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호 보도기획: 총장선출제] ‘총장선출제’어떻게 되어 가나

총장선출제가 난항을 겪고 있다. 우리 학교는 지난해 11월 조인원 제15대 총장의 퇴임 이후 현재 박영국 대외협력부총장 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학교라는 거대한 조직에 총 장이 없다는 것은 단순히 교내 업무가 지연되고 졸업생들이 직무대행의 직인이 찍혀 있는 졸업장을 받는단 것에 그치지 않는다. 총장이 아닌 직무대행은 교내에서 발생한 사안에 대 해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없고 현상 유지만 가능하다. 이렇게 총장선출제에 대한 논의가 1년을 넘어가면서 구성원들의 피 로감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본보는 <보도기획> 지면을 통해 총장선출제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현재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 는지 짚어보고자 한다.

총장선출제 논의,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8년 11월 제15대 조인원 총장의 퇴임을 앞두고 동년 3월 부터 교내 구성원들은 차기 총장을 어떻게 뽑을지 논의해왔 다. 4월, 대학평의원회(이하 대평의)는 총장선출제에 만장일 치로 합의했다. 이후 5월 대평의와 학교법인 경희학원(이하 법인)이‘차기 총장, 새 제도’원칙에 합의하고, 7월 한 달간 두 단체가 매주 총장선출제 관련 실무회의를 진행했다. 하지 만 8월 초 이사장과 구성원 대표단의 차기 총장선출제 실무회 의에서 협상이 결렬됐다.

11월 7일, 법인과 총장선출제를 논의하는 협의체로서‘총장 선출 범경희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가 구성됐다. 범대위는 “대평의의 총장선출안을 기본으로 수정·보완해 구성원 전체 의 단일안을 마련하겠다”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표했고, 이 후 21일 법인 이사회에서 범대위의 합의안이 의결됐다. 그러 나 11월 23일, 조인원 제15대 총장이 퇴임 후 법인의 제18대 이 사장으로 선임되고, 박영국 대외협력부총장이 총장 직무대행 을 수행하면서 총장선출제에 대한 논의는 다시 주춤했다. 이 에 올해 2월 교수의회와 대평의, 학부 총학생회 등은 법인에 총장선출규정을 공개할 것을 대자보를 통해 촉구했으나 규정 은 2월 말까지 공개되지 않았다. 구성원들의 불만이 커지는 가 운데, 3월 4일 부총장단은 전체 구성원 메일을 통해 교내 11개 자치기구에‘제16대 경희대학교 총장후보추천규정’초안을 보냈다고 밝혔다.

공개된 총장후보추천규정 초안, 그러나…

공개된 총장후보추천규정은 총장 임용을 위해 총장후보자 를 법인 이사회에 추천할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의 구성과 운영, 총장후보 추천 절차와 기준, 과정 관리 등에 관한 세부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총장 선출 과정은 크게‘총장후보자추천→총장후보자압축 →법인이사회최종선임’의 3단계로 이뤄진다. 총추위는 후보 자의 자격 요건을 검토해 총장후보지원자를 총장후보피추천 자로 추천하고, 이후 구성원 투표로 다득표한 3인을 총장 후보 로 법인에 추천하는 기구이다. 총추위는 위원장과 부위원장 각 1인을 포함한 35인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법인, 교수, 직원, 학생, 동문 대표위원 수는 각각 5, 15, 5, 5, 5인으로 정해졌다. 총장후보자에 대한 구성원 투표는 교수, 직원, 학생과 동문이 참여한다. 총추위가 선정한 총장후보피추천자 중 3인을 연기 명 하여 복수 투표하는 방식이다. 교수와 직원은 직선제로, 학 생과 동문은 학생회와 동문회에서 각 3백인 이내의 선거인단 을 구성해 간선제로 투표한다. 3인의 총장후보자가 추천되면 이사회가 그중 1인을 총장으로 선임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총장후보추천규정 초안이 공개된 이후 대 평의, 문과대학·외국어대학 교수, 총학생회 등 교내 구성원들 은 성명서 등을 발표하며 규정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 에 본보는 총장선출제와 총장후보추천규정을 둘러싼 쟁점을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문과대학·외국어대학 교수 공동성명서 에 참여한 문과대학 A 교수와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를 진행 했다.

먼저 ▲총장후보추천규정 공개가 늦어졌던 점에 대해 A 교 수는“총장선출제에 대한 기본적인 틀은 몇 년 전부터 교수의 회에서 논의돼왔던 것”이라며“총장의 퇴임이 예정되어 있던 상황에서 차기 총장 선출에 대한 논의가 여전히 진행 중이란 사 실 자체가 문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개된 규정 역시 문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법인 이사장은 총추위원 중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임명한다는 조항과, ▲초빙위원회가 초빙한 인사에 대해서는, 추천된 3인의 총장 후보와 별도로 총 추위 의결에 따라 총장 후보로 추천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 에 대해 A 교수는“구성원 투표라는 말이 무색하게 형평성에 맞지 않고, 선거를 무력화하는 독소조항”이라며, “구성원 투표 로 선출된 3인과 동등한 지위로 이사장이 새롭게 한 명을 추천 한 뒤, 이사회가 네 명 중 한 명을 총장으로 임용한다는 것인데 이는 선거를 무력화할 수 있는 조항”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본보가 지난 16일부터 3일간 국제·서울교정 121명의 원생 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에서도 총추위의 위원장을 이 사장이 임명하는 것에 대해‘부적절하다’라는 응답이 총 57.02%로, 과반수의 응답자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세부 의견으로“총장후보자를 선출하는데 투표를 해서 무슨 의미 가 있나, 결국 이사장(전 총장)이 결정권을 가진 것인데 사실 상 연임 독재”라며 해당 규정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많았다.

