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3호 과학학술: 5G 통신 기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네트워크, 5G 통신 기술

최근 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또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하여 많은 사람들이 기대감과 함께 사회의 변화에 대한 두려움도 가지고 있다. 본보에서는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무엇이고 이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어떻게 될 것인지 살펴본다.

이동통신 기술의 진화

19세기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이 전자기파의 성질을 규명하고, 마르코니(Guglielmo Marconi)가 무선 통신을 성공한 이래로 20세기는 레이더, 전화, TV 등 수많은 관련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왔다. 또한 20세기 초 양자역학 분야의 발전으로 전자와 광자의 이해를 통해 20세기 중반 반도체 분야가 싹텄고, 이를 통해 트랜지스터를 활용한 여러 가지 아날로그 회로와 디지털 논리 회로의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무어의 법칙에 따라 트랜지스터의 집적도는 18개월에 2배씩 높아졌고 고집적 전자 소자들은 20세기 후반 정보화 혁명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변화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통신 기술은 여러 계층의 기술들로 나누어져있다. 응용 계층은 실제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을 다루고 있고, TCP/IP(Transport Control Protocol/Internet Protocol) 계층은 통신 기능단의 주소에 따라 송신단과 수신단 사이에 경로를 결정하는 계층이다. 그 아래로 MAC(Medium Access Control) 계층과 PHY(Physical) 계층이 존재한다. 여러 가지 통신 방식들은 MAC 계층과 PHY 계층이 다르기 때문에 이들에 따라 구별할 수 있으며, 이동통신 방식들도 이들 계층의 차이에 의해서 구별이 된다.
우리가 셀룰러 이동통신이라고 부르는 1세대 이동통신은 1980년대에 소위 벽돌폰이라고 일컫는 아날로그 핸드폰으로부터 시작하였다. 1990년대에는 2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디지털 통신 기술이 적용되었고,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2000년대에 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기술이 본격적으로 상용화되어 WCDMA와 CDMA2000 이동통신 기술이 경합하였다. 우리나라에서 4세대 이동통신 기술로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WiBro(Wireless Broadband) 시스템 개발이 진행되었으나 LTE(Long- Term Evolution) 기술에 밀려 4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LTE 또는 LTE-A(LTE-Advanced) 기술로 통일되었다.
이동통신 기술은 디지털부와 아날로그부로 나뉠 수 있다. 디지털부에서는 디지털 신호 처리가 이루어지고, 아날로그부에서는 0과 1의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고 높은 주파수로 변조해서 최종단의 안테나를 통해 전자파로 송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전자파의 진동은 사인(sine) 함수로 표현할 수 있는데, 사인 함수는 주어진 주파수에 진폭과 위상 정보를 담고 있어서 여기에 정보를 실어 전달한다. 하지만 무선 채널 환경은 전자파의 신호 감쇠, 반사, 회절, 흡수 등의 여러가지 요인들과 함께 단말이 움직이는 경우 발생하는 주파수의 변화 등 채널 특성의 변화가 많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채널을 추정하는 기술과 신호의 에러를 복구할 수 있는 코딩 기술이 필요하다. 20세기 중반에 클로드 샤논(Claude Shannon)은 정보 이론을 정립하여 채널 특성이 주어졌을 때 얻을수 있는 최대 용량에 대한 이론을 제시하였다. 수많은 이동통신 연구자들은 이론적인 한계를 달성할 수 있는 코딩 기술 개발에 매달렸고, 현재 터보 코딩(Turbo Coding), 저밀도 패리티 코딩(Low Density Parity Coding) 등의 관련 기술들이 개발되어 있다.
4세대 이동통신은 수 ㎓ 대역의 주파수에 신호를 실어서 보내며, FDM(Orthogonal Frequency Division Multiplexing) 기술을 사용해서 여러 주파수의 신호를 모아서 신호 처리를 한 뒤, MIMO(Multiple Input Multiple Output) 기술을 사용해서 최대 4개까지의 안테나를 활용하여 여러 개의 데이터 스트림을 동시에 전송한다. 4세대 이동통신에서는 20㎒ 대역을 기본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1㎐의 주파수 자원을 활용하여 6bps(bit per second)의 정보를 보내는 경우 한 개 스트림은 최대 120Mbps(= 20㎒×6bps/㎐)의 무선 용량을 얻을 수 있고, 최대 4개 스트림이 동시에 전송될 수 있다고 할 때, 480㎒의 무선 용량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시스템에서는 무선 채널 추정을 포함한 여러 가지 오버헤드들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20㎒ 주파수 자원을 활용하여 최대 300Mbps까지의 무선 용량을 얻을 수 있다. 또한 LTE에서는 무선 정보를 처리하는 단위 시간에 해당하는 프레임의 길이가 10㎳(millisecond)로 고정되어 있어 지연 시간을 아무리 줄이더라도 10㎳의 배수가 될 수밖에 없다.

