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1호 보도기획: 강의 선택제약] 강의 선택, 만족하시나요?

배움을 갈구하는 원생들에게 강의는 대학원 생활의 첫 단추이다. 경희대학교 대학원은 ‘전문 학술이론 연마’, ‘ 독창적인 연구능력 함양’ 그리고 ‘전인적 지도역량 제고’를 토대로 전문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에 대한 세부적인 교육방침으로는 첨단 지식과 기술, 창의적이고 비판적인 연구 역량을 연마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본교의 교육과정은 본연의 목표대로 잘 운영되고 있을까? 원생들은 강의선택에 대해 끊임없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강의 선택제약은 매학기 원생들이 첫 번째로 체감하는 문제이며, 이로 인해 원생들은 학문 활동에 큰 영향을 받는다.

이에 본보는 <보도기획>을 통해 원생들의 불만을 초래하는 강의 선택제약에 대해 원생과 교수의 인식을 살펴보고, 강의 선택제약을 둘러싼 의견을 모아봤다. 국제 · 서울교정 원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지난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4일간 이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116명의 원생과 10명의 교수가 참여했다. 또한 강의개설의 행정절차 및 학점교류 현황을 알기 위해 일반대학원 행정실에 관련자료를 요청했다.

 

 

수강신청의 실태

강의 선택제약에 대한 문제의식을 확인하기 앞서 원생들이 강의선택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았다. 수강신청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을 묻는 질문에 ‘강의내용’이 73.28%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담당교수’, ‘ 강의 시간 및 요일’순으로 나타났다. 원생들은 강의 선택에 있어 강의내용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서 원생들은 강의 선택제약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강의 선택제약을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예’라고 답한 원생은 73.73%였으며, 26.27%의 원생이 ‘아니오’라고 응답했다. 이 결과 대부분의 원생들이 강의를 선택하는데 제약을 느끼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강의 선택제약의 원인으로는 ‘강의 수가 적음’이 33.62%로 가장 높았다. 비슷한 수치로 ‘강의가 다양하지 못함’이 31.03%를 차지했다. 강의 선택제약의 문제는 결국 강의 수와 다양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실제로 본교에 개설되는 강의는 적은 학과의 경우 1개부터 많은 학과는 57개까지 강의 수가 천차만별이었다.

또한 강의 운영 방식에도 문제점이 있었다. 설문결과 ‘박사과정을 입학했으나 석사 때 들어본 강의가 많아 강의를 선택하는데 제약적이다’는 의견과 ‘박사와 경쟁하여 과제나 발표를 하는데 무리가 있다’와 같은 주관식 의견이 있었다. 이를통해 석 · 박사과정이 함께 듣는 강의에 대한 원생들의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교에 개설되는 일부 강의는 석 · 박사과정이 함께 수강하도록 운영된다. 이같은 강의는 석 · 박사과정의 학문수준, 연구나 논문경험 등의 차이를 전혀 고려하지 않아 석사에게 무리한 강의가 되거나 박사에게는 전혀 도움이되지 않는 강의가 된다. 이는 강의를 계획하는 교수들에게도 혼란을 준다. 서로 다른 학위과정의 학생을 두고 평준화 된 강의를 계획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교 교육방침에는 석 · 박사과정의 원생이 함께 강의를 듣는 것에 대해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 실정이었다.

두 번째 운영 방식의 문제는 ‘세미나 및 실험실 미팅’을 위한 강의개설이다. 설문결과 ‘교수가 본인 실험실의 원생을 대상으로 세미나 및 실험실 미팅을 위해강의를 개설한다’는 의견을 통해 불만을 확인했다. 이렇게 내실 없이 운영되는 강의가 원생들의 강의 선택을 제약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고 볼 수있었다. 실험실 미팅이라는 교수의 목적으로 강의가 진행되는 것에 대해 학교의 적극적인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그렇다면 원생들은 강의 선택제약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원생들의 답변은 ‘개설된 강의 수용’이 51.16%로 가장 많았다. 이어 ‘다음 학기로 연기’가 22.12%, ‘ 타 학과강의 수강’이 15.11%를 차지했다. 이 중 ‘학점교류제도 이용’은 5.81%로 학점교류가 강의 선택제약을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장 낮은 응답을 차지한 ‘학교(교수)에 건의’는 2.32%로 강의개설에 대해 원생과 교수, 학교가 소통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대부분의 원생들은 주어진 시간표에 불만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수가 느끼는 강의개설의 어려움

