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호 특강취재: 다중지성의 정원, <사회학자가 보는 현대미술>] 우리가 사는 사회, 세계와 무관하지 않은 예술

다중지성의 정원은 지난 1월 8일부터 총 8주에 걸쳐 <사회학자가 보 는 현대미술>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특강은 현대미술과 사회학 입문자들을 위한 강의로 네 명의 영향력 있는 사회학자들의 세계관과 예술관을 이해하고자 기획됐다. 본 강연은 1강- 2강 <랑시에르가 보는 현대미술>, 3강-4강 <바디우가 보는 현대미술>, 5강-6강 <랏자라또가 보는 현대미술>, 7강-8강 <니클라스 루만이 보는 현 대미술>로 구성됐다. 지난 2월 12일에는 신현진 강연자가 <랏자라또가 보는 현대미술>이라는 주제로 다섯 번째 강연을 시작했다. “미술관에 진열된 작품이 모두 아름다운가?”,“ 비전문가가 예술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는 일은 왜 어려울까?”강연자는 이전 강연의 내용에 이어, 미술에 대한 사회학자의 의견을 들어야하는 이유에 대해 질문하며 시작했다. 사회학자들은 오늘날의 세계가 어떻게 구조(構造)되었는지,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는 양상은 무엇인지 고민하는 이들이다. 강연자는 그렇기 때문에 이들이 거론하고, 이들의 논리를 반영하는 예술을 통해 예술이 어떻게 작동하는 가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술가는 전문가인가 – 근대 이후 경제관점에서 본 인간 주체성의 변화
강연자는 마우리치오 랏자라또(Maurizio Lazzarato)의 이론을 살펴보기에 앞서, 근대 이후 칼 마르크스(Karl Marx), 헤롤드 퍼킨(Herold Perkin),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 미셸 푸코(Michel Foucault)의 경제관점에서 본 인간 주체성 변화를 설명했다.
마르크스는“인간주체성은 노동으로 실현된다”며“노동과 인간은 같다”고 했다. 노동자에게 있어서 자신의 노동은 부를 축적하는 유일한 수단이지만 자본주의는 노동을 소외시키고 노동을 착취한다. 그렇기 때문에 마르크스는 혁명으로 자본주의가 타도될 것이라는 말을 했다.
퍼킨은“전문가의 시대가 도래 했다”며 전문가의 정의를 설명했다. 퍼킨이 말하는 전문가는 “첫째, 높은 수준의 지식과 기술, 경험을 체계적으로 조직하고 체득하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 둘째, 특정 분야의 지식 및 기술에 대한 위세(권위와 지식의 독점)를 보장 받는 이들, 셋째, 성직자와 의사, 교수들, 넷째, 사회로부터 자율성(독립성)을 가진 이들, 다섯째, 그들만의 독특한 직업조직, 직업윤리, 직업문화를 형성한 이들, 여섯째, 해당 전문 분야의 질적 수준을 내적으로 결정한 이들”에 해당하는 자들이다. 벤야민은 예술창작에 관해“전문가로서의 학습을 근거로 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적인 것이 되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능력(노동)이 된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 시대의 예술가는 전문가가 아니라는 것이다.
대량생산·소비 체제가 몰락하고, 3차 산업 위주의 신-경제 체제인 포스트 포디즘으로 전환되며 노동자 스스로 자유를 가진 인간적 대우 요구를 시작했다. 소비 양상의 변화와 중산계급이 증가하며‘주체적인간’으로 발전한 것이다. 주체적인간의 등장으로 푸코는 경제인간에 대해 말했다. 경제인간이란 경제이론이 사고의 준거 원리가 되고, 개인은 자신을 1인 기업가로 여기는 기업가적 정신을 장착한 인간을 뜻한다. 강연자는 경제인간에 대한 예로 무라카미 다카시를 소개했다. 그는 일본 전통 목판화의 장인이기도 하지만 예술을 대중화 시키고자 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이렇게 다카시의 예술활동과 자본이 맺는 관계를 통해 경제인간의 한 예를 볼 수 있다.

