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호 과학학술] 나노융합기술의 현재와 미래

차세대 기술혁명으로서 나노융합기술이 대두되고 있다. 특히 제조, 의약, 운송, 국방, 환경, 에너지, 바이오기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더욱 중요한 개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나노융합기술의 과거와 미래를 소개하고자 한다.

21세기 세계 과학기술계는 융합기술(Converged technology)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하에서 그동안 급속한 발전을 거듭해온 나노기술(NT), 바이오기술(BT), 정보기술(IT), 인지과학기술(CT)을 아울러 나노-바이오-정보-인지(NBIC)의 성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융합기술이라는 용어는 미국과학재단이 주최한 2002년 ‘21세기 과학기술의 새로운 방향’을 주제로 한 워크숍을 통해 정식으로 알려졌으며, 21세기 첨단 기술의 발전이 NBIC의 활용여부에 달려있다고 발표한 보고서에서 융합기술을 NBIC, 즉 NT, BT, IT, CT의 결합이라고 정의했다. 이후 일본과 EU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동일한 목표를 표방하는 강력한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 흐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 2010년 6월 정부는 NBIC 국가융합기술지도를 대외적으로 공표하면서 2020년까지 국가적으로 육성해야할 융합기술의 추진 목표 및 거시적 방향을 담은 국가융합기술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나노-바이오-정보-인지(NBIC)의 기본 개념은 유망 분야의 기술들을 하나로 융합하는 것이다. 융합(Convergence)은 서로 다른 진화 과정에 있는 요소들을 하나로 묶어내는 창의적 과정이며, 이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 낸다. 최근에는 이러한 기술의 융합의 차원을 넘어서 사회와 인류, 우주 그 이상의 차원을 포함하여 자원을 활용하고 사회적 혜택을 증대하기 위한 더 체계적인 방식과 틀이 제시되고 있다. 차세대 기술혁명은 NT·IT·BT 등의 이종 기술이 융합되는 신기술 간 융합 형태로 예측된다. 나노기술은 대표적인 융합형 기술로서, 나노 기술 기반의 나노융합기술은 의료·건강, 안전, 에너지·환경문제 등 미래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혁신적 기술로 기대되고 있다.

나노기술의 개념 및 역사

나노(nano)란 10-9을 의미하는 SI 단위의 접두어로서, 길이, 무게, 또는 시간 등과 같은 단위에 n을 붙여서 사용한다. 즉 1나노미터(nm)는 1×10-9m를 의미하는 것이다. 나노는 난쟁이를 뜻하는 고대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되었으며, 1nm는 머리카락 굵기의 약 8만분의 1, 수소원자 10개를 나란히 늘어놓은 정도에 해당한다.

OECD 나노기술작업반(WPN)에서는 나노기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나노단위에서 물질과 공정의 조작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전적이지는 않지만 전형적으로 100nm이하에서 적용할 수 있는 규모에 기초해야 한다. 나노 단위 물질의 사용은 개별 원자, 분자, 벌크에서의 특성과는 구분되며, 이전보다 향상된 물질, 디바이스, 시스템은 이런 새로운 특성을 이용하여 만들어진다.” 한편, 우리나라에서도 나노기술을 “100nm 이하의 크기에서 인위적으로 물질을 제조·조작·제어함으로써, 기존 물질보다 월등히 우수한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발현하도록 하는 기술”로 정의하고 있다.

이와 같이 나노기술이란 1nm 내지 100nm 단위의 크기를 가지는 물질을 조작하고 제어하는 기술이다. 또한 다른 기술분야, 특히 IT(Information Technology 이하 IT), BT(Bio Technology 이하 BT), ET(Environment Technology 이하 ET), ST(Space Technology 이하 ST) 등의 신기술 영역과 다양한 공유영역을 가지며, 21세기 과학기술의 핵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2000년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이 국가나노기술계획(National Nanotechnology Initiative, NNI)을 발표한 이후 나노기술은 공식적으로 나노미터 수준에서 원자나 분자들을 ‘관찰’하고 ‘조작’하는 과학기술을 뜻하는 용어로 미국에서 정착했다.

