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호 보도기획]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에 감염된 ‘학습권’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 12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이하 코로나19)에 대한 펜데믹을 선언했다. 더이상 코로나19는 동아시아지역 내 유행바이러스가 아니며, 전세계를 강타하는 고위험군 호흡기감염 바이러스라는 의미다.
일찌감치 우리학교는 1월 31일 코로나19에 대한 대처 방안 매뉴얼을 공지했다. 지속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보를 전해주 고, 확산 및 위험 수준이 격상될 때마다 출입통제 및 학사 일정 조정 등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실정이다. 3월의 반환점을돈 지금, 총장서신으로 메일 하나가 도착했다.
“갑작스럽게 온라인 강의를 하시게 된 교수님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학교 밖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게 된 학생 여러분께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합니다. 인프라가 충분하지 못한데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하시는 직원 선생님들께도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려했던 대로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수업이 ‘2주 더’ 연장된 것이다. 이번 보도기획에서는 코로나19에 그간 맞서왔던 학교의 대처에 대한 만족도 및 비대면 수업에 대한 학생들과 자치기구의 의견을 점검하고, 코로나19의 장기화 우려 속에서 각 구성원이 어떻게 이 사태를 헤쳐 나갈 것인지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3월, 코로나19로 인해 텅 빈 교정

3월 6일 기준, 중앙도서관 등 학교이용서비스 대부분이 통제됐다. 또한 출입증이나 신분증이 없으면 건물 출입이 어렵거나 출입대장에 서명을 하도록 조치했다. 교내사이트에 들어가도 곧바로 보이는 것은 코로나19 관련 유의사항 매뉴얼이다.
이를 통해 공지사항을 확인하거나 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를 연결할 수 있다. 또한 총장실과 의무부총장실을 통해 서신으로 유의사항 및 독려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경희톡’을 통해서도 코로나19 관련 공지 및 확진자 발생 이슈를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있다.
이 같은 대응시스템에 원생들의 만족도는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월 12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코로나19 대응 중간점검> 설문조사에 참여한 원생은 총 106명으로, 이중 61.3%의 원생이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또한 “교내 기관 중 대처를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곳을 모두 선택”하라는 문항에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곳은 ‘중앙도서관’(23%)이었다. 물론 ‘행정실’(20%), ‘경희의료원’(18%), ‘기숙사’(14%), ‘교내언론’ (9%) 역시 작은 차이로 그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준수한 대처를 하고 있다는 결론이다. 그러나 “불만족한다”는 의견도 38.7%나 된다. 이를 간과할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불만족의 원인이 ‘비대면 수업에 대한 공지가 불충분’하다는 데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관련한 대학사회의 화두는 역시 ‘비대면 수업’에 있다.

4월 10일까지 비대면 수업 지속, 우려할 점은?

국내 의료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관련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코로나19 의 장기화에 따른 학습형태의 변화다. ‘강의실 수업’에서 ‘비대면 수업’으로의 전환에 대한 여론은 그다지 좋지 않다. “우리가 사이버대를 다니는 것이냐?”라며 강력한 어조로 난색을 표하는 혹자도 있다. 본교의 경우, 3월 16일부터 정식으로 개강을 하고 ‘Cisco Webex’와 ‘구글 클래스룸’을 이용해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이에 비대면 수업을 앞두고 원생들이 걱정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었다.
“비대면 수업 진행과 관련해 가장 우려가 되는 점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가장 많은 응답률을 보인 것은 ‘비대면 수업 방식’(43.3%)과 ‘비대면 수업 연장’(38.7%)이었다. 물론 ‘연구 사업 연기’(7.5%)나 ‘세미나 및 특강 취소’(5.6%)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당장 시급한 사안은 역시 비대면 수업 자체라는 의견으로 해석된다. 그 이유는 다음의 결과를 통해 알 수 있다. 대학원은 세미나 및 토론 수업이 많다. 예술분야나 의료과학분야의 경우는 실기수업이 필수적이다. 또한 연구 사업이나 각종 프로젝트는 교수와 원생이 서로 조력하며, 긴밀하게 관여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원 사회의 ‘학습권’을 이야기할 때는 교수-원생 관계를 빼놓기가 어렵다. 이러한 관점에서 봤을 때, “비대면 수업이 장기화될 때 우려하는 점”을 모두 말하라는 질문에 ‘등록금 문제’(37%)와 함께 ‘지도교수 대면 불가’(29%), ‘논문 첨삭’(14%)을 선택했 다는 점은 주목을 요한다. 이러한 결과는 대학원의 특성상 교수와 원생간의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방증이기 때문이다. 물론 ‘등록금 문제’또한 중요하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차후에 조금 더 심층적으로 다루고자 한다. 여기에는 학사일정이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문제, 학교 측의 공식적인 의견을 구하지 않았다는 문제가 있다.
현재로써는 원생의 ‘학습권’ 유지를 위해, 한 달 동안 지속될 비대면 수업이 그 이상으로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우려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해 비대면 수업과 보강수업을 비교하는 질문에서, ‘비대면 수업 진행보다 보강이 더 낫다’는 의견이 절반을 넘겼다(64%)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보강을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기본적으로 ‘강의 시간’(20.7%), ‘실기 및 실습’(16.8%), ‘토론수업’(15.6%) 등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업의 퀄리티’(46.8%)에 대한 원생들의 확신이 없다는 것에 있다. 사실 이처럼 유례없는 ‘비대면 수업’은 원생은 물론이고 교수에게도 당혹감을 준 사안이다. 현재 대다수의 교강사가 비대면 수업 방식에 숙달하지 않은 실정이다. 더구나 네트워크 환경의 차이가 수강의 가능성 여부로 직결된다는 점은 더 큰 문제다. 따라서 상론한 바, 원생이 갖는 학습권의 특수성을 고려하면 ‘Cisco Webex’를 통한 원격 수업과 ‘구글 클래 스룸’을 통한 녹화수업이 장기화될수록 학습권 손실은 불가피 하다는 결론밖에 없다.

