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호 리뷰: 아르코미술관,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과밀도시, 서울을 논하다

 

▲은 서울을 ‘가장 치열한 격전이 일어나는 최전선’이라고 표현한다. 전시장 입구에 놓여져있는 서울도심의 전경(좌)과 베란다 증축 등 건물 외부 면적의 확장 전략으로 용적률을 증가시킨 주택 모형(우)이다.

▲<용적률 게임>은 서울을 ‘가장 치열한 격전이 일어나는 최전선’이라고 표현한다. 전시장 입구에 놓여져있는 서울도심의 전경(좌)과 베란다 증축 등 건물 외부 면적의 확장 전략으로 용적률을 증가시킨 주택 모형(우)이다.

 

 

서울을 비롯한 도시건축을 ‘용적률(FAR·Floor Area Ratio)’로 풀어보는 전시가 개최됐다. 용적률은 필지면적에 대한 건물 바닥면적의 비율을 말한다. 주거지역의 종류에 따라 건물을 몇 층 올릴 수 있는지를 정하는 이 규율은 재건축은 물론 상가, 리모델링 시장에서도 알아야 하는 기초 중의 기초다. 일반인에게는 생소하고 멀게 느껴지는 용어지만, 실제로는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서울은 세계적으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하나다. 서울 인구는 빠른 경제성장에 힘입어 급속도로 증가했고, 그에 따라 서울 내 주거공간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으나 주택 공급량은 이를 따라갈 수 없었다. 건축주는 제한된 토지에서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대한의 공간을 차지하려 하지만 공적 규제인 용적률은 이를 막고 있다. 건축가는 규제의 빈틈을 이용하면서 건축주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기에 기발한 아이디어로 용적률의 빈틈을 비집고 들어가야 한다. 결국 창의성을 제약하는 용적률이 오히려 살아남으려는 건축가들의 창의성을 촉발하는 동인이 됐고, 건축가들은 이 한계선 안에서 최고의 용적률을 뽑아내기 위해 일종의 ‘게임’을 하고 있다.

“용적률 게임은 한국 사회의 심층을 들여다보는 강력한 렌즈로서, 우리 시대 한국인들의 내면을 드러낸다. 크고 넓은 공간을 향한 욕망을 법과 제약을 뛰어넘고자 하는 자유로움의 표현으로 본다면, 이 현상을 융통성과 열정의 표출이라고 볼 수도 있다.”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전시 서문

전시는 서울에서 용적률 게임이 벌어지게 된 배경을 알려주는 각종 수치와 그래프들을 보여준다. 또한, 부동산 가격과 건축 규제를 해결하려는 건축가들의 접근 외에도 작가들이 바라보는 한국 도시건축의 풍경도 선보인다. 젊은 건축가들의 36개 건물을 거시적으로 조망하는가 하면, 붉은 벽돌의 다가구주택을 먹과 세필로 한지에 그려냈다. 과거 용적률 게임의 산물인 다가구주택을 수천 세대 촬영한 사진과 노후화된 도시 속 거리풍경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영상물도 볼 수 있다.

<용적률 게임: 창의성을 촉발하는 제약> 전시는 2016년 제15회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외신들의 호평을 받은 한국관의 귀국전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한국관을“놓쳐서는 안 될 6개 전시(Six Not-to-Miss Shows)”로, 영국가디언 지는“도시의 보이지 않는 힘을 보여준 우아한 전시(an elegant demonstration of some of the invisible forces shaping our cities)”라고 평가하는 등 해외 언론매체에서 주목을 받았다.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선보인 전시를 그대로 옮겨온 만큼 영문 소개가 대부분이지만, 번역된 전시 설명서와 함께 차근히 돌아볼 수 있다.

특히 이번 귀국전은 용적률에 얽힌 이야기를 대중과 공유하는 자리 “라운드테이블 토크”를 4월 8일과 21일에 마련한다. 또한, 정림건축문화재단과 공동 기획한 4회의 공개 포럼 <숨은 공간, 새로운 거주>가 매주 토요일 진행될 예정이다. 전시 설명은 주중 14시/16시, 주말 14시/16시/18시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본 전시는 대학로에 위치한 아르코미술관에서 5월 8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박현빈|hbpark@khu.ac.kr

작성자: khugnews

이글 공유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