5G 통신 기술의 원리

5세대 이동통신은 4세대 이동통신과 어떤 점이 다를까? 활용하는 자원이 많이 늘어났다는 점과 시스템의 유연성이 커졌다는 측면으로 요약해볼 수 있다. 이동통신 시스템에서 자원이라면 주파수 자원과 시간 자원, 안테나 자원으로 구분해볼 수 있다. 하지만 시간 자원을 늘릴 수는 없기 때문에 주파수 자원과 안테나 자원을 늘리는 것이 용량 증대 역할을 할 수 있다. 시스템의 유연성 측면은 시간 자원, 주파수 자원, 안테나 자원을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수십 Gbps의 용량을 수 ㎳의 낮은 지연으로 서비스 받을 수 있다.
많은 주파수 자원들은 기상 관측, 군사용 레이더 등의 다양한 용도로 이미 점유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파수 자원을 추가로 확보하려면 사용하지 않는 주파수 영역을 찾아야 하는데, 5세대 이동통신 표준 기술인 5G-NR(New Raio)에서는 수십 ㎓ 주파수 영역까지 이동통신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가용 주파수 자원을 확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3.42㎓에서 3.7㎓ 사이의 280㎒ 주파수 자원과 26.5㎓에서 29.5㎓ 사이의 3㎓ 주파수 자원을 5G 주파수 자원으로 지정해놓고 있다. 이 경우 국내 통신 3사가 각각 활용할 수 있는 주파수가 1.1㎓ 정도 되는데, 4세대 LTE-A에서 20㎒ 자원 3개를 사용하는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20배 정도 주파수 자원이 늘어났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사용되는 주파수 자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단순히 비례하는 용량 증대를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사용되는 주파수에 따라 전송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 5G 주파수의 경우, 3.5㎓ 대역은 LTE와 비슷한 대역의 채널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어디서나 기지국과 통신을 하는 것이 가능하다. 하지만 28㎓ 대역의 경우 직진성이 강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위치에 따라 채널 변동이 커질 수 있고 음영지역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서 제한된 환경에서의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5세대 이동통신은 4세대 이동통신보다 훨씬 많은 안테나를 사용한다. LTE에서는 4개의 안테나를 활용하고 있는데, 5세대 이동통신 기지국에서는 수십에서 수백개의 안테나를 활용한다. 안테나를 많이 사용하면 이론적으로는 그에 비례하는 용량 증대를 달성할 수 있다. 기지국은 4차선 도로대신 수십 차선의 도로를 확보하기 때문에 여러 명의 사용자와 여러 개의 IoT(Internet of Things) 단말들을 동시에 서비스해줄 수 있고, 그에 따른 용량 증대 효과도 달성할 수 있다. 안테나 크기는 주파수가 높아질수록 그에 반비례해서 작아질 수 있는데, 28㎓ 대역은 3.5㎓ 대역과 비교하면 단위 안테나의 크기가 8배, 면적은 64배 가량 줄어든다. 즉 28㎓ 대역에서는 동일한 안테나 개수를 활용한다면 크기가 64배 작아질 수 있고, 같은 크기의 기지국을 만드는 경우 64배만큼 많은 안테나를 집적할 수 있다. 기존의 기지국 신호는 3차원 공간에 모든 방향으로 전자파를 송출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단말에 전달되는 전력은 매우 작아지고, 대부분은 낭비된다. 5세대 이동통신 시스템에서는 많은 안테나를 활용하여 사용자의 위치에 맞춰서 전송하여 필요한 곳에만 보낼 수 있는 빔 형태로 전자파가 전송되고, 전자파 에너지를 모아서 전송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더 높아질 수 있다. 또한 여러 개의 빔을 동시에 전송하는 경우, 빔 수만큼 기지국의 무선 용량 증대를 달성할 수 있다.
LTE와 비교할 때 또 다른 차이점은 자원 활용의 유연성 측면이다. LTE에서는 시간과 주파수 자원을 활용하는 기본 단위가 고정이 되어 있는데, 5G-NR에서는 이를 다양한 선택을 통해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지연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 낮은 에러율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LTE에서 사용했던 터보 코딩 방식 대신 5G-NR에서는 복잡도, 대용량 처리, 더 큰 블록 길이의 구현에 장점이 있는 효율적인 데이터 채널 코딩을 위해 저밀도 패리티 코딩 기술을 사용하고, 제어 채널 코딩을 위해서는 낮은 복잡도, 낮은 에너지 소모를 갖는 폴라 코딩(Polar Coding) 기술을 사용한다.

