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호 사설] 효율의 딜레마

대학원은 안정적인 공간이어야 한다. 원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위해 투자하기 위한 곳으로 대학원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어느 집단이나 불안한 곳은 오래갈 수 없겠지만, 대학원은 특별히 더 안정성이 있어야 하는 곳이다. 대학의 안정성은 결국 대학의 명성과 연결될 것이다. 원생도 교수도 오고 싶어 하는 대학이 된다면 대학의 안정성은 자연스레 따라오게 된다. 그러나 명성은 얻기가 어렵다. 노력과 결과는 항상 비례하지 않는다.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또 다른 방법은 효율이다.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고 이득을 극대화한다. 갑자기 교육기관의 이득이 늘어날 수는 없으니 지출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출을 줄이기 위한 행동은 원생들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것처럼 느껴
진다.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 학교의 구성원 중에서 가장 권력이 없는 부류이기도 하지만, 원생이란 지위가 가지는 아이러니 때문이다. 원생들은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을 내고 들어온다. 동시에 안정적인 연구를 위해 학교의 재정적인 지원이 있어야
하는 부류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는 원활한 운영을 위해 가장 쉬운 방법으로 원생들을 쥐어짠다. 어제는 그냥 주던 걸 오늘은 주지 않고 내일은 뺏을 예정이다. 그럼에도 부족한 학교 운영에 원생들은 연구에 제대로 집중하지 못한다. 그렇게 원생들을 위한 복지는 점점 줄어든다. 대학의 불안정성이 원생들에게 전가되는 것이다.
공동체의 관점에서 어느 정도 희생은 개인에게 요구할 수밖에 없다. 공동의 목표가 있다면 그것을 이루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지속 가능한 교육을 위해선 지금의 어려움을 모두가 부담해야 하는 것이 대학 입장에선 정답일 수도 있다. 하지만 원생들의 관점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원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대학원에 들어온 것이지 대학원의 미래를 위해 온 사람들이 아니다. 돈을 받기만 하고 돌려주지 않을뿐더러 거기에 그 상황을 감수할 만한 가치도 없다면 그 대학을 다니고 싶어 할 원생은 없을 것이다. 실제 대학의 운영은 더 복잡할 것이다. 외부적인 요인도 영향을 끼칠 것이다. 이런 사정을 십분 양보한다고 해도 보는 사람에 따라 대학의 행동은 고리대금업자처럼 보일 수도 있다. 대학원은 좀 더 구성원들의 감정을 살피고 오해를 막고 대화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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