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호 보도기획: 강의평가 제도] 강의평가를 평가해본다면?

최근 원생들 사이에서 모든 학교의 강의를 익명으로 평가하는 사설 강의평가 앱의 인기가 높다. 본교에서도 강의평가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교수와 원생에게 공개하고 있지만, 앱에서 더 자세하고 솔직한 강의평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인기의 이유이다. 이에 본보는 이러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이유와 본교 강의평가 제도의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또한, 원생과 교수가 강의평가 제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이를 통해서 강의평가 제도가 더욱 발전하기 위한 방향을 제안해보고자 한다.

본보는 강의평가 제도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해 원생과 교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지난 5월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이메일을 통해 실시했으며, 101명의 원생과 46명의 교수가 참여했다. 강의평가는 여러 부서가 동시에 관할하고 있어 자료요청을 위해 정보처와 인터뷰했고, 인사고과 반영에 대하여 교무과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강의평가, 솔직하게 하고 있나요?

정보처에 따르면 본교 원생들의 강의평가 참여율은 2017년 기준 1학기 70.1%, 2학기 71.4%로 높은 편이었다. 하지만 원생들에게 강의평가를 솔직하게 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예’라고 답한 원생이 65.4%였으며, ‘아니오’라고 답한 원생은 34.6%였다. 이 결과는 오차범위를 산정해도 전체적인 강의평가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 이유로는‘익명성이 우려되어서’가 30.2%로 가장 많았다. 강의평가에서 본질적으로 보장되어야 하는 익명성에 대하여 원생들이 의구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정보처에서는 교수에게 개인의 신상은 어떠한 것도 제공되지 않으며, 교수가 신상을 알아볼 방법이 없다고 답했다.

원생들이 솔직하게 강의평가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 2위로는 ‘교수와의 관계가 신경 쓰여서’가 23.8%로 집계되었다. 기타의견으로‘강의 인원수가 적어 좋지 않은 평가를 하게 되면 교수님이 알 수도 있을 것 같다’등이 있었다. 대학원은 학부보다 강의와 수강인원이 적어 강의평가 시 신경이 쓰일 수 있다. 특히, 지도교수와 제자라는 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의식하게 될 수도 있다. 익명성을 보장하고 있다 하더라도, 주관식 문항의 문체나 내용 등으로 누군지 알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학부생과 달리 주관식 내용을 문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정리하여 전달하는 등의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방법을 학교 측에서 마련해야 한다.

강의평가 결과 공개, 도움이 되고 있나요?

본교는 주관식을 제외하고 객관식 8가지 문항에 대한 지난 3년간의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강의평가 결과는 각 항목의 최저 점수 5%와 최고 점수 5%를 제외하고 산출한 평균 점수로 공개한다. 정보처에서는 이는 극단적인 평가를 배제하기 위함이라고 밝혔으며, 주관식 문항의 답변을 밝히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원생들의 익명성 문제와 원생들이 자극적인 답변을 쓰는 경우가 있어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강의평가 결과를 공개해야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원생의 29.2%가‘강의의 질을 확인하기 위해서’, 27.4%가 ‘수강신청 시 참고하기 위해서’, 23.1%는‘교수님들이 강의에 더욱 신경 쓸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19.8%는 ‘원생의 알 권리가 보장되어야 하기 때문에’라고 답했다. 이처럼 강의평가 결과 공개는 원생들에게 강의의 질을 파악하고 수강신청을 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원생들에게 강의평가 결과 열람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아니오’라고 답한 비율이 53.5%로 절반이 넘는 수치였다. 현재 강의평가 결과는 종합정보시스템에서‘강의평가 비교’형식으로 열람이 가능하다. 하지만 강의평가 결과 확인 방식이 복잡해 많은 원생들이 활용하고 있지 못하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강의평가 결과에 대한 접근경로를 늘리거나, 원생들이 직관적으로 강의평가 결과를 열람하는 방법을 알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교수가 느끼는 강의평가 제도

