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호 Review: 화정박물관, <중국의 춘화>] 춘화, 그 솔직함에 대하여

▲ 작자미상 <춘궁화첩(春宮畵帖)>, 청(淸) 17세기 말~18세기 초, 견본채색, 38.0×27.5cm

평창동에 위치한 화정박물관은 2017년 11월 1일 춘화 전시실을 새롭게 단장한 이후, ‘춘화(春畵) 컬렉션’ 두 번째 전시인 <중국의 춘화>를 개최했다. 춘화 전시실은 화정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에로틱 고미술 소장품을 상설 전시하는 곳으로, 주제에 맞추어 전시 작품을 교체한다. 춘화 컬렉션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작품을 중심으로 아시아와 유럽의 그림과 공예품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회는 명나라부터 민국시대의 회화 31점, 공예 7점, 총 38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중국의 춘화에 심도 있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감출 수 없는 본능의 표현

춘화는 남녀의 직접적인 성 풍속 장면을 소재로 한 풍속화다. 춘궁(春宮) 혹은 비희도 (秘戱圖)라고도 불렸는데, 이 그림이 봄날 밤 궁궐에서 벌어진 일을 묘사하는 데서 시작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나라 때부터 이러한 회화가 존재했다고 기록에 남아있으며, 이후 당나라의 주방(周昉), 원나라의 조맹부(趙孟) 같이 유명한 화가들도 이런 회화를 남겼다고 한다. 명나라 시기 강력한 성 억압 정책이 시행되었지만 후기에 이르러 춘화가 매우 번성하였으며, 이후 청대는 물론 민국시대(民國時代)까지 계속 그려졌다. 흥미롭게도 춘화의 형식은 대부분 두루마리 또는 화첩의 형식으로 제작되었다. 이는 곁에 두고 손쉽게 보고 즐기기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화첩은 그림의 분위기와 주제에 맞는 글이 함께 어우러져 있는데, 당시 중국인들이 육체적 사랑을 넘어 정서적 교감도 중시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다.

 

 

부끄러워 외면하기에는, 그 가치를 놓칠 수 없다

과거 동양의 사상가 고자(告子)는 인간의 본성을 식욕과 색욕이라 주장했다. 또한, 불교의 오욕(五欲)은 재욕(財欲)·성욕(性欲)·식욕(食欲)·명예욕(名譽欲)·수면욕(睡眠欲)의 다섯 가지를 의미한다. 이처럼 성욕은 빼놓을 수 없는 인간의 본능적 욕구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욕망이 은밀하면서도 해학적으로 드러나는 것을 볼 수 있다. 회화 작품은 실내외를 배경으로 일상생활을 묘사했기 때문에 당시의 사회적·시대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족(纏足)을 해 기형적으로 작아진 발을 가진 여성을 표현한 것을 보고 여성의 신분과 시대를 추리해 볼 수 있다. 명나라부터 민국시대의 작품을 시대 순으로 감상하면 각 시대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해볼 수 있는 것이다. 전시된 작품을 보는 것만으로도 타임머신을 타고 옛날 중국에 잠시 다녀온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특별한 경험이 필요하다면

춘화를 기사화하는 것을 결심하기까지 많은 고민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다양한 색채와 그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사람이 살아가는 솔직한 일상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중국의 춘화는 시를 곁들인 운치와 전후 사정을 압축한 서사구조가 돋보이는 ‘작품’이기 때문에 기사화를 결정할 수 있었다. 더 솔직한 인간의 본성이 궁금한 독자에게 추천한다. 본 전시는 7월 1일까지 춘화 전시실에서 10시부터 1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물론 관람은 성인만 가능(19세 미만 관람 불가)하며, 관람료는 5,000원이다. 명절과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이어서 춘화 컬렉션 세 번째 전시 <일본의 춘화>가 7월 3일부터 시작 된다.

 

강안나 | annakang@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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