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8호 인문학술 : 비판지명학] 비판지명학 연구분야의 발전

장소를 구성하는 요소로서 지명은 그저 단순히 붙여진 것이 아니다. 최근 ‘전유고슬라비아마케도니아공화국’이라는 긴 이름에서 ‘북마케도니아’로 국가 이름이 바뀐 사례, 우리에게 큰 숙제로 남아있는 동해와 일본해 분쟁 등이 이를 증명한다. 이에 본 지면에서는 다소 생소한 비판지명학이란 분야에 대한 최근의 연구 동향을 봄으로써 우리 주변의 지명을 바라보는 관점을 제고해보고자 한다.

지명의 정치학

유엔지명회의가 열릴 때마다 등장했던 그리스 외교관의 열정 가득한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볼 수 없을 듯하다. 이웃 나라와의 국가명 분쟁이 해결되었기 때문이다. 유고슬라비아연방에서 독립하여 ‘마케도니아공화국’으로 시작한 이 나라는 알렉산더대왕의 유산인‘마케도니아’의 원조임을 주장하는 그리스의 강력한 반대에 직면했다.

유엔의 중재로 ‘전유고슬라비아마케도니아공화국(FYROM, Former Yugoslav Republic of Macedonia)’이라는 긴 이름을 얻었지만 양국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갈등의 골은 깊어갔지만, 마침내 정치지도자들에 의해 ‘북마케도니아(North Macedonia)’로 합의함으로써 해결의 물꼬를 트는 데 성공했다. 2018년 6월의 일이다.

국가명 타협은 정치적 산물이었다. ‘북마케도니아’는 원조 마케도니아의 존재를 자연스럽게 인정하는 것이라 그리스에 유리한 명칭이었다. 그리스는 이웃 나라의 국제활동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반대급부를 제시했다. 그 결과 북마케도니아공화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고, 유럽연합(EU) 가입 추진의 길도 열렸다. 우리나라에도 변화가 발생했다. 6·25전쟁 참전국인 우방 그리스와의 관계 때문에 보류했던 수교의 길이 열린 것이다. 2019년 7월, 한국과 북마케도니아공화국은 대사급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북마케도니아 국가명은 지명을 둘러싼 분쟁 해결의 대표적 사례로 기록될 만하다. 국가간 지명 분쟁이 주권의 이전과 같은 물리적 방법이 아닌 정치적 타결로 가능했던 사례는 지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이름 동해(East Sea)와 일본해(Sea of Japan) 분쟁은 해결을 위한 많은 건설적인 담론에도 불구하고(예를 들어 사회정의, 평화, 인권과 같은 인류 보편가치 실현을 위한 두 이름 사용의 논리), 두 국가는 끝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일 간 다른 이슈와 마찬가지로 양국 정상 사이에 극적인 정치적 타협이 있지 않고서는 해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비관적 시각도 있다.

인간의 장소 인식 결과로 붙여지는 지명은 필연적으로 권력관계를 내포한다. 장소 인식은 집단에 따라 달리 나타나기 때문에 자신의 인식과 정체성을 반영하는 지명을 채택하고 사용하기 위한 힘겨루기는 피치 못할 현상이 된다. 이러한 경합은 국가, 지역, 자치단체, 이익집단, 사회집단, 기업 등을 막론하고 모든 규모와 특성화된 형태의 집단에서 나타난다. 지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정치적 움직임은 이제 본격적으로 탐구할 다양한 주제를 제공한다. 지명의 정치학 시즌 2가 시작한 것이다. 비판지명학은 이러한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한 분야로 등장하고 발전했다.

비판지명학이란 무엇인가?

비판지명학(Critical Toponymy)이라는 용어는 2009년 출판된 편집서의 핵심 개념이자 제목으로 채택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이 책은“장소 이름 제정의 경합된 정치학”을부제로 삼아 그 정체성을 명확히 했다(Berg, Lawrence D. and Vuolteenaho, Jani (eds.), 2009, Critical Toponymies: The Contested Politics of Place Naming, Surrey: Ashgate). 편집자들은 도입부에서“뚜렷한 형태로 공간을 지배하기 위한 권력의 정치적 실행”으로서 지명의 문제를 다루는 논문 13편을 모았다고 밝힌다. 이들은 다섯 가지 주제로 분류되었는데, 이것은 ①토착문화를 잠재우기 위한 식민주의하에서 지명의 역할, ②도시의 명칭을 통한 민족주의 이상의 부여, ③상업화된 신자유주의 도시경관과 지명, ④도로명 제정에서 나타나는 정체성과 장소의 갈등 문제, ⑤탈식민주의 정체성 정립과 지명 복원이었다. 각 장은 뉴질랜드, 하와이, 싱가포르, 아일랜드, 미국, 핀란드, 노르웨이 등 세계 각 지역의 경험적 사례를 전달해줌으로써 이러한 주제들이 현실에 가깝게 다가오도록 하였다.

