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호 취재수첩] 대학원 강의 정상화를 위하여

이번 <보도기획>을 준비하면서 가장 안타까운 것은 대부분의 원생들이 ‘강의 선택제약’이라는 문제에 대해 숨 쉬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여긴다는 점이다. ‘원래 대학원이 그런 것 아닌가요?’원래 그렇지 않다. 학부를 졸업하고 바로 석사과정에 입학한 나는 대학원 시스템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학부와 비슷하거나 혹은 더 많은 등록금을 지불하면서도 다양한 강의가 열리지않았기 때문이다. 조금 더 깊게 학문을 연구하고자 대학원에 진학했지만, 내가 파고들 수 있는 깊이가 한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장 문제라고 생각되는 점은 석 · 박사과정이 함께 강의를 듣는 것이다. 주변 박사과정의 원생들과 강의에 대해 이야기 해보면 “석사 때 이미 들어본 강의가 많아 어떤 강의를 수강해야할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을 들을 수 있다. 내가 박사과정을 진학한다면 그때도 이와 같은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 예상됐다. 또 석사과정의 원생들은 “석 · 박사는 연구,논문경험 등의 차이가 분명한데 성적의 공평성을 위해 같은 수준의 과제나 발표를 하는 것은 석사에게 불리하면서도 무리하게 요구되는 강의”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학교는 왜 이런 문제에 대해 제한하지 않는 것일까?

교수들의 의견은 ‘강의개설 최소인원 수’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학생정원이 적은 학과에서 3명 미만의 강의가 폐강된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강의 양과 질이 저하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교수들은 폐강을 막기 위해 모두가 보편적으로 듣기 편한 개론적 강의를 개설한다. 또한 최소 수강인원을 맞추기 위해 수강대상을 석 · 박과정의 원생 모두로 운영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실제로 이 같은 강의는 원생과 교수, 그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본교는 교육목표로 첨단 지식과 기술,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연구 역량을 연마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라고 명시했다. 단 1명의 원생이라도 학위과정에 적합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대학원 입시에 중점을 두고 있는 현재, 학교는 교수와 원생의 입장에서 교육방침과 강의개설 행정절차에 대해 다시 한 번 검토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이번 <보도기획>을 취재하면서 원생과 교수가 서로 소통하기를 바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대학원 강의 정상화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 이 끈을 놓지 않아야 한다.

이서희 | ley0mi@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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