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호 인터뷰: 김상호 ‘시민의 눈’ 총괄 책임자,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꽃피는 5월, 장미대선이라고 불리는 유례없는 봄 대선을 앞두고 있다. 국민 모두의 뜻을 모아 대통령을 뽑는 선거의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지난 제17, 18대 대선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수차례 불거졌었다. 이런 부정선거 의혹을 막고 부정선거를 뿌리 뽑고자 직접 발로 뛰고 있는 시민들이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부정선거를 감시하고 선거정의를 실현하는 시민들의 모임인‘시민의 눈’의 김상호 총괄 책임자를 지난 4월 5일 서울시 중구의‘시민의 눈’사무실에서 만나 그들의 활동과 선거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해

선거의 감시자‘시민의 눈’

Q. “‘시민의 눈’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부정선거를 감시하고 선거정의를 실현하는 단체”라고 알고 있습니다. 정확히 어떤 단체인가요?

먼저 저는 원래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선거 현장에서 부정이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투표 현장에선 단 하나의 표라도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선거를 진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17대 대선부터 부정선거에 대한 의혹이 꾸준히 제기됐죠. 그래서 부정선거를 몰아내고자 하는 뜻이 통한 약 20여 명 정도가 모여서 시작한 시민단체입니다. 20명 정도로 시작해 현재는 약 4만여 명의 인원이 선거를 감시하고 부정선거를 몰아내기 위해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선거를 감시하고 부정선거를 몰아내보자는 취지로 처음 시작하게 되셨다고 하셨는데요. 이렇게 활동을 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부정선거 의혹이 나타난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니 선거 절차에서 다소 석연찮은 점들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제18대 대선의 경우 제가 직접 개표상황을 현 장에서 유심히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아직 개표함이 개함되지 않았는데 공중파 방송에선 이미 개함이 됐다고 하며 투표 결과가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었습니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을 하게 된 거죠. 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선거가 그동안 너무 비밀리에 운영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전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가 알아서 공정하게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 믿음이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하지만 국회위원들은 선관위에게 밉보이지 않기 위해 선거 과정의 단점들에 대해 어떠한 목소리도 내지 못하고 있죠. 그래서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시민’인 우리가 공정한 선거를 위해 발 벗고 나서보기로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현 선거체제의 문제점

Q. 현재 선관위에서 선거의 전체적인 진행을 맡고 있습니다. 실제로 선거 개표 과정을 지켜보며 어떤 점이 문제라고 생각하셨나요?

가장 중요하게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참관인입니다. 먼저 참관인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앞서 투표 종류에 대해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간략하게 투표는 선상투표, 거소투표, 사전투표, 본투표가 있습니다. 선상투표는 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없는 선원을 대상으로 선상에서 실시하는 것입니다. 거소투표는 병원이나 요양소 등에 거주하거나 신체적 문제로 움직일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투표소에 가지 않고 투표할 수 있게 만든 투표입니다. 사전투표는 선거 당일에 투표가 어려운 경우 선거기간 5일 전부터 이틀 동안 별도의 신고 없이 투표할 수 있게 만든 것이지요. 이 과정이 공정하게 진행되기 위해 참관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반드시 투표에 동행해 모든 과정을 지켜보게 되어있습니다. 다시 말해, 선거 때 투표와 개표상황을 직접 보고 감시하며 선거가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하는 사람들을 참관인이라고 하는데 이들이 선거의 모든 과정에 반드시 참여해야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고 투명한 선거가 된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선거 과정에서는 참관인들이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선거법은 절차법이기에 절차상에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법으로 정해져있는 참관인들이 역할을 못한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입니다.

Q. 과거에 “참관인은 눈뜬 봉사에 불과하다”라고 할 만큼 참관인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셨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인가요?

먼저 개표 참관인은 당내 지역위원장들이 당 직원 중에, 투표 참관인은 동장이 지역유지들 혹은 어르신들 중에 뽑고 있습니다. 이들을 잘 교육을 시켜서 선거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기본적인 참관인 교육조차 거의 없었습니다. 당내 참관인은 각 정당에서 당에 우호적인 사람을 넣어서 각 당에 이익이 되도록 하거나 당원배가운동의 일환으로 사용됐고, 일반 투표 참관인은 수당을 받기 위해 오는 일반인들이 대부분이어서 전문성에 문제가 있었죠. 이들은 투표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본인들의 업무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제가 선거 과정을 지켜본 결과 밤늦은 시간이 돼서 어느 정도 선거의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판단되면 참관인들이 집에 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일례로 한 번은 선거 결과 집계가 새벽 4시 정도에 끝났는데 그때까지 남아있는 참관인은 아무도 없었죠. 참관인이 법으로 명시가 되어있는 역할을 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런 사실도 몰랐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앞서 말한 거소투표와 사전투표 과정에서 참관인들이 참여하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거소투표의 경우 참관인이 동행하지 않는다면 투표를 진행하는 병원의 원장이나 투표의 장이 얼마든지 투표 결과를 조작할 수 있죠. 또한 사전투표의 경우 전체 투표의 15% 정도를 차지하는데도 불구하고 참관인이 없었다는 것은 충격적입니다. 그렇기에 투표가 끝난 이후 투표함을 열기까지 남은 시간중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것이죠.

