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호 과학학술 : 교량의 원리] 교량은 어떻게 그 무게를 견딜까?

서울에서 인천 국제공항을 갈때 반드시 지나가게 되는 다리가 있다. 바로 영종대교다. 엄청난 무게의 철도와 수많은 자동차가 지나다니고, 매서운 강바람이 몰아치는데도 다리는 꿋꿋히 그 역할을 감당한다. 교량은 어떤 원리로 설계되어 그 무게를 견딜수 있을까? 이에 본보는 교량의 원리를 살펴보고 교량 건설의 미래를 엿보고자 한다.

우리는 일상적인 생활을 하는 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사회기반시설을 접하게 된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을 만들고 공급해주는 시설, 전등을 켜는데 필요한 전기를 생산하고 공급해주는 시설, 걸어 다니거나 차를 타고 다닐 때 이용하는 도로, 철도 등 인간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여러 가지 시설들이 있다. 이러한 시설들을 사회기반시설(Infrastructure)이라 한다. 대부분의 사회기반시설은 국가, 정부의 예산으로 건설되고 유지·관리되기 때문에 그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사회기반시설 중 하나인 교량은 도로와 철도를 포함하는 교통시설의 핵심적인 요소다. 이러한 교량의 목표 수명까지 안전성을 확보하고 그 기능을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 교량을 계획, 설계, 시공, 관리하는 기술자들의 주요 임무이다.

인류문명과 교량

교량은 인류문명의 시작부터 우리와 함께였다고 할 수 있다. 역사적 자료에 근거하면 BC4000년 경 메소포타미아 문명 시기에 교량을 건설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특히 로마시대에는 각종 사회기반시설과 더불어 많은 교량이 건설되었고 그중 대표적인 교량이 지금의 프랑스 남부 위제스(Uzes) 부근에 있는 가르교(Pont du Gard)다. 3층의 아치 구조로 된 이 교량의 원래 목적은 상부에 설치된 수로를 통하여 인근 도시 ‘님(Nimes)’에 물을 공급하는 것인데 이러한 수로교는 지금도 유럽 각지에 많은 수가 존재하고 있어 로마시대 교량기술자들의 탁월한 능력을 엿볼 수 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로마제국은 그 광활한 영토를 유지하기 위하여 유럽 각지에 많은 교량과 도로, 상수도 시설 등을 건설했고, 현재 많은 구조물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남아있다. 현재 유럽연합에서 통용되고 있는 유로화에는 모든 종류 지폐의 한쪽 면에 유럽에 남아있는 여러 교량의 모습이 인쇄되어 있다. 이를 통해 유럽 사람들이 이들 교량을 얼마나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림1) 로마시대에 건설된 Pont du Gard교 ⓒ필자제공
(그림2) 석조아치교의 아치구조 ⓒ필자제공

그렇다면 이 교량들은 어떻게 2000여 년의 세월 동안 무게를 견디고 버텨왔을까? 가장 큰 이유는 당시 로마 교량기술자들의 시공능력에 있을 것이다. 로마시대 대표적인 교량의 구조형식은 석조아치교 형식으로 가르교도 마찬가지로 석조아치교 형식이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이 교량형식의 주 구조인 아치는 돌을 조각하여 만들었다. 당시는 돌조각을 붙이는 접착제가 없었으므로 조각의 모양을 정확히 원호의 모양으로 일정하게 깎아야만 아치구조의 모양을 유지하고 힘을 받을 수 있었다. 이 아치구조에서 가장 가운데 위에 있는 돌이 가장 중요한 조각인데 아래부터 조각을 하나하나 쌓고 마지막에 이 돌을 끼우면 자체적으로 평형이 이루어지고 상부의 힘을 견딜 수 있다. 이 조각을‘Keystone’이라 하는데 지금도이 말은 핵심적인 것을 나타내는 단어로 쓰이고 있다.

