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호 인터뷰: 유학생 3인과 함께] 바이러스의 위협, 다른 시선 같은 마음

이번 인터뷰 지면에서는, 특수한 상황을 고려하여 대담 자리를 마련해 봤다. 인터뷰에는 총 세 명의 유학생이 참여했다. 학생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가 반영되어 있으므로, 인터뷰는 익명으로 진행됐다. 그 중 두 명은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 온 유학생(이하 R, V)이었으며, 한 명은 한국에서 스페인으로 유학을 간 유학생(이하 K)이었다. 인터뷰는 이메일과 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됐으며, 공통 질문 아래 답변을 정리하였다.

학업을 위해 타지에서

Q.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한 유학생분들의 의견을 듣고자, 익명으로 진행하게 됐습니다. 각자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 안녕하세요. 저는 일반대학원 국어국문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중국 랴오닝성에서 2월 19일에 입국했습니다.
V: 안녕하세요. 저는 언론정보학을 전공하고 있는 중국 유학생입니다. 저는 한국에 2월 4일에 입국하였습니다.
K: 안녕하세요. 저는 스페인에서 이공계열을 공부하고 있는 유학생입니다. 계속 스페인에 머무르고 있다가 격리 때문에 한국으로 나오게 됐습니다.

Q. 세 분은 각자 다른 곳에 계셨습니다. 유학생의 교내 격리와 초기 검사는 어떻게 진행됐는지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격리 기간 동안 어떻게 지내셨습니까?
R: 저는 현재 자취 중입니다. 계속해서 자가 격리를 하고 있습니다. 먹을 것들도 배달을 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밖에 나가지 못해 건강을 해칠 것이 우려되어 중국의 애플리케이션 ‘keep’을 따라 운동도 하고 있습니다.
V: 저는 기숙사생입니다. 경희대학교 측에서는 대중교통을 탈 필요가 없도록 공항에서 캠퍼스까지 셔틀버스를 지원해 줬으며,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을 위해 모두 개별적인 방을 배정해 주었습니다. 귀국 후 14일 동안 방 밖으로 나갈 수는 없었습니다. 아침 열 시와 저녁 여섯 시, 하루 두 번씩 체온을 재서 기숙사 담당자에게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하루 세 끼의 식사가 제공됐고, 기초적인 생활용품도 함께 지급됐습니다. 기숙사에서는 대부분의 시간을 다음 학기에 배울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면서 지냈습니다.
K: 저는 사태 발생 전부터 스페인에 있었기 때문에, 유학생이라는 이유로 격리는 없었습니다. 사태 발생 전에는 이동 경로를 모두 밝히고 격리 조치를 취하는 아시아의 대응이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느낌이 있었지만, 오히려 지금은 스페인에서는 전국에 통행 금지 조치를 취한 상태입니다. 식재료와 약을 구매하는 것을 제외하면 아예 외출이 불가능해 상당히 답답한 상황입니다. 한 번은 벌금으로 무마할 수 있지만, 반복될 경우 군인을 통한 법적 처분이 진행되어 심리적인 압박감을 주기도 합니다.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는 격리 이후 며칠 되지 않아 답답함에 한국으로 귀국했습니다. 귀국 당시에는 약 80만 원에 구매한 비행기 티켓이 180만 원까지 치솟는 것을 보며 감염증의 심각성을 실감했습니다.

Q. 경희대학교에서는 입국한 유학생들 중 기숙사생을 대상으로 바이러스의 잠복 기간인 2주 간 세화원 기숙사에서 격리 조치를 취했습니다. 이러한 격리 조치는 어떻게 느껴졌습니까? 외국에서는 학교 차원의 격리가 진행됐습니까?
V: 격리 조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에게 비인간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14일 동안 작은 방에서 나가지 못한 것은 조금 괴로운 일이었습니다. 조금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시민의 입장에서 우리는 사회의 안전을 책임질 의무가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학교의 구성원들과 사회를 잘 보호하기 위해서는 ‘자유’를 포함한 약간의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필요한 조치였습니다.
K: 스페인에서는 학교 차원의 격리 조치보다는 전국적인 격리가 있었고, 우선 저는 격리 자체가 너무 힘든 경험이었습니다. 혼자 사는 작은 방에서 혼자 계속 지내는 일은 생각보다 불편했습니다.

Q. WHO는 공식적으로 코로나 19를 펜데믹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각 국가는 코로나 바이러스 대응책을 마련했습니다. 국가별로 대응 방식의 차이가 있을 듯하여, 입국 전 거주하던 국가에서 코로나 관리는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V: 중국에서는 의료종사자를 제외한 대다수가 1개월 동안 집에만 머물렀습니다. 모든 상점과 공장, 슈퍼마켓, 레스토랑, 대중교통, 회사, 배달 서비스 운영은 중단됐습니다. 사람들은 집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고, 가족별로 이틀에 한 명만이 식료품점에 갈 수 있었습니다. 식료품점에서 음식, 채소, 과일, 육류 등을 살 수 있었으며, 집에서 나간 사람들은 돌아올 때마다 체온 검사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여 검사 대상자의 신분증 번호와 전화번호를 기록해 두기도 했습니다.
K: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만, 일반적인 사람들에 대한 조치는 조금 달랐습니다. 스페인은 확진자가 아닌 사람들도 완전히 격리 처리를 하고 있었고, 처음부터 확진자더라도 심하지 않으면 본인 집에서 격리하는 형태를 취했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단절, 다른 국가의 상황은?