코로나19로 모두 중단, 현재 원생자치기구는?

원생의 연구력 향상 및 각종 학술 사업 지원을 담당하는 자치기구는 총학생회와 학술단체협의회다. 이들의 대표적 사업은 대개 3~4월에 모여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는 현재 상황으로는 진행되기 어렵다. 그런데 사업과 관련하여 자치기구의 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것은 단체의 존립이나 참여율의 문제를 떠나서 우선 원생이 누릴 수 있는 기본적인 ‘연구복지’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해 각 자치기구는 어떻게 원생의 연구복지를 보장할 것인지 서면인터뷰를 통해 의견을 들었다.
먼저 서울교정 총학생회(이하 서울총학)는 “집단감염을 예방하고자 특강 및 사업을 잠시 연기했다”며 사업일정에 차질이 있음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온라인강의가 진행될 수 있다면 본교 온라인강의시스템을 통해 특강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특히 사업일정의 유동성을 강조하며, 연구 등 일정 기간 내 발생한 비용에 대한 지원 사업을 ‘신청기간 연장’, ‘2학기에 합산하여 지원’ 등의 대안을 통해 최대한 문제를 방지 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한 교내 원생의 양질의 학습 경험 축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라는 질문에는 “전염병으로 말미암아 진행하지 못한 사업예산을 원우 분들께서 필요한 사업이 있다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설문조사를 시행해 원생들의 고충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필요한 물적지원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술단체협의회(이하 학단협)의 경우에는 기존에 진행되는 사업의 다수가 2학기로 연기되거나 잠정 중단된 상태다. 매학기 개강과 동시에 주최한 총회 역시 메일 공지로 대체했다. 금년에는 논문집필실 장비 전수 조사 및 노후 장비 교체 등의 사업도 예정돼 있었지만 연기된 상태다. 이에 학단협은 “개별 학술 활동의 기반 구축 자체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떤 사업을 진행해도 그 효용이 반감될 것”이라며 현 사태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문제가 지속될 경우 사업 예산의 유동적인 운영을 통해 특강, 세미나, 학술대회에 집중돼 있는 예산을 고황논집과 포스터 학술제로 옮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이를 통해 “중단된 사업으로 인해 원생이 겪게될 학습 경험의 축소를 최대한 방지하고, 원생에게 더욱 밀착 하여 유의미한 사업의 기회로 전화위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종합하면, 현재 자치기구 또한 예정된 사업일정에 차질을 겪으면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그러나 서울총학은 원생이 개인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사업에 대한 실질적 지원으로써, 학단협은 집단감염의 우려가 없는 ‘지면’을 통한 사업을 확장함으로써, 원생의 연구복지에 손실이 없도록 방법을 강구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해결된 것은 없지만 코로나19 와 관련해 각 자치기구 역시 각종 소통망을 통해 기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코로나19, 결론을 내릴 수 없는 현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의해 강의실 수업이 취소되고 모두 집으로 돌아갔지만, 우리에게는 멈출 수 없는 현실이 있다. 학생으로서, 교수로서, 교내의 관계자로서 학교를 대외적으로 발전 시키고 내실을 강하게 만드는 데 있어 각 구성원의 책임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닌 작금의 사태는 대학본부 앞에 핀 거대한 목련이 가져온 ‘봄’의 소식에도 모두를 침묵하게 만들었다.
산재해 있는 다양한 문제를 구성원들이 현명하게 헤쳐나갈 것이라는 점에는 의심이 없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그렇게 서로 양보하여 얻을 수 있는 합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문제 역시 존재한다. 특히 ‘학습권’이나 ‘등록금’ 문제는 대학의 주체인 학생의 권리를 지키는 기본 요소다. 이에 ‘합당한 대처방식’이 ‘구성원 모두가 합의할 수 있는 방안’으로써 강구되지 않으면, 코로나19가 종식된다 할지라도 학교는 후유증을 겪게될 것이다. 비대면 수업과 관련한 조속한 안정화와 행정적 문제 처리가 우선순위에 있길 바란다.

김웅기 기자 | dndrl0314@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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