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호 취재수첩] 원생자치기구의 위기

원생자치기구의 위기는 우리 학교뿐 아니라 대부분의 일반대학원이 맞이하고 있는 현실이다. 원생자치기구가 원생들의 관심에서 벗어나는 원인은 원생과 자치기구간의 소통부족 문제, 자치기구의 홍보 부족 문제, 자치기구 사업의 실효성 부족 문제 등이 있겠지만 다수의 자치기구가 동시에 위기를 맞이하는 것이라면 그 속의 구조적 문제 또한 생각해봐야 한다.

이번 호 보도기획의 주제는 “연구환경의 변화와 학단협의 변화”이다. 자치기구 중 학술단체협의회(이하 학단협)에 집중해 구조적 문제를 살펴본 이유는 원생들의 연구지원에 가장 맞닿아있는 사업을 하는 곳이 학단협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원은 학부와 다르게 연구를 위한 목적성이 뚜렷한 공간이다. 따라서 원생들이 대학원 자치기구에 바라는 가장 큰 요구사항은 연구 활동 지원과 관계된 것이고 학단협은 연구환경의 변화에 따라 원생들이 바라는 연구지원의 변화를 가장 잘 인지할 수 있는 단체였다.

거대 담론이 학계를 지배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의 연구는 작은 논의를 미시적 접근을 통해 심화시키는 경우가 많다. 학문 간 융합을 통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인재상이 유행이지만 신진연구자에게 있어 그보다 중요한 것은 한 분야의 전문성을 먼저 확보하는 일이다. 이와 같은 연구환경에서 원생들은 과 단위, 실험실 단위에서 연구를 진행하는 데 익숙하다. 과거 학단협이 중심적 위치에서 학문 소통의 장으로 기능했다면 현재 학단협은 새로운 방식에서 개별 연구자에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

보도기획을 진행하며 미래의 자치기구는 어떤 형태가 될지 상상해보았다.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유튜브나 페이스북과 같은 플랫폼을 제공하면 사용자들이 필요에 따라 각자 활용하는 방식처럼 미래의 자치기구가 적극적인 정보, 복지 제공자의 위치를 벗어나 플랫폼화되지는 않을까. 변화의 과도기에서 원생자치기구가 고민해야 할 지점은 이 부분이다. 시대의 흐름, 연구환경의 변화를 고민 없이 따르다 보면 자치기구가 경제적 논리에 지배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학문의 자유, 원생의 권리증진 운동의 기조 위에 탄생한 원생자치기구는 시대의 변화에서도 지켜야 할 것이 있다.

하반기 보도기획으로는 “대학원보 점검” 기사가 예정돼있다. 원생자치기구의 위기는 대학원보 또한 원생의 관심 하락과 함께 내부적으로 절실히 느끼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치기구의 ‘위기’라는 표현은 자치기구의 입장을 대변한다. 원생의 입장에서 자치기구의 위기는 변화에 대한 요구이다. 원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자치기구가 되기 위해 계속해서 자치기구의 의미를 되짚는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다.

suam3480@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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