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8호 인터뷰: 송재룡 대학원장] 본교 대학원생의 연구환경 점검

지난 호(207호) 대담에서 대학원생 인권에 대한 논의를 통해 단기적인 처방보다 원생이 처한 환경 속에 만연한 부정적인 문화정서적 담론을 바꾸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결론을 얻었다. 열악한 인권 실태는 본질적으로 원생의 연구환경을 저해하는 요소가 된다. 이에 본보는 원생 인권 문제를 논의한 지난 대담에 이어 원생이 가진 ‘연구자’와‘조교’라는 두 가지 측면을 중심으로 본교 원생의 연구환경 실태에 대해 송재룡 대학원장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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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중심대학으로서 본교 대학원

Q. 우리 학교는 연구중심대학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원생들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우리 학교의 의지와 역량은 어느 정도인지요?

여러 면에서 개선되고 충족돼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원생들이 그야말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환경과 조건을 마련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습니다. 최근(올해 상반기)에 시행된 조교장학 개편으로 원생들의 우려와 근심이 깊어졌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개편된 조교장학 문제는 지속해서 합의점을 찾도록 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학원 등록금은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현재 등록금 수준도 타 대학 대학원에 비하면 높은 편이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장학금 이외에 지원되는 금액도 상당한 데 이 부분을 간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 교수님들의 연구 프로젝트 수주를 통한 지원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리 학교는 다른 학교에 비해 등록금 대비 장학금 비율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만, 연구중심대학이라고 표방하는 국내 대학원은 많음에도, 정부의 제도적 지원이 적극 이뤄지지 않아 이를 달성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우리 학교도 최근 재정적으로 어려운 적이 있었습니다. 올해부터 나아지고 있고, 재정적 지원도 점차 늘려나갈 것입니다.

Q. 대학원 정원은 우리 학교가 다른 학교에 비해 적은 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중심대학을 만들기 위해서는 정원이 더 확대돼야 하지 않을까요?

우리 대학원이 경쟁 대학들보다 정원이 적습니다. 우리 대학원의 입학 정원은 연 1,400여 명 정도입니다. 또한 정원 외 외국인학생이 700여 명 가량 됩니다. 일반대학원 전체를 보면 정원은 약 3,500여 명 가량 됩니다. 현재 정원 규모가 정해진 것은 꽤 오래됐습니다. 대학별 대학원 정원을 정하는 일은 학교가 아닌 교육부에서 담당합니다. 교육부는 2018년부터 대학 입학연령인구계층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원 정원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정원 외 외국인학생이 더 늘 수는 있지만, 우리 학교에서 임의적으로 내국인 입학 순수 정원을 늘릴 권한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학원은 계속해서 교육부를 통해 대학원 정원 순증의 필요성을 요청해 나갈 것입니다.

하지만 자체적으로 전체 정원 내에서 단과대별, 학과별 정원을 조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충원률을 보면 2~3년 전부터 국제교정 석사과정 입학생은 증가하는 추세지만, 서울교정 입학생은 근소하게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학과별로 지원률이 다른 바, 단기적으로 단과대별, 학과별 정원을 유연하게 조절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수 및 전문대학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과적으로 정원 문제는 정부의 입장과 관련되므로 원하는 대로 총 정원을 늘릴 수는 없지만, 총 정원 내에서 단과대별, 학과별 편차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일부 과에서 특별한 경우 다른 과 정원을 가져와 충원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처음 할당 받은 정원을 포기하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대학원 본부에서 개입해 정원을 합리적으로 조절함으로써 정원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Q. 강의평가에 대한 <대학원보> 설문조사 결과, 대학원 수업에 관해 수업 선택의 폭이 넓지 않다거나 수업의 질이 떨어진다는 의견들이 있었는데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으신지요?

대학원 수업에 관한 원생들의 불만이 끊임없이 나온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사실 강의평가를 진행하는 인원이 수업별로 소수이므로 유명무실할 수밖에 없는데요. 그러므로 원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자신들이 듣는 수업에 대한 의견을 강의평가를 통해 개진하지 않는 이상, 대학원 수업에 관한 문제는 쉽게 개선되기 힘듭니다.

심각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강의는 대학원 차원에서 각 학과에 요청해 폐쇄하기도 합니다. 또한 시대가 변하면서 필요한 강좌를 개설하지 못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각 학과에 지양하도록 요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원 수업의 질을 높이려면 전임교원 수도 늘려야 하는데, 학과별로 편차가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들에 대해 대학원 차원에서 지속해서 조정하고 요청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대학 평가에 강좌수도 들어가는데, 너무 많이 개설하면 대학 평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그러므로 최소한의 강좌수로 최대한의 효과를 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Q. 2014학년도부터 이공계열, 의학계열, 학과간협동과정, 학연산협동과정 원생들은 학술지게재 및 논문발표 장학 지원이 제한됐는데요. 이에 대한 불만이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학술지게재 장학과 논문발표 장학을 제한한 이유는 이중 수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이공계의 경우 프로젝트와 같은 외부 연구비 등과 이중 지원되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해 제한했습니다. 이는 학교 재정이 어려워진 부분과도 맞물립니다.

