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6호 인문학술: 행동경제학] 행동경제학: 조망과 함의

경제학의 대전제는‘합리적인 인간’이다. 그러나 경제학은 이로 인해 비현실적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와 반대로 행동경제학은 주류 경제학의 대전제를 거부하면서 등장했다. 인간은 합리적이지 않을 때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다만, 반드시 인간이 비합리적 존재라는 것은 아니다. 주류 경제학에서 말하는 합리적이라는 주장을 부정하고 이를 증명하려고 한다. 이번 인문학술은 행동경제학의 개념을 주류 경제학의 개념과 비교하여 살펴보고, 그 함의를 알아본다.

 

경제학의 역사에서 행동경제학의 위치

 

아담 스미스의『국부론』(1776)으로부터 시작된 경제학은 자본주의 경제에 대한 과학적인 설명과 정당화를 목표로 발전해 왔다. 현재는 한계효용학파와 케인즈에 대한 시장 위주의 해석을 결합시킨 신고전학파 경제학 (neoclassical economics)이 전 세계를 압도하고 있다. 그런데 80년 초부터 신고전학파의 부근에서 비판적인 흐름이 생겨났다. 그것이 바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과 그것의 연장인 행동금융재무(behavioral finance)이다.

심리학자 카네만(D. Kahneman)과 트버스키(A. Tversky)에서 시작된 행동경제학은 경제이론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고전학파를 비판하면서 등장했기 때문에 행동경제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고전학파와의 비교가 불가피하다. 신고전학파의 표준이론은 효율적으로 경제문제를 해결하는 시장의 가격기구와 합리적으로 선택하는 개인을 두 가지 축으로 삼으며 이 두 축을 수요곡선과 공급곡선을 통해 연결한다. 표준이론은 경제현상을 넘어서 다양한 대상과 분야에 적용되었다. 행동경제학은 가격기구의 효율성보다 선택의 합리성을 비판하므로 양자의 대립은 개인의 선택이 합리적인지 여부에 집중되어 있다.

 

표준이론과 행동이론

 

행동경제학은 신고전학파가 표방하는 합리성이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두 체계이론(dual system) 혹은 두 과정이론(dual process)을 채택했다. 이에 따르면 인간의 인지와 행동 및 선택이 하나가 아니라 두 가지 체계에 따라 움직인다. 1체계는 감성, 직관, 본능, 습관에 따라 계산 없이 반자동적으로 움직인다. 습관(세수), 본능(식사)이나 충동(음주), 도덕과 규범의 실천(자리 양보) 등이 이에 해당된다. 반면에 2체계는 묵시적이고, 총체적이며, 의사소통의 맥락에 예민하다. 그리고 2체계는 논리적인 추론이나 분석, 그리고 계산에 따라 느리게 움직인다. 표준이론은 2체계만을 인정한다.

2체계가 규범적인 차원의 합리성을 대표하므로 표준이론은 규범적인 차원의 합리성과 실제의 서술적인 차원의 합리성이 일치한다고 본다. 이에 비해 행동이론은 1체계가 수시로 개입해 규범적인 합리성이 현실에서 그대로 유지되지 않으며 서술적인 합리성과 괴리가 생긴다고 주장한다. 이 입장에서 카네만은 의사결정할 때의 효용과 실제로 경험하는 효용이 다르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사람들이 모여 회식을 할 때는 즐거워하면서 음식을 많이 먹는데, 얼마 지나면 과식한 것을 후회하게 된다.

완벽한 합리성을 내세우는 표준이론은 기대효용이론(expected utility theory)에 담겨 있다. 기대효용이론은 사람들이 합리적이어서 기대되는 효용을 극대화하는 대안을 선택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고 주장한다. 예상되는 수익과 확률을 고려해 기대치를 구하고 이런 화폐액이 가져다주는 효용을 계산해 효용이 최대가 되는 재화, 즉 복권, 보험, 주식이나 채권 등을 선택한다.

기대효용이론에 대한 비판으로 행동경제학은 전망이론(prospect theory)을 내세웠다. 기대효용이론이 효용함수에 의존한다면 전망이론은 가치함수(value function)에 의존한다. 그리고 가치함수는 준거의존성(reference dependence), 손실회피(loss aversion), 민감성의 체감(diminishing sensitivity)을 구성요소로 삼는다. 이에 더해 전망이론은 기대효용이론이 의존하는 확률을 의사결정 가중치(decision weight)로 변형시켰다.