비판지명학은 1970년대에 등장한 비판지리학(Critical Geography)에 뿌리를 두고 있다.1) 비판지리학은 당시 논리실증주의에 기반한 지리학 연구가 설명하지 못한 부분, 즉 지리현상의 역사적 맥락과 정치경제적 전개, 현상 이면에서 추적되는 구조적 문제 등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함으로써 해석의 깊이와 범위를 증폭시키는 데 기여했다. 연구의 대상 역시 불평등과 빈곤의 문제, 사회정의의 실현, 지배와 저항의 수단으로서 재현(representation)의 문제, 문화공간의 전개 등으로 확대하였다. 비판지명학은 이러한 전통에 기반하여 지명을 둘러싸고 나타나는 권력의 행사, 상징성의 재현, 정체성의 갈등과 대립 등의 문제를 다루는 분야로 등장한 것이다.

비판지명학이라는 분야로 분류된 연구가 기존의 관심과 완전히 차별화된 형태로 발전한 것은 아니다. 다른 인식, 다른 정체성을 재현하기 위해 제안되는 지명의 채택과 사용, 그리고 변화에 관여되는 정치성과 권력 관계는 오랜 관심사였고 이에 관한 연구도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그러나 학문분야가 새로운 이름으로 정립되고 세워져 가는 과정은 관심 있는 연구자들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할 수 있다. ‘비판지명학’이라는 타이틀에서 연구자들은 지명과 관련된 정치적 움직임의 양상이 각 문화, 언어권, 정치적 단위에서 어떻게 나타나는지 정리하고 이를 개념화, 범주화, 정교화하려는 노력을 지속하였다. 지난 10년의 학술적 성과가 이를 대변한다.

이데올로기의 재현과 기념지명 제정

비판지명학은 지명을 기호학적 텍스트(semiotic text)로 보고, 이념과 정체성이 어떤 경로로 이 텍스트에 표출되는가에 관심을 갖는다. 기본적으로 지명은 장소와 지형물을 지칭하는 약속된 기호로서 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표시’(denote)의 실용적 기능을 수행한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지명은 파생적으로 형성된 복잡한 ‘함축(connote)’의 상징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 함축은 문화적 가치, 사회적 규범, 그리고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모두 포함하는데, 사상과 이념, 정체성의 함축과 재현의 과정에서 서로 다른 요소가 드러날 때 갈등이 발생하는 것은 필연적인 결과이다.

체제의 변화는 함축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호학적 텍스트인 지명에 변화를 일으키는 중요한 엔진으로 작용해왔다. 민주화를 경험한 공산주의 도시의 도로명과 기념시설 이름을 대상으로 한 사례연구가 공통적으로 말해주는 것은, 공산주의 체제의 지명이 매우 체계적인 재현과 정치적 정체성 부여의 결과였던 반면에, 탈공산주의 시대에는 국가, 대도시권, 하위 지방정부가 가진 각각의 이념에 따라 다양한 담론을 제시하는 상징적인 지명 사용으로 전개되었다는 점이다. 반면에 아직도 굳건히 체 제를 지키면서 건재한 위상을 유지하고 있는 북한 평양의 도로명과 지하철역 이름은 사회주의 혁명을 찬양하고 그 이념을 전달함으로써 체제 강화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그 이름은 대부분 사회주의 이념, 투쟁의 중심에 선 인물, 사회주의 상징성 을 나타내는 지형물을 이용하여 지도자의 의도에 따라 지어진 지명 부여의 스토리와 함께 제공된다.

이데올로기를 함축적으로 재현하는 지명 부여의 수단으로서 기념지명 제정(commemorative naming)은 비판지명학의 대표적인 소재이다. 기념지명 제정은 공식적인 역사의 담론을 일상생활로 나타나는 공유된 문화적 경험으로 전환하는 특성을 갖는다고 평가된다. 인물과 사건이 대표하는 역사적 상징성과 그 생애와 과정에 대한 기억이 지명 사용자들이 갖는 공동의 경험으로 체화되면서 그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동일시(identification)의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그 이름은 각종 표지판이나 간판에 보여짐으로써 강력한 호소력을 갖게 된다.

