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3호 리뷰: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라이프(LIFE) 사진전>] 한 걸음 떨어지니 더 잘 보이는 세상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좌)이 머물던 경교장에서 총격으로 서거했다. 칼 마이던스 기자가 사고 직후 총알이 지난 창문으로 보이는 경교장 앞뜰의 모습을 사진(우)에 담았고, <라이프(LIFE)< 1949년 7월호에‘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사진 제공 = 유니크피스(주) ⓒ The Picture Collection Inc. All Rights Reserved
▲1949년 6월 26일 백범 김구 선생(좌)이 머물던 경교장에서 총격으로 서거했다. 칼 마이던스 기자가 사고 직후 총알이 지난 창문으로 보이는 경교장 앞뜰의 모습을 사진(우)에 담았고, <라이프(LIFE)> 1949년 7월호에 ‘혼란 속의 한국, 호랑이를 잃다’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보는 것을 즐거워하자, 보고 또 놀라자, 보고 또 배우자’

헨리 루스의 <라이프(LIFE)>지 창간사로 시작하는 이번 전시는 전설적인 포토매거진 <라이프(LIFE)>지의 사진과 영상 132점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 잡지의 정점에 있는 <라이프(LIFE)>지에서도 최고의 사진만을 실은 본 전시는, 20세기 현대사의 터닝 포인트를 엿볼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엄선한 사진만 전시하는 만큼, 전시된 것들은 단순한 사진 한 장이 아니라 ‘작품’으로 평가할 수 있다. 작품을 보면서 그 순간을 찍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았던 사진작가들의 직업의식도 느껴진다.

 

우리의 21세기는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까

FACE, 네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는 전시의 시작은 ‘기억해야 할 얼굴’이다. 켈리 그레이스, 슈바이처, 마더 테레사, 제임스 딘 등 여러 분야의 역사적 인물들과 시대의 아이콘들을 가벼운 발걸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테마에서는 기억해야 할 사건과 변화를 통해 치열했던 20세기를 압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사진과 영상을 통해 일목요연하게 압축된 시대를 보고 있자니, 스스로 끊임없이 질문이 떠올랐다. 20세기와는 비교할 수 없는 혼란과 변화를 맞이하는 21세기는 어떻게 기억될 것인지, 미래가 궁금해진다.

 

낯선 이들 사이에서 ‘나’를 발견하는 것

하지만 나와 거리가 먼 나라의 옛날이야기를 보고 있자니 다소 지루하기도 하고, 사진의 의미가 쉽게 와닿지 않는 느낌이 있다. 그 순간, 익숙한 사진들을 만나게 된다. 백범 김구, 흥남철수, 대한민국 정부 수립 등 한국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역사의 기록이 전시되어 있다. ‘남’의 역사가 아닌 ‘나’의 역사를 마주하는 순간의 여운은 또 다른 감동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이 사진들은 평소에는 무심하게 지나쳤던 역사적 인물과 사건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든다. 전시를 보는데 있어 또 다른 포인트는 테마별로 다른 분위기의 배경음악이다. 사진에 어울리는 음악이기도 했지만, 다소 긴 호흡으로 이어지는 전시에서 분위기를 신선하게 전환하는 효과를 준다.

 

모든 순간들은 ‘현재’가 된다

전시된 사진을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며 놀라움의 연속이다. 그리고 이 모든 과거들은 현재에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저 ‘잘 찍힌’사진으로만 알고 있던 것들의 의미를 다시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본 전시는 10월 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진행되며,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성인 13,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이다. 평일 오후 2시, 5시에 진행되는 도슨트를 활용하면 사진에 담긴 시대와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유혜선 | hsyoo25@khu.ac.kr

작성자: khugnews

이글 공유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