연결’하는 사회를 위하여

20·30세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이끌어갈 주체이자 에너지가 넘치는 청년세대다. 하지만 요즘 청년들의 처지는 입시부터 대학(원) 졸업, 취업까지 인생이 ‘도장깨기’의 연속이다. 세상에서 가장 빛나야 할 시간, 청춘. 그러나 현실은 빛보다 그늘이 많아서 언제나 춥고 점점 고립되는 청년이 많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양지(陽地)로 청년을 호명하는 일에 정말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서울시 청년자치정부 김영경 청년청장을 찾아가 해답을 구해본다.

청년자치정부와 청년기본법

Q. 안녕하세요. 청년청장님, 지난 2019년 청년자치정부가 “더 나은 미래를 청년시민이 결재합니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정식으로 출범했습니다. 청년자치정부라는 기구에 대해 슬로건의 의미와 함께 간단히 소개해주시겠습니까?

경희대학교 원생청년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시 청년청장 김영경입니다. 청년자치정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서사를 아셔야 하는데요. 먼저 서울시 민선5기 때부터 강조하고 있는 것이 바로 협치입니다. 사회문제를 시민과 함께 해결하는 것이죠.

이런 과정에서 청년정책도 만들어졌는데, 그것도 처음부터 공공정책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에서 자생적으로 자리매김하게 되고 지방정부 최초로 청년기본조례를 제정하면서, 이것이 17개 시·도 단위까지 전파되어 모든 지방정부기관에 청년기본조례가 생겼습니다. 또한 기초정부에도 50% 이상 청년기본조례가 생겼습니다. 청년정책은 이처럼 아래에서부터 시작되었는데요.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청년정책네트워크(이하 청정넷)라는, 청년들이 직접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플랫폼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2013년도에 처음 출범하게 된 청정넷은 지금까지 매년 운영 중인데요. 이러한 청정넷과 청년청이 합쳐져 작년에 청년자치정부로 출범하면서 청년 시민이 청년자율예산 편성권을 갖게 됐습니다. 청년청은 서울시 청년들의 일자리나 주거 등의 전반적인 문제를 관련 부서들과 협업하는 청년정책 컨트롤타워라고 보시면 되고요. 따라서 청년이 직접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이 사회가 유지될 수 있도록 시정하는 권리가 생긴 것, 이것이 슬로건을 통해 말한 ‘청년시민이 결재한다’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올해 1월 9일, 청년기본법이 제정되었습니다. 이 기본법의 의의에 대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물론 아직 시행이 되진 않았지만, 청년기본법의 한계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우선, 대부분의 법과 정책은 상위법이 생기고 시행령이나 조례가 생기기 마련인데, 청년기본법은 반대로 청년기본조례와 청년정책이 만들어지고 아래에서 위로 모아지는 새로운 경로를 거쳐서 만들어졌다는 의의가 크다고 봅니다. 다음으로 청년정책이 일자리, 주거뿐만 아니라 학자금 이자 같은 부채, 우울증과 공황장애 같은 마음 건강 문제 등 다양한 영역으로 비화(飛火)되고 있습니다. 2015년도 서울시에서 최초로 제정한 청년기본조례는 이러한 사정을 깨닫고, 청년을 위한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는데요. 청년기본법은 이러한 사례를 공식적으로 명문화한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만 한계라고 생각되는 점은 기본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청년들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여전히 청년단체 및 기업들이 일반사회에서 경쟁을 할 때 경험부족이나 자원부족 등으로 경쟁에서 후순위가 되는 경향이 있죠. 그런 부분들을 해소하고 청년들의 관점과 문제해결력이 이 사회 안에 안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제도적으로 청년층을 지원해야 하는데요. 하지만 그런 부분에서 청년들이 운영하는 청년단체와 기업을 규정하고 인센티브를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었는데 반려됐다고 하더라고요. 비슷한 맥락으로 청년들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참여를 하기 위해서는 각 지방부처에 직접 가서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데요. 그러한 시정참여 구조로 가기 위해서도 시행령에서 관련 내용을 잘 담아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청년자치정부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고립이 아니라 연결로 보고 있어요.

청년위기를 말하다

Q. 청년위기는 개인의 환경에 따라 정말 다양할 것 같습니다. 청년자치정부가 생각하는 가장 시급한 위기는 무엇이며, 또한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제시되었던 아이디어는 무엇인가요?