미국의 정치지리학자 앨더만(Derek Alderman) 교수는 지난 20년간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주니어(Martin Luther King Jr.) 목사를 기념하는 도로명 제정의 기제와 과정을 연구한 결과를 풍성한 담론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에 따르면 킹 목사의 이름을 딴 도로는 미국 전역에 모두 955개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2017년 현재). 그러나 그 도로는 전통적으로 흑인이 많이 거주해온 조지아, 텍사스, 미시시피, 플로리다, 루이지애나 등 남부 12개 주에 집중해있으며(79%), 그것도 흑인거주 비율이 높은 인구 1만 명 이하 소규모 도시에 주로 있다. 그는 마틴 루터 킹 도로명을 정할 때 항상 발생했던 찬반 논쟁을 전달한다. 찬성 측에서는 모든 인종이 주목할 수 있는 곳에 이름을 부여할 것을 희망한 반면, 반대 측에서는 장소 이미지가 훼손되어 부동산 가치가 저하될 것을 우려하여 흑인거주지역에 국한할 것을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는 기념지명 제정에 있어 “장소에 대한 지명 부여”(naming places)와 더불어 “이름을 어디에 부여하는가”(placing names)도 중요한 관심사로 등장했음을 보여준다. 그동안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강한 권력을 대표하는 지명이 접근성이 좋고 노출이 잘 되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이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북미 도시 도로 명의 경우, 원주민 국가와 관련된 명칭은 수가 적을 뿐 아니라 그 위치도 한적한 도로에 국한된 반면, 제국주의 흔적을 반영하는 이름은 시내 주요 도로를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시민권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도로명 부여의 권리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사회정의의 실현 문제로 연결된다.

비판지명학 연구는 인물을 이용한 기념지명에 있어 특정 지명(또는 인물)에 대한 지지와 반대의 두 가지 방향 모두에 주목한다. 흑인 인권 보호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마틴 루터 킹 주니어 도로명이나 평화주의의 실현을 대표하는 이스라엘 전 총리 라빈(Yitzhak Rabin)의 이름을 딴 각종 도시지명은 그를 지지하는 주민 또는 이해집단에 의해 주도된 경우이다. 한편, 인물에 대한 새로운 평가나 합의되지 않았던 인물과 관련된 논란은 기존 이름에 대한 반대와 개명 요구로 나타난다.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는 흑인 노예 주창자 또는 인종차별주의자의 이름이 사용된 도로, 학교, 도시시설 등이 대상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친일, 독재 또는 반민주주의가 주요한 반대의 담론으로 등장한다.

집단적으로 표출되는 찬성과 반대의 논리는 또 다른 관심사항이다. 흑인 노예를 사용했던 인물을 기념한 도로명에서, “흑인의 삶은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라는 기치 하에 전개된 반대운동은“모든 삶은 중요하다”(All lives matter)라는 강한 반론에 직면했다. 이 논쟁은 인물 이름을 사용할 때 그 인물의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즉 좋은 측면만 있어야 하는지, 아니면 다른 측면도 인정할 수 있는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인물명 사용에서 나타나는 찬성과 반대의 논리와 그 전개 양상을 조사하는 것은 향후 흥미로운 사례연구를 구성할 것이다. 근본적으로는‘기념’의 본질과 기념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맥락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 세대와 정치적 성향, 또는 개인이냐 집단이냐에 따라 달리 나타날 수 있는 기념의 대상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려가 있어야 한다.

지명의 경제적 가치와 자본의 논리

지명이 사용가치(use value)를 뛰어넘는 잠재적 교환가치(exchange value)를 갖는다는 사실이 최근 큰 관심을 끌고 있다. 그 교환가치의 본질이 무엇이며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지를 탐구하는 것은 비판지명학의 또 다른 영역을 구성한다. 거래의 대상으로 등장한 도시의 지하철역, 스포츠시설이나 특정 장소의 이름을 차지하기 위한 자본의 흐름과 권력의 문제가 흥미로운 사례연구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이들 연구는 공통적으로 지명이 하나의 상품이 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이를 지명의 상품화(toponymic commodification) 라는 개념으로 일컫는다. 지명의 상품화는 신자유주의적 도시주의(neoliberal urbanism)에서 도시 간 경쟁에 대응하기 위 한 수단으로써, 도시 브랜딩을 통한 마케팅전략을 채택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으로 해석된다. 신자유주의 도시정책의 정신이 지식의 글로벌 순환을 통해 전달되면서, 공공장소의 지명을 상품으로 판매하는 것이 점차 많은 도시정부가 고려하는 신자유주의 도시정책을 실현하는 수단이 된다고 보는 것이다.

