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호 기획: 녹취와 관련된 법률] 녹취의 법적 문제와 개인정보의 보호

최근 들어 동영상이나 음성 파일과 같은 증거 자료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세부적인 법률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한다. 이에 본보는 녹취와 관련된 법률을 소개하고, 실생활 속에서의 예시와 함께 간과하기 쉬운 법률적인 부분들을 짚어보고자 한다.

ⓒ pixabay

 

과학기술이 급속하게 발전하면서 다양한 기능을 가진 통신기기가 많아졌다.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산업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삶도 보다 편리해지고 있다. 다양한 정보통신기기로 인하여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짐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은 강화되고 있지만, 이에 비례하여 해킹이나 관리 소홀로 과거보다 개인정보가 유출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렇게 정보사회에서도 인간의 삶과 관련하여 통신기기의 명암이 교차하고 있다.

 

정보사회와 녹취에 관한 법제

정보통신기기의 대표적인 것은 휴대폰이다. 휴대폰은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진화를 거듭하면서 스마트폰을 배출하였다. 손 안의 컴퓨터라 불리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이제는 언제든지 인터넷을 통하여 정보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스마트폰은 이런 기능 이외에도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어 사진, 동영상과 녹음 등을 언제든지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스마트폰은 통화기기의 차원을 넘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중에서 통신내용 등을 녹음하는 기능은 형사 절차에서 증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녹음에 관해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통신기기뿐만 아니라 MP3 기능을 이용한 다양한 기기가 이용되고 있다.
녹음이 기기를 이용하여 언제든지 가능해지면서, 이와 관련하여 다양한 법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녹취는 녹음을 기록하는 것으로, 사전적으로 보면 ‘방송 등의 내용을 녹음하거나 녹음한 것을 글로 옮겨 기록한 것’을 말한다. 여기서 ‘녹음한것을 글로 옮겨 기록한 문서’를 녹취록이라고 할 수 있다. 녹취록과 관련해 법적으로 가장 많이 다투는 문제는 소송절차에서 증거능력을 갖는 증거물이 될 수 있는지 여부이다.
녹취에 관련된 대표적인 법은 통신비밀보호법이다. 물론 이 법 이외에도 녹취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법들이 있다. 우선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을 보면 “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 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여 녹취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다. 또한, 동법 제14조 제1항은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라고 하여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녹취는 주로 증거로 많이 이용되고 있기 때문에 형사소송절차에 관한 법규에서도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녹취에 관해서는 대법원 형사소송규칙을 보면 제134조의8에서 찾을 수 있다. 동조 제2항은 “녹음·녹화 매체 등에 대한 증거조사를 신청한 당사자는 법원이 명하거나 상대방이 요구한 때에는 녹음·녹음 매체 등의 녹취서, 그 밖에 그 내용을 설명하는 서면을 제출하여야 한다”라고 증거조사와 관련하여 녹취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이 규칙에서는 녹취서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녹취록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녹음·녹취와 관련하여 대법원이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한 것은, 대화에 원래부터 참여하지 않는 제3자가 그 대화를 하는 타인들 간의 발언을 녹음 또는 청취해서는 아니 된다는 취지라고 하였다.

 

