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6호 기획: IS와 테러리즘] 이슬람국가(IS)와 테러리즘: 국가선포에서 테러네트워크로의 변모

최근 벨기에, 프랑스, 러시아, 이라크에 이어 지난 8월 20일, 터키 가지안테프에서도 IS 자폭테러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됐다. 호주 경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테러리즘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 테러 희생자 수는 33,658명으로, 15년 전에 비해 10배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점차 진화해가는 IS의 테러기법과 수단에 비해, 대응전략은 이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무차별적 테러리즘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며, 계속해서 진화하고 고도화되고 있지만, 국제적으로 이를 저지할 구체적인 방법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이에 본보는 IS의 테러리즘이 전 지구적으로 퍼지게 된 배경과 원인, 해결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 IS의 활동 추이

▲<표> IS의 활동 추이

 

프랑스 성당에서의 신부 살해와 트럭 테러, 독일 열차 및 노천 음악축제 테러, 사우디아라비아 성지 자살폭탄 테러,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상업지구 자폭 테러, 방글라데시 다카 레스토랑 인질극. 7월 한 달 과격 이슬람주의 테러세력 이슬람국가(IS)가 감행한 주요 테러 공격이다. 7월 26일 미국 CNN 방송이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IS는 2014년 6월 29일 국가 수립을 선포한 이래 2년간 활동 거점인 이라크와 시리아를 제외한 전 세계 29개 나라에서 143차례 테러를 자행해 무고한 시민 2,043명을 살해했다.

팽창에서 생존으로

IS의 전략변화는 지난해 9월부터다. 시리아 내전에 대한 러시아의 개입이 주요 전환점이었다. 미국 주도 연합군이 2014년 9월부터 이라크와 시리아에 대한 공습을 시작했지만 효과는 미미했다. 제한적인 공습이었고 민간인에 대한 부수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중한 정밀타격만 가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달랐다. 대규모 공습과 시리아 정부군의 지상전까지 적극적으로 공중 지원했다. 또한 IS에 대해 가장 많은 그리고 확실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시리아 정부와 협력했다는 점에서 IS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 시점에서 IS는 테러의 세계화 전술을 구사했다. 칼리파 국가의 거점 시리아와 이라크에서의 군사적 압박을 최대한 분산시키려는 목적이었다. 2015년 10월 31일 이집트에서 러시아 민항기를 폭파했다. 11월에는 시리아 공습에 동참하기 시작한 프랑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실시했고 2016년 3월 벨기에에서도 대규모 테러를 감행했다. 3월의 브뤼셀 테러는 러시아 주도 연합군의 공습지원 하에 IS가 시리아 중부 보급 및 교통 요충지 팔미라를 상실한 것과도 때를 같이 했다.

토털(total)테러 전략으로의 전환

IS는 영토를 장악하고 국가를 선포한 최초의 과격 이슬람주의 조직이다. 은밀하게 활동하던 과거 혹은 기존의 다른 테러 조직들과는 달리 IS는 점령한 지역을 중심으로 공개적으로 국가 기능을 수행해왔다. 그러나 최근 위축기에 들어서면서 IS는 모든 종류의 테러전술을 총동원하고 있다. 이는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IS 대원이 행하는 직접적인 테러가 첫 번째 유형이다. 시리아 및 이라크 내 점령지역에서의 주민에 대한 각종 테러와 공포 통치 그리고 주변국에 IS 대원을 보내 행하는 테러다. 250여 명을 살해한 바그다드 쇼핑지역 테러, 이스탄불 공항 테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두 번째 유형은 세계 곳곳의 자생 테러조직을 이용한, 해당 지역에 존재하는 조직과 연계해 벌이는 테러다. 파리 테러, 브뤼셀 테러, 방글라데시 레스토랑 인질극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마지막 유형은 외로운 늑대의 IS 지지 테러이다. 이들 외로운 늑대는 IS 대원도 아니다. 다만 보이지 않는 지지자 혹은 동조자다. 동성애자 나이트클럽을 공격한 올랜도 테러범이 이에 해당한다. 그는 범행 직전 IS에 충성을 맹세했다.

