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4호 최우수논문 토론] 종이와 나노 기술의 만남

빛을 임의의 분자체에 가하면 분자체 고유의 진동 전이에 의해 조사된 빛과는 파장이 약간 다른 빛이 발생하는데, 그 빛을 라만 산란이라 한다. 라만 분광학(Raman Spectroscopy)을 이용하면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을 손쉽게 분석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상용화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SNR(Signal-to-Noise Ratio)과 낮은 재현성(Reproducibility) 때문이다. 1974년 금속 나노구조의 주변에 분자가 존재할 경우, 그 분자의 라만 신호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인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이 발표되었으나 각광받지 못하다가 21세기 들어 나노기술의 발전으로 국내외 많은 연구자들에 의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이 같은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술의 가장 큰 장점은 보이지않는 정보를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아직까지 완전한 메커니즘(Mechanism)에 대한 이해는 되어 있지 않지만, 분석하고자 하는 물질이 준비된 금속 표면에 존재할 때 입사되는 라만 레이저가 금속 표면에서 발생하는 표면 플라즈몬(Surface Plasmon, 자유 전자의 집단적 진동을 유도하는 핫스팟)을 통하여 크게 향상되면서 방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받아들여지는 이론은 전자기적 증강 효과(Electromagnetic Enhancement Effect)와 화학적 증강 효과(Chemical Enhancement Effect)이지만 전자기적 효과가 더 높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금속으로는 은(Silver), 금(Gold), 구리(Copper)의 순으로 높은 증강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금속의 크기와 모양의 변화를 통하여 증강 효과를 조절할 수도 있다. 많은 연구자들이 나노 합성 기술을 이용하여 크게 향상된
증강 효과, 핫스팟(Hot-Spot)을 가진 라만 프로브(Raman Probe)를 개발 및 상용화하고 있다. 하지만 개개의 나노입자를 합성하는 기술로 대면적의 시료에 재현성 있는 라만증강 신호를 얻기는 불가능하므로 표면증강라만산란용 기판을 패터닝하는 기술이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이 전자빔 리소그래피(E-Beam Lithography)와 이온빔 밀링(Focused-IonBeam Milling) 등과 같은 고가의 반도체 공정장비를 통하여 제작하고 있다.
이에 본 논문은 표면증강라만산란용 기판 개발을 위하여 셀룰로오스 섬유(Cellulose Fiber)로 구성된 종이를 기재로 사용한 참신한 연구로, 이전 고가의 장비를 이용하여 패터닝하고 나노합성 기술을 통해 만든 나노구조체보다 높은 라만증강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논문에서 제안한 딥코팅(Dip Coating) 방식의 일종인 SILAR를 통한 나노구조체의 합성에 있어 셀룰로오스 섬유의 불규칙적인 패턴과 흡수력이 많은 핫스팟을 만드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본 수상자가 제안한 종이 위에 구현된 표면증강라만산란 기재의 경우 무표지자(Label Free) 방식으로 질병 진단을 위한 실용화에는 많은 애로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항원-항체(Antibody-Antigen) 반응을 결합한 후속 연구나 실제 상용화에 대한 추가적인 고찰을 추천한다. 이를 통해 성능 개선과 높은 응용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면 국제적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최근 라만 분광 기술은 기존의 물질 분석뿐만 아니라, 약물과 폭발물을 대상으로 한 법의학 판단, 귀금속과 예술품 판단, 신물질 시험, 해저 가스 검출 등의 다양한 분야에 사용되고 있다. 본 수상자가 논문에서 제안한 방식을 위와 같은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 가능한 새로운 플랫폼으로 개발할 수 있는 폭넓은 시야를 가지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최 삼 진 / 경희대학교 의예과 교수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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