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호 사설]

지난해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국정농단 사태를 계기로 국민들의 시선은 날카로워졌다. ‘더 이상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분노의 외침을 반영이라도 한 듯 정부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날이 서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일각에서는 ‘무분별한 정책을 마련하고 지원하여 세금을 낭비한다’, ‘ 포퓰리즘에 그치는 쇼잉(Showing)용 정치를 하고 있다’며 언론플레이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은 바람 잘 날 없이 새로운 게시글이 올라오고, 20만 명의 청원자수가 만족되면 정부의 답변을 받아낼 수 있다는 일념하나로 국민들은 각종 SNS매체를 이용해 얼굴 모르는 이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때만큼은 개인이 아닌, ‘대한민국 국민’으로 하나가 되어 똘똘 뭉치게 되는 것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중 이탈리아의 한 해설자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촛불 하나로 폭력 한 번 없이 나라의 부정부패한 최고지도층을 끌어내렸다. ‘촛불혁명’은 전세계의 심금을 울렸고, 대한민국의 성숙된 국민의식을 가감없이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여전히 성숙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낯부끄러운 게시글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특정 게임의 점검시간을 새벽으로 변경해달라는 제언, 연애를 법적으로 금지해달라는 제언 등 개인적인 희망사항을 말하는 ‘군대가기 싫어요’, ‘2교시 휴강하게 해주세요’, ‘오늘 장 볼 것’과 같은 어처구니없는 제언들이 물밀 듯이 쏟아지고 있다. 이외에도 특정 연예인을 사형시켜달라는 제언이 나오면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있는 시점이다. 정부와 국민의 소통을 위해 마련된 제도가 급기야 ‘국민청원 놀이터’로 변질되어 눈살을 찌푸릴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한 나라의 흥망성쇠는 성숙한 국민으로부터”라는 말이 있다. 우리 모두가 성숙한 국민의식을 함양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부끄러운 과거를 되풀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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