나노기술개발은 2001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나노기술을 차세대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기술로 선언하고, 국가차원에서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후 나노기술은 전자, 재료, 의약, 에너지 등의 기술 분야에 응용됨에 따라, 선진 각국은 나노기술의 큰 잠재력과 파급력을 인정하여 나노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선정하고 기초기술과 연구기반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2001년‘나노기술종합계획’에 이어 2002년 ‘나노기술촉진법’까지 제정하며 5대 나노 강대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종합지원에 총력을 기하고 있다.

다른 학문 분야의 경우와 같이 나노기술의 활용 또한 그 분야가 공식적으로 정의되기 이전 수세기 동안 사용되어 왔다. 처음 체계적으로 나노기술에 관해 논의를 하기 시작한 사람은 ‘나노기술의 아버지’라 불리는 파인만(Richard Feynman)으로서, 1959년 12월 미국 물리학회연설에서 “작은 스케일에서 사물을 조작하고 다루는 것”의 중요성과 “그 사물들이 복잡한 상황에서 벌어지는 신기한 현상을 어떻게 흥미롭게 보여주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였다.

그 후 나노기술은 구체적인 연구를 뒷받침할 장비와 기술력의 부족으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었으나, 1981년 IBM의 연구진이 최초로 개발한 STM(Scanning Tunneling Microscope: 주사터널현미경) 및 AFM(Atomic Force Microscope: 원자힘현미경)과 같은 본격적인 측정 및 제어 장비들로 원자 및 분자 수준에서의 물질 제어와 합성이 가능하게 되었다.

1985년에는 미국 라이스대학의 스몰리(Richard Smalley)가 탄소(C)의 새로운 동소체인 축구공 모양의 플러렌(C60, fullerene)을 조립하여, 파인만이 예견한 원자단위의 새로운 분자조합이 실현 가능함을 증명했다. 또한, 1991년에는 일본 NEC 기초연구실험실의 이이지마(Sumio Iijima)가 이를 응용한 탄소나노튜브(Carbon Nano Tube)를 합성하여 새로운 물질합성과 그 응용의 길을 열었다. 또한 BT(생명 공학) 분야에서의 나노기술에 대한 연구도, 1953년 DNA 구조가 처음 발견된 이래 1970∼80년대에 유전자 조작 기술 및 증식기술의 발전으로, 1990년대에 들어서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이처럼 나노기술의 발전은 과학적 성과와 더불어 진행됐으며, 서로 간에 지속적으로 큰 영향을 끼쳤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나노기술의 연구에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재료공학 등 학제 간의 영역을 뛰어 넘는 연구들이 필요하며, 나노기술이 다른 신기술의 발전에 필수적인 기반기술로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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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융합기술 개요

차세대 기술혁명으로서 나노융합기술이 대두되고 있으며, 미래 산업들은 나노융합산업으로 산업구조가 개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나노융합기술은 모든 첨단
기술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며, 소형화, 경량화, 신기능화(고급화) 등의 특성을 구현함으로써 일반 산업 제품의 부가가치를 증대시킨다. 따라서 나노융합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으며, 이에 기반이 되는 나노기술을 활용하여 국가 전략산업 분야의 융복합화를 통해 기존 산업의 고도화 및 고부가가치를 실현하여 신시장·신산업 창출에 기여하고자 한다.