강의 선택제약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강의개설과 연결된다. 강의개설의 어려움을 알아보기 전 일반대학원 행정실을 통해 본교 강의개설 과정을 확인했다. 강의개설은 강의가 개설되기 3개월 전, 각 학과로 강의시간표 제출을 의뢰한다. 행정실은 제출된 강의계획서를 검토 후 전산에 입력한다. 이때 2년 안에 동일한 과목이 개설되지 못하도록 하고, 전공필수는 예외로 한다. 입력된 강의를 바탕으로 수강신청을 한 후, 3명미만의 강의는 폐강된다. 실제로 강의를 계획하는 교수들에게 강의개설 과정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인했다. 강의개설 중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 ‘강의수요 파악’과 ‘강의개설을 위한 행정절차의 어려움’이 각각 40%를 차지했다. 이에 대한 부가적인 답변으로 교수들은 ‘강의수요조사 실시’를 꼽았다. 또한 학생 정원이 적은 대학원에서 ‘강의개설 최소인원 수’를 제한한다는 것은 모두가 수강하기 편한 개론적 강의에 한정되기 때문에, 수강하는 원생이 단 한명이라도 수준에 맞는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제도가 보장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통해 교수들도 강의개설에 대한 어려움을 자각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교수들은 원생들의 강의 선택제약을 인지하고 있을까? 교수들에게 원생들이 강의 선택제약으로 인해 불편함을 겪는 것에 대해 알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90%가 ‘예’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원생과 마찬가지로 ‘강의 수가 적음’과 ‘강의가 다양하지 못함’이 각각 30%를 차지했다. 또한 교수들은 원생들의 강의 선택제약 및 강의개설의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타 학과 강의 수강 권유’, ‘ 그룹강의’, ‘ 세미나’ 그리고 ‘학점교류 권유’의 방법으로 극복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본교에서 학점교류를 이용하는 원생들은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 위해 일반대학원 행정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총 97개 학과 중 7개 학과에서만 학점교류를 이용하고 있어 굉장히 낮은 수치임을 알수 있었다.

 

모두가 만족하기 위해

그렇다면 원생들은 강의개설 및 강의 선택제약에 대해 교수에게 건의한 적은 없을까? 설문에 답한 86.45%의 원생들이 건의한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건의하지 않은 이유로는 ‘변화가 없을 것 같아서’가 43.96%, ‘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서’가 27.6%로 나타났다. 반면 ‘건의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13.55%로 그 중 자연과학계열이 8.62%, 인문사회계열이 3.45%로 집계되었다. 또한 강의 선택제약을 느끼는지 묻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응답한 26.27% 중에 자연과학계열이 11.21%, 인문사회계열은 9.48%를 차지했다. 이를 통해 교수와 원생이 소통하고 있는 계열에서는 강의 선택제약이 상대적으로 낮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제로 대학원생의 의견을 반영하여 강의를 개설하는지를 묻는 질문에 교수 중 60%가‘그렇다’라고 응답했다. 그러나 원생설문에서 불만으로 제기되었던 ‘석사와 박사가 함께 듣는 강의’에 대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교수는 단 10%에 불과했다. 원생과 교수의 엇갈린 설문 결과는 소통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다.
원생들은 강의개설에 대한 소통의 장이 마련되기를 바랐다. 본 지면을 통해 강의 선택제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원생과 교수, 학교가 강의개설에 대해 소통해야 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학교는 교수와 원생이 만족하는 강의를 만들기 위해 양측 의견을 취합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스스로가 추구하는 연구 중심 대학원의 기초적인 발판은 우리의 목소리를 통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서희 | ley0mi@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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