사실 이때 항의전화를 많이 받았습니다. 교수님, 원생들뿐만 아니라 단과대 학생회장이 전화해서 따지기도 했었습니다. 학술지게재 장학과 논문발표 장학이 제한된 것에 대해 학교 재정이 나아지면 다시 회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Q. 국가단위 연구지원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지속해서 유치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알고 싶습니다.

국가단위 연구지원 사업이나 프로젝트 수주에 관해 대학원 차원에서 직접 관여하지는 않습니다. 국가단위 연구지원 사업이나 프로젝트를 신청하는 경우 선정될 수 있도록 돕는 부분도 대학원이 아닌 연구산학협력처에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만 선정이 되면 대응투자로 장학금 비율을 늘리는 간접적인 일은 대학원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208-02-1

조교 근무 처우

Q. <대학원보> 설문조사에 따르면, 학비에 관해 “원생에게 지원되던 금액을 줄여 학부의 손실을 대학원으로 돌린다”거나 “학비가 비싸 어쩔 수 없이 조교를 할 수밖에 없는 체계”라는 견해가 있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조교장학 개편으로 인해 조교로 일하는 원생들의 불만이 생겨난 것 같습니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대로, 최근 조교장학 개편은 교육부의 지침을 따라야 하는 과정 속에서 이뤄졌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원생이 있으므로 이들을 위한 장학금을 할당하면서 기존 조교장학을 500만 원으로 제한해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내부적으로도 합리적인 조치는 아니라는 견해가 있었지만, 정부 정책과 맞춰야 하는 애로사항이 있었습니다. 만약 원생들이 이로 인해 학비를 벌충하기 위해 연구 시간을 침해받는다면, 당연히 조정돼야 할 것입니다. 조교장학 개편은 시행 초기인지라 아직까지 혼란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일부 단과대학 중에는 자율예산 범위 내에서 차액을 벌충해주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하튼 좀 더 두고 보면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방향으로 수정·보완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부는 지침에 따라서 형편이 어려운 대학원생의 비율을 정해놓으면 그만큼의 가난한 대학원생이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한 기계적인 설정이 쉽게 납득이 되질 않죠. 이는 분명 대안이 필요하므로 여러 관계자와 더불어 현재 지속해서 논의 중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장학금 지원과 함께, 앞으로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연구를 위한 지원이 더 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논문을 투고할 때, 책을 구입할 때, 학회로 인한 출장 등에 충분한 금액을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단지 등록금에 국한되지 않고 연구와 연관된 다양한 활동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조교는 연구조교와 행정조교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이 두 조교 제도의 실제적인 역할에 있어 구분이 모호한 것 같습니다. 사실 연구조교로 발령을 낸 뒤 행정조교 일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장학금은 적은데 업무가 과도하다는 불만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모든 교수님이 공감하는 사안입니다. 조교들이 학과의 모든 일을 전방위적으로 맡고 있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연구조교와 행정조교의 업무를 명확히 구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다만 일을 하더라도 연구와 행정 업무 간 경계는 형성돼야 할 것입니다. 이를 테면 교수님들의 연구나 프로젝트에 배속되는 경우와 행정 근무 유형 간 업무를 명확히 하는 것 입니다. 그러나 학과별, 계열별로 차이가 있으므로 획일적으로 접근하기 힘듭니다. 공학계열은 상대적으로 구분이 명료하지만, 인문사회계열은 그렇지 않죠.

다만 한국의 대학원 정서에서 그것이 실제로 단기간에 드러날까에 대한 의문은 있습니다. 인권 문제와 마찬가지로 교수님들과 원생 간 유착관계가 강한 정서 속에서, 원생들은 교수님들이 지시하는 일에 대해 거부하기 힘들겠죠. 그러므로 연구조교와 행정조교 간 구분도 인권 문제와 병행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봅니다.

행정조교의 업무가 과다하다는 견해는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학교 행정에 관해 지금까지 교직원의 경우 의견을 수렴해왔는데, 학교 행정의 말단에 있는 조교들의 의견도 함께 반영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습니다.

실효성 있는 윤리교육의 부재

Q. 지금까지 연구윤리 교육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많은데요. 원생들에게 실효성 있는 연구윤리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연구논문을 작성하는 방법, 형식, 규격 등은 대학원에서 자체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표절 문제는 학과에 요청하고 있습니다. 더 근본적인 연구윤리 문제는 사실 지도교수님과 원생 간에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는 교수님의 역량과 노력, 의지가 중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 문제, 노동력 착취와 같은 민감한 부분은 쉽게 공개하지 못한 채 쉬쉬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제 인권 문제와 연결지어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용적인 연구윤리 교육에 대한 요청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현재 연구에 필요한 통계 기법·방법론, 표절과 같은 윤리 문제에 관한 특강은 도서관, 총학생회 등에서 산발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원생들의 지속적인 요청이 있었던 만큼 정례적으로 시행하되 큰 틀로서 연구윤리에 관한 표절, 인용, 저자 문제, 연구 방법론 등을 아우르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도록 대학원 차원에서 도서관, 총학생회 등과 연계해 논의하겠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원생들에게 요청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행정이나 사업에 원생들의 경우 참여율이 저조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원생들도 학교 당국에서 하는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길 바라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주면 좋겠습니다.

대담·정리 : 이진수│geoleejs@khu.ac.kr
사 진 : 박혜영│hy000p@khu.ac.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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