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호 문화비평] 육류 소비의 이면과 국내 채식시장의 성장

최근 비욘드 미트라는 고기 유사 채식식품을 만드는 회사가 25달러로 상장된 지 채 몇 달 지나지 않아서 주가가 7배 올랐다는 소식이 큰 이슈가 되었다. 또한, 국제 표준화 기구(ISO)인증의 새로운 기준으로 “채식인증”이 준비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정부 기관인 한국식품연구원에서 ISO 채식인증 자 문단 요청이 왔기 때문인데, 이미 올해 4월부터는 정부가 해외에 채식식품수출을 위해 필요한 채식인증비용의 70%를 지원하기 시작한 상태이다. 이처럼 국내외로 ‘채식’ 키워드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본 지면을 통해 채식시장의 변화 원인을 둘러싼 갖가지 현상들을 짚어보려고 한다. 이러한 변화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이 변화는 바람직한가? 채식시장의 성장 속도와 지속성, 영향력 등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육류소비 증가의 원인과 부작용

세계인구는 2,000년 전 1억 명에서 1900년대 17억 명을 돌파하여 2000년대에는 70억 명이 되었다. 단지 100년 동안 무려 60억 명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이것이 가능하게 된 핵심적 배경은 보슈-하버가 발명한 공기 중 질소를 이용한 암모니아 비료의 합성 (Bosch-Harber process)이었다. 콩과 식물의 뿌리혹 박테리아에 기생하는 플라스미드(plasmid) 혹은 번개에 의해 제한적으로 이루어지던 공기 중 질소의 생물권 유입은 인공적인 질소비료합성이 개발되면서 급격히 증가했다. 그리하여 1960년부터 1995년까지 35년 동안 질소비료 소비가 급증했고, 동시에 세계의 곡물 생산량은 2배로 늘어났다. 단기간에 급증한 곡물 생산량은 제3세계로 가지 못하고 가축 사료로 전용되었다. 더불어 공장식 축산이 본격화되면서 고기소비량이 증가했다. 이 과정에서 지구 환경과 지구 문명, 국가의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중요한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먼저, 의료비 급증과 관련된 지속가능한 국가의 문제이다. 1995년 버나드 젠센(Bernard Jense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육류섭취로 인한 의료비 증가폭은 35%에서 70%에 달한다. 2007년 전체 파산자의 70%가 의료파산자라는 미국의 조사 결과도 있다. 그 이유로 동물성 식품은 식물성 식품보다 같은 질량에 대해 두 배가량 높은 칼로리를 공급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칼로리 공급의 증가와 비만, 심혈관 질환 등의 질병 발생률은 비례한다. 지질 에너지의 저장효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남아도는 칼로리는 단백질이든 탄수화물이든 관계없이 지질형태로 변환된다. 이는 탄수화물의 6 배 정도에 해당한다. 칼로리는 지질형태로 피부, 간, 내장에 연이어 저장되다 못해 넘치게 되고, 최종적으로 혈관에 쌓이면서 심혈관질환이 증가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넘쳐나는 지질과 혈당은 미토콘드리아에서 에너지원이 되고자 산화 경쟁을 하면서 당뇨를 증가시키기도 하는데, 이를 랜들 사이클이라 한다. 또한, 정서나 심리적인 정신질환도 증가하게 되는데, 혈관이 막히면서 영양소와 산소의 공급이 줄어들고 우울증, 불안, 외로움 등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난다.

