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9호 리뷰: 예술의 전당, <르 코르뷔지에 展>] 4평의 기적 – 작은 위대함 결국 본질만 남는다

리뷰

▲ 르 코르뷔지에가 생애 말년에 살았던 집으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세계문화유산이다(좌). 그는 지중해를 보며 작업을 하기위해 창문에 유리를 달아놓았고, 지중해의 품에서 생을 마감했다(우).

219-21-1 사진

슬퍼하지 말게 언젠가 우린 또 다시 만나게 되는 거니까.

죽음은 우리 각자에게 출구와도 같다네.

나는 왜 사람들이 죽음 앞에 불행해하는지 모르겠네.

그것은 수직에 대한 수평일세, 보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지.”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감미로운 멜로디에 감성이 흠뻑 젖었다. 1965년 9월 1일, 르 코르뷔지에의 장례식은 앙드레 말로에 의해 루브르 궁에서 국장으로 치러졌다. 전시장 곳곳에서 감미롭게 울려 퍼지던 배경 음악은 르 코르뷔지에가 직접 자신의 장례식을 위하여 선곡한 것으로 실제 장례식 때 사용된 곡이었다. 어찌 자신의 죽음 앞에서 이렇게 감미로운 음악을 선사할 수 있을까.

삶은 현기증이 일 정도로 빨리 지나가 버렸고 최후가 다가오는 것조차 알지 못했다.”

그의 업적만 보아도 알아차릴 수 있었다. 그가 얼마나 부단한 노력을 하며 살아왔는지. “만약 누군가 내 건축 작품에 있어 장점을 발견한다면 그것은 내가 매일 그림을 그리는 비밀스런 노력에 있습니다”라는 르 코르뷔지에의 말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웅장하게 자리 잡은 17개의 사진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건물들이다. 자연광이 특히나 아름답게 들어오는 그의 건물에 대한 오마주, 존경의 개념에서 야외에서 창으로 빛이 들어오는 것처럼 사진의 조명을 독특하게 해놓은 전시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였다.

집은 살기위한 기계다

산업혁명 이후 많은 노동자가 파리라는 대도시로 몰리게 되어 주거지가 부족해졌고, 당시 건축가들은 권위적인 건물에만 초점을 두고 있었기에 그는 결심했다. 배나 자동차가 발전하는 것처럼 건물도 발전해야 한다고. 다소 차갑고 딱딱한 이미지의 ‘기계’가 르 코르뷔지에로 의해 따뜻하고 긍정적인 의미로 재해석 됐다.

! 파리여. ! 사막이여. 인정도 사정도 없는 전쟁터여.”

1914년,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면서 도시는 잿더미로 변했다. 그는 집을 잃고 방황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더 빠르게, 더 많은 집을 지어줄 수 있을까?’ 고민한다. 그의 결론은 이제까지는 전혀 다른 ‘새로운 건축방식’이 필요하다는 것. 상처받은 많은 인류가 회복될 수 있도록 인간이 중심이 되는 건축을 실현한 것이 르 코르뷔지에의 돔이노(Dom-ino) 이론이다.

인류를 위해 나는 과연 무엇을 했고 무엇을 할 것인가?”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지고 만다. 전해지는 것은 사유뿐이다.”

거장의 깨달음에는 거장답지 않은 소박하고 인간적인 외로움이 녹아있다. 결국, 그는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남겼다. 2016년 7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그의 현대건축물 17개가 등재됐고, 그중 하나인 제일 허름해 보이는 4평짜리 오두막에서 그는 삶의 마지막을 정리해 나갔다. 이 오두막을 <르 코르뷔지에 展> 마지막 방에 그대로 가져와 재현해 놓았기 때문에 그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본 전시는 이달 26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개최되며, 입장료는 성인 15,000원, 청소년 10,000원, 어린이 8,000원으로 단체 관람 시 할인받을 수 있다. 주말,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도슨트를 운영하니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박현빈 ❘ hbpark@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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