나노기술은 기반·공유기술(Generic Technology)로서 재료 및 제조, 의약 및 건강, 운송 및 국방, 환경 및 에너지, 바이오기술, 농업 등 다양한 분야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나노기술을 핵심적으로 적용하면, 기존 제품의 성능을 개선하거나 새로운 구동원리를 가지며, 신규 산업이나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나노기술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IT, BT 등 신기술과 함께 (기술·제품·산업)융합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며, 그 영향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융합기술에 대한 정의와 범위는 자국의 기술 경쟁력 및 사회문화적 특성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다. 미국은 인간 수행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NT, BT, IT, CS(Cognitive Science, 인지과학)의 네 가지 첨단기술 간에 이루어지는 상승적 결합으로 정의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은 융합기술을 IT, NT, BT, CS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기술과 지식체계로 정의하고 융합대상기술로 환경과학, 시스템이론, 사회과학, 인문학까지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융합기술에 대한 범위는 국내 과학기술 역량과 경제·사회적 관심을 고려하여 IT, BT, NT 등을 위주로 설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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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융합기술

● 나노융합소재기술

나노융합소재기술은 구성 요소의 최소 크기가 100nm 이내인 소재를 제조하는 것과 이러한 소재가 발현하는 특이한 물성을 이해, 활용, 극대화하는 기술 영역이다. 나노융합소재기술은 소자, 에너지 환경, 장비, 측정, 바이오 및 이종 분야 간 융합기술의 근간으로, 원천소재를 제조함에 있어 나노 크기의 소재가 가질 수 있는 탁월한 기능을 부여하도록 조작하며, 산업규모의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에너지 환경, 우주항공, 바이오 등 첨단산업 분야에 필요한 새로운 기능 혹은 극대화된 기능을 갖춘 나노융합소재를 개발함으로써 융합형 신산업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다. 또한 나노융합소재 기술은 기존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 대체에너지의 생산-저장-변환, 신재생에너지원 및 무한에너지원의 개발 등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친환경 소재의 개발, 환경정화 및 복원형 소재, 무공해 시대를 앞당기는 기술개발을 선도함으로써 당면한 환경문제 해결에 공헌할 수 있을 것이다.

● 나노융합소자기술

나노소자기술은 bottom-up/top-down 융합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센서 산업 분야의 기술 한계를 극복하고 고집적, 고속, 고에너지 효율, 고감도 특성을 가지는 신소자/부품을 개발하여 기존소자/부품을 대체하고 21세기 신산업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산업기술로드맵에서는 나노소자 기술을 크게 나노전자소자, 나노광소자, 나노센서소자의 세 부분으로 분류하였다. 나노전자소자 분야의 기술은, 현재 나노수준에서 대량생산이 이미 시작된 반도체 소자가 봉착한 Moore의 패러다임에 있어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를 연장할 수 있는 미래기술 분야(More Moore)와 post-Moore 시대의 미래 정보전자 디바이스를 주도할 신개념의 전자소자 기술(Beyond Moore)로 나눌 수 있다. 나노광소자분야에서는 앞으로 집중적으로 개발되어야 할 분야를 (1)양자선, 양자점 광소자, (2)PC 광소자, (3)금속 광소자, (4)광 논리소자, (5)나노재료 응용 디스플레이 소자 기술 등으로 분류하였다. 나노센서기술은 미래 핵심 분야 및 기존 산업분야의 지능화, 고성능화, 고집적화, 저가격화 그리고 저소비전력화를 통한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와 디지털 컨버전스, 초소형 휴먼 인터페이스 등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기술이며, 나노센서산업을 통하여 안전하고 편리한 삶, 삶의 질 향상과 관련된 생활 편의 및 안전기기, 환자 편의를 고려한 각종 의료기기, 환경 감시보호 관련 기기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나노센서기술을 응용한 새로운 개념의 제품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 나노융합 공정·측정·장비기술

물질을 나노 크기 수준에서 합성, 분석, 제어하는 기술을 총괄하는 나노융합장비기술은 나노기술의 종합적인 발전을 위해 필수적인 기반 기술이다. 나노 공정 및 측정을 위한 장비분야는 (1)나노 박막, 나노점, 나노선 등의 나노소재 합성공정 및 장비 기술, (2)기존의 리소그래피 기술을 포함하는 나노패터닝에 의해 구성·정렬하는 기술, (3)합성된 나노소재의 물성 측정 기술과 나노소자, 디스플레이, 바이오소재 등에 응용을 하기 위한 공정/장비 기술 등을 광범위하게 포괄하고 있다.