청정넷은 다양한 분과와 소주제 테이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것’이 ‘그것’을 우선한다는 유(類)의 대화는 나누지 않아요. 왜냐하면 지금 청년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정량적인 부분을 말씀드리면 일반 청년들을 대상으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주거라고 나옵니다.

주거문제의 경우 청년월세지원사업이라는 정책이 제안됐습니다. 이 사업은 서울 청년들이 타 지역 청년들보다 교육적·사회적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지만, 그만큼 고비용을 감당해야 한다는 측면 때문에 주거환경에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서 처음 제안됐고, 그것이 정책제안 중 1위를 했습니다. 청년월세지원 사업의 규모는 한 가구 당 20만원씩 총 5,000명을 지원하는 100억 원 예산의 메인 사업이고요. 올해 하반기에 시행할 예정입니다.

이런 단적인 사례가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청년자치정부를 표방하는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고립이 아니라 연결로 보고 있어요. 이런 위기에 대해 혼자가 아니라 함께 둘러앉아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 정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을까요?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 혼자 고립되지는 않아야 하는 것이 저희의 지향점이라고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Q. 청년들을 위해 일하고 계시니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습니다. 이 말을 지금 생각해보면 다소 억울하기도 합니다. 묵묵히 아프기만 하면 정말 모든 것이 해결될까요?

저도 청년단체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때 이 말이 되게 유행을 했었죠. 그래서 저희가 슬로건을 만들었던 것은 ‘아프면 소리 질러라!’였어요. 물론 지금은 소리 지르기조차도 힘들어 보이지만요. 사실 자치정부 출범식 때 아동, 장애인 등 정말 다양한 영역의 청년들이 참여했습니다. 그 중에는 프리랜서 분들도 있었죠. 서울시에서는 최초로 프리랜서 조례를 만들었습니다. 행정은 법이든 조례든 근거가 생기면 그 근거를 가지고 정책을 만들 수 있어요. 그것은 프리랜서 분들이 꽤 오래도록 목소리를 내 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고요. 더불어 이러한 정책이 있기에, ‘이번 코로나 때 정말 힘든 건 프리랜서야’라고 하는 호명이 가능한 것 같아요. 그 전에는 프리랜서 자체가 되게 사회적 유령처럼 존재했었는데 지금은 누구나 프리랜서 대책을 이야기 하죠. 결국 말을 하고 말이 쌓이면, 그래서 사회에 호명되면 시간이 걸릴지라도 해결될 수 있어요.

Q. 청년위기라고 한다면 불평등 문제도 간과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교육적, 경제적,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렇죠. 청년들은 소위 ‘흙수저’라는 기준에 대해서 말할 때, ‘부모의 소득, 부모의 학력, 거주하는 지역의 격차, 성별 격차’ 등으로 인해 출생과 동시에 격차가 생긴다고 이야기를 하는데요. 이러한 불평등을 완화하고 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 번 검토됐던 정책은 ‘청년출발자본’이라고 하는 제안이었습니다. 이러한 격차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출발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20세가 되면 모든 청년들에게 천만 원씩 지급해 출발점을 재설정해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비현실적인 예산규모라 실현되진 않았습니다. 물론 이러한 사유가 불평등을 본질적으로 해소한 것은 아니지만 격차를 해소하려는 논의가 그 단계까지는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조금 더 실질적인 방안은 서울시에서 올해 1월에 ‘청년 불평등 완화 범사회적 대화기구’라는 것을 출범시킨 것입니다. 줄여서 ‘평범’이라 불리는 이 기구는 청년세대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대가 참여해서 청년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해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졌습니다. 이 기구를 통해 교육, 경제, 사회 전반의 내용이 중요하게 다뤄질 것 같아요. ‘평범’의 슬로건이 ‘말할 권리를 넘어, 들려질 권리가 필요하다’는 것인데요. 목소리를 내기 힘든 사람들에게 비빌 언덕이 되고 싶습니다.

