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7호 과학학술:자연방사능 라돈] 실내라돈의 이해와 관리

1급 발암물질 라돈(Radon; Rn-222)은 토양, 암석, 지하수 등 자연 속 어디에나 존재하며, 무색, 무취의 자연 방사성 가스의 형태로 방출되고 있다. 라돈이 폐암의 주범, 침묵의 살인자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은 높아졌지만 정부는 이러한 관심에 비해 늦장 대응을 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라돈이란 무엇이며, 어떠한 위험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고도의 산업 기술 및 정보화 사회인 현대사회에서는 대부분의 활동이 실내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에너지 절약을 위하여 거의 모든 실내의 공기는 외부 공기와 차단되고 있다. 이 때문에 어느 정도 실내에 존재하는 라돈(Rn) 기체의 농도가 실내에서 계속 농축되고, 이러한 라돈 농도에 비례하여 폐암 발생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학생들이 공부하는 교사(校舍)는 물론이고 우리가 생활하는 주택의 실내 공기 중에서도 라돈이 우리나라와 미국의 실내 기준치인 148Bq/m3(=4pCi/l)을 초과한 지점이 지속해서 발견되고 있어, 라돈으로인해 생활 방사선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2015년 국내에서 오랫동안 지하 공간에서 노동해온 도시철도 설비 직원과 역무원이 폐암으로 사망한 일이 있었다. 유가족들이 이 사건에 대해 산재를 신청해 근로복지공단 폐 질환 연구소가 역학 조사를 한 결과,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발병 원인으로 밝혀졌다. 그 당시 지하철 작업장의 라돈 농도는 국내 다중이용시설의 권고기준치 148Bq/m3보다 최고 10배를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실내공간뿐만 아니라 2012년 지하수 자연 방사성 물질 함유실태 조사에서는마을상수도 459개 가운데 4.8%인 22개소에서 우라늄(U)의 기준치를 넘었고, 16.3%인 75개소에서 라돈 기준치를 초과했다고 밝혀졌다. 이로써 방사성 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의 필요성이 요구되는 등, 생활 속에 존재하는 자연 방사능인 라돈 기체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방사성 물질

인간은 태초부터 방사선과 함께 살아왔지만 19세기 말과20세기에 들어서면서 방사선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암 치료나 질병의 진단 등과 같이 매우 유용하게 활용되고 있는 방사선 분야가 있는가 하면, 방사선은 핵무기 등과 같은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속성을 가지고 있다. 과거 핵무기가 인류에게 미친 피해와 공포감이 워낙 컸기 때문에 방사선의 이로운 면보다는 어두운 면을 늘 생각하게 되고, 막연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것은 당연할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에는 여러 종류의 방사선이 있지만그것의 기원을 분류하면 크게 자연 방사선(natural radiation)과 인공 방사선(artificial radiation)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말 그대로 우주가 생성된 태고부터 존재하거나 우주선(cosmic rays, 주로 양성자와 알파입자)과의 반응을 통해 우리 주변에 존재하는 것이고, 후자는 우리 인간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을 말한다.
반감기가 아주 긴 235U(7.1억 년), 238U(45억 년), 232Th(139억년), 40K(127억 년)와 우라늄(U), 토륨(Th) 등의 붕괴 생성물인 226Ra, 222Rn, 218Po 등과 우주방사선과의 핵반응을 통해 생성된 것들(3H, 7Be, 14C, 24Na 등)은 자연 방사성핵종으로 분류되고, 이로부터의 방사선을 자연 방사선이라 한다.
여기서 핵반응이란 새로운 핵을 형성하기 위한 핵과 핵 또는 중성자와 양성자라는 핵자 사이의 상호 반응 또는 핵자와 핵과의 상호 반응이다. 자연계에서 핵반응을 시킬 수 있는 높은 에너지의 핵이나 핵자는 우주선이라는 형태로 지구로 날아온다.
이러한 우주선은 지구 대기 중의 원소들과 핵반응을 하여 3H(12.3년), 7Be, 14C(5730년), 24Na 등의 방사성동위원소를 만들어내게 되어 더 높은 질소의 핵으로 바뀌게 된다.

