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4호 취재수첩]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기를

지난 3월, 물리 및 화학과 조교들의 파업 선언이 담긴 대자보가 교내 곳곳에 붙었다. 대자보에는 갑작스러운 장학금 삭감 통보, 조교의 업무 강도를 고려하지 않은 장학금의 책정 등의 문제가 언급되어 있었다. 그들은 직접적인 대화를 원했고, 조교 장학 관련 정책 회의 시에는 조교들과 함께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 교육부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의 주요 내용 중 하나인 “공정성·투명성 보장(대학원생 조교의 운영은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조교 운영과 관련된 분쟁 발생 시 조교 운영 부서 및 책임자 등은 분쟁 해결에 필요한 정보를 공개)”에 대한 부분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고 원생들 대부분은 판단했고 분노했다. 후에 물리 및 화학과 조교 대표자는 부총장, 교무처장, 응용과학대학원장, 응용물리학과장과 함께 회의를 가졌고 입장문을 재발표했다. 학교에서는 사과 및 제도 개선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지만 원생들에게는 원활한 전달이 이뤄지지 않아서 오해가 발생하게 됐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는데, 그간 ‘원활한 전달’, ‘소통’이 어려운 일이었던 불통의 관계를 생각해보면 이는 언제나 아쉬운 부분이다.

조교의 근무 시간과 장학금에 대한 내용은 조교 장학의 신청 여부를 다르게 할 수도 있는 민감하고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원생들이 조교를 지원하기 전에 미리 공지가 필요했던 부분이고, 적어도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라도 알 수 있어야 했다. 이미 근무를 한 지 한 달 이상이 지난 상태에서 개편안 소식을 들은 조교들은 선택의 여지마저 박탈당한 기분을 느껴야만 했다. 조교 장학 제도에 대해서 한 학기 내지는 1년의 기간을 두고 변경이 이뤄졌다면 조교들에게 이토록 인정하기 어려운 일이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원생들의 의견을 묻고자 실시했던 설문조사에서 받은 주관식 답변들을 확인했을 때는 그저 하염없이 안타까웠다. ‘등록금 전액을 받는 것으로 알고 조교 지원을 했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다’며 억울함을 토로하는 답변부터 ‘어차피 이런 설문조사를 해도 의견이 반영되지 않을 거 아는데 뭐하러 하냐’라는 무기력함에 빠진 원생 의견까지 하나하나 빠짐없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변경된 조교 장학 제도 시행에 있어서 우리는 대학원생의 권익과 연구 생활을 보호하고 개선하고자 만들어진 가이드라인의 본래의 취지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쇠뿔을 바로잡으려다 소를 죽이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원생은 학교가 제공하는 연구 중심 환경 속에서 학업의 빛을 발하고, 학교는 연구 성과와 인재를 통해 빛이 나는, 서로가 서로를 밝히는 빛이기를 바란다.

강가람 | pianist_kgr@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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