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호 기획: 아동학대] 아동학대의 현주소

아동학대는 최근 많은 논란과 이슈가 되고 있는 사회적 문제 중 하나이다. 뉴스, TV, 인터넷 등 다양한 대중매체에서 아동학대 피해에 관한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또한 드라마나 영화 등에서도 아동학대를 하나의 소재로 삼아 아동학대의 피해와 영향력에 대해 다뤄오고 있다. 현재 아동학대 신고가 늘어나고 점차 수면위로 드러나고 있지만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더 많은 상황이다. 2014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제정한 지 1년 남짓이 지난 지금 특례법이 가진 의미, 아동학대의 예방 등 아동학대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그 심각성을 고찰하고자 한다.

아동학대와 방임의 비극적인 사건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보고되고 있다. 최근 ‘청주 유치원 아동학대사건’, ‘부천 초등생 시신훼손 사건’, ‘어린이집 학대 사건’, ‘렌터카를 몰며 자녀 4명에게 하루 한 끼만 먹인 20대 부부 사건’ 등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이러한 사건들은 아동들이 부모나 보호자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으리라는 우리의 기대를 사정없이 무너뜨리고 있다.

아동학대와 방임은 ‘18세 미만의 아동에게 부모나 아동의 보호양육의 책임을 맡고 있는 사람이 상해를 가하거나 책임을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아동의 심신에 위해를 주는 행위’라고 정의할 수 있다. 아동학대는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 학대, 그리고 방임으로 유형화해볼 수 있다.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이 아동의 건강 또는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 · 정서적 · 성적 폭력이나 가혹행위를 하는 것을 각각 ‘신체적 학대’, ‘정서적 학대’, ‘성 학대’라 한다. 그리고 아동이 성장 발달에 필요한 의식주를 포함한 기본적인 보호와 양육 및 치료를 소홀히 하는 행위를 ‘방임’이라 한다. 방임에는 아동에게 의식주를 적절하게 제공해주지 않는 물리적 방임과 그 외에 교육적 방임과 의료적 방임,  정서적 방임이 있다.

일반적으로 학대의 유형에 방임이 포함되어 다루어진다. 그러나 아동에게 위해를 가하는 행위를 학대로 보고, 아동이 성장하는 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을 제대로 제공해주지 않는 행위를 방임으로 보며 학대와 방임을 구분하기도 한다.

212-03-1

우리나라 아동학대의 실태

아동학대는 아동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에 의해서 저질러진다는 점에서 어느 누구도 인정하고 싶지 않는 민망한 사안이지만 한편으로는 역사적으로도 뿌리가 깊고 널리 퍼져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면 아동학대의 발생빈도는 어떠한가? 그러나 그 어느 누구도 아동학대의 발생빈도를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한다. 알려진 것은 다만 보고된 사례일 뿐이다.

2015년 한 해 동안 아동학대 상담신고 전화를 동해 접수된 총 건수는 19,211건이었다. 이 중 아동학대 의심 사례건수는 16,651건이었고 11,617건이 아동학대로 판단되었다. 이러한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였고, 특히 2014년 9월 <아동복지법> 개정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의 제정으로 더 증가되었다.

아동학대가 미치는 영향

아동학대 문제가 심각한 이유는 학대가 사건 그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 · 단기적으로 아동의 신체적 · 정서적 · 사회적 발달 및 적응 등 전반적인 삶에 영향을 미치고 비행, 범죄 등 사회문제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학대가 아동의 전반적인 심리 행동적 적응에 단기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기, 성인기에 이르기까지 장기적으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들에서 밝혀진 바다.

아동학대의 영향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학대가 아동의 부정적인 자아개념 형성뿐만 아니라 위축 불안, 우울 불안 공격성, 비행 등 심리행동상의 부적응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성장하면서 가출 비행 행동을 일으킬 가능성도 크다.

아동학대와 방임으로 인한 경제적인 비용에 관한 자료도 아동학대의 심각성을 나타내주고 있다. 학대와 방임의 비용은 두 범주인 직접적인 비용과 간접적인 비용으로 나눌 수 있다. 직접적인 비용은 피해아동의 즉각적인 요구에 관련된 비용이다. 치료와 입원비용, 상담 및 정신치료비용, 아동복지비용, 법집행 절차에서 발생하는 비용 등이 이에 속한다. 간접적인 비용은 장기적인 학대의 후유증과 관련이 있다. 간접적인 비용에는 학대와 방임의 결과로 인해 특수교육을 받아야하는 비용, 비행과 관련된 비용, 사회생산성의 감소비용, 그리고 성인 범죄비용 등이 이에 속한다.