의료비 급증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심혈관질환자는 1,200만 명, 당뇨 환자는 500만 명, 암 환자는 200만 명에 달한다. 2018년 경상 의료비(민간과 공공의료비를 합한 것)는 141조 원이었다. 참고로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을 무상교육시키는데 2조 원이 소요되며, 2018년 대한민국 정부의 예산은 428조 원이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세계 1위의 노령화 속도를 갖고 있어 의료비 증가 경사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육류소비의 증가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지구온난화 문제의 절반은 고기를 먹기 위해 키우는 가축으로 인해 발생한다. 가축에게 먹이기 위한 사료를 생산하기 위해선 많은 비료와 에너지가 필요하다. 씨앗을 뿌리는 것뿐만 아니라 농약 살포와 추수 과정에는 기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석유가 소비된다. 따라서 자동차를 타고 가는 것보다 햄버거 하나를 먹는 것이 지구온난화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지구변화의 속도는 더욱 빨라지게 될 터인데 그것은 점차 세계인구가 증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육류소비량이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육류소비는 인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섭취하는 개체가 고등동물에 속 할수록 중금속이나 미세플라스틱, 환경호르몬의 농도는 높아진다. 이러한 위험요소들은 불임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수은 농도를 불임의 기준으로 삼았던 홍콩의 연구를 살펴보면, 가임남성보다 불임남성의 머리카락 수은 농도가 비채식인의 3.5mg/kg에 비해 0.38mg/kg으로 10배가량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환경호르몬을 불임의 원인으로 삼았던 인도의 한 연구에서도 염소계 페닐인 PCB농도가 가임남성의 0μg/mL에 반해 불임남성 정자에 서는 7.63μg/mL로 나타났다.

동물 세포는 인체 세포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동일한 미생물들에 의해 동물과 사람 간에 전염병을 유발할 수 있다. 때문에 고등동물을 먹는 것은 먹거리 안전문제의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사람들의 음식 찌꺼기를 동물 사료로 재활용하고 있는데, 국민보건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법으로 금지시켜야 한다.

국내 채식시장의 형성과 전망

우리가 음식으로 삼고 있는 동물들이 비록 인간에 비해 추상성이나 요약, 유머 능력은 낮을지라도, 가족에 대한 사랑과 애착, 놀이의 즐거움, 부모의 사랑과 같은 감정은 인간과 다를 바 없다.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유튜브를 통해 잠겨 있던 도살장과 도살 장면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며, 동물 보호단체와 동물 애호가들의 시위가 벌어지는 등 시민들의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의 채식인구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는데, 일례로 2000년 독일의 채식인구는 2% 남짓이었지만 2010년에는 10%로 증가했고, 영국 채식협회는 2018년 전세계 채식인구를 12%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반면 국내의 채식인구는 3% 정도로 세계의 채식인구와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흥미로운 점은 과거 삼국시대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국가 주도의 채식을 권장하였다는 점이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는 삼국시대에 신라 진흥왕과 백제 법왕이 온 국민들에게 어류를 채집하는 어망과 사냥도구를 불태우게 하고 채식을 권장하거나 상으로 김 양식장을 수여하기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현재 식품 의약청에서 만들어 국내 일선 학교에 보급하고 있는 학교급식지침서에는 단백질을 육류와 혼용하여 씀으로써 채식급식을 법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았다. 이를 시정하고, 혹여 가능하지 않다면 자치행정단위에서라도 학교급식을 선택제로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 1980년 미국 보스톤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요한나 드와이어(Johanna Dwyer)의 연구에 의하면 육류섭취를 하는 어린이에 비해 완전채식을 하는 어린이의 아이큐는 평균 20정도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스웨덴의 학교급식지침서 내용 속에는 “고기는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가급적 환경에 충격을 최소화하는 채식식단을 짜도록 하라”,“ 채식인과 비채식인이 모두 즐겨 먹을 수 있는 채식식단을 짜도록 하라”는 지침이 있기도 하다.

글로벌 시대이다. 매년 1천만 명 이상의 외국인이 한국을 방문하고 그 이상의 한국인들이 외국을 방문한다. 상품과 정보, 사람, 자본이 국가를 넘나들고 있으며, 통신과 교통의 발달로 과거와 비할 바 없이 교류의 속도와 긴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인들은 지구변화의 위기감 속에서 인간 식(食)문화의 소비방식 변화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에 발맞추어 국내의 채식 시장 성장률은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증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육식 문제는 자율이든 타율이든 제한될 것이다. 국가와 정부가 음식 소비시장의 자연스러운 변화를 막지 않는다면, 우리나라의 채식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될 것이고, 향후 중요한 수출영역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

이광조 / 영양학 박사ㆍ한국채식영양연구소 소장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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