강의에 대한 평가는 곧 강의를 하는 교수에 대한 평가가 된다. 본교에서는 강의평가를 교원 인사고과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교무과와 인터뷰를 했다. 비전임 교원은 강의평가 점수가 80점 미만일 경우 다음 학기 임용에 불이익이 있다. 전임교원의 경우 강의평가 점수가 승진이나 재임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지만, 매년 업적평가에 강의평가 점수가 반영된다. 교수들이 강의평가를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교수들이 강의평가를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지 물어본 결과, ‘그렇다’와‘매우 그렇다’의 긍정적 답변을 합한 결과는 67.4%로‘아니다’와‘전혀 아니다’를 합한 10.9%보다 약 7배가 높아 교수들이 강의평가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주관식 설문조사 답변을 살펴보면 강의평가에 회의적인 답변을 한 교수들이 다수 있었다. 의견을 살펴보면“학부와 달리 대학원은 강의평가가 강의의 질을 대변하지 않는다”“, 평가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등의 의견이 있었고, 심지어“강의평가가 아무런 의미도 없으며, 신뢰하지 않는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주관식 답변과 객관식 답변의 이러한 온도 차이는‘과연 교수들이 강의평가를 진정으로 신경쓰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하게 만든다.

그리고 주관식 문항을 통해서 교수들이 느끼는 강의평가의 한계점을 살펴봤다. 강의평가 결과에 원생들의 자가 평가와 원생들에 대한 교수평가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수업에 참여를 잘 하지 않는 원생의 강의평가가 믿을 수 있는 결과인가에 대해 의문점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한, 강의는 일대 다수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소수 원생의 강의평가 내용이 매우 극단적이거나, 감정표출인 경우가 있다. 이에 대해 강의평가를 인사고과에 반영하지 않고 참고자료로 보게 되면, 좀 더 대학원에 맞는 창의적 강의를 진행할 수 있다는 교수들의 의견을 확인했다.

교수와 원생 모두가 바라는 강의평가

강의의 질을 평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꼭 이루어져야만 하는 일이다. 특히 대학원은 강의 방식의 다양성, 수강인원, 교수와의 관계 등 학부와 다른 특수적인 상황들이 있어 신뢰성이 높으면서도 적절한 평가 제도를 마련하기란 매우 어렵다. 이는 원생과 교수 모두 인지하고 있었다. 특히 원생들과 교수 모두 학부생과는 다른 대학원의 상황을 고려한 항목의 추가를 요구하는 의견을 밝혔다. 대학원의 강의평가는 세부적인 상황에 맞는 평가를 위해 주관식 항목이 더욱 추가되어야 하며, 좀 더 학문적인 내용에 초점을 둔 항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점을 반영한 강의평가의 항목 개선을 위해서 학교 측에서는 항목 선정에 있어 원생과 교수의 참여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교수와 원생 모두가 지적한 부분은 바로 강의평가에서 나온 부정적 의견이나 낮은 점수에 대한 피드백이다. 원생들은 자신이 한 강의평가를 진정 교수가 받아들였는지, 어떻게 개선해나가야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피드백을 통해서 같이 고려해 나가길 원했다. 특히 일정의 낮은 점수를 받은 강의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필수적으로 하는 등의 제도적인 개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교수들도 원생들이 오해하고 있거나 평가내용에 대해 더욱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싶은 경우가 있지만, 이에 대해 소통할 수 없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강의평가가 더욱 정확하게 강의의 질을 측정하고, 궁극적으로 강의의 질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학교 차원에서 원생들과 교수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강의평가제도에 대해서 제고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원생들도 감정적인 평가보다는 솔직하고 객관적인 평가를 해야 하며, 강의의 일부분으로 평가하지 않고 강의의 발전을 위해 전체를 고려한 평가를 해야 한다. 교수도 강의평가 내용에 대해 귀 기울이고, 이를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면 앞으로 본교 강의의 질적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주예진 | jyj6241@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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