교량의 구조(構造)와 역학(力學)

구조란 여러 가지 요소가 서로 연결되어 이루어진 것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교량구조는 크게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로 나뉘는데, 상부구조는 다시 바닥판과 거더(Girder), 하부구조는 교각(또는 교대)과 기초로 이루어진다. 역학의 관점에서 보면 교량을 통행하는 차량의 무게가 바닥판 → 거더 → 교각(교대) → 기초 → 암반(지구) 순으로 힘을 전달되는 구조가 된다. 힘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각 부분에 변형이 발생하고 만약 이 변형이 재료의 내구적 한계치에 도달하게 되면 교량구조에 파괴가 일어나게 된다. 교량의 설계는 기본적으로 이러한 변형을‘허용하고 있는 범위’내로‘제어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교량에서 사용하는 재료에는 대표적으로 강재(steel material)와 콘크리트가 있는데, 이 두 재료는 역학적으로 그 특성이 다르다. 강재는 인장(引張), 압축, 휨에 모두 강하며 원래 길이의 30%까지 변형이 가능하다. 반면에 콘크리트는 압축에는 강하지만 인장이나 휨에는 약하고, 압축되는 경우에도 원래 길이의 약 0.3%정도밖에 변형되지 않는다. 따라서 콘크리트는 인장을 받는 부재에는 사용하기 힘들고, 압축이나 휨을 받는 부재에는 철근으로 보강하여 사용한다. 그러나 모양을 임의로 만들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한 장점이 있다. 따라서 교량 설계 시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재료와 강도를 선택하여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림 3) 일반적인 교량의 구조 ⓒ필자제공

교량의 종류

교량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다. 어떤 요소를 어떻게 연결시키고 배열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교량이 가능한데, 대개 지간의 길이에 따라 몇 개의 형식을 선택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의 도로 교량의 수는 30,000개 정도인데, 그중 약 70%가 지간 30~40m이하의 슬래브(slab)교, 라멘교(Rahmen bridge, rigid-frame bridge), PSC-I형 거더교 등이며, 큰 규모의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교량은 아치교, 트러스교, 사장교, 현수교 등이다. 슬래브교는 지간 10~15m 정도의 작은 규모에서 적용하는 형식으로 상부구조를 판으로만 제작한 형식이다. 규모는 작지만 그 수는 한국에 가장 많다. 라멘교는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를 일체화시킨 형식으로 적용 지간은 슬래
브교와 유사하다. PSC-I형 거더교는 상부구조에 프리스트레스트 콘크리트(prestressed concrete)로 된 I형 단면을 갖는 거더를 병렬로 배치하고 그 위에 바닥판을 얹은 형식이다. 프리스트레스트콘크리트란 위에서 기술하였듯이 인장에 약하다는 콘크리트재료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미리 압축응력(pre+stress)을 도입한 콘크리트를 말한다. 이렇게 하면 거더의 강도가 크게 증가함을 물론 콘크리트에 균열이 쉽게 발생하지 않으므로 내구성도 좋아진다.

아치교는 가장 오래된 교량 형식중 하나로 주구조인 아치에 압축력이 주로 작용하며, 석재, 콘크리트, 강재 등 여러 가지 재료를 사용할 수 있다. 위에서 기술한 가르교, 한강에 건설된 최초의 도로교량인 한강대교(1917년 완공)가 대표적인 아치교이다. 트러스교는 주로 강재를 사용하여 부재를 삼각형으로 연결시킨 구조로 1900년에 개통된 한강 최초의 교량인 한강철교가 대표적인 트러스교이다. 사장교와 현수교는 케이블을 주구조로 사용한 특수교량 형식이다. 대표적인 사장교로는 국내의 진도대교, 서해대교가 있으며 해외의 프랑스 밀라우교(Millau Bridge) 등이 있다. 대표적인 현수교로는 국내 최초의 현수교인 남해대교, 국내 최장 교량인 이순신대교, 해외에서는 일본의 아카시 해협 대교(Akashi Kaikyo Bridge), 그리고 현재 시공중인 터키의 차나칼레교가 있다.

