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7호 보도기획] 외면받는 원생자치기구, 읽히지 않는 신문

<대학원보>는 작년 9월 제230호(「서울교정 원생대표 총학생회장, 왜 없을까요?」)와 올해 3월 제233호(「우리 학교 원생 자치기구, 학술단체협의회를 아시나요?」)를 통해 본교 원생자치기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보도했다. 원생의 권리증진과 연구지원을 위해 존재하는 원생자치기구(총학생회, 학술단체 협의회, 대학원보)는 공통으로 원생들의 관심 부족이라는 위기를 겪고 있다. 이는 원생자치기구의 역할이 원생들의 요구 에 따라가지 못해 생긴 결과로 보인다. 현재 본교 원생자치기구는 원생의 연구와 학문의 자유, 복지를 위한 자치 운동이라는 거시적 접근의 본 역할을 넘어 실질적인 변화를 시작해야 하는 지점에 서 있다.

본보는 교내 대학원 언론기관인 <대학원보>가 직면하고 있는 원생들의 관심 부족 및 구독률 저조 문제와 관련해 <대학 원보>에 관한 교내 구성원들의 인식을 파악하고 향후 방향성을 모색하고자 8월 12일부터 16일까지 5일간 이메일을 통해 양 교정 대학원생과 교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시행했다. 해당 설문에는 총 620명(국제교정 230명, 서울교정 390명)이 참여했다. 또한, 타 대학원신문의 상황은 어떠한지 비교해보고 대학원 언론매체가 겪는 위기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사와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사에 이메일을 통해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교내 구성원이 인식하는 <대학원보>

1986년 2월부터 발행된 본교 일반대학원 신문 <대학원보> 는 교내 각종 소식과 더불어 국내외의 다양한 학술적 논의를 싣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현재 서울교정 5인, 국제교정 2인 총 7인으로 구성된 편집위원들은 학술, 기획, 비평, 서평, 원생 자치기구·교내단체 취재 및 보도로 구성된 지면들을 담당해 신문을 기획·편집한다. 신문은 상반기 4회(3, 4, 5, 6월), 하반기 3회(9, 10, 12월)로 연간 총 7회 발간되고, 매 회 약 5,000부 의 신문이 인쇄돼 각 단과대와 기졸업자, 타 대학 등 교내외로 배포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학원보>에 대한 원생들의 관심도는 어느 정도 일까? “경희대학교 대학원신문 <대학원보>를 읽고 계신가요?”라는 설문에 전체 응답자의 절반이 넘는 64%가 ‘아니요’ 라고 답했다. 대학원보를 알고 있다고 답한 36%의 응답자 중 에서도 절반가량(59%)만이 <대학원보>를 읽어본 적이 있다고 답하면서 <대학원보>에 대한 원생들의 관심도가 상당히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원보>를 알고 있음에도 읽어보지 않은 이유는 무엇입니까?(중복선택 가능)”에 대한 답변으로는 ‘눈에 띄지 않음’(44%), ‘구독 방법을 모름’(35%)에 많은 응답이 나와 <대학원보>의 홍보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절감했다. 다음으로 <대학원보>의 문제점을 묻는 문항(중복선택 가능)에 원생들은 ‘언제, 어디서 배포되는지 정확히 몰라 접하기 어려움’(30%), ‘원생과의 소통(참여) 부족’(21%), ‘온라인 미디어 활용 부족’(21%)을 꼽았으며, <대학원보>가 강화해야 할 점을 묻는 질문(중복선택 가능)에는 ‘온라인 미디 어 활용’(27%)과 ‘배포처 홍보’(24%)에 높은 비중의 응답이 나타났다. 설문 결과 <대학원보>의 가장 큰 문제는 원생들의 접근성 문제로 귀결됐다. <대학원보>는 현재 서울교정 12곳, 국제교정 9곳, 총 21곳에 신문을 배포하고 있다. 서울교정의 경우 거의 모든 단과대에 신문을 배포하고 있었지만 <대학원보>가 교내 구성원들의 ‘눈에 띄지 않는’것은, 배포 방식에 문제가 있음을 뜻했다.