발로 뛰는‘시민의 눈’

Q.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시민의 눈’에선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지금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참관인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전국을 돌며 참관인들을 교육하려고 합니다. 참관인이라면 누구든지 교육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횟수도 가능한 대로 여러 번 해서 교육의 기회를 늘리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제19대 대선에는‘시민의 눈’활동가들이 모든 투표 과정을 지켜볼 예정입니다. 거소투표의 경우 한 군데도 빠짐없이 신청 과정부터 투표 당일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감시하고 촬영할 것입니다. 그리고 사전투표가 이루어지는 과정, 투표가 끝난 후 투표함이 이동하는 과정, 투표함이 보관되는 곳, 투표함이 개표를 위해 운송되는 과정, 개표되는 과정 이 모든 것을 하나하나 지켜볼 것입니다. 사전투표와 본투표의 모든 과정 속에 조금이라도 공정하지 못한 일이 발생하지 못하게 실제로 지켜보는 것이죠. 이번 선거에서 아무런 의혹이 생기지 않기 위해 모든 과정을 빠짐없이 직접 감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를 위해선 약 7만여 명의 인원이 필요합니다.

Q. 실제 활동을 하면서‘시민의 눈’과 상충되는 이해관계에 있는 정치인, 타 단체와 부딪혀 어려운 점은 없나요?

‘시민의 눈’은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초정파를 위반하면 퇴출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후보들의 부정을 감시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선거 과정의 공정성만 따지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촛불시위 이후 많은 시민들이 깨어있기 때문에 어려움이 덜한 것같기도 합니다.

‘시민의 눈’으로 보는 선거 과정

Q. 이전에 개표 과정을 지켜보면서 새롭게 밝혀내거나 알게 된 사실이 있나요?

실제로 투표함이 개봉 전에 뜯겨져 있었던 경우, 개표 위원장의 도장이 원래 하나만 찍혀있어야 하는데 두 개가 찍혀 있었던 사례, 투표함 밑이 열려있던 것, 개수기를 지나치게 빠르게 돌려서 결과 확인을 정확하게 하지 않던 점이 생각이 납니다.실제로 개표 과정을 지켜보면서 알게 된 아쉬운 점은 너무나 많습니다.

Q.‘ 시민의 눈’활동에 대해 선관위의 반응은 어떤가요?

선관위는 우리 활동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우리는 선관위를 범죄자로 몰며 그들을 비난하는 것이아닌 선거를 보다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가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관위와 협력관계를 갖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시민의 눈’이 밝혀내려고 하는 것은 선관위의 잘못한 점이 아닌 선거를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누군가의 검은손’이죠. 선관위는 우리 ‘시민의 눈’의 요구 사항도 반영해주고 있습니다. 현재 개표할 때 투표지 분류기를 인터넷에 완전히 공개한다거나 집계 시스템에 참관하는 등의 요구 사항을 이번 선거에 반영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요구 사항이 있지만 앞으로 남은 회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선거를 위해

Q.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를 위해 앞으로 어떻게 선거가 진행돼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현재 우리나라의 선거 과정은 ‘고비용 저효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저비용 고효율’로 바꿔야겠지요. 우리나라의 투표소는 14,700곳 정도이며 이를 선거인원에 대입시켜 본다면 한 투표소에 3,000여 표 정도밖에 안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생각엔 3,000표 정도라면 그 투표가 끝난 후 곧바로 투표함을 개봉해서 일일이 사람 손으로 수개표를 해도 충분하다고 여겨집니다. 이렇게 한다면 선거 과정에 투입되는 인원, 기계, 공간, 운송차량이 크게 줄게 되어 소요비용이 줄어들고 선거 결과도 매우 빨리 알 수 있게 되죠. 또 바람이 있다면 개표를 하는 동안 투표소 주변에선 축제를 해서 시민들이 투표의 과정을 즐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축제의 장이 되길 바랍니다. 매번 대선 이후 벌어지는 국론 분열과 고소·고발이 아닌 패자도 승자도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소망합니다.

Q. 마지막으로 대선을 앞둔 원생들에게 투표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주권자가‘주인’이라는 것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숭고하고도 중요한 행위는‘투표’입니다. 투표를 하지 않는다면 나의 권한을 위임하는 행위를 하지 않았기에 주권자이길 스스로 포기한다고 생각합니다. 투표를 반드시 함으로써 민주주의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하시길 바랍니다. 덧붙여서 투표 시스템에 대한 논문 작성을 통해 우리나라가 앞으로 선진국형 선거제도를 만들어나갈 수 있는 연구들이 많이나와주길 부탁드립니다.

대담·정리: 박요셉 | yoseph@khu.ac.kr

사 진 : 황정환 | delijh@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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