첫째, 준거는 개인이 결정하고 선택할 때 기준으로 삼는 것이다. 준거의존성은 개인의 의사결정과 선택이 이런 준거에 의존하며 준거에 따라 바뀐다는 것을 말한다. 준거는 과거에 상당기간 주어져 익숙해진 자극, 소득, 가격, 성과 등에 의해 결정된다. 즉, 상당 기간 동안 받아온 소득이나 누려온 재산이 준거가 된다. 특정인이 상당 기간 동안 받아온 임금이 준거임금이 되고, 소비품목들에 상당 기간 지불해 온 가격이 준거가격이 된다. 동일한 결과가 나왔어도 이런 준거에 따라 가치나 효용이 달라진다.

준거의존성은 심리학의 적응수준이론(adaptation level theory)에서 나온 것이다. 영하 10도의 물에 30분 동안 손을 담그고 있다가 0도의 물에 손을 담근 경우와 영상 10도에서 30분 동안 손을 담고 있다가 0도의 물에 손을 담근 경우를 생각해 보자. 다 같은 0도에 이르렀지만 사람들은 앞의 경우에서는 따뜻하다고 느끼고 뒤의 경우에서는 차갑다고 느낀다.

준거는 선택하기 이전의 출발점으로 간주할 수 있다. 출발점을 중시하므로 준거의존성은 행동이론이 최종상태나 결과뿐만 아니라 차이나 변화를 고려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표준이론은 출발점이나 차이 혹은 변화에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최종결과나 최중수준에 집중한다.

준거가 과거의 수준이 아니라 미래에 대한 예상이나 목표에 의해 결정될 수도 있다. 특히, 이는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에 근거해 사이먼(H. A. Simon)이 내세운 사람들의 기대수준(aspiration level)에 해당된다. 올림픽경기에 참가한 운동선수가 금메달을 목표로 삼았다가 은메달을 획득했을 때 상대적 고통을 느낄 수 있다. 반면 동메달을 목표로 했다가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는 즐겁다.

행동경제학은 표준이론과 달리 선택상황의 맥락과 이에 대한 해석을 강조한다. 준거도 맥락이나 해석에 따라 바뀔 수 있다. 또한 행동경제학에서 준거는 일차적으로 개인차원에서 결정되지만 사회적으로 결정되기도 한다. 가령, 준거임금은 개인이 과거에 받아온 임금이 아니라 개인이 속한 노동자 집단의 평균적인 임금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

둘째, 전망이론에 따르면 변화나 차이가 중요할 뿐만 아니라 좋아지는 경우와 나빠지는 경우, 즉 이익과 손실 사이에 비대칭성이 존재한다. 일정 분량의 손실은 동일 분량의 이익이 가져다주는 즐거움의 2배 이상 괴로움을 준다. 이 때문에 1백만 원의 손실을 상쇄하려면 1백만 원이 아니라 2백만 원의 이익이 필요하다.

손실회피는 자신이 현재 가진 것을 확률이나 위험에 내맡기지 않는다는 보수성을 내포한다. 표준이론은 당연히 이익과 손실 사이에 비대칭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표준이론은 동일수량의 이익과 손실이 비슷한 수량의 쾌락과 고통을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노사협상이나 외교협상 등에서 협상의 출발점이 당사자들에게 준거를 이루므로 여기서 양보하는 것은 손실이 된다. 이 때문에 협상에서는 양보회피가 손실회피가 된다. 결과적으로 협상에서 출발점이 어딘가에 따라 준거가 바뀌고 이익과 손실이 바뀌며, 손실회피에 따라 협상의 결과가 그 근처에 머물게 된다.

셋째, 민감성의 체감은 이익이나 손실에 대한 반응이 점점 둔화하거나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소득이 준거를 초과하는 정도가 커질수록 이로부터 얻는 추가적인 즐거움이 줄고, 준거에 미달하는 정도가 커져도 역시 이로 인해 추가되는 고통이 줄어든다. 표준이론의 한계효용체감도 이와 비슷하다. 그런데 효용함수에서는 함수의 전체에서 연속적으로 이런 체감을 말하는데 비해, 가치함수에서는 이런 구간의 여러 지점에 형성되는 준거들을 기준으로 민감성이 체감한다고 상정한다.

이 세 가지 요소를 반영한 가치함수는 일반적으로 다음과 같은 모양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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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사람들은 확률을 그 자체로 인식하지 않고 결정가중치로 변형한다. 결정가중치는 극단적인 확률을 과대평가하고 중간의 확률을 과소평가한다. 0%에서 5%로의 확률변동이 30%에서 35%로의 확률변동보다 크게 인식된다. 또한 60%에서 65%로 늘어나는 확률보다 95%에서 100%로 늘어나는 확률이 크게 인식된다. 0%에서 5%로 변해 비로소 가능성이 생긴 것이고 95%에서 100%로 변해 확실히 보장되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처리방법(heuristic) 및 편향(bias)

 

행동경제학에 의하면 1체계에 따라 사람들이 계산에 의존하지 않고 선택상황을 일상적으로 처리하는 방법들을 활용하며 이것이 수시로 편향을 낳는다. 이런 편향은 사고나 인식의 오류, 인상이나 인종 등에 관한 편견, 통계적인 편의를 모두 포함한다. 대표적인 처리방법과 편향들은 다음과 같다.