Q. 중국에서는 재감염 우려로 한국인의 입국을 대대적으로 막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국가에서 한국을 입국 금지시켰는데, 한국에 입국한 입장에서 그에 대한 불안감은 없으십니까?
R: 불안감은 있습니다. 다른 나라가 입국 제한을 한다는 것은 한국이 위험 지역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아서 걱정됩니다. 그러나 현재는 전세계적으로 서로의 입출국을 지양하고 있으니, 많은 걱정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것은 4월로 미뤄졌으면 합니다. 단 한 명의 감염 사례가 발병하게 된다면 그때부터는 큰 손실이 잇따를 것이고, 책임도, 감당도 못 할 것입니다.
V: 전혀 불안하지 않습니다. 중국인이 귀국하지 못한 것은 1~2월의 사례로, 그 기간 동안에는 바이러스가 퍼지지 못하도록 모든 수송이 중단됐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바이러스도 7월쯤이면 상황이 진정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은 없어 보입니다.

Q. 중국에서의 타국 유학생 관리는 어떻게 다른지 듣고 싶습니다.
V: 기숙사에서 지내다가 귀국하지 않는 외국인 유학생들은 대부분 학교가 관리를 해 줬습니다. 중국의 많은 학교가 외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기숙사 선생님들이 학생을 방문해 개인적으로 대화하고 관리하도록 했습니다. 물론 음식과 물건들도 제공됐습니다.

Q. 입국 전 머무르던 나라에서 한국인에 대한 시선은 어땠습니까? 문화적인 차이도 느껴졌습니까?
V: 중국이 한국에게 많은 도움과 지원을 받았기 때문에, 한국을 싫어했던 중국인들의 태도가 바뀌는 일도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기부, 마스크 지원, 의료용품 지원 등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습니다.

K: 한국인에 대한 시선은 차별 문제와 이어지기에, 지역별 편차는 있습니다. 저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에 살았지만, 중국인 유학생들의 말을 들어 보면 시선이 느껴졌다고 합니다. 직접적으로 “박쥐 먹는 애들” 등의 과격한 표현도 사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아시아인이 마스크까지 착용하면 부정적인 인식이 극대화됐습니다.
스페인에서는 마스크 사재기보다 휴지나 음식 등 생활용품 사재기가 상당히 많았습니다. 특히, 마스크의 경우에는 당당하지 않은 활동을 할 때만 착용한다는 인식이 있어 마스크에 대한 욕구는 적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에 있는 중국인들이 마스크를 다량 구매하여 집으로 발송하고, 스페인 내부에서 마스크 제작을 하지 않으므로 물량이 부족한 사태가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확진자만 마스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것이 꼭 확진자인데도 활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식도 생겨났습니다.

Q. 아무래도 학교가 유학생 개개인에게 대응하기 때문에, 각자 불만이 있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혹시 학교 대응 중 불만이었던 것이 있었습니까? 그리고 학교 측에 전달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R: 저는 온라인 강의를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수업으로 인한 감염이 일어난다면 학교 측에서 책임질 수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타지에 있는 입장이다 보니, 더욱 우려하게 됩니다. 학교에서 기숙사 학생들 외의 자취하는 학생들도 관리해 준다면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V: 최근 경희대학교는 학생들을 잘 관리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14일 동안의 격리 기간에도 불구하고 학교는 여학생들의 위생용품은 제공하지 않았습니다. 2주의 기간이었기 때문에 일부 학생은 생리 기간을 거칠 수밖에 없었지만, 위생용품 구입을 위한 외출도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화장지만을 가지고 그 기간을 버틸 수밖에 없었습니다.
K: 저는 큰 불만은 없었습니다. 자국어로만 공지되고 정부 방침 이후에 중복하여 안내하는 것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유학생 신분이니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Q.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이례적으로 개강이 연기되고, 2주 간의 온라인 강의(3월 18일 기준)로 학사 일정이 바뀌었습니다. 개강과 관련하여 사전에 미리 안내받은 바가 있으십니까? 온라인 강의로 진행되는 학사 일정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R: 총장실에서 메일을 두 통 보내 주었다고 들었습니다. 국내 재학생들과 같은 내용일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저는 그 메일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같이 공부하는 원생을 통해 온라인 강의에 대한 소식을 접했습니다. 어느 정도의 단점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온라인 수업은 상대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것입니다.
V: 저는 많은 이메일을 수신했습니다. ‘외국인지원팀’의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계속하여 정보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가 결정한 온라인 강의를 매우 지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상황이 통제될 것이기는 해도, 현재는 상황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았으므로 온라인 수업은 올바른 선택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저는 온라인 강의가 더 연장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K: 스페인은 사태 발생 이후 전반적인 국가 활동이 정지됐습니다. 하지만 스웨덴은 평소처럼 지내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국가마다 온도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페인은 온라인 강의가 결정된 상태고, 저는 지도 교수님과 대화해 보고 한국에 입국해 있어, 스페인의 학사 일정과는 큰 관계가 없게 됐습니다.

