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호 기획: 방역 살처분] AI방역과 살처분

지난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농가 피해가 확산되고 산란계 살처분으로 인해 계란값이 폭등했으며 최근에는 구제역까지 발생하여 축산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들은 해마다 반복되는 피해를 줄이려는 어떠한 선제적 노력이나 대응책을 보여주지 않는 정부에 실망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피해를 양계농가와 국민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 이에 본보는 AI방역과 살처분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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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ww.newsis.com           ▲ AI를 차단하기 위한 방역 작업을 하고 있다.               

 

 

AI 확산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AI)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감염에 의하여 닭·오리·칠면조 등 가금류와 야생조류에서 발생하며 병원성 정도에 따라 저병원성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구분된다. 저병원성 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에서 주로 발생이 되고 아무런 질병을 일으키지 않으며, 닭이나 오리 같은 가금류에 감염되어도 마찬가지이다. 저병원성 AI는 주로 호흡기나 내장에 약간 감염되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지 않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야생조류의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닭이나 오리 등과 같은 가금류로 전파되어 축사 내에서 바이러스 증폭이 이루어져 발생하게 된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는 H단백질 중간에 아미노산이 첨가돼 있으며, 가금류에 감염되면 폐뿐만 아니라 뇌 등 모든 장기에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어서 많은 양의 바이러스가 배출된다. 현재까지 가금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AI바이러스는 H5 또는 H7 형에 속하는 것으로서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유전형은 H5N1, H5N8, H5N6 3가지로 모두 H5형이다.

▲국내발생 고병원성 HPAI H5N6 발생 기원

▲국내발생 고병원성 HPAI H5N6 발생 기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6는 2014년 4월부터 최근까지 중국, 베트남, 라오스, 홍콩 등에서 유행하였다. 충남대학교 독감바이러스연구소 서상희 교수에 의하면 중국 유래 고병원성 H5N6 AI에서 PB2, PA, HA, NP, NA, M, NS(99% 일치)와 저병원성 H4N2 또는 H3N2 또는 H10N8 AI에서 PB1(97%)이 재조합되어 한 가지 유형의 한국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H5N6가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중국 광동성, 홍콩 등에서 유행한 H5N6형 바이러스와는 질병성에 영향을 미치는 PB1을 제외한 7가지 부분만 99% 일치하기 때문에 중국 AI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된 후 아직 밝혀지지 않은 저병원성 AI 바이러스와 재조합되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 추정은 정부 발표와 비교할 때 다음과 같은 항목에서 차이를 보였다. 첫째, H5N6 재조합이 정부는 국외에서 이루어졌다고 추정하였으나 국내에서 이루어졌다고 본 점이다. 둘째, 정부는 발생과 확산경로가 국외에서 국내로 야생조류에 의해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였으나 국내에서 확산된 것으로 추정하였다. 셋째, H5N6 유전자 유형이 정부는 5개라고 하였으나 병원성 기준으로 보면 1개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AI 살처분

우리나라에서 AI가 발생한 것은 총 6회이다. AI가 발생하면 방역대를 설정하게 되는데 ‘AI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르면 발생농장기준으로 반경 500m까지는 오염지역으로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며, 반경 500m~3km까지는 위험지역으로 선택적 살처분을, 3~10km까지는 경계지역으로 설정하여 방역을 실시하도록 되어 있다. 예방적 살처분은 2003~2004년과 2010~2011년에는 발생농장과 오염지역에서 이루어졌으며, 2006~2007년, 2008년, 2014~2015년, 2016년에는 그 범위를 위험지역까지 확대하였다. 그러나 살처분 정책은 기대와 달리 AI 확산을 억제하는 데 실패하였다. 발생기간은 기존 H5N1이 150일(5개월)을 넘지 않았던 반면 H5N8은 669일(약 22개월) 동안 발생하여 4계절을 2회나 경과되는 특성을 보였다.

ⓒ 농림축산식품부 고병원성 AI 방역 일일보고 자료 종합 (2016~2017년은 2017년 2월 7일 24시 기준)    ▲ AI 발생 및 살처분 년도별 현황

2016년 7월 이후에는 발생농장에 대해서만 살처분을 실시하고 기존의 반경 500m, 3km, 10km를 원으로 설정하는 방식을 탈피하여 지형적 여건, 역학적 특성, 축산업형태,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기타요인 함수가 반영된 위험도 함수 등을 분석 후 설정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2016년~2017년에 발생한 H5N6는 2017년 2월 7일 기준으로 340개 농장에서 발생하였으며 824개 농장에서 33,120천수가 살처분 되었다. 가장 짧은 기간에 가장 많은 살처분이 이루어졌다.