사장교와 현수교와 원리

사장교(cable stayed bridge)와 현수교(suspension bridge)는 장대 지간의 교량에 적용하는 형식이며 케이블을 사용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케이블은 다른 요소와 달리 매우 유연한 요소로 인장력만을 받을 수 있다. 사장교는 차량이 다니는 바닥면(또는 거더)을 주탑에 연결된 여러 개의 케이블이 잡아 당기는 구조를 하고 있다. 케이블이 경사방향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거더에는 큰 압축력이 작용하게 된다. 따라서 압축력에 대한 거더의 좌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거더는 케이블로 지지되기 때문에 거더의 길이를 길게 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림4) 현수교와 사장교의 역학적 원리 ⓒ필자제공

반면에 현수교는 거더를 잡아당기는 것이 아니라 행어(Hanger)를 이용하여 거더를 매달게 되므로, 거더를 설계할 때 행어 사이의 하중만 견디게 하면 된다. 거더는 여러 개의 행어로 지지된 상태이기 때문에 길이를 길게 할 수 있고 또 매우 유연한 구조가 된다. 행어는 주케이블에 연결되어 있으므로 주케이블은 마치 등분포의 연직하중을 받는 구조가 되어 아래로 늘어뜨린 포물선의 형상이 된다. 현수교의 현수(縣垂)라는 용어는 아래로 늘어뜨린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주케이블은 주탑을 거쳐 양단의 앵커에 고정되어 있다. 1800년대에 현수교의 주케이블로는 체인 형식을 채택하기도 했지만 현대의 현수교는 가느다란 소선(wire) 여러 개를 평행으로 배치한 후 묶어서 사용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케이블을 처음으로 사용한 현수교가 뉴욕의 브루클린교(Brooklyn Bridge)이다. 브루클린교를 설계한 존 로블링(John A. Roebling,1806~1869)은 독일 태생의 미국 토목기사이며 케이블 제작자였다. 그는 소선을 평행으로 배치하는 시공기술인‘에어 스피닝(Air spinning) 공법’을 개발하였고, 이 시공방법은 지금까지도 특수교량의 케이블을 제작하는데 사용되고 있다. 브루클린교는 소선에 연철(iron)대신 강철(steel)을 사용한 최초의 교량이며, 주탑의 기초 공사에는 공기케이슨(pneumatic caisson)을 사용하였다.

(그림5) 아카시 해협 대교의 주 케이블 단면 모형
ⓒ필자제공

현수교의 주케이블은 가장 힘을 많이 받는 부재로 아카시 해협 대교의 경우, 주케이블은 직경 5.23mm의 소선 36,830개가 육각형 모양으로 배치되어 전체 직경이 1.12m이며, 주케이블의 중량은 50,460톤이나 된다. 주케이블을 앵커에 고정시키면 타정식 현수교(그림 4 왼쪽 부분), 거더에 고정시키면 자정식 현수교(그림 4 오른쪽 부분)가 된다. 대부분의 현수교는 타정식이며, 자정식 현수교로는 대표적으로 한국의 영종대교가있다.

현수교는 다른 형식의 교량에 비하여 매우 유연한 구조를 갖기 때문에 특히 바람에 매우 취약하다. 1940년 미국 타고마 해협 현수교(Tacoma Narrows Bridge)가 폭풍에 의해 붕괴된 사고는 교량공학 기술자들로 하여금 바람의 영향에 대해 더욱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으며 현재는 풍동실험 등을 통하여 교량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교량 건설의 한계와 미래

현재 한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 유럽 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주요 인프라 시설의 구축이 거의 완료되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교량에 대한 건설 투자는 점차적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에 건설한 지 40~50년을 넘긴 교량들에 대한 대체 수요는 꾸준할 전망이다. 또한 동남아시아,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의 지역에서는 국토 인프라 구축의 일환으로 교량의 건설 요구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

현재 최장의 지간을 자랑하는 교량은 일본의 아카시 해협 대교(현수교)로 중앙지간의 길이가 1,991m, 전체 교량의 길이가 3,911m이다. 국내에서는 이순신대교가 중앙지간 1,545m로 가장 길다. 그러나 현재 시공 중인 교량을 포함하면 터키의 차나칼레교가 중앙지간 2,023m로 가장 길다. 계획 중인 교량으로는 이탈리아의 메시나 해협 대교(Messina Straits Bridge)가 중앙지간 3,300m로 계획되어 있다. 그 외 유럽대륙과 아프리카대륙을 잇는 Gibraltar Bridge(가칭)는 중앙지간을 최대 5,000m로 계획하고 있으며, 일본에서도 혼슈와 홋카이도를 연결하는‘츠가루해협교량’을 3,000~4,000m로 계획하고 있다. 사장교는 중국의 수통대교가 중앙지간 1,088m로 가장 길다.