Q. 한국 소식을 듣고 입국 결정을 고민한 바가 있으십니까? 어떤 고민을 하셨을지, 그리고 결정적으로 입국하기로 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R: 솔직하게는 귀국하고 싶습니다. 구글 클래스는 중국에서 수강할 수 없어 학업에 대한 지장이 있기 때문에 한국에 입국했으나 늘고 있는 확진 사례와 감염 사례에 귀국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지만 귀국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귀국하는 중 감염될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고, 귀국 중 감염된 상태로 입국하여 중국에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K: 저는 젊은 사람은 코로나 바이러스에 걸려도 치사율이 높지 않다고 들었기 때문에, 바이러스에 기인하여 입국을 고민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스페인의 계엄령 조치가 답답해서 얼른 돌아오고 싶었습니다. 예측건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서가 비슷해서 이탈리아처럼 격리가 더 장기화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차라리 입국을 빠르게 한 게 다행인 듯합니다. 스페인에서는 감옥에서 지내는 느낌이 너무 강했습니다.

다른 시선, 같은 마음

Q.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번 코로나 사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겠습니까?
K: 대학원생이라는 신분은 독특한 입지를 가지는 듯합니다. 학생 신분만 가지는 것도 아니고, 연구를, 때로는 일을 병행하는 사람도 있으니 양쪽의 일을 다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학생의 관점에서는 졸업이 언제가 될지 생각해야 할 것이고, 직장인이나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일에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다만, 양쪽 다 실질적인 행동은 취하기 어려울 듯합니다. 저는 정서적으로 너무 우울감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려고 합니다. 그런 자세가 핵심이 아닐까 싶습니다. 스페인으로 돌아갈 때 비자, 졸업 등의 문제가 있음에도 제가 한국으로 돌아온 이유도 유사합니다. 한 학기를 전전긍긍 보내기보다는 마음을 놓고 한국에서 편하게 지내려 합니다.

Q. 이번 코로나 사태로 아시아인 차별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유학생의 경우에는 타지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더욱 민감하게 느껴질 듯합니다. 그런 혐오의 문제를 겪으신 적이 있습니까? 어떻게 대응하고 계십니까?
V: 교내에서는 그런 일을 겪은 적이 없지만, 친구들과 상점에 갔을 때 점원이 우리가 중국어를 하는 것을 보고 겁먹은 행동을 한 일이 있습니다. 중국에서 바이러스가 발발했다고 해서 모든 중국인이 바이러스 보균자는 아닙니다. 저는 캐나다와 일본에서도 살아 봤고, 외국에서 긴 세월을 보낸 입장에서, 나라마다 많은 차별을 겪어 보았습니다. 중국인들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중국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차별받기도 합니다. 저는 인종 차별을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든 차별의 이유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이유가 나에게 해당하지 않는 것이라 할지라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압니다. 지금 바이러스는 중국인을 차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이유가 되어 주는 듯합니다. 그러나 저는 그에 대해 별도로 행동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며, 그들의 마음을 바꾸는 것이 어렵다는 것 또한 알고 있습니다. 경희대학교에는 국내 대학 중 중국인 유학생이 대부분이지만 현재 확진자는 거의 없습니다. 분별력이 있는 사람들은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유로 무조건적인 차별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시간이 그러한 사실들을 증명해 줄 것입니다.

Q. 마지막으로, 교내 재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R: 함께 코로나 예방법을 준수하며 이 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 빨리 학업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V: 우리 모두 힘든 시간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 대학의 아름다운 벚꽃을, 지난 몇 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모두와 함께 볼 수 있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모두 건강을 조심하고, 안전하게 지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모든 사람들과 웃는 얼굴로 행복하고 건강하게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모두를 응원합니다.
K: 코로나 사태는 안정을 찾을 때가 곧 오리라 생각됩니다. 따라서 대기하면서 나를 가다듬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사람이 종일 일만 할 수 없는 것처럼, 여덟 시간이 공부하는 시간이라면 열여섯 시간은 나의 시간일 것입니다. 이번 사태로 집에 있는 시간이 긴 만큼, 그 열여섯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나 스스로에 대해 생각하고 싶습니다. 모두 이 힘든 시간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를 통해 저를 포함한 모두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앞으로도 잘해 낼 힘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정리 : 김태림 기자 | bianca111@khu.ac.kr
사진: 커뮤니케이션센터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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