5G 통신 기술의 활용 방안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현재보다 용량이 수십배 증대되고, 수 ㎳의 저지연과 함께 많은 디바이스들을 연결할 수 있다. 이러한 5G 기술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어떻게 바꾸게 될까? 1990년대에 꿈의 이동통신 기술로 여겨지던 것이 핸드폰을 통한 영상 통화 기술이었다. 이를 위해 2000년대에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은 2Mbps의 용량을 달성하였다. 그런데 2007년 아이폰이 등장하고 이동통신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되었다.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일까?
대표적인 응용 기술로 AR·VR(Augmented Reality·Virtual Reality) 기술, 스마트홈 기술, 자율주행기술, 스마트 팩토리 기술 등이 있다. AR 기술은 현실에 추가적인 3차원 영상을 사용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에게 현실 세계에서는 부족한 증강된 3차원 정보를 제공해주는 기술이며, VR 기술은 사용자에게 현실과는 다른 가상의 3차원 세계를 제공해주는 기술이다. 두 기술 모두 현재 스마트폰, 노트북 등을 통해 2차원 정보를 제공받는 환경과 비교해서 훨씬 많은 무선통신 용량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5G 기술이 제공해줄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앞으로 관련 기술을 통해 교육, 문화, 의료 등 실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꾸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래의 가정은 어떨까? 가전은 모두 IoT 디바이스로 연결될 것이다. 주방은 요리하는 로봇이 인터넷과 연결된 냉장고를 활용하여 필요한 식재료를 주문해서 저장해두고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줄 수 있다. 거실의 벽면은 우리의 기분에 따라 조명이 바뀌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해주는 교육용·오락용 디스플레이로 바뀔 것이다. 거실의 상징이 된 TV는 AR·VR 기능을 가지고 있는 안경 디스플레이로 대체되어 우리의 시각 정보를 증강시킬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의 공부방은 3차원 가상 체험 공간으로 변하고, 안방의 침대와 화장실은 우리의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운동과 식생활 습관을 조언해줄 수있다. 입고 있는 옷과 신발은 웨어러블 컴퓨터가 되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상황에 따라 디자인이 바뀔 수도 있다. 집안의 모든 사물들은 우리를 이해하고 우리와 함께 추억을 공유하며 우리와 대화하고 생각하는 존재로 바뀌어갈 것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5G 기술의 도움을 받아 우리가 좋아하는 음악과 영상을 만들어 내고 우리의 비서로, 조언자로 사물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줄 것이다. 앞으로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들은 정보 처리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할 수 있다. 각 디바이스들이 필요한 컴퓨팅 기능을 모두 갖지 않고 인터페이스 기능만을 갖도록 가볍게 만들어진다면 분산적으로 컴퓨팅 기능을 제공하기 위한 무선 용량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수도 있다. 사람이 처리할 수 있는 정보량은 한계가 있지만 사물이 처리해야하는 정보량에는 한계가 없다. 우리가 잠을 자는 동안에도 우리의 뇌는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기억을 정리하느라 쉬지 못하듯이 가정 내에 모든 사물들은 우리가 사용하지 않는 동안에도 인공지능 기능을 통해 우리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끊임없이 처리하고 더 좋은 정보 제공을 위해 계속 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자율주행시대에는 사람이 운전을 하지 않고 자동차가 알아서 운전하게 될 것이다. 