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호 보도기획] Info21, 통합정보시스템과 일 년을 지내며

교내 행정 시스템이었던 ‘종합정보시스템’이 ‘통합정보시스템’으로 개편되고 두 학기가 지났다. 사실상 시스템 지원은 2018년 7월부터 개시됐지만, 학사 행정 시스템까지 안정화된 것은 지난해 6월이다. 즉 원생들이 본격적으로 변화한 시스템으로 이용을 시작한 것은 2019년 첫 학기부터이다. 지난 첫 학기까지만 해도 원생들은 낯선 시스템에 익숙해지지 못했으며, 개편 또한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아 6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베타테스트가 계속해서 진행됐다. 그러나 두 번째 학기부터는 통합정보시스템이 고정된 형태로 자리 잡으며 이용자들의 민원을 반영하는 단계에 들어섰고, 이용자들은 비로소 새로운 시스템의 완성을 볼 수 있었다.

이 변화의 바람은 ‘Info21 사업’에서 시작됐다. 해당 사업은 경희대학교의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으로, 2014년부터 계획하여 2017년 3월 사업에 착수했으며, 2019년 10월 2단계가 마무리됐다. 약 100억 원 규모로 진행된 Info21 사업은 1단계에서 ‘일반 행정 시스템’ 및 ‘연구 산학 시스템’ 등을 구축했으며, 2단계에 들어서 ‘학사 행정 시스템’을 적극 개편했다. 현재 사용 중인 통합정보시스템은 1단계 사업에서 기존의 종합정보시스템의 구세대적인 면을 개선하고 미래지향적인 교내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었다. 과연 그 변화는 Info21이라는 이름처럼 새로운 시대에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가 됐나.

이번 보도기획에서는 교내 시스템 개편에 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들어 보고자 구성원 인식 조사를 실시했으며, 수집된 의견들을 바탕으로 정보처와의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만족도 및 공감도 조사를 담은 설문지는 원생과 교직원에게 배포됐으며, 학사 및 행정 시스템을 활용하는 교내 구성원들을 모두 설문 대상에 포괄하고자 했다. 설문은 2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본교 원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했으며, 설문에는 총 853명이 참여해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교내 구성원이 목소리를 내고자 했던 것은 무슨 이유에서였을까?

21세기로의 전진, Info21

많은 변화가 도입되고 일 년의 시간이 흘러, 학기가 마무리됐다. 미래를 바라보고자 한 Info21 사업의 의도도 결과물에 충분하게 반영된 듯하다. AI 기술을 도입하여 ‘KHU-BOT’과 ‘경희톡’ 시스템을 열었고, 빅데이터 처리를 통해 학부생 및 원생들이 간단하게 본인의 사회적인 역량을 측정할 수 있도록 하는 ’Aladdin’도 구축에 성공했다. 현대사회에 들어서 이목을 끌고 있는 기술들을 도입한 것은 분명히 의미 있는 일이다. 특히, 학생·교원용 메뉴를 모바일 기기 반응형으로 구축한 것은 국내 대학 최초이다. 더불어 SW 신규 서비스는 종합정보시스템 대비 대폭 증가했다. 

그러나 근본적인 목표였던 구성원의 편의성 증진은 이루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 설문 결과, ‘매우 불만족(21.69%)’ 185명, ‘불만족(24.15%)’ 206명으로, 총 391명이 통합정보시스템에 불만족했다. 반면, ‘매우 만족(4.34%)’과 ‘만족(22.51%)’은 각각 37명과 192명으로, 만족하는 인원은 응답자의 26.85%인 229명에 불과했다. 만족도 차이가 극명해짐에 따라 개편 근거에 대한 의구심이 생긴다. 이용자의 편의를 만들지 못한다면 사업의 근본 목표조차 이루지 못한 것이 된다. 

Info21 사업의 출발은 현재 사업에 불만족하는 의견이 대부분인 것과 달리 야심찼다. 서울대학교, 한양대학교 등 다양한 학교 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이 있는 ‘대우정보시스템’이 시스템 구축을 맡았으며, 여러 차례의 피드백이 있었다. 사업 초 컨설팅 전문 업체를 통해 PI(Process Innovation) 컨설팅을 진행했고, 71회에 걸친 현업 부서 인터뷰를 통하여 시스템에 대한 건의 사항을 받아들였다. 교내 부서와의 워크숍은 무려 33회 진행됐다. 학생 상담 프로세스의 경우에는 특히 통합을 목표로 다양한 부서의 의견을 반영하였다. 소속별로 대상을 나누어 시스템 개편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고, 학생시험단을 모집해 피드백을 받았다. 행정 시스템에 있어서는 교원 자문위원회와 전문가 테스트단을 운영하기도 했다. 현 시스템의 모바일 접근성 강화, 크롬 호환, ActiveX의 최소화는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며 나온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결과였다. 시스템을 통합하여 최대 구성원의 만족을 얻고자 출발했으나, 지금은 본의 아니게 미운 오리 새끼가 돼 버린 것이다.

편의의 도모, 불편을 낳다

시스템 개편이 효율과 편의를 얻고자 시행된 것은 분명하다. Info21 사업의 가장 큰 결과물이자 이용률이 높은 ‘통합정보시스템’은 구성원들의 편의성에 기여해야 했다. 그러나 경희대학교 종합정보시스템이 통합정보시스템으로 바뀐 이후 실사용자인 교내 구성원들의 불만족은 높아졌고, 효율과 편의라는 사업의 본래 의도는 불명확해졌다. 