지명을 상품으로 바라보는 현실적인 개념으로 사용되는 것이 지명 사용의 권리, 즉 지명권(naming rights)이다. 지명권은 지명의 소유자가 독자적 권리를 부여받음으로써 경쟁자는 접근할 수 없는 기대수익을 전유한다는 점에서 지명지대(naming rent)라고 하기도 한다. 지명권 거래의 과정과 결과, 그리고 그 의미에 대해서는 지하철 역명이나 스포츠 경기장과 같이 금전이 교환되는 사례, 도로명이나 도시지명과 같이 상징성이 거래되는 사례와 함께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지명권 시장은 수요가 제한되어 있고 공급도 적기 때문에 매우 불완전한 형태로 형성된다는 점이 발견된다.

지명권 연구는 지명사용 권리의 거래가 민간기업이 공공의 장소를 차지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적인 영역이 사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져가며, 때로 공적 공간과 사적 공간의 경계는 모호해진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막대해서, 경기장이나 도시시설 이름으로 채택되는 재정후원 기업의 이름은 주변의 도로나 시설에 사용됨으로써 전체 도시경관에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공식 문서와 언론에 폭넓게 인용되는 효과를 갖는다. 이와 반대로 지명 상품화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있다. 기업이나 상품을 인용한 지명이 어디에 있다는 것에만 주목하며 무슨 기업의 어떤 브랜드인지는 큰 관심을 끌지 못하고 피상적인 인식에만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지명의 상품화가 지리적 맥락과 더불어 이해되어야한다는 점은 의미 있는 발견이다. 예를 들어 글로벌 스케일에 노출되고 교류가 활발한 곳은 지명의 상품화에 더 큰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있고, 따라서 지명의 가치도 상승하며 그곳의 지명을 차지하기 위한 노력은 치열해진다. 그러나 상품화된 지명은 어떤 경우에는 지명 사용자인 주민에게 환영받지 못할 수 있으며, 다른 큰 가치에 가려져 반발심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향후에는 지명의 경제적 가치를 분석하는 방법론을 정립하는 것이 중요한 연구 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각 장소 또는 지형물의 이름이 어느 정도의 주목을 받는지의 문제, 지명이 대중에게 노출되어 알려지는 것이 지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에 얼마나 기여하는가의 문제, 그리고 지명을 통해 특정 기업 이나 브랜드가 알려지는 것이 어느 정도의 홍보효과를 나타나는지의 문제가 모두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다차원적 비판지명학의 주제

다차원적 비판지명학 연구를 향하여

각기 다른 지명 사용자가 갖는 인식의 양상과 표현의 동기를 나타내는 지명 사이에서 자신의 지명을 관철시키려는 노력이 나타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그 동기는 권력을 행사하고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함일 수도 있고 경제적 가치를 높이기 위함일 수도 있다. 지명에 관한 학문체계가 형성된 이래 관심을 끌었던 이 내용은 지난 십여 년간 비판지명학이라는 분야가 정착되면서 토론과 이해의 깊이를 심화시켜왔다. 향후 이 분야는 각 지역과 문화, 그리고 경제체계를 대상으로 하는 사례 연구와 함께 더욱 정교한 이론화의 과정으로 발전해나갈 것으로 예상한다. 우리 주변에서 펼쳐지는 도로, 지하철, 도시시설, 행정구역, 지형물 등의 수많은 이름은 어느 경우라도 사회, 문화, 정치, 경제의 동기에 의해 사용되고 변화되기 때문에, 이들 을 관찰하는 것은 새로운 소재를 지속적으로 공급해줄 것이다.

그동안 다양하게 쌓아왔던 주제별 연구의 사례와 일반화를 기초로 하여, 이제는 모든 주제를 공통으로 아우르는 개념의 틀을 정립하며 발전해 갈 것을 기대한다. 필자가 제안하는 ‘다차원적 비판지명학’의 관점이 그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지명 채택과 변화의 동력과 그 과정에 작용하는 가치, 지명 부여의 대상인 장소와 지형물의 성격, 규모 및 장소, 지명을 통한 정체성 표현의 경로, 지명 채택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의견 표출, 조정 및 결정, 지명 사용과 전달의 매체 특성과 선택 요인 등이 그 요소를 구성한다. 이러한 관점은 기존에 이루어진 분야별 연구의 내용을 관통하여 입체적으로 연결하는 개념적 틀을 제공함으로써 향후 주제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주 성 재 / 경희대학교 이과대학 지리학과 교수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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