14C은 반감기가 5600년으로서 우리 주변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자연 방사성동위원소이다. 앞에서 설명한 우주선과 지구 대기 중의 질소가 반응하여 14C이 생성되어 14CO2 화합물 형태로 다양한 생명체의 호흡작용에 관여하게 된다.
생명체가 호흡을 멈추어 사망하게 되면, 체내의 14C은 신진대사(metabolism)를 끝내고 5600년의 반감기를 가지고 방사성 붕괴하게 되며, 우리는 이러한 원리에 기초하여 연대측정을 하게 된다. 탄소는 모든 유기화합물의 기본원소로서 최근에는 가속기 질량분석(Accelerator Mass Spectrometry,AMS)이라는 새로운 눈, 즉 측정 기술을 이용하여 14C을 10-18에서 10-21몰 까지 분석할 수가 있어, 모든 유기화합물의 기본원소인 탄소에 14C를 표지하여 바이오와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이는 지질, 환경, 고고학 등의 연구에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가속기 질량분석 기술을 활용하여 탄소 이외에도 수소부터 우라늄까지 거의 모든 원소의 핵을 초미량으로 검출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변에 존재하는 방사성동위원소는 토양,식품, 공기 중에 존재할 수 있으며, 섭취와호흡 과정을 통해 체내에 유입되어 내부 피폭을 일으키고, 외부에서는 주로 감마선을통해 우리 인체에 영향을 미친다. 생활 방사선의 종류와 그 양을 나타낸 그래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우리 생활환경에 있는 모든 방사선의 종류와 양을 백분비로 나타내 보면자연방사선이 85% 정도를 차지하고, 그중에서도 라돈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지금 논의하고 있는 라돈은 반감기가 45억 년이나 되는 지각의 우라늄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되는(따라서 지하수, 건축자재에도 존재) 방사성 기체이다. 라돈은 실내로 유입되어 방사성 붕괴를 하고 3.8일
만에 그 절반이 새로운 고체 원소인 폴로늄(Po), 납(Pb), 비스무스(Bi) 등으로 변하게된다. 이들을 라돈 자손이라고 부르며, 이들물질 역시 알파, 베타, 감마선 등의 방사선을 내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라돈 자손은고체 상태이면서 자체적으로 미세 분진을 형성하거나 다른 호흡성 분진 등의 미립자에 잘 달라붙어 떠돌아다니므로, 호흡을 통해 폐에 침적되어 폐 기저 세포가 방사선 에너지 흡수에의한 방사선 피폭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나오는 알파입자라는 방사선이 폐 조직에 손상을 주기도 한다.

 

▲ 라돈에 의한 폐암 유발 기전                                                                              ⓒ www.ce4nurses.org

 

이와 같이 폐 조직이 지속적으로 손상되면 폐암을 유발할수 있다. 즉, 라돈은 현재 우리 모두가 관심을 두고 있는 초미세먼지와 맞물린 이슈이면서 체내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수나노미터에서 수 마이크로미터 사이즈의 방사능까지 가진 극초미세먼지인 것이다. 중국이나 국내에서 발생하는 대기 중미세먼지에 존재하는 라돈 자손의 양은 미미하지만, 실내로 유입되면 실내에 농축된 라돈으로부터 유래되는 라돈 자손이분진에 달라붙을 가능성이 커지므로, 미세먼지의 관리를 철저히 하여 라돈 자손에 의한 추가 피해를 방지해야 할 것이다.

