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9호 보도기획] 강사법,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8월 1일부터 시행된 강사법으로 인해 전국의 대학 강사 7,8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개정된 법안이 ‘19년 1월 시행 예정이었던 유예강사법보다 강사들의 고용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개선된 것’이라고 밝혔다. “임용 기간은 1년 이상”, “임용 절차는 간소하게”, “재임용 절차 3년 보장”등을 내세운 시간강사를 위한 법안이었으나 학교 행정운영 문제와의 충돌로 법안이 오히려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보장하지 못하는 경우가 나타났고, 많은 학교에서 학교와 강사 간의 갈등이 빚어졌다.

강사법을 둘러싼 논의를 파악하는 일은 당사자인 강사들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에게 역시 중요한 사안이다. 대학원생 전업 연구자의 경우, 직접 강사로 일하거나 시간강사의 연구보조원으로 생활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차후 교수직을 꿈꾸는 원생들은 고등교육법 개정이 학계 전체 생태계에 끼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본보는 2010년 발의되어 2019년에 발효된 강사법의 시행배경과 법안의 내용, 그리고 시행된 지 2개월이 다 되어가는 지금 전국의 대학가 현황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강사법 시행배경과 현황


강사법의 정식 명칭은‘고등교육법 일부 법률 개정안’이다. 강사법이라는 별도의 법을 만든 것이 아니라 고등교육법 제14조 2항에‘강사’조항을 신설해 교원으로서 강사에 대한 규정을 마련한 것이다. 지금까지 강사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없었다. 소위 강사법으로 불리는 이 법안은 대학 강사들의 법률상 지위 보장, 처우 개선의 방향을 지시한다. 2011년 개정안이 통과되었으나, 대학의 반발과 강사단체의 반발로 7년 동안 4차례나 유예되어 8년만인 2019년 8월에 시행됐다.


강사법이 논의되기 시작한 2011년부터 강사 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2018년의 경우에는 총 5만여 명이 줄었다. 이후 강사법 시행을 앞둔 19년 1학기에는 대략 7천 8백 명, 20% 수준의 구조조정이 발생했다. 이에 교육부는 뒤늦게 나서서 강사 고용안정 지표를 정부지원사업에 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이에 대학가에서는 1학기에 축소한 강좌들을 2학기에 일부 복구하는 등의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교육부에서 발표한 올해 1학기 강사 고용현황 분석결과에 따르면 이번 1학기에 실직한 전업시간강사는 4,704명이고, 비전업 강사를 포함하면 7,830명까지 늘어난다. 강사법 시행에 앞서 대학에서 강사를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된 것이다. 실직한 전업 강사 전체 4,704명 중에서는 인문계열이 1,94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예·체능계열에서 1,666명, 자연과학계열 633명, 공학 계열 362명 순으로 감소했다. 강사 1인당 강의시수는 평균 5.64 시수로 지난해 5.82 시수보다 소폭 하락했고, 전업 강사 시수는 6.2 시수, 비전업강사는 5.07 시수로 분석됐다. ‘방학중 임금지급’,‘ 재임용 절차 보장 명시’등의 사항을 새롭게 추가한 개정안은 법적으로 많은 진전이 있었으나 여전히 대학과 강사 측의 반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변경 내용은〈표2〉와 같다.


강사법을 둘러싼 교내의 논란


사실 본교의 강사법을 둘러싼 사건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후마니타스칼리지(이하 후마니타스)가 발족한 때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발족 당시부터 특정 강사들만이 객원교수로의 전환을, 해당 객원교수들 중 일부만이 비정년트랙 전임교수로의 신분전환이 이뤄졌다는 문제가 계속해서 곪아 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비정년트랙 교수는 대부분 2, 3년을 주기로 재계약하지만, 비정규직법으로 인해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지속적인 재계약을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임용되므로 정년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정규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당시 후마니타스 강사들은 본교의 노동조합 장백기 위원장을 중심으로 그들의 경제적, 법적 배려를 요구했으나 역시 관철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었다.


