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2호 리뷰: 자체휴강 시네마] ‘오늘은 자체 휴강하고 영화 보러 가야지’

11년 전 학부 1학년 때부터 영화를 보기 위해 아주 가끔 자체휴강을 하고 중앙도서관 DVD 실로 달려가곤 했다. 보고 싶은 작품을 찾아 사서 선생님께 확인을 받고, 마음에 드는 1인 자리에 앉아 두꺼운 헤드셋을 쓰고 나만의 자체휴강 시간을 만끽했다. 또 개봉한 신작을 보기 위해서는 학교 근처 영화관의 조조 상영시간에 맞춰 수업을 듣기 전 영화를 보러 가기도 했다. 지금은 다양한 형태의 문화생활이 존재하지만, 당시 영화 관람은 보편화되기 시작하려는 ‘문화생활’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영화를 볼 수 있고, 학교 가까이 영화관이 있으니 스무 살 새내기에게는 행복 자체였다.

독립영화가 보고 싶은데

독립영화 또는 인디영화라고 불리는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대학원을 입학하기 전 사회생활을 할 때였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영화 상영 리스트를 보다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영화가 한 편 있었다. 하지만 영화를 보러 갈 시간도 거리도 마땅치 않았다. 일반 영화관이 아닌 독립영화 위주로 상영하는 영화관에 가야만 관람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그 영화를 보고는 싶은데 평일에는 시간이 맞지 않고 주말을 이용해서 가자니 주말에는 이미 그 영화가 상영 시간표에 없었다.

아직도 독립영화가 상영될 수 있는 상영관은 많지 않다. 물론 과거와는 다르게 독립영화를 상영하는 장소는 늘어나고 있으며 다양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도 쉽게 관람할 수 있다. 그럼에도 거리 때문에 또는 일정 때문에 상영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다고 집에서 영화를 보려 하니 집에서 보는 영화와 영화관에서 관람하는 영화는 또 느낌이 다르다. 적어도 내가 가능한 시간에, 영화관 같은 공간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영화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자체휴강 시네마’는 2017년부터 운영 중인 독립&단편 영화관이다. 이곳은 원하는 독립영화를 내 시간에 맞춰 영화관과 같은 공간에서 관람할 수 있는 이색 장소다. 다른 영화관과 달리 시간과 영화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창작자의 의도가 중시되는 ‘독립영화’와 닮았다. 물론 온라인을 통해서도 관객은 개인 취향에 따라 영화를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이 원하는 장소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변의 방해 없이 큰 스크린으로 영화를 보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러한 환경에서 영화를 관람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이곳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다. 덧붙여 누군가와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이후 영화에 대해 서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카페와 같은 안락한 공간은 ‘자체휴강 시네마’의 매력을 더해준다.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와 우리

상영 가능한 영화 중 추천을 받아 임지은 감독의 단편 <루이스 자네티의 영화의 이해>를 관람했다. 루이스 자네티는 『영화의 이해』라는 책을 썼는데 이 책은 영화를 공부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수학의 정석』또는 『성문 기초영문법』과 같다고 한다. 영화는 이제 막 졸업을 앞두고 작품을 제작하는 지한(이달)의 갈등을 보여준다. 배워왔던 것과 상관없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영화 기법을 소화해 촬영할지 말지 고민하는 감독 지한의 모습은 연구함에 있어 방향성을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과 겹쳐졌다.

최근 한 기사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영화계가 정부 지원에서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는 기사를 읽었다. 독립영화는 짧지만, 그 몇 배로 여운을 남긴다. 상업적이지 못해서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절대 그렇지만도 않다. 그 때문에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다양한 독립영화들이 제작되고 상영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김유진 기자 | beapolar0819@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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