IS는 특히 최근 들어 자생적 테러와 외로운 늑대 방식의 테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IS의 대변인 격인 아부 무함마드 알-아드나니는 2016년 5월 성명을 통해 “모든 공격이 소중하다”며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우리가 벌이는 성전보다 서방 세계 한가운데서 벌이는 작은 성전이 더 가치 있다”고 선동했다. 언제 어디서나 공격을 감행하고 IS에 충성맹세를 한다면 순교자로 추앙받을 수 있고 죽은 뒤에라도 IS의 일원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가를 선포했지만 IS도 이제 21세기의 전형적인 테러방식, 즉 인터넷과 SNS를 통해 테러기법을 전파하는 다운로더블 테러리즘 그리고 소규모 및 개인화 전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IS=알-카에다+탈레반

IS의 실체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결합한 혼합체라고 볼 수 있다. 우선 IS는 탈레반과 같은 반군 성격을 가진다. 탈레반은 아프가니스탄의 집권세력이었지만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 라덴을 비호했다는 이유로 2001년 말 미국 주도 다국적군에 의해 권력에서 축출됐다. 미국 등 다국적군 세력과 서방의 후원을 받는 새로운 아프간 정부와 투쟁하는 것은 당연하다. IS 도 이라크와 시리아 수니파 반군세력의 성격을 갖는다. 대량 살상무기 개발 및 보유 그리고 테러지원 의혹으로 몰락한 수니파 지도자 사담 후세인이 다국적군에 의해 2003년 축출됐다. 그리고 선거를 통해 집권한 이라크 인구 60% 이상의 시아파 중앙정부의 보복조치로 억압을 받아왔다. 권력과 기득권에서 소외된 수니파 과격세력이 이라크에서 조직을 설립했고, 시아파의 일파인 알라위파 시리아 중앙정부에 의해 수십 년간 소외된 시리아의 수니파와 결합해 칼리파 국가를 선포했다.

그리고 IS의 투쟁이념은 알-카에다의 영향을 받았다. 독자적으로 칼리파 국가를 선포하면서 알-카에다와 조직적으로는 결별했지만, 과격 이슬람주의를 이용해 서방과 그리고 친서방 중동의 독재정권에 투쟁하는 이념은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 IS 의 설립자 아부 무삽 알-자르카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오사마 빈 라덴과 직접적인 연계를 맺었다. 한때 IS의 전신의 이름이 이라크 알-카에다이기도 했다.

IS와 다에쉬즘(Daeshism)

존 브레넌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지난 5월 초 NBC 방송의 프로그램 ‘밋 더 프레스(Meet the Press)’와의 인터뷰에서 IS가 “조직일 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벌이는 테러로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자리를 잡았다”고 강조했다. IS가 이제 조직에서 이념 혹은 현상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것이다. IS는 아랍어로 보통 다에쉬라고 불린다. 아랍어 명칭을 구성하는 단어의 첫 글자들을 조합한 것이다. 그런데 이 조직이 이제 다에쉬즘(Daeshism)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느슨한 이념에 영향을 받아 우후죽순 등장하는 자생조직 혹은 외로운 늑대가 테러를 감행하고 있다. 여기에 IS는 현재 수세에 몰리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연합군의 2년여 격퇴작전으로 IS 점령지역의 절반 가까이를 상실했다. 정치적 수도인 시리아 북부 라카(Raqqa)가 포위공격을 당하고 있다. 경제적 수도이자 인구 150만의 IS 최대 장악 도시인 이라크 북부 모술(Mosul)에 대한 대대적인 탈환작전도 올해 8월 이후 본격화되고 있다. 두 도시를 잃게 되면 칼리파 국가 IS는 실질적으로 몰락하게 된다.

하지만 IS가 당하고만 있을 리는 없다. 본토에서 수세에 몰리면서 더욱 거센 역공을 펼치고 있다. 테러를 확장(outreach)해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칼리파 국가 선언 2주년인 지난 6 월 29일 IS가 조직도를 SNS에 배포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요 활동무대인 시리아와 이라크 외에도 자신들의 조직이 17개 국에 더 있다고 과시했다. 리비아, 나이지리아, 이집트, 아프가니스탄, 필리핀 등 10개국에는 지부 혹은 충성을 맹세한 거대 조직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터키, 사우디아라비아, 방글라데시, 프랑스 등 7개국에는 자생 비밀조직이 활동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IS가 언급한 19개국에서 모두 크고 작은 테러가 발생해왔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 많은 나라에서 IS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외로운 늑대들이 기회를 노리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2015년 11월 만장일치로 통과한 유엔안보리 IS 척결 결의안에 의거하여 국제사회가 테러전투원의 이동을 적극 차단하고 있다. 우리도 테러방지법을 제정하고 대응태세로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중동 및 이슬람국가 정부는 물론 국제사회도 다에쉬즘이라는 느슨한 이념 하에서 활동하는 동조자의 규모를 파악하기도 어려워하고 있다. IS는 이제 동참해야 할 조직이라기보다는 따라야 할 이념이자 현상이 됐다. 고위층 자제들이 감행한 방글라데시 레스토랑 인질 학살이 그 대표적 사례다. 누구도 이 부유층 청년들이 테러를 감행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IS 격퇴작전이 쉽지 않은 이유, 그리고 IS 조직이 사라져도 제2, 제3의 IS 조직 혹은 외로운 늑대가 계속 등장하게 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제사회와 우리 모두가 이들 동조세력에 지속적인 경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서정민 /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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