● 나노융합 에너지·환경기술

나노융합에너지·환경기술은 나노화에 따른 극대화된 물성을 이용하여 보다 더 작은 크기에서도 우수한 물성을 달성함으로써 고효율의 에너지 환경 기기를 개발하고자 하는 것이다. 산업기술로드맵에서는 나노융합 연료전지, 나노융합 이차전지, 나노융합 태양전지, 나노융합 에너지 저장, 나노융합 에너지하베스팅, 나노융합 에너지절약, 나노융합 환경/수질, 나노융합 환경/대기 등으로 분류하였다. 향후 청정생산 및 재활용 기술에 대한 사회적 요구의 증대에 따라 활용영역이 늘어나고 시장성장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 나노바이오융합기술

나노바이오융합기술은 인간의 건강하고 쾌적한 삶의 질 향상을 미래 비전으로 설정하고, 이를 위해 개인 맞춤형 나노의료 및 환경유해인자 측정을 통한 난치병의 극복, 생체친화적인 환경 구현 및 다기능성 나노웰빙제품 등, 나노융합기술기반 블루오션 신산업의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건강한 삶을 위하여 개인 맞춤형 나노의료를 통한 난치병 극복 분야의 주요 경향은 초고감도 조기진단 및 치료용 나노 검지, 이미징, 치료 분야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이들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난치병을 조기진단하고 개인맞춤형 나노의료를 통해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것이다. 각종 환경에서 유입되는 유해인자들을 초고감도, 다중검측하고, 표준화함으로써, 생체 친화적 환경조성과 나노정밀기기 생산을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또한 쾌적한 삶을 위하여 생체물질의 구조, 물리/화학적 특성을 모방/응용하여, 삶을 더욱 윤택하게 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나노바이오전자, 로봇, 생활나노소재, 생체모방나노기술 등 신규 나노융합 원천 기술을 창출 및 확립함으로써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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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융합기술의 미래

나노융합기술은 산업의 기반기술로서, 기존 산업에 적용되어 제품의 부가가치를 획기적으로 높이거나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 특히 IT, BT, ET, CT 등 첨단기술과의 융합을 통하여 나노기술이라는 제한된 영역에서 탈피하여 융합기술의 기반으로 주목받기 시작하였으며, 많은 기술개발이 나노기술과 직간접으로 연관되어 있어서, 향후 나노기술과 신기술과의 융합이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상승적 융합을 통해 국가 산업경쟁력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며, 에너지, 환경, 물부족 등 국가적 당면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나노융합기술은 다양한 산업분야에 침투하여, 건강과 편리한 삶, 감성적 상호작용을 위한 기술, 고령인구 실버기술, 재난재해위험관리기술, 신종전염병 대응기술체계, 미래세대를 위한 에너지, 수십억 인구의 물 문제 해결, 환경복원 및 폐기물 비용절감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이하영 / 서울아산병원 신약개발융합바이오이미징센터 사무국장

* 참고문헌

•교육과학기술부, 2007, 국가융합기술발전 기본방침.
•이조원, 2009, 나노융합기술의 최근 글로벌 트랜드.
•정은미, 2012, 나노융합기술의 산업화 촉진 전략.
•지식경제부, 2009, 나노융합산업발전전략,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2011, 나노융합2020 신산업 발전전략 수립연구.
•지식경제부, 한국산업기술진흥원, 2009, 2010 산업융합원천기술로드맵 기획보고서(나노융합).

* 그림설명 및 출처

– 그림1: Technological Convergence NBIC (출처: J.L. Cordeiro based on M.C. Roco and W.S. Bainbridge(2003))

– 그림2: 나노융합기술의 파급효과 (출처: 나노융합2020 신산업 발전전략 수립 연구)

– 그림3: 나노융합기술 산업화 단계 및 주요국 현황 (출처: 나노융합 확산전략_나노PLUS 2020 (2012))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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