학사 행정 부분보다 먼저 개편을 시작한 일반 행정 부분은 조금 더 편리하지 않을까? 행정 시스템을 사용한 적 있는 원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별도의 설문 문항을 배포했다. 응답자의 52.4%가 행정 업무 용도로 통합정보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었다. 업무의 편의성이 이전에 비해 증진했냐는 물음에는 행정 시스템을 사용하는 구성원의 67%가 ‘아니오’라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잦은 시스템 오류(58.6%)’, ‘속도 개선(19.6%)’ 등을 들었다. 그 이외에도 사용자 편의 중심이 아닌 시스템이라는 의견과, 민원 응대 속도에 대한 불만이 서술 응답으로 있었다. 

학사 행정 시스템에 대한 만족도 또한 비슷한 실정이었다. “통합정보시스템으로 바뀌어 불편하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입니까? (복수 응답 가능)”라는 질문에 ‘잦은 오류(74.79%)’, ‘시스템 속도(44.67%)’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시스템 오류 및 속도 개선은 성적 확인과 수강신청 등의 이벤트 시즌 근처에 조사를 했기 때문에 더욱 높은 응답을 보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의견은 개편을 했음에도 발생하는 서버 문제에 대한 불만을 보여 준다.

이에 정보처는 이번 Info21 사업으로 구축된 시스템이 수많은 데이터로 구성된 대규모 시스템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생기는 것이라 답했다. 시스템 오픈과 동시에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실제 운영을 통해 여러 서버와 프로그램에 대한 튜닝 등 최적화를 진행함으로써 점차적인 안정화를 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속적인 안정화가 이루어질 것이며, 현재 교내에서도 신규 서비스를 추가할 수 있는 인프라 기반을 거의 갖추어 앞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시스템을 개편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알렸다. 통합정보시스템의 규모를 고려하면, 전체적인 학사 업무를 최소 한 번씩은 실제로 구동시켜 보아야 학기 때문에 안정화 기간은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그럼에도 현재 통합정보시스템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는 구성원들의 입장에서는 불편함이 크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Info21 사업에 관한 의견이 있으시다면, 자유롭게 기재해 주식기 바랍니다”라는 문항에서 시스템 문제와 관련된 응답을 제외하면, 민원 문제와 사용 매뉴얼의 미흡성에 대한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해당 문항에서 일부 구성원은 “정보 시스템을 관리하는 인력 규모에서 문제의 원인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용자의 질문이나 피드백에 대한 답변이 원활하지 않아 소통 창구가 따로 마련되어 있으면 좋겠다”와 같은 의견을 남겼다.

정보처 측은 “앞으로 구체적인 시스템 활용법에 대한 사용자 교육을 검토하고 있으며, 포탈 커뮤니티 메뉴에서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으니 많은 참고 부탁드린다”는 말을 전했다. 현재 정보처는 자체 운영이 가능하도록 서비스 개시 전 업체로부터 인수인계를 마쳤으나, 사업 종료일 이후부터는 개발 인력이 4명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빠른 응대가 느린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는 말을 덧붙였다. 정보처에 따르면, 안정적인 서비스를 위해 인력 보강을 지속적으로 요청 중이며 구성원의 의견은 이메일 및 전화 민원으로 접수되어 처리 과정에 있다고 한다.

구성원으로서 학교 시스템에 대한 건의를 하고 보다 편리한 방법을 찾는 것은 당연하며 긍정적인 일이다. 그러나 정보처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니 너그러이 기다려 달라는 입장이다. 기다림 이외에는 합리적인 해결방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시스템에 만족하기란 어렵다. 이용자와 함께하지 못한 미래는 과연 희망적일 것인가. Info21 사업의 결과물에 대한 반응은 구성원의 편의를 목적으로 한 사업의 지향점과도 동떨어져 보였다. 분명한 것은, 앞으로의 시스템 안정화는 교내 구성원과 정보처 측 양쪽이 함께해야 한다는 점이다.

과유불급, 조금 내려놓아야 할 때

새로운 시대로의 발걸음은 언제나 옮기기 어려운 법이다. 그러나 모두가 ‘미운 오리 새끼’인 통합정보시스템이 ‘백조’로 활개 칠 수 있을 때를 기다리는 것은 틀림없다. 교내 구성원이 시스템에 대한 피드백을 반복적으로 주는 것도 함께 나아지기를 바라서일 것이며, 정보처 측도 본래 사업 목적인 편의성 증진을 향해 나아가고 싶을 것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을 키워드로 정리하면 과유불급이라고 하겠다. 시스템을 통합시키고자 많은 의견을 수용했으나, 오히려 과다한 시스템을 단번에 적용시키려고 한 탓에 문제가 생겼다. 그에 따라 오류가 잦아졌고, 시스템 속도는 저하됐으며, 구성원의 신뢰도까지 함께 떨어졌다. 이제는 다시 뒤를 돌아볼 때가 됐다. 지난 한 학기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보다 적극적으로 구성원의 의견을 모으고 안정화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교내 구성원 또한 다시금 인내를 가지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구성원의 의견과 시스템 사이의 조율을 하나씩 차근차근 재조정해야 하는 시점이라는 것이다.

21세기는 소통하는 시대이다. 더욱이 Info21 사업은 구성원의 편의와 미래를 바라보고자 하는 목적을 띠고 구성됐다. 교내 구성원과의 적극적인 상호 소통을 통해 그 목적에 알맞은, 모두가 만족하는 사업으로 끝을 다시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태림 기자 | bianca111@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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