많은 학대가 보고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동학대와 방임에 따른 사회적 총비용을 산출해 내기는 어렵지만 지난 몇십 년간 미국에서는 아동학대와 방임이 사회에 미치는 경제적 부담을 산출해보려는 시도를 해왔다. 한 통계에 의하면 2012년 미국의 경우 아동학대의 비용을 연간 약 802억 달러로 추정하였다.

이와 관련된 우리나라의 통계는 아직 없다. 물론 이러한 경제적인 비용 외에 아동 자신이 겪는 비극적인 결과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더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저 출산으로 인해 인적 자원인 한 명의 아동이라도 소중하게 키워내야 하는 상항에서 아동학대는 반드시 예방되어야할 사안이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그 후

우리나라는 기존의 법체계에서 아동학대 발생할 때 피해아동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에 의해 아동보호서비스가 제공되는가 하면, 학대 행위자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 상 일부 행정처분이 가능한 경우 외에는 대부분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등 별도의 법률에 의한 조치가 취해졌다. 그러한 상황에서 피해아동에 대한 조치와 학대행위자에 대해 좀 더 효율적으로 조치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새로이 제정되어 2014년 9월부터 시행되었다.

아동복지법의 개정과 특례법의 제정으로 기존에 ‘가정 내 훈육’으로 치부되었던 아동학대가 ‘중대한 범죄’임을 인식하게 되었고, 국가가 아동학대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아동학대 신고의무가 강화되고, 신속 출동의무, 아동보호전문기관 직원과 사법경찰관의 상호 동행요청 이행의무 부과와 조사 권한이 부여되었다. 특례법 제정 1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아동학대 신고율은 상당히 증가하고 있다.

시행 이후 신고 접수된 전체 사례건수는 2015년 8월말 현재 17,156건으로 전년도 대비 12%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많은 피해 아동이 파악되어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업무를 수행할 때 상호간의 초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서로의 업무를 충분히 이해하고 기관 간 정보를 공유하며 아동학대 범죄사건에 대한 아동보호전문기관과 경찰 검찰 법원 간의 긴밀한 소통과 협조는 필수적이다.

이러한 새로운 아동보호체계는 아동학대를 파악해내고 학대를 예방하는 데 초점이 주어진다. 다른 여타의 범죄와는 다르게 아동학대는 누군가가 발견해서 신고해주는 일이 아주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성인은 자기의 어떤 억울함이나 아픈 일을 감지해내고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그러나 아동은 부모나 보호자에 의해 행해지는 학대와 방임 행위를 누군가가 발견하고 도와주지 않으면 자기가 처한 상황을 벗어나기가 거의 어렵다. 따라서 법체계에서는 신고의무자를 지정하고 있다.

현재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는 아동복지시설 종사자, 초 · 중 · 고 교직원 등이 포함된 24개 직군이 지정되어 있지만 시민도 누구나 신고 가능하다. 누구든지 아동학대범죄를 알게 된 경우나 그 의심이 있는 경우에는 아동보호전문기관 또는 수사기관 혹은 24시간 아동학대 신고전화 112신고할 수 있고, 신고자는 신고로 인해 공익신고자보호법에 의해서 불이익조치를 받지 않는다.

아동학대 예방의 중요성

아동학대 예방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녀를 가진 부모의 역량을 강화시켜주고 지원해주는 일일 것이다. 부모 중에는 단순히 자녀들의 욕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욕구에 무관심한 부모가 있다. 또한 자기중심적이거나 혹은 여러 어려운 문제 때문에 자녀에게 적절한 보호를 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다. 그러가 하면 어떠한 이유에서 자녀를 원망하거나 미워하는 부모도 있다. 이러한 부모들은 자녀에게 최소한의 보호를 해주는 것도 어려울 수 있다. 어떠한 원인에서건 부모가 자녀를 키울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지원해주는 일은 학대에서 아동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국가의 인적자원 양성의 기초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온 사회가 아동학대 예방에 나서야한다. 몸과 마음에 상처 없는 건강한 아동이 성장하여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어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연 / 숙명여자대학교 아동복지학부 교수

* 사진 설명 및 출처

어린 시절에 학대 받은 경험은 평생 커다란 상처로 남는다.  ⓒ www.ewonankorea.co.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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