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1호 보도기획: 연구논문 접근성 문제] 질 좋은 연구를 위한 기본적 인프라의 필요성

 

 

경희대학교 일반대학원의 교육목표는 ‘전문 학술이론 연마’, ‘ 독창적 연구능력 함양’ 그리고 ‘전인적 지도 역량 제고’를 토대로 전문 연구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다. 그런데 점차적으로 연구 자료를 검색하기 위한 학술DB 자원(Riss 등)의 지원범위가 감소되고 있다. ‘ 연구 중심의 대학원’이라는 교육목표가 무색해지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이에 본보는 최근 3년간의 학술DB 이용 범위를 알아보고 지원범위가 감소되고 있는 이유와 개선될 수 있는 여지를 알아보기 위하여 예산책정 관할부서인 서울교정 중앙도서관 학술연구지원팀(이하 중앙도서관)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또한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 감소로 인하여 원생들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학술DB 자원이 연구 활동에 미치는 영향과 원생들이 생각하는‘연구 중심의 대학원’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위해 양 교정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난 4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이메일을 통해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총 147명의 원생이 참여했다.

학술DB 자원의 지속적인 감소

 최근 들어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가 현저히 감소했다는 것은 원생들 사이에서 공연한 사실이다. 학술DB 자원은 중앙도서관 소장 자료의 일부분으로서 관리되고 있다. 도서관 소장 자료는 어느 도서관에서나 그 도서관의 존재 이유를 정당화하는 요체인 동시에 자산임이 틀림없다. 또한 이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제공하는 것이 도서관 서비스의 기본 요소이다. 하지만 설문조사에 의하면 연구자료 검색 중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가 감소되었음을 느꼈는지에 대한 질문에 61%가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원생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었다. 한 교수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예전만큼 연구 자료를 찾는 게 쉽지 않다”며 “어느 순간부터 자료를 열람할 수 있는 범위가 좁아졌다”고 학술DB 자원 이용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에 본보는 학술DB 자원의 실질적 감소를 알아보기 위하여 대학별 학술관련 자료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는 학술정보통계시스템을 통해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의 최근 3년간 자료구입비 증감률을 조사했고, 그 결과 2014~2016년 사이 4.4% 감소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원생들이 질 높은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학술DB 자원이 풍부해야 하는데, 예산은 왜 감소되는 것일까?
학술예산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하여 중앙도서관 담당자를 찾아 궁금증을 풀어봤다. 중앙도서관의 예산은 크게 인쇄(종이 서적 등)와 전자(학술DB, 동영상 강의 등)로 나눠진다. 매년 도서관의 예산을 책정해 학교로부터 예산을 할당 받는 것인데 책정한 대로 다 받는 것은 아니라는 게 중앙도서관 측의 입장이다.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가 감소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대학에서 진행하는 여러 가지 사업(Space21 등)과 등록금 동결로 어려운 대학 재정 환경 속에서 도서관 예산이 감소함에 따라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 또한 자연스레 감소된 것이다. 또한, 해외 학술지의 경우 자료 이용가격이 급격하게 인상되고 있고, 환율 변동에도 굉장히 큰 영향을 받기에 기존 예산으로 모든 분야를 충당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중앙도서관 측의 설명이다. 그렇다면 타 학교의 상황은 어떨까? 학술정보통계시스템의 통계(2016년 기준)에 따르면 경희대학교의 도서관 자료구입비(인쇄, 전자 포함)는 49억 5천만 원 대로 전국 대학 중 9위를 차지했다. 또한, 우리 학교와 비슷한 또는 적은 수준의 등록금을 자랑하는 타 대학들의 자료구입비는 천차만별이었고, 1~3위를 차지한 타 대학의 경우 순서대로 104억 3천만 원 대, 91억 5천만 원 대, 73억 6천만 원대로 본교 도서관의 자료구입비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표 참조). 이와 같은 자료로 보아 ‘등록금동결’로 인한 학술예산의 감소를 주장하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017-05-14 21-29-20

과연, 경희대학교는‘연구 중심’의 대학원이 맞는가?

