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호 보도기획: 조교 장학 제도] 험난한 조교 장학 제도 개편

지난 2018년 11월 30일 교육부는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되어 있는 대학원생 조교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대학원생 권익 강화를 위한 대학원생 조교 운영 및 복무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이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은 “서면협약 체결”, “ 관리·감독 책임”,“ 업무 범위 제한”, “ 학업·연구권 보장”, “ 부당업무 거부권 보장”, “ 인격권 보장”, “ 공정성·투명성 보장” 이상 7가지로 분류된다. “학업·연구권 보장”의 구체적인 내용으로 “조교 복무시간은 학업·연구권 보장을 위해 가급적 주 20시간 이내로 권장하되, 대학 및 조교의 여건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하도록 명시돼 있다. 교육부로부터 이 가이드라인을 수신한 학교는 권고 내용을 따라서 조교 장학 제도를 변경했으며, 본교도 예외는 아니었다.

이번 <보도기획>에서는 2019학년도부터 변경·적용된 조교 장학 제도 내용과 변경 절차에 대해 알아보고, 이 개편안이 가이드라인의 본래 취지에 초점을 잘 맞춰 실효성 있게 작용하고 있는지 파악해보고자 한다. 이에 대한 원생들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해 국제·서울교정 재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3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이메일을 통해 실시했으며 총 488명(국제교정 186명, 서울교정 302명)의 원생이 설문에 응답했다. 또한 현재 조교 장학금을 받는 원생들과 인터뷰 및 설문을 진행했고, 국제교정 교무처를 방문해 조교 장학 변경 내용과 절차에 대해 들어봤다.

조교 장학 제도 변경 · 적용

본교는 2019학년도부터 변경된 조교 장학 제도를 적용·시행하고 있다. 근무 시간에 따라 기존 S형(주 40시간), A형(주 32시간), B형(주 24시간), C형(주 16시간)으로 구분됐던 조교 유형이 제Ⅰ형(주 14시간)과, 제Ⅱ형(주 7시간)으로 변경됐다. 마찬가지로 장학금액도 S형(장학금 500만원+월 30만원), A형(500만원), B형(375만원), C형(250만원)에서 제Ⅰ형(364만원)과, 제Ⅱ형(182만원)으로 축소된 상황이다. 이외에도 부서장 재량에 따른 권장사항이었던 출근부 작성이 필수 항목으로 변경됐다. 또한 한시적 기타유형이 국제교정에 한해 개설 됐는데, 질적·양적으로 특별하게 구분되는 업무를 하는 학과에서 최소한의 조교 인원에게만 변경된 제도 내에서 추가 장학금을 지원하는 유형이다. 이는 2019학년도 1학기에만 적용이 되고, 이후 2학기부터는 다시 제Ⅰ형, Ⅱ형으로만 운영될 예정이다.

국제교정 교무처는 이번 조교 장학 제도의 변경에는「대학원생 권익 강화를 위한 대학원생 조교 운영 및 복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제도 변경 적용 및 시행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받은 것과 그 이전부터 점차 조교들의 근무 시간 및 장학금을 축소해나가던 경쟁 사립대학들의 추세가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변경안의 근무 시간과 장학금액도 주변 대학의 수준을 조사·비교하여 책정했다는 것이다. 학교는 올해 3월까지 조교 복무협약서 체결 현황을 파악해 교육부에 제출해야하는 상황이었다. 때문에 짧은 기간 안에 수차례 회의를 진행해야했고 단기간에 진행된 장학 제도 변경으로 인해 원생들의 불만을 샀다. 제도 개편 과정에서 원생의 대표성을 띠는 총학생회가 회의 참여를 통해 원생들의 목소리가 반영됐는지 여부에 대해 알아봤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실제로 여러 차례 회의가 있었으나 그 자리에 국제·서울교정의 총학생회가 회의에 참석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이 일
치하지 않거나 확인할 수 없었고, 원생들의 의견이나 동의가 개정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알기 힘들었다. 제도 변경이 쫓기듯 진행되면서 학교와 원생간의 정보 전달 및 소통뿐만 아니라 조교들 사이에서의 소통 또한 어려웠던 탓에 국제교정 물리학과와 화학과 조교들이 파업을 선언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위와 같은 상황에 대해 국제교정 교무처 관계자는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제도의 변경과 시행이 이뤄졌다면 어느 정도 완충의 효과가 있었을 텐데 그렇지 못한 상황에 대해 안타깝다”는 의견을 표했다.