사장교나 현수교의 한계 지간을 결정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이다. 한계 지간을 역학적 또는 이론적으로만 판단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설계가 가능하더라도 경제성을 갖추지 못하면 실제로 시공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사장교의 한계 지간을 검토하기 위해서는 (1)거더의 압축에 대한 검토, (2)케이블의 각도에 대한 검토, (3)풍하중 검토를 위한 지간과 교량의 폭과의 관계, (4)바람의 동적 검토 등이 필요하다. 여러 설계자들의 검토에 의하면 대략적인 사장교의 한계 지간은 1,200~1,600m정도로 알려져 있으며 대략 현수교 한계 지간의 1/2 정도이다. 사장교의 한계지간을 늘리기 위해서는 타정식 케이블을 사용하거나 사장교와 현수교를 조합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다. 한국기업이 시공하여 2016년에 개통한 터키의 Third Bosphorus Bridge(Yavuz Sultan Selim Bridge)는 중앙지간 1,408m의 복합 사장현수교이다. 또 한가지 사장교의 장대화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케이블의 진동 문제이다.

현수교의 경우에도 장대화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주케이블의 장력을 고려하면 한계 지간은 다음과 같이 계산될 수 있다. 케이블의 자중(Wc)과 거더의 자중(Ws)을 받는 주 케이블 장력(T)는 다음과 같은 관계를 갖는다.

(그림6)

여기서, f 는 새그비로 보통 1/10이다. 대략 허용응력을 640MPa, 강재의 단위질량을 7850kg/m3이라 가정하면 지간(그림6)으로 계산되며, 최대 6km 정도가 된다. 이 값은 이론적인 값이며 여러 가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면 약 4,000m가 한계 지간일 것으로 생각된다.

좀 더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기능적이고, 아름다운 교량에 대한 국가와 사회의 요구는 교량기술을 끊임없이 진보시키고 있다. 이어 미래의 교량은 다양한 측면에서 기술적인 진일보를 이룰 것으로 생각된다. 구조 및 설계 측면에서는 진동 및 내풍 특성에 관한 연구와 새로운 구조 형식 및 합리적인 설계 방법이 요구되며, 재료적인 측면에서는 좀 더 가볍고, 강하고, 내구성 있는 재료를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카본섬유, 유리 섬유, 아라미드섬유 등 섬유보강복합재료(FRP, Fiber Reinforced Plastic)는 이미 일부 적용되고 있다. 시공 및 유지관리 측면에서는 IoT를 비롯해 여러 가지 4차산업 기술의 접목이 더해질 전망이다. 이미 드론을 이용한 점검 및 현장 조사가 적용되고 있으며, 각종 IoT센서를 이용한 기술이 시공 및 유지관리에 적용되고 있다.

***tip

*지간(Span) : 지점 간의 거리를 의미한다. 지점은 상부구조를 지지하는 점을 의미하며 현재의 교량은 지간이 대개 짧게는 10m 정도, 길게는 2,000m 정도이다. 경간과 유사한 용어이다.

*바닥판(Deck) : 교량에서 직접적으로 차량의 무게를 받는 판(슬래브). 레일이 있는 철도교의 경우에는 바닥판이 없는 경우도 있다.

*교각/교대 : 교량의 양단에서 상부구조를 지지하는 구조를 교대(Abutment), 교량의 중간에서 상부구조를 지지하는 구조를 교각(Pier)이라 한다.

*기초(Foundation) : 교각이나 교대로 전달되는 힘을 땅밑의 암반으로 전달시키는 요소. 보통 콘크리트나 강재로 된 파일 또는 케이슨형식을 적용한다.

*공기케이슨(Pneumatic Caisson) : 교량의 기초를 수중에 설치하여야 하는 경우, 공사를 하기 위해 강이나 바다의 바닥에 설치하는 거대한 직육면체의 구조물. 작업자들이 작업을 하는 동안 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케이슨 안쪽으로 압축공기를 불어넣어 압력을 높이게 되는데 이때 작업자들이 기압차에 의하여 잠수병에 걸릴 수 있다.

*새그비 : 현수교에서 주탑의 높이를 중앙 지간의 길이로 나눈 값.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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