연구를 하는 원생이라면 점차적으로 이용 범위가 감소된 학술DB를 이용하면서 적지 않은 불편함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상응하듯 80.8%에 해당하는 원생들이 불편함을 느꼈다고 호소했다. 또한, 무료였던 자료가 유료화되면서 연구에 대한 심적 또는 경제적 부담감이 들었냐는 질문에는 62.4%의 인원이 ‘매우 그렇다’, 25.9%의 인원이 ‘그런 편이다’라고 응답했다. 연구자원의 이용 범위 감소는 ‘연구 중심의 대학원’이라는 교육목표가 무색해질 정도로 원생들의 사기를 떨어트리고 있는 것이다. 뒤를 이어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 감소가 연구 결과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26.3%의 인원이 ‘매우 그렇다’, 42.4%의 인원이 ‘그런 편이다’라고 답변했다. 이는 질 높은 연구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수치다.
원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선거에서 매년 단골 공약으로 나오는 것은‘학술’부문이다. 원생들의 연구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로 학술과 관련된 비슷한 공약들을 해마다 내세우는데 지금까지 이렇다 할 변화가 없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총학생회와 중앙도서관 측을 찾아 선거공약을 내세우기 이전에 서로 합의된 바가 있었느냐는 질문을 했지만 양 측은 모두 ‘아니다’라고 답했다. 중앙도서관의 예산이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현 실정에서 총학생회의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있는 공약일까? 포퓰리즘에 그치는 공약은 아니었는지 다시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말했듯이 기존 중앙도서관의 예산으로는 모든 분야를 충당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실수요가 많은 분야를 우선적으로 구독한다는 것이 중앙도서관 측의 입장이다. 하지만 원생들은 똑같이 연구할 권리가 있다. 많은 원생들이 불편을 겪는 상황에서 학술DB 자원이 개선될 여지가 없느냐는 질문에 중앙도서관 측은 “원생들에게 좋은 연구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본교에서 소장하지 않는 자료에 대한 대출(상호대차서비스) 및 복사서비스(원문복사서비스)에 대한 비용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재까지는 중앙도서관을 통해 복사서비스를 이용하면 국내 학술지의 경우 50%의 비용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올해부터는 100% 비용 지원으로 확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원생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는 해외 학술지에 대한 답변은 미비했으므로 완전한 해결책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자료: 학술정보통계시스템

자료: 학술정보통계시스템

▲ 표: 최근 3년간 대학별 도서관 자료구입비 증감률

우리가 바라는 우리학교

‘연구 중심 대학원’의 사전적 정의는 “지식 창출 및 고급 연구인력 양성 능력을 갖춘 대학”이다. 그렇다면 원생들이 생각하는 교육목표에 걸맞은 연구 환경의 조건은 무엇일까? 원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담기 위해 주관식 질문을 했고, 78개의 답변이 접수됐다. 일반대학원 재학생 총 인원에 비하면 극히 소수지만 각 단과대학을 대표하듯 원생들은 현재 자신들의 고충을 각양각색으로 답변했다. 많은 원생들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구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최우선적이라고 주장하며 ‘연구에 필요한 학술DB 자원을 한계 없이 지원해주는 것’을 꼽았다. 뒤를 이어 실험실과 연구 공간, 휴게실, 연구 기자재와 같은 물리적 환경 제공에 대한 필요성도 보여줬다. 무엇보다 학부-대학원 공동이 아닌‘원생들을 위한 연구 환경’ 제공이 필요하다는 게 원생들의 입장이다.
또한, 학술DB 자원의 이용 범위에 대해 본인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면 바라는 점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원생들은 ‘다양한 학술DB를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 원생은“연구를 위해 논문을 참조하려 해도 논문을 볼 수 없다”며 “현 시스템에선 논문 한 편을 쓰기 위해 수십만 원이 들어가는 구조”라고 호소하며 부담감을 전했다. 또 다른 원생은 “자료를 얻기 위하여 걸핏하면 타 학교 친구에게 부탁을 한다”며 심적 고충을 드러냈다. 지면상 모든 원생들의 의견을 싣지 못하는 게 필자로서 아쉬울 정도이다. 애로사항이 있다면 언제든지 도움을 청하라던 중앙도서관 측에게 원생들의 응답 내용을 제출할 계획이다. 원생과 학교 측의 원활한 소통으로 보다 나은 환경에서 연구하기 좋은 경희대학교 대학원이 되길 기대해본다.

 

박현빈 | hbpark@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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