자율주행차량은 레이더(Radar), 라이다(Lidar), 카메라 등의 수많은 센싱 모듈을 탑재하게 된다. 주변을 인지하기 위한 센싱 정보들은 현재 LTE로 커버가 어려우며 수십배 용량 증대뿐 아니라 수 ㎳의 저지연 특성까지 충족해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가 있다. 자율주행 시대에 사람들은 더 이상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차량이 내 집 앞까지 와서 필요한 곳으로 데려다 주며, 주행 중 잠을 자거나 가족들과 이야기할 수도 있고, 차량 공간은 운전석이 필요가 없어져 업무를 위한 사무 공간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동 공간은 안전을 위한 센싱 정보뿐 아니라 이동 생활 공간 제공을 위한 무선 트래픽 용량도 서비스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앞으로 공장은 인공지능 기술과 제조 기술이 합쳐져서 로봇들이 근무하는 곳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현재는 핸드폰이 이동통신의 주요 서비스 대상이지만 앞으로는 사람이 가지고 다니는 핸드폰이나 노트북이 아닌 사물간의 통신이 더 주요한 서비스 대상이 된다. 공장의 기계들과 공장을 운영하는 로봇들은 IoT 디바이스로 많은 무선 트래픽들을 처리할 것이고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자율적으로 판단하고 처리하는 곳으로 바뀌어 갈 것이다. 사람보다 더 많은 정보 처리를 하는 수많은 로봇들은 사람이 사용하는 핸드폰보다 수십배 많은 용량을 필요로 할 것이다.

5G 기술과 미래의 준비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과 함께 5G 기술은 새로운 세상을 열어줄 것이다. 19세기 말 우리나라가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기 때문에 불행한 20세기 초를 보낼 수밖에 없었던 것처럼 지금 변화를 두려워하고 저항한다면 우리에게는 미래가 없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기술 문명을 보자.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비행기 등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기술들이 없는 세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앞으로 펼쳐질 세상은 우리에게 돌아갈 수 없는 신기술들을 쏟아낼 것이다. 젊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꾸고 우리의 삶을 또 다른 풍요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정부에서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하여 기업들이 법적 장애물 없이 새로운 신기술들을 위해 자유롭게 혁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변화의 시기에는 위기와 기회가 공존한다. 수많은 직업이 사라질 수 있고, 수많은 직업이 새로 생겨날 수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안정적인 삶을 찾아가고자 하지만 다 가올 미래에 안정적인 직업은 없다. 변화를 주도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현재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많이 버려야 할 수도 있다. 수많은 신기술이 우리 사회를 보다 좋은 방향으로 바꾸어나갈 수 있도록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할 것이 많다. 넓게 보고 새롭게 보면서 다가올 미래를 준비하자.

이 주 용 / KAIST IT융합연구소 교수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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