원생들이 바라는 조교 장학 제도

설문에 따르면, 조교 장학 제도의 변경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1%가 ‘알고 있다’고 답했으며, 49%가 ‘모른다’고응답해 제도 개편의 이유에 대한 인지 여부가 원생의 절반 정도에 머무르는 것을 알 수 있다. 조교 장학 제도의 변경 이유를 알게된 경로에 대해서 묻는 질문에서는 ‘주변원생을 통해(41%)’, ‘학교로부터 연락을 통해서(35%)’, ‘직접 찾아봄(18%)’, ‘ 기타(6%)’순으로 응답했다. 또한 조교 장학금을 지원 받는 원생 중 부족한 학비는 어떻게 충당 하는지 묻는 질문에서 ‘부모님 및 가족 지원’이 3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연구실 인건비(25%)’,‘ 학자금 대출(20%)’,‘ 아르바이트/일(18%)’,‘ 외부장학금(4%)’,‘ 기타(2%)’순으로 답했다. 대부분 원생들은 부족한 학비를 부모님 및 가족의 도움을 통해 해결하고 있었다.

변경된 제도에 대해 조교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에서는 “조교의 공식적인 근무시간은 줄었지만 실질적인 업무시간과 업무량은 변화가 없어서 힘들다”는 답변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업무 시간과 장학 금액에 대해서 구체적인 수치가 적용이 된 것처럼, 업무 내용에 대해서도 학과마다 갖고 있는 특성에 맞춰서 보다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이 필요해 보인다. 또한 “원생과 관련된 제도에 변화가 있다면 원생들과 협의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와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 장학금을 마련하기에 힘들었다”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이를 통해 조교 장학 제도 변경 절차와 변경 내용 고지 시점에 대한 불만과 문제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한정된 시간 안에서 조급하게 진행된 제도 변경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급하게 행정처리가 필요한 경우가 있었는데 조교님이 안 계셔서 출근하는 날까지 기다렸다가 그 이후에 일을 처리할 수 있었다”, “ 수업과 관련해 조교님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근무하시는 날이 아니라서 연락하기가 죄송했다”등 조교의 근무일이 축소돼 생긴 행정적 공백으로 인해 업무 처리가 늦어지거나 조교와 연락이 필요한 상황에서 불편함을 호소하는 원생들의 답변도 있었다.

빗나간 대학원생 권익 강화 방안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은 대학원생의 권익 강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서의 역할을 목표로 한다. 가이드라인은 각 대학별로 용이하게 협의해 활용하는 것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학교·학과별로 어느 정도 자체적인 조정이 가능하지만, 그것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는 상황을 취재 과정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학과에 따라 조교의 근무 형태나 내용이 상이한데 실정에 맞춰 운영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계속해서 혼란과 분쟁을 낳을 수밖에 없다.

교내 기획조정처는‘조교 TF(Task Force)팀’을 구성해서 조교업무의 전반적인 부분과 변경된 조교 장학 제도를 진단해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정해서 적용해보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이러한 교내 각계각처의 노력이 원생들과 각진 부분 없이 맞닿아 있기를 바라며, 변경된 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고 조교들에게 개선된 근무 환경과 처우를 보장하는 온전한 모습이 되길 기대해본다.

강가람 | pianist_kgr@khu.ac.kr

작성자: khugnews

이글 공유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