 

라돈에 의한 위험

라돈은 ‘소리 없이, 조그만 틈이라도 보이면 여지없이!’ 실내 공간으로 들어온다. 환경부 자료에 따르면‘건물 하부 갈라진 틈, 벽돌과 벽돌 사이, 벽돌 내 기공, 바닥과 벽 이음매, 건물에 직접 노출된 토양, 빗물 배관로, 모르타르 이음매, 접합이 느슨한 관 사이, 관의 갈라진 틈, 건축자재, 지하수’를 통해라돈이 유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라돈 농도는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대체로 표층 토양에 라듐이 많이 포함된 지역과 화강암 분포지역에서 높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도 화강암·편마암 지질대나 옥천단층대가 지나는 곳에서 라돈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환경부는 국가 차원에서 실내 환경에 존재하는 라돈의 감시와 관리를 위해 2007년부터‘실내 라돈 관리 종합 대책’을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다. 환경부가 이에 근거하여 2010∼2013년 전국 실내 라돈 농도를 조사한 결과, 토양에 근접한 주택 가운데 3분의 1과 고층 아파트에서도 콘크리트, 석고보드 같은 건축자재의 영향으로 4% 안팎에서 148Bq/m3를 넘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정 지하 공간만의 문제인 줄로만 알았던 라돈이 고층 아파트에서 높게 검출되면서 라돈에 대한 불안감이더욱 높아지고 있다. 라돈의 방출이 우려되는 것은 자갈, 모래등의 콘크리트 원료와 인산 석고보드이다. 인산 석고보드의 원료는 인광석인데 보통 암석보다 2∼5배 넘는 우라늄이 들어있고, 많은 경우 함량이 10%까지 나타나고 있다. 인산 석고보드는 아파트나 사무실, 학교에 광범위한 건축 마감재로 쓰였고 지금은 라돈 방출 이슈로 탈황 석고보드를 많이 쓰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라돈을 가장 중요한 환경 방사선원이자 흡연 다음으로 심각한 폐암 원인이라고 밝혔다. 모든폐암 환자 가운데 약 3∼14%가 라돈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국민을 대상으로 라돈 문제를홍보하기 위해 발간한 ‘라돈에 대한 시민 안내서(A Citizen’s Guide to Radon)’에 따르면 라돈 농도가 148Bq/m3(=4pCi/l)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실내 공간에서 평생 생활하는 경우, 흡연자는 1,000명 중 약 62명(6.2%)이 폐암 위험이 있다고 보고하고 있으며(비흡연자는 이에 1/10), 미국인의 연간 폐암 사망자 가운데 10%가 넘는 2만 명 정도가 라돈 자손핵종의 누적 피폭 때문인 것으로 발표했다. 즉, 미국 보건당국은 라돈이 미국에서 폐암을 유발하는 제2의 원인 제공자임을 경고하고 있다. 이에 미국에서는 지금까지 약 3,000만 가구가 라돈 측정을 하였고, 200만 가구 정도가 라돈 저감 시설을 설치하였으며, 부동산 거래 시에도 실내 라돈 농도를 참고하는 경우가 일상적일 정도로 라돈 관리가 생활화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2014년 보고서에 의하면 2010년 기준, 실내 라돈으로 인한 폐암 사망자는 총 1,968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폐암 사망자(15,625명/년) 가운데 12.6%를 차지하는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음주운전 사망자 보다 훨씬 높은 숫자이다.

 

▲라돈레벨에 따른 위해도                                                  ⓒ www.KentuckyRadon.org

 

