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5호 사설]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기업들이 있다. 그들이 성공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해외 기업의 성공 요인 중 몇 가지는 특별히 더 주목을 받기도 한다. 가령 수평적인 근무조직이나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것처럼 보이는 복리후생 등을 들 수 있다. 기업과는 다른 조직인 대학원에서도 이러한 환경은 매력적이다. 연구와 프로젝트가 잘못되더라도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스템이나, 시야를 넓혀줄 수 있는 다른 학문과의 교류 등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이 그러하듯, 대학원에는 이러한 문화가 없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학원’의 문화라고 말할 만한 것이 없다. 원생만의 고유한 문화, 연구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들 모두가 항유하는 문화가 없다. 우리는 ‘경희 정신’을 공유한다고 말하지만, ‘창의적인 노력’과 ‘건설적인 협동’으로 ‘독창적 연구능력을 함양’하고자 하는 구성원은 어디에도 없다.
물론 대학도 대학을 운영하는 나름의 목표는 있을 것이다. 그 목표가 대학의 ‘교육목표’를 도외시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경제 원리를 기반에 둔 효율적인 학교예산운영과 외부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본질적 목표인 것처럼 대학은 행동한다. 물론, 외부에서 보기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할 수 있다. 일정 수준 이상의 연구 성과를 만들어 내고 연구자를 양성하고 그 과정에서 비용도 아꼈다고 하면 대학 운영이 잘 굴러가는 것이고, 그것으로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허울뿐인 목표 밑에서 성과만으로 결과를 논한다면 대학원은 논문을 찍어내는 공장과 다를 것이 없다. ‘문화 세계의 창조’를 교육이념으로 걸어둔 대학이 그 대학만의 문화도 창조하지 못 한 채 논문공장으로 전락해 버린다면 그만큼 부끄러운 일도 없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만의 문화를 만들고, 그것에 대해 고민해야 할 때다. 학교의 운영자들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구성원이 이룩한 문화들이 새로운 정신적 소득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보살펴야 할 것이다. 학교의 교육이념과 철학이 수치화된 평가보다 우선되고 그 문화가 구성원들 모두가 누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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