자율주의 노동운동(autonomia) 철학자 – 마우리치오 랏자라또
비물질노동은 이탈리아 출신의 사회학자이자 철학자인 마우리치오 랏자라또가 발전시킨 개념이다. 비물질노동이란 이전의 정신적 노동과 유사한 것으로, 보통‘노동’이라고 정의되지 않는 일련의 활동과 관련을 갖는다. 달리 말하자면 이런 종류의 활동은 문화적 그리고 예술적인 기준자, 패션, 취향, 소비의 규범 그리고 좀 더 전략적으로는 여론을 정의하고 고정하는 일과 관련한다. 비물질노동의 사이클은 제품의 생산, 구매, 소비(또는 문화 활동),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경제 생산물에 대한 자신과 주변 사람들의 경험을 토대로 인지한 것을 피드백한 다음 생산 결정으로 구성된다.
강연자는 다른 사람의 코멘트를 가지고 제3자가 다시 코멘트하는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이 영상은 인지자본주의 매커니즘을 보여주는 예시로 소비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라 소비를 통해 타인과의 관계가 형성되는 것을 보여준다. 즉 문화 형성에 영향을 주고 생산과 소비 사이의 새로운 관계가 탄생한 것이다. 삶과 경제 그리고 문화와의 경계성이 사라졌고 부르주아 계층과 그들 자녀 특권층에 국한 되었던 정신노동이‘다중지성’으로 정의되었다.
안토니오 네그리(Antonio Negri)와 마이클 하트(Michael Hardt)에 따르면 다중이란 각자의 평등한 가치를 타협하는 민주적인 주체이다. 경제적으로는 사회 영역이 자본에의해 실질적으로 포섭되어 사회구성원 전체가‘사회노동자’로 전화된 조건을 대변한다. 이는 인지 자본주의적 환경에서의 노동자나 관객의 맥락, 관객의 참여, 예술에서의 창작과 수용의 역할을 모두 맡은 관객과 비슷하다. 이러한 조건 아래에서 사회구성원은 자신의 정체성을 동일시 할 공동체를 갖지 못하는 대신 취향과 이해관계 등에 따라 일시적인 집단을 구성한다.
강연자는 다시 랏자라또의 이론으로 돌아와 비물질 노동자의 인지가 가진 잠재성 구성주의와 경험적 인식론 시점에 대해 설명했다. 랏자라또의 철학은 노동자라는 주체와 주체의 인지 문제가 근간이 된다. 여기서 랏자라또가 말하는 주체란 신 모나돌로지(monadology)로, 빌헬름 라이프니츠(Wilhelm Leibniz)의 단자론과, 질 들뢰즈(Gilles Deleuze), 장 타르드(Jean Tarde)의 이론에 영향을 받았다. 라이프니츠가 말한 모나드(단자)는 절대적으로 분해 불가능한 실체적인 단일체이다. 이는 양자이론의 원자와 유사하며 보편적으로(generic) 일치하는 내부적 질에 의해서만 구별될 수 있다. 들뢰즈는 세계란 혼 안에 현실화하고 신체 안에 구현하는 가능태(감정태)라는 것이 창조되어야만 한다고 말했다. 그 표현은 외부에 있지 않고 신체 의 기계적 배치에서 실효화 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타르드는 모나드의 작용양식을 개인들 사이의 사회적 상호작용에 중점을 두고 살피며, 사회는 사회적 상호작용의 종합이라 했다. 랏자라또는 모나드 개념을 가져오되 욕망, 믿음, 지각, 기억을 가직 특이성을 갖춘, 잠재성을 가진 존재로 노동자를 상정했다. 다시 말해, 사회는 개별적 뇌의 종합이거나 뇌의 특이성과 다양성을 융합하고 추상화한 하나의 초월적 전체가 아닌, 정동(情動)적 관계의 접속과 이접의 신체적 정신적 관습의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이 네트워크는, 공통적인 것을 절취하면서 가치를 축적한다.

주체와 변증법, 두 개의 개체화
변증법은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이원론을 토대로 하는 해결방법론이다. 랏자라또는 라이프 니츠와 들뢰즈의 이론을 극복하고자 변증법을 사용했다. 변증법을 통해 극복한다는 것은 기존의 조건에서 선택이 아닌 새로운 것을 들여올 기회로 보는 것이다. 변증법은 무엇이 옳다는 것을 관념 안에서 해결하는 것이지 둘 중에 하나를 골랐을 때 결과적으로 따라오는 현실에서의 주체를 해결해주지 않는다. 제3의 것이라는 담론들은 변증법으로 해결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데에서 출발하는 포스트모던, 해체주의, 존재론적 전환을 반영한다. 개인(분자 단위 모나드)은 스스로 무엇이 옳고 무엇을 우선하는가를 성찰하고 판단하며 책임을 갖는다. 진리라는 권위에 숨었을 때는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지만, 현실의 제3의 것을 생각했을 때는 발명의 책임과 다른 모나드와의 협력이 따른다. 이것을 집단적 뇌, 집단지성, 다중지성이라 칭한다.
강연자는 약 2시간 동안 이전 강의 내용들을 환기하며 랏자라또의 비물질 노동과 다중에 대해 설명했다. 이는 사회학자가 현대미술을 바라보는데 있어서 그의 이론 형성 과정과 근거들을 살펴보는 시간이었다. 현대미술을 바라봄에 있어 사회학자의 시선(이론)을 통해 보는 것은 작품을 이해하는데 있어 충분한 도움이 될 것이다. 강연은 주 1회 열리며 다중지성의 정원 홈페이지(http://daziwon.com)를 통해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

김유진 | beapolar0819@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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