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호 리뷰: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 Welcome To My Home!

특별함은 매일의 매 순간에 숨어있다. ‘삶이란 무엇인가’를 설명하고자 할 때 거창한 수식과 원대한 꿈을 떠올리지만 우리가 매일을 살아가는 그 자체인 일상생활이야말로 삶의 모든 것을 속속들이 꿰어 비추는 거울이 아닐까? 어제와 오늘의 사소한 행동들이 모여 삶을 구성하고, 소소한 생활 속에서 꿈과 미래가 만들어진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진행 중인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에서도 소소한 일상 속에서 특별함을 찾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를 느낄 수 있다. 총 8개의 방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유화부터 벽화, 도자기, 조각에 이르기까지 에바 알머슨의 작품 150여 점이 준비된 세계 최대 규모이다. 서울을 주제로 한 신작들과 함께 제주 해녀를 소재로 한 해녀 프로젝트방에서 한국을 향한 작가의 애정을 느낄 수 있다.

‘Home’

에바 알머슨의 집에 초대를 받았다. 집을 구경하다보면 그녀를 조금은 더 알게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솟구친다. 역시나 행복의 기운이 묻어있는 동글동글한 얼굴이 옅은 미소와 함께 나를 맞이한다.
모든 것이 급변하고 자극적인 현대생활에서 집이란 지친 기운을 위로해주는 안식처가 되는 곳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있어서 집이란‘그림’이기도 하다. 피난처가 필요할 때마다 돌아갈 수 있는 곳, 그곳에서 그녀는 자유로이 감정을 표현하고 완결함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집에 초대되어 그녀와 나누는 이야기는‘안식’그 이상의 깨우침을 주기에 무리가 없다.
첫 번째 방은 그녀의 자화상으로 꾸며져 있다. 신기하리만큼 그녀는 모든 작품 속에서 행복한 미소를 띠고 있다. 그녀의‘미소’가 행복을 끌어내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인지 의심이 들었지만, 작품을 통해 우리 마음 속의 꽃을 이끌어 내려는 그녀의 신념을 따르다보면 행복한 미소가 진정한 내면에서 오는 것임을 알 수 있다. 첫 작품 <활짝 핀 꽃>이 그녀의 집으로의 초대와 환영을 알린다.

‘엄마는 해녀입니다’

알머슨은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잡지를 통해 우연히 해녀를 처음 접했을 때 무언가 아주 강력한 느낌이 들었다고 한다. 야생의 아름다움과 같은 해녀들의 용기에 매료된 것이다. 그 마음이 계기가 되어 그녀는 제주도에 사는 해녀 삼대의 삶을 풀어낸 동화책 『엄마는 해녀입니다』의 삽화 작업을 맡았다.
멀티미디어관인 여섯 번째 방은 영상으로 이 책을 읽어주며 관람객들과 이어질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졌고, 바로 이어진 일곱 번째 방은 동화책의 줄거리와 함께 삽화들을 실물로 볼 수 있도록 했다. 해녀를 그려낸 그녀의 작품을 통해서 독립성, 자연에 대한 존중, 욕심을 내려놓는 지혜 등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가치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다.
<행복을 그리는 화가, 에바 알머슨 展>은 오는 3월 31일까지 진행되며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도슨트, 오디오 가이드를 이용하면 보다 풍부한 내용의 관람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봄을 시샘하는 추위가 가시지 않아서 움츠러들던 몸이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는 길에는 한결 온기가 더해진 마음으로 편안해지는 듯 했다. 오늘은 참 특별한 하루인 것 같다. 오늘을 살고 있는 ‘나’, 사회 속 또 하나의 작은 사회인 ‘가족’, 나와 가족을 둘러싸고 있는 ‘자연’, 이 모든 것은 ‘일상’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오늘도 서두름 없이 나의 삶의 한 페이지에 조심스레 스며들고 있기에.

강가람 | pianist_kgr@naver.com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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