녹취의 적법성 여부

녹취는 녹음을 글로 기록하여 문서화한 것이기 때문에 녹음의 적법성이 문제가 된다. 형사 절차에서 녹음은 다양한 형태의 녹음 가능한 기기에 의한 음성의 기록을 말한다. 이런 녹음은 주로 녹음테이프에 담겨 있거나 녹음 매체에 의하여 녹음 파일로 되어 있는데, 녹음테이프의 경우에는 사람의 음성과 기타 음향을 기계적 장치로 기록하여 재생할 수 있도록 한 것을 말한다. 이 경우 녹음테이프는 음성의 기록과 재생의 정확성이 인간의 지각과 기억보다 훨씬 정확하고 음성과 음향이 직접 법정에 제공된다는 점에서 높은 증거가치를 가진 증거방법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녹음과 편집 등에서 조작될 가능성도 있고 녹음테이프가 위법수집증거가 아니어야 한다는 문제도 있다.
녹음테이프의 경우 녹음과 음성이 일치하면 성립의 진정이 되어 그 진술은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그런데 피의자가 사법경찰관리 앞에서 진술한 것을 녹음한 경우에는 피고인이 공판에서 그 진술의 진실성을 인정한 때 한하여 증거능력이 인정된다. 녹음이 적법한지 여부는 녹음의 증거능력에 앞서 중요한 문제로 형사소송법은 제308조의2를 두어 위법수집증거의 증거능력을 부인하는 명문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통신비밀보호법 제4조도 수사기관이 불법한 방법으로 도청하여 얻은 녹음은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물론 개인이 다른 사람의 진술을 녹음한 경우에는 그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견해가 많지만, 대법원 판례는 원진술자가 자신의 음성이라고 인정하면 증거능력을 인정한다. 그러나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에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하여 녹취하는 것에 대해서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의 음성을 녹음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면서 녹취와 관련된 문제는 항상 논란에 휩싸이게 된다. 예를 들어 차량을 렌트하여 운전하는 도중 동승자와 대화한 내용이 차량 블랙박스에 그대로 녹음이 되어 문제가 되는 경우, 또는 동료들의 부정행위를 신고하기 위하여 몰래 녹음 매체를 모임 장소에 설치하여 녹음하는 경우, 동료와 다투면서 이를 기록하기 위하여 휴대폰의 녹음기능을 이용하여 녹음하는 경우 등에 녹취의 증거 능력과 관련하여 적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미 언급한 것처럼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된 증거는 법에 의하여 인정되지 않는다. 자신이 당사자가 되어 녹음된 파일은 통신비밀보호법에 저촉되지 않으며, 이런 경우 형사소송법에 따라 증거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조사 과정에서 진술한 내용을 녹음한 진술녹음에 대하여 학계는 부정과 긍정으로 대립하고 있으나, 대법원 판례에서는 피의자의 진술과정을 녹화한 영상녹화물에서 음성 부분을 토대로 작성한 녹취서에 대하여 증거 능력을 부정하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녹취는 자신이 대화의 당사자로서 녹음한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고 증거로 채택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대화를 비밀리에 녹음한 경우에는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기 때문에 위법하지만 녹음 매체의 음성과 당사자의음성이 일치한다고 공판에서 원진술자가 진술하면 증거능력이 인정된다고 보는 것이 판례의 입장이다.

 

녹취와 개인정보의 보호

고도의 정보사회가 되면서 온라인에서는 정보가 넘쳐날 정도로 손쉽게 정보에 접근할 수 있지만, 그만큼 개인정보도 다양한 방법으로 유출되거나 공개되어 그 보호의 문제가 국가와 사회의 과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1년 개인정보보호법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개인정보는 살아있는 개인에 관한 정보로서 성명, 주민등록번호 및 영상 등을 통하여 개인을 알아볼 수 있는 정보로 개별 정보만으로는 특정 개인을 알아볼 수 없더라도 다른 정보와 쉽게 결합하여 알아볼 수 있다면 다 포함된다.
녹취에 있어서 대화의 당사자들이 녹음한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 통신비밀보호법에서는 다른 사람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을 금지하며, 이 법을 위반하여 만든 녹음파일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여러 사람이 대화하는 가운데 당사자도 대화에 참여하면서 녹음을 한 경우에는 법을 위반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녹취가 가능하고 증거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렇지만 녹취의 내용 중에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이 있다면, 이 경우에는 개인정보보호법의 위반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헌법을 최고 법질서로 한 법치국가에서 살고 있다. 녹취는 자신이 대화의 당사자가 아닌 한 통신비밀보호법에서 금지하고 있다. 더구나 녹취를 제3자에게 공개하는 경우 개인정보가 담겨 있다면 이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것이다. 녹취를 하나의 증거로 삼기 위해서는 이와 관련하여 그 적법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김 상 겸 / 동국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작성자: khugnews

이글 공유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