Q. 최근 우리 사회는 극심한 갈등사회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청년이 간과할 수 없는 위기라 생각됩니다. 청년들이 이를 조금 더 현명하게 대처하고, 더불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일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갈등사회가 되면서 우리는 혐오할 대상을 찾는데요. 저는 최근 ‘n번방 사건의 가해자들은 10대, 20대가 대다수’, ‘신천지 신도들이 20대가 주층’이라는 이슈화가 청년세대 전체에 대한 혐오로 흘러가지는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반면 이번 총선에 18세 유권자가 정말 많이 투표를 했는데, 이런 긍정적인 부분은 조명이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분명히 그 사건 및 사태의 당사자들은 문제가 있지만, 그것이 청년층 전체를 집단적으로 혐오하는 방식으로 구도가 만들어질 때는 청년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누구보다도 청년들이 이슈에 대한 감수성이 예민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음을 모두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요. 청정넷에서도 성평등이나 기후위기 관련 토론을 정말 열띠게 하고 있는데요. 관심 분야는 일자리나 주거이지만, 가장 결속력이 높고 집중력이 높은 분과는 성평등이나 기후위기입니다. 이런 부분을 봤을 때도 실질적으로 관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청년들입니다. 청년들은 주체로 인정받기에 충분하고, 그 목소리를 내기 위해 더욱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코로나19와 청년문제


Q. 올해 초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발병으로 인해 청년실업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청년수당과 같은 정책이 많이 이슈가 되었는데요. 코로나19 이후 청년실업의 양상과 관련 정책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최근 3월 중앙정부 통계청에서 고용동향을 발표했는데, 코로나발 대량 실업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사실상 20대 청년 층으로 집계가 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극심한 실업률을 보이는 변곡점이 2003년도 카드대란 사태, 2009년도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지금의 코로나까지 세 가지인데요. 지금의 코로나발 청년실업률은 2003년도보다 조금 높고 2009년도보다는 조금 낮게 집계가 됐습니다. 그런데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점은 과거의 취업감소는 각각의 변곡점이 결과값인 반면 지금 코로나발 청년실업은 아직 입구 단계에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에 청년실업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심할 것이라는 예측이 전문가들의 의견인데요. 서울시 역시 이런 양상으로 작금의 청년실업을 진단하고 있고, 현재로서는 고용 유지 및 재취업 단계를 우선순위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또 하나의 문제는 대부분의 청년들이 취업 자체를 한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고용유지 정책에 있어 청년은 사각지대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말해, 고용시장에 한 번도 진입하지 못한 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되는 것이죠.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나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정책이 ‘청년수당’입니다. 저희는 장기 미취업 청년을 위해 2016년도부터 지원하고 있었는데요. 미취업 청년이 대략 15만 명이 된다고 보고 향후 3년 동안 10만 명을 지원 하고자 계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앙정부에서 저희 사업을 벤치마킹한 ‘구직활동지원금’이라는 정책이 있는데, 대상은 단기 미취업 청년들입니다. 그러나 중앙정부는 전국규모로 8만 명을 지원하는데, 미취업자가 100만에서 300만 정도로 추정되는 것을 비교하면 아직은 소규모 사업입니다. 그래서 코로나발 청년실업이 장기화된다고 본다면, 미취업청년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이 섭니다. 최근 중앙정부 및 지방정부가 발표하는 것을 보면 일자리 정책도 타이밍이 중요하므로 다소 낮은 임금의 파트타임제 공공 일자리라도 만들어 청년에게 지원을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Q. 코로나 사태의 장기화에 따른 청년실업이 매우 우려가 되네요. 말씀하신 정책 외에 청년들이 직접 나서는 적극적 대처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현재는 포스트코로나를 대비한다고 할 때, 누구보다도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온라인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청년들이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코로나 때문에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사회적 공백을 청년들이 잘 메우면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IT 기술이나 재택근무,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등에 대해 청년들이 주도적으로 콘텐츠를 개발하거나 자기 역량으로 만들어가는 능동적 대처를 해나가는 것이죠. 그런 아이디어 제안은 저희측에서 봤을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봅니다.


Q. 실업문제도 심각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고립되는 청년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회 각층의 힘든 청년들을 위해 마지막으로 응원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쉽지가 않네요. 원래도 청년들이 많이 지쳐 있는데, 코로나가 겹치면서 더 지치는 것 같습니다. 밥을 차려 먹든, 공부를 하든, 운동을 하든 의욕도 많이 잃게 되고요. 그런 것을 북돋울 수 있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해봅니다. 물론 각자만의 답이 있지 않을까 싶은데, 저는 이럴 때일수록 성취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것이 시정참여라는 거대한 느낌의 일은 아닐지라도, 자기 집에서 자기 밥상 한 번 차려먹는 것과 같이 소소한 성취를 이뤄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온라인을 통한 청년활동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덕담을 전합니다.

대담·정리: 김웅기 기자 | dndrl0314@khu.ac.kr
사진: 류제원 기자 | jewonryu@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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