4월, 계속되는 논쟁

이후 총장후보추천규정은 4월 15일과 19일, 그리고 22일 진 행된 3차, 4차, 5차 대평의를 거치며 대폭 수정되었다. 정식 명 칭 또한‘경희대학교 총장 선출 규정’으로 바뀌었고 초안에서 문제가 되었던 조항 역시 수정됐다. 대표적으로 ▲법인 이사 장이 총추위 위원장과 부위원장을 임명한다는 조항은‘위원 장과 부위원장은 총추위원 중에서 호선으로 선출하고 법인 이 사장이 위촉한다’로 수정되었으며 ▲‘초빙위원회가 초빙한 인사에 대해서는 추천된 3인의 총장후보와 별도로 총추위 의 결에 따라 총장후보로 추천할 수 있다’라는 조항은 삭제되었 다. 전반적으로 법인의 역할은 축소되었으며 총추위의 역할이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4월 22일 5차 대평의에서 논의된 구성원 투표비율 조항에 대해 총학생회, 노동조합 등 일부 구성원 단체가 동의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 했다. 문제로 지적되는 사항은 대평의에서 논의된‘구성원 투 표비율’과‘투표 진행 방식’이다. 당시 대평의는 구성원 투표 반영비율을 교수(75%), 직원(10%), 학생(7.5%), 동문(7.5%) 으로 바꾸는 투표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대표들이 항 의의 표현으로 퇴장했으나, 대평의는 두 차례의 투표를 거쳐 해당 내용을 포함하는 안을 공식 채택했다.

학생 대표들은 이 상황에 대해“비밀 투표 방식의 진행, 해 당 비율에 대한 명확한 설명의 부재, 투표 당시 과반수가 교수 등 비민주적이고 불합리한 상황에서 진행되었던 것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는 대자보를 게시했다. 민주노총 전국노동조 합 경희학원지부 역시 성명서를 통해 교수의회를 비판하며 ‘범대위’를 중심으로 총장선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 장을 밝혔다.

이에 교수의회 의장단은 25일 학생 대표 측에 메일을 보내 “해당 안은 정당한 회의 절차를 거쳐 확정된 사안이므로 일단 그 결과에 근거해서 향후 일정을 진행해야 한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29일과 5월 1일에 공개한 입장문에서“대평의 회 의에서는 공식적인 논의 자체가 없었기 때문에 구성원 간 투 표 반영비율은 재논의하고 합의되어야 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범대위를 중심으로 총장선출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는 의견에 대해“대학의 주체적 역할을 담당하는 교수가 총장 선출 논의과정에 있어 1/11에 불과한 범대위는 협의체로서 규 정이나 자체 정관도 없으며 교내의 공식적인 기구도 아니다” 라며“대학의 구성원을 대표하는 공식 기구는 대평의 밖에 없 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구성원 투표 반영비율에 대해서도“국내 주요 사립대 학들은 모두 교수가 80%가 넘는 비율을 유지하고 있고, 이는 총장선거에 있어서 구성원의 역할을 고려할 때 지극히 상식적 인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구성원 투표반영비율을 교수의 회가 독선적으로 결정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해당 비율은 총동문회 평의원에서 제시한 것을 교수의회 소속 평의원들이 동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5월 2일 학생 대표들은 본관 앞에서“총장선출제 투표반영 비율을 일방적으로 제시한 교수의회를 규탄한다”라는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에 3일 부총장단은 전체 구성원 메 일을 통해“원만하고 신속한 구성원 합의 과정을 거쳐 제16대 경희대학교 총장이 선임되어야 한다”며“5월 20일까지 구성원 투표비율을 포함한 합의(안)이 이사회에 보고되어야 한다”고 5차 대평의(안)을 즉각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이 합의(안)을 논의하기 위한 임시이사회가 5월 말에 개최될 예정”이라고 전달했다.

총장선출규정은 어디로?

총장선출규정이 본격적으로 논의된 지 1년에 가까운 시간 이 흘렀지만, 이를 둘러싼 구성원간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윤 단비 서울교정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달 24일 중앙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학생 대표들과“메일과 대 자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원생들의 의견을 취합하여 전달해야 한다”라는 의견을 나누었다며, “5월 초 원생들의 의견 수렴을 위한 리서치를 계획 중에 있다”라고 밝혔다.

앞서 인터뷰한 문과대학 A 교수는“대학원생 역시 학교의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어야 하고, 그러려 면 학교 일에 관심과 애정을 갖고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 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희대학교는 18일이면 개교 70주년을 맞는다. 앞으로 경희의 미래를 선도할 총장선출제에 대해 경 희인 모두의 관심과 소통이 필요한 5월이다.

류제원 | jewonryu@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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