교내 차원에서 강사법 대책위원회가 구성된 적은 없으나, 교강사가 제일 많은 후마니타스 측에서 올 8월부터 시행된 강사법에 대응하기 위한 대책위원회를 만들었다. 이에 신분전환 문제의 결과와 이후 후마니타스의 강사법 시행 등에 대하여 보다 자세하게 알아보기 위해 후마니타스 강사법대책위원장 정복철 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15년 3월 후마니타스 측은 객원교수 재계약을 앞두고 계약해지를 통보하며 기존 시간강사로의 전환을 요구했다. 2016년부터는 시간강사 대량해고 사건을 계기로 비정규직 교강사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이를 시작으로 후마니타스의 교강사 문제는 작년 12월부터 다시금 논란이 되어왔다. 이윽고 후마니타스 객원교수들을 중심으로 신분 안정화에 대한 조직적인 요구가 시작되었으며 정복철 위원장에 따르면 서울교정의 경우 객원교수를 대상으로 하는 비정년트랙의 전임교수 전환은 예고했던 대로 4~5차례에 걸쳐 20명 가량, 80~90%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정복철 교수는“이번 강사법 시행을 통해서는 객원교수나 비정년트랙 전임교수으로의 신분전환을 전혀 받지 못한 시간강사들 중 15%가량만이 공채를 통해 뽑혔다”고 말하며 “8년 이라는 긴 시간 동안 후마니타스의 발전을 위해 복무했던 강사들의 열정을 알고 있는데, 그분들이 강사법 공채를 통해 채용되지 못하는 사태가 있었다. 그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교내 강사법 시행 현황


2018년 대학연구소의 대학별 시간강사 증감 현황에 따르면, 본교는 증감률이 112위로, 2011년 1,278명이었던 시간강사 수가 2018년에는 1,039명으로 18.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간강사의 증감률은 단순히 강사법 시행이라는 단편적인 이유만으로 설명될 수 없지만, 강사법 시행이 큰 원인 중 하나였음은 부인할 수 없다.


본교는 올해 2학기부터 별다른 법안 수정을 하지 않고 개정안의 법령과 매뉴얼에 따라 강사법을 시행했다. 학부 수업은 서울교정과 국제교정의 학사지원처에서, 대학원 수업은 14개의 대학원(일반대학원 및 공공대학원)에서 강사법에 따라 시간강사를 채용했다. 서울교정의 교무부 관계자는“타 대학에서는 강사법 대응을 위해 시간강사의 자리를 대신하여 겸임·초빙교수 등으로 강의를 대체하기도 하였으나 본교는 정석대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표 3〉에서 보듯 교내 학부와 대학원의 시간강사 총 교원 수는 각 2017년 961명, 2018년 1,039명, 2019년은 764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에 시간강사 수가 급격히 줄어든 데에 교무부는“2018년 2학기 대비 경희사이버대학교 학점교류 강좌가 일부분 감소하거나 2019학년도 후마니타스의 교양교육과정 개편이 이루어지는 등 교양 강좌 수가 감소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사법 시행 이후의 직접적인 변화내용을 알기 위해 필요한 자료인 올해 2학기 강사고용현황은 내년 2월경 파악할 수 있다. 이번 2학기에 채용된 강사는 3년간 고용이 보장되는 만큼 내년 이후의 강사고용현황에는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강사법의 실효성과 그 이후


강사법 시행은 과연 얼마만큼의 실효성을 가지는 것일까? 강사법은 전국적 단위에서 강사들의 처우 개선, 신분안정의 차원에서는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개별 단위에서 강사들의 정서는 반영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의 강사료 차이, 학교와 학과, 강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법안이 일정하게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2011년 12월 30일 제정된 이후 8년 만에 4차례의 유예기간을 거쳐 시행된 강사법은 우여곡절이 많았던 만큼이나 시행된 이후에도 혼란과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강사법 도입의 궁극적인 목적이 시간강사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화해 대학 교육의 질을 높이는 데 있는 만큼, 정부와 대학 각 측에서 법안 시행에 소요되는 재원 마련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강사법 개정은 대학원생 등 학문 후속세대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들이 계속해서 취업과 학업 등 다양한 진로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학 환경 조성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등교육개편과 관련한 문제는 이후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윤슬채 | jn2565462@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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