AI 방역정책 문제점

AI 방역정책의 문제점은 준비단계에서 긴급행동지침의 비체계성과 대응단계에서의 기술적 부적합성이 있다. 첫째, 준비단계에서 긴급행동지침의 비체계성으로는 다음과 같다. ⅰ)발생초기 대응 수준의 하향화이다. 2016년 7월에 AI긴급행동지침은 이전 긴급행동지침이 중앙정부가 초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도록 규정되었던 것을 지방자치단체가 대응하도록 하였다. ⅱ)위기관리단계 완화이다. 위기관리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긴급행동지침이 조류인플루엔자가 국내에서 발생이 된 경우 이전 지침에는 “경계”단계인데 개정 지침은 “주의” 단계로 낮게 설정되어 있다. 그 결과 신속하고 종합적인 초기 대응에 실패하게 되었다. 둘째, 대응단계 기술적 부적합성은 다음과 같다. ⅰ)낮은 방역 수준에서 살처분 위주의 정책을 채택함으로써 “방역실패”를 초래하여 국가 및 지방 재정을 위협하고 축산농가의 고통을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ⅱ)확산저지에 비용효과적인 백신정책을 선택하지 않음으로써 발생기간이 장기화되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오염되는 공간적 분포가 확대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ⅲ)살처분 실행 과정에서 인도적 살처분 규정을 준수하지 않고 생매장하는 등, 근본적으로 질병 예방이라는 명분하에 전혀 감염이 되지 않은 생명이 살처분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야기하게 되었다. ⅳ)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하는 원인은 공장식 축산형태에 있기 때문에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야생조류에 책임전가 등으로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 또한, 공장식 축산은 규모가 크고 수직계열화되어 있어 한번 AI가 발생되면 피해 규모를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다. ⅴ)살처분 정책은 살처분 과정에서 인도적 살처분 기준이 준수되지 못하고 있으며, 매몰지 침출수 문제 등으로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EU 사례 시사점

EU의 동물복지는 영국에서부터 진행된 현대적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이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일반화된 개념이다. EU동물복지 관련 정책의 출발점은 가축이 단순히 본능적으로 움직이는 존재가 아니므로 불필요한 고통을 당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EU의 축산업과 관련된 동물복지 규칙은 1998년에 제정된 “농업 목적으로 사용되는 동물보호” 지침을 근거로 하고 있다. 1999년에 산란계 보호를 위한 최소기준을 마련하였고, 2012년부터 감금틀 사육을 전면 금지하였다. 유럽지역에서는 1998년 유럽의회와 이사회 결의로 전염병 감시 및 제어를 목적으로 ‘조기경보대응시스템(EWRS)’을 구축하여 운영 중이다. 이 시스템은 유럽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감염이 발생하였거나 발생이 의심되는 경우 유럽 각국에 통지하고 관련 대책을 상호 공유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유럽연합은 조류인플루엔자를 재난의 범주로 분류하고 조기경보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일본 사례 시사점

일본에서 발생한 H5N6는 우리나라에서 확산이 된 것으로 추정이 되고 있으며, 2017년 1월 15일 기준으로 산란계 100만 마리, 육계 12만 마리, 육오리 2만 마리 총 114만 마리를 살처분하고 더 이상 발생보고가 없는 상황이다. 일본 방역정책의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국내 발생이 되면 즉각 심각단계로 위기관리가 격상되어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기에 해당 농장에 대하여 집중적이고 철저한 방역이 실행된다. 일본은 발생 당일 총리관저에 ‘위기관리센터’를 가동하고 다음 날 오전 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여 중앙정부 차원에서 전면적으로 방역을 실시한다. 둘째, 일본은 발생농장에 대한 철저한 살처분을 24시간 이내에 실시하며 반경 10km까지 방역대를 설정하여 철저한 차단방역에 집중을 한다. 셋째, 철저한 예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속 가능한 가금을 위한 AI 방역정책 개선방향

AI방역정책이 살처분 위주의 정책에서 동물복지가 실현되는 지속 가능한 축산업의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바이러스 슈퍼배양소인 공장식 축산을 중단해야 한다. 정부는 공장식 축산을 중단하고 동물복지농장으로 전환하기 위한 로드맵을 작성하여 실행해 나가야 한다. 둘째, 정부는 축산농장에 대한 정기적인 바이러스 조사를 실시하여 축산 농가 신고에 의지하지 않는 독립적인 역학조사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셋째, 농림축산식품부의 수직계열화 정책을 중단하고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축산유통의 분산화를 실시함으로써 가축전염병의 확산 기회를 저감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백신 정책을 도입하여 발생농장 주변지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겨울철이 되면 온도가 떨어져 바이러스 생존율이 높고, 생존기간도 6개월 이상이 되며 전파가 빠르기 때문에 농민의 방역만으로는 AI확산을 막을 수 없다. 따라서 발생 농장으로부터 반경 10km 위험지역 내에 있는 가금류에 대하여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섯째, 긴급행동지침의 위기관리단계 내용을 지방자치단체 중심에서 중앙정부에서 컨트롤타워를 구축하여 종합적, 통합적, 입체적 대응을 통하여 피해 최소화를 실현하는 것이 필요하다.

김정수 / 환경안전건강연구소 소장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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