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호 Review: 《덕수궁 야외프로젝트 : 빛·소리·풍경》] 현대와 전통, 덕수궁에서 만나다

강애란,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강애란,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

덕수궁 120주년을 기념하여 국립현대미술관과 덕수궁관리소가《덕수궁 야외프로젝트 : 빛·소리·풍경》전을 공동 주최했다. 본 전시에는 자신만의 조형적인 작업방식을 구축하고 있는 9명의 예술가가 역사적 공간인 덕수궁을 수개월간 드나들며 영감을 얻은 결과의 산물 9점이 전시되어 있다. 덕수궁 내 전각 및 야외 공간 7곳에 전시된 작품들은 사진, 드로잉뿐만 아니라 설치, 영상, 사운드 등 다양한 표현방법을 사용하여 관람객의 눈과 귀를 기분 좋게 자극한다.

석조전 서쪽 계단, 덕수궁을 해체하다

석조전 서쪽 계단에는 해체를 통해 외피 속에 숨어있는 내부의 기능, 색, 모양 등을 보여주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는 작가 김진희의 <딥 다운—부용>이 전시되어있다. 이 작품에서는 덕수궁에 스며있는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을 해체하여 재구성하였다. 작품은 다양한 방면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설치되어 있는데, 여러 방향에서 바라본 작품은 입체적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눈을 감고 설치된 스피커에서 나오는 빗소리, 바람소리를 들으면 오랜 역사를 겪어온 덕수궁의 세월을 느낄 수 있다.

덕홍전, 역사를 되짚어보다

덕홍전에 도달하면 강애란의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을 볼 수 있다. 강애란은 책을 매개로,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시·공간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대한제국의 빛나는 날들>은 태조부터 고종까지 즐겨 읽던 서적 및 외교문서와 왕에 대한 사료집 등을 재현한 가상의 서고이다. 서고를 보고 있으면 외국 문물에 관심이 많았던 고종의 취향을 엿볼 수 있다. 각각의 책이 발하는 빛은 마치과거의 것이 현대에서도 여전히 빛을 발하는 것을 표현하고자 하는 것 같다.

함녕전 앞 행각, 꿈을 재현하다

덕수궁을 돌아나가기 전 마지막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은 오재우의 <몽중몽>이다. 오재우는 본인의 작품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왔다. 이번 작품 에서는 VR(Virtual Reality)을 통해 덕수궁을‘여러 꿈들이 모인 특별한 공간’으로 표현하였다. 전시공간에 마련된 VR기기를 쓰면 덕수궁은 꿈의 공간으로 나타나며 덕수궁의 곳곳을 돌아다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사진이나 말로는 표현할 수없는 느낌은 마치 꿈속에 있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이 밖에도 중화전 앞 행각, 석조전 복도각, 석어당, 함녕전에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은 원래 덕수궁에 있었던 듯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과거의 덕수궁과 현재의 덕수궁을 넘나드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2017년 11월 26일까지 진행되는 본 전시는 덕수궁에서 진행되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은 덕수궁에 입장한 자에 한하여 무료이며, 덕수궁 입장권은 1,000원이다.

전시를 관람한 뒤 영국대사관이 점유하여 철문으로 막혀 있다가 약 60년 만에 개방된‘덕수궁 돌담길’을 걸으면, 고즈넉한 덕수궁의 바깥 풍경 또한 함께 즐길 수 있다.

오지예 | ooojiye@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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