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호 Review: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아드만 애니메이션 : 월레스&그로밋과 친구들>] 아드만이 고집하는 아날로그와 변혁

▲ 아드만 스튜디오의 클레이 인형 작업실

 

<월레스와 그로밋 Wallace & Gromit>(1989), <치킨런 Chicken Run>(2000) 등을 통해 우리에게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를 익숙하게 해 주었던 아드만 스튜디오의 전시가 7월 12일까지 DDP(동대문디자인플라자) 디자인전시관에서 진행된다. 372점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아드만 스튜디오의 초창기 작품부터 애니메이션 제작을 위한 드로잉, 스케치, 클레이 인형, 촬영세트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아드만 스튜디오의 시작

12살부터 놀이로 영상을 제작하던 데이비드와 피터는 1976년에 아드만 스튜디오를창설했고, 어른들을 위한 스톱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 1985년 영입한 닉 파크가 감독한 <동물원 인터뷰 Creature Comforts>(1989)가 1990년 오스카 최우수 단편 애니메이션상을 받으면서 아드만 스튜디오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정체성을 확립하였다.전시장에 들어가면 바로 아드만 스튜디오 세 주역의 사진과 <동물원 인터뷰>에 등장한 세 마리의 곰 조형물이 눈에 들어온다. 특히 사진은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데, 아드만 스튜디오의 대표 애니메이션을 배경으로 서로를 클레이 인형으로 만들어 놀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클레이 인형을 만지고 있는 즐겁고 진중한 표정에서 그들이 얼마나 애니메이션 제작을 사랑하는지 느껴진다.

시간과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아드만 애니메이션 전시에서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클레이 인형 작업실과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클레이 인형을 만들고있는 책상 위에는 클레이 인형의 풍부한 표정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눈 모형이 제작되어 있었다. 애니메이션 촬영에 실제 사용했던 세트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종이와 신문의 질감 차이, 인형이 하고 있는 아주 작은 장신구까지 실제같이 구현해 놓아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 한 장면에 어울리는 컵을 만들기 위해 수십 번의 시행착오를 거친 여러 버전의 컵을 보고 있노라면 그들의 수고에 동정심까지 느껴질 정도이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다른 영상들과 비교하면 프레임 수가 부족해 연결이 부자연스럽고, 소품이나 영화 속 캐릭터에 금(crack) 혹은 설치된 장치가 보이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아드만 스튜디오 작품에 열광하는 것은 그들의 노고가 멈춰진 장면 하나하나에서 느껴지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아날로그가 가지는 생명력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작업만으로도 클레이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을 낼 수 있고 , 클레이 애니메이션보다 더욱 생생한 입체감을 표현하는 것도 가능하다. 하지만 아드만 스튜디오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면서도 여전히 많은 부분에서 아날로그 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이를 볼 수 있는 것이 <허당해적단 The Pirates! Band of Misfits>(2012)에서사용했던 큰 해적선이다. 해적선은 디지털 작업을 위한 천이 둘러싸여 있는 공간에 전시되어 있고, 그 옆의 벽면 모니터에는 디지털 작업이 완료된 영화가 같이 상영되고 있다. 이를 비교해보면 캐릭터 인형과 배의 모든 소품, 건물 배경 등은 아날로그 방식을 고수하고, 바다와 하늘같이 질감을 표현하기 어려운 배경은 디지털 기술을 사용하여 더욱 생동감 있는 화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는 아드만 스튜디오 고유의 색을 유지하면 서도 기존 클레이 애니메이션과는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새로운 시도를하면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관철하는 것이 아드만 스튜디오가 가지는 힘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드만 애니메이션 전시의 관람료는 성인 15,000원, 청소년 12,000원, 어린이 9000원이며, 매일 10시부터 21시까지 운영된다.

 

주예진 | jyj6241@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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