선진국에서는 위해도 측면에서 비교하면, 라돈이 148Bq/m3(=4pCi/l) 존재하는 실내에 거주할 경우, 이는 하루에 담배 8개비를 피는 것과 같거나 일 년에 흉부 X-선 검사를200번 받는 것과 동일하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또한, 라돈은 최근 보고에 의하면 피부암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그 붕괴 생성물인 라돈의 자손핵종이 폐포를 통해 혈관으로도 침투하여 혈액암의 주요 원인이자 뇌암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미국 환경보호청 자료에 의하면 지하수 중 음용수에 존재하는 라돈에 의한 위암 사망자 수는 연간 168명 정도이다. 즉,라돈이 함유된 물을 음용함으로써 위암이 발생할 확률은 거의무시해도 될 수준이다. 라돈은 기체 상태의 휘발성 물질로 3.8일이 지나면 그 고유 성질의 반이 없어진다(매일 17% 정도 그 양이 감소). 또한, 지하수에 존재하는 라돈은 그 농도가 아주 높을지라도 우리가 그 지하수 옆에서 항상 호흡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영향이 미미하다. 따라서 공기 중에 존재하는 라돈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지하수 내에 존재할 때는 음용을 우려할 것이 못 된다. 자연 방사성 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농도뿐만 아니라 폭로되는 시간과도 관련이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평소 음용하는 양의 수준이나 체내에 머무르는 시간을 볼 때 음용수로 인한 라돈 폭로의 위험성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선진국에서 지하수 내의 라돈을 관리하는 가장 큰 이유는 지하수에 존재하는 라돈이 주변 실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며, 실내로 유입되어 사용되는 지하수에 활성탄 저감 장치나 폭기 장치를 설치하도록 하여, 실내로 유입될 수 있는 라돈의 농도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낮추는 노력을 하고 있다.

 

실내 라돈의 관리

라돈 관리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환경부는「실내 공기질 관리법」에 실내 라돈 농도를 어린이집, 지하철 역사 등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시설(다중이용시설)에서는 148Bq/㎥ 이하로, 연립주택 등 공동주택에서는 200Bq/㎥ 이하로 관리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한, 다중이용시설 소유자는 2년에 한번씩 실내의 라돈 농도를 측정하여야 한다.「 학교보건법」에서는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 교실을 다중이용시설의 권고기준과 동일한 수준인 148Bq/㎥ 이하로 관리하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 또한 지하의 작업환경에 라돈 관리를 의무화하고 있다.
실내에 들어온 라돈을 줄이는 방법은 건물 신축 시에 라돈방출량이 적은 건축자재를 선택하고, 건물 밑의 토양에서 방출되는 라돈 가스가 실내로 유입되지 않도록 건물 기초 하부를 감압하는 전문적인 방법도 있으나, 기존 시설에서 라돈 관리의 대표적인 방법은 환기이다. 환기는 실내 라돈 농도를 줄이는 효과적이고 쉬운 방법이다. 실제로도 사람들이 활동하면서 자연적으로 환기가 자주 되는 낮에 라돈 농도가 낮게 나타났으며, 이와 반대로 취침 시간대인 밤중에는 안팎을 오가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자연적으로 환기 횟수도 줄어 라돈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므로 아침에 일어나면 모든 창문을 동시에 열어 실내·외 공기가 충분히 순환되도록 해야 한다. 라돈을 효과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에 3번 이상, 최소 30분 이상 환기를 해야 한다. 그리고 실내의 먼지 농도를 낮추어 라돈 자손들이 가급적 달라붙지 않도록 한다.
라돈은 거주공간 자체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유일한 실내공기 오염물질이다. 즉, 공간의 라돈 농도가 높으면, 그 공간이 아픈 것이다. 사람은 주기적으로 건강 진단을 받으며,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치료를 한다. 이와 똑같이 주택의 라돈을 정기적으로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전문적으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라돈안전센터 실내환경 연구실과 여러 연구실이 공동 개발한 기체전리 이온화 쳄버 형태의 실시간 라돈 검출기가 선진국 대비 1/50가격으로 상용화되었다. 검출기의 결과에 따라 실내 라돈의 수준이 높으면 스스로 회피할 수 있으며, 실내 라돈을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작동하는 환기 시설 등의 개발이 촉진되고 있어 스마트홈 IoT 기술에 적용될 예정이다.

 

조 승 연 / 연세대학교 환경공학부 교수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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