타 대학원신문의 신문 배포 방식과 구독 상황은 어떨까? 서면 인터뷰를 통해 타 대학원신문사의 신문 배포 방식, 대학원 신문사의 고충, 대학원신문의 주요 역할 등에 대해 물었다. 먼저 중앙대학교 대학원신문사는 교정 배포처와 <대학원신문> 홈페이지를 통해 신문을 배포하고 있었다. 중앙대학교 대학원 신문사 또한 독자 관리의 어려움을 전하며, 신문 구독과 독자 반응에 대한 체계적인 데이터를 구축해 효율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으나 그러지 못하는 시스템 한계를 이야기했 다. 한편 고려대학교 대학원신문사는 교정 배포처를 포함해 페이스북 페이지, 일반대학원 홈페이지를 활용해 신문을 배포 하고 있으나 원생들의 관심저하로 인해 작년부터 신문 발행 부수를 줄였다고 전했다. <대학원보> 또한 종이신문에 대한 원생의 관심저하에 약 7,000부가량 발행했던 신문을 올해 1학 기부터 5,000부로 줄여 발행하고 있다.

대학원신문이 읽히지 않는 이유

디지털시대에 인쇄 매체의 영향력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종이신문의 발행 부수 감소는 <대학원보>나 타 대학원신문사 만이 겪는 문제가 아니라 신문을 발행하는 전체 신문사들이 맞이하는 현실이다. 교내 총 21곳에 신문을 배포해도 원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는 것은 배포 장소의 적절성 문제와 배포대 설치 여부의 문제와 더불어 원생들이 매체에 접근하는 방식의 변화 때문이다. 본교 유일의 대학원 언론기관 <대학원보>는 교내 구성원의 여론 수렴 및 소통의 매개체, 나아가 학술 논의의 장으로서 기능해왔다. 하지만 현재 여론 수렴 및 소통의 장 역할은 소셜 미디어가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직접 발언이 가능한 소셜 미디어 공간에서 개인들은 각자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출할 수 있다. 설문 조사에서 원생들이 <대학원보>에 가장 크게 바라는 바는 접근성 강화를 통한 원생과의 소통강화였다. 원생들은 각자의 의견을 표출하고 그것을 공론화할 수 있 는 공간을 요구하고 있었다.

자치기구를 향한 원생의 관심 방향이 과거 다양한 학술 논의와 교내 소식 전달에 있었다면, 현재의 변화된 연구 환경 속 원생들의 요구는 자치기구로부터 교내 사안을 전달받는 수동적 입장에 그치지 않는다. 중앙기구적 차원의 거대여론 수렴, 일방적 복지혜택은 다양하게 분화된 각자의 연구 환경 속에서 더 이상 획일적으로 적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시대의 변화와 함께 원생들은 자치기구가 중앙기구로서 거대논의에 집중하는 것을 넘어 원생 개개인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길 바란다. 이 요구에 상응하기 위해서는 온라인 매체를 통해 교내 구성원들 에게 앞서 다가가고, 직접 이들의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공간 또는 시스템 확보가 필요하다.

앞으로의 <대학원보>

지난 4월 <대학원보>가 조교 장학 개편 문제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을 때, 많은 원생들이 이메일을 통해 자신들의 고충을 털어놓으며 설문과 인터뷰에 적극적으로 응해주었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도 대학원언론의 가장 큰 역할을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이 ‘교내 소식 전달’이라고 답한 것은, 최근 우리학교의 총장선출 문제나 조교 장학 개편 문제 등 교내의 중요한 사안들이 원생들에게 제대로 전달조차 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셜 미디어가 오늘날 소통의 장으로서 기능한다 해도 원생들은 여전히 그 의견들을 수렴해 학교에 문제를 제기하고 원생들의 목소리를 결집할 원생자치기구를 필요로 한다.

설문 마지막 “<대학원보>에 전하고 싶은 말씀을 자유롭게 적어주십시오”에 대한 답변으로 약 200명의 교내 구성원들이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소식을 전달해 달라”, “원생의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집단의 대표성을 홍보해 달라”, “문제의식을 가진 원생의 목소리를 듣고 키워주는 역할을 해달라”등의 의견을 남겼다. 교내 구성원들은 ‘온라인 매체를 활용’해 ‘원생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원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교내 소식을 원생에게 전달’하는 동시에, 원생의 의견이 학교에 반영 될 수 있도록 기능하는 <대학원보>를 기대하고 있다.

이에 <대학원보>는 이메일을 통한 뉴스레터 발송을 시작으 로 <대학원보>를 원생소통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실제적 변화를 준비하고자 한다. ‘학문적 논의 및 담론 활성화’, ‘교내 소식 전달’이라는 <대학원보>의 기본 역할이 추상적 관념에만 머물지 않도록, 온라인 미디어 활용을 변화의 출발점으로 세우도록 하겠다

김유진 | beapolar0819@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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