  • 정박 효과(anchoring effect): 초기 조건뿐만 아니라 처음 경험한 사물이나 대안, 그리고 이미 사용해 오던 대안(default)이 다른 대안들에 비해 선택에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다. 처음 타 본 자동차, 그간 활용했던 자동차보험, 처음 데이트한 사람, 처음 먹은 음식, 고향, 자신이 태어나 살고 있는 국가 등이 이후의 선택에 영향력을 지닌다.
  • 부존자원 효과(endowment effects): 사람들이 어떤 재화를 일단 소유하고 나면 시장에 돌아다닐 때 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머그잔을 구입하기 위해 얼마를 지불할 것인지 지불할 의사(willingness to pay)를 물어보고, 이를 소유한 후에 다시 얼마에 팔겠는지 포기할 의사(willingness to accept)를 물어보면, 후자가 전자보다 훨씬 높다. 부존자원 효과는 사유재뿐만 아니라 지리산, 다보탑 등과 같은 공공재에서도 광범위하게 확인된다. 표준이론의 합리성은 선호의 일관성을 전제하므로 부존자원효과를 수용할 수 없다. 부존자원효과는 자신이 이미 누리고 있는 것에 대한 집착으로 현상유지 편향(status quo bias)에 부합한다.
  • 규정 효과(framing effect): 표준이론은 선택상황이 특정 서술이나 제시와 무관하게 객관적으로 주어져 있다고 전제한다. 이를 절차적인 불변성(procedural invariance)이라고 부른다. 행동경제학은 이를 부인한다. 사람들은 인지과정에서 상황을 해석하고 편집하며, 동일한 상황이라도 어떻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달리 받아들이고 최종적인 선택도 달리한다. 어떻게 서술하고 해석하느냐에 따라 준거가 바뀔 수 있으므로 이익이나 손실도 이에 따라 바뀔 수 있다. 이 때문에 선택상황에 대한 규격화나 규정이 더욱 중요해진다. 가령, 전염병에 대한 방역대책으로 주민 중 몇 명이 산다고 서술하느냐, 몇 명이 죽는다고 서술하느냐에 따라 이 대책에 대한 찬반이 달라진다.
  • 맥락특정성(context specificity): 선택상황에 대한 해석은 맥락을 중시한다는 것과 같다. 맥락은 선택상황을 구성하는 개별적인 구성요소들의 속성이나 가격 및 소득과 선호를 넘어서 다양한 요인들이 모여 결정하는 대안들 사이의 관계나 선택상황의 전체 모습이다. 선택주체의 인지, 선택대안들의 범위 및 구성과 배열, 선택상황에 대한 서술방식이나 제시방식, 선택주체와 대상들이 모여 이루는 선택의 환경이나 배경 및 분위기 등이 그런 요인들이다. 예를 들어, 서로 다른 이념이나 이력을 지닌 두 명의 대통령 후보 A, B가 백중세로 경합하고 있다. 이 경우 [A, B]에 대한 지지율은 [0.5, 0.5]이다. 여기에 더 극단적인 이념이나 이력을 가졌지만 어차피 가능성이 없는 C 후보가 끼어들었다고 하자. A와 B의 백중세가 유지될 것인가? 가령, [0.48, 0.48. 0.04]처럼 말이다. 아니면 C의 등장이 앞선 A와 B를 차별적으로 돋보이게 만들어 이들에 대한 선택을 변화시킬 것인가? 가령, [0.56, 0.40. 0.04]처럼 말이다. 행동경제학은 맥락으로 인한 대비효과를 강조하면서 후자에 가능성을 부여한다.
  • 정신적 회계(mental accounting): 정부나 기업의 예산관리와 유사하게 소비자들도 항목별로 계정을 설정하고 한도를 정한 후 이에 따라 특정 지출을 판단하고 이해한다. 식비, 집세, 교육비, 교통비, 유흥비 등의 항목으로 나뉜 가계부는 이에 가깝다. 이같이 소득이 여러 재화나 용도별로 배분되어 이런 항목들 사이에 전용이 어렵다. 자녀의 교육에 할당한 예산을 유흥비나 오락비로 전용하기 힘들다. 왜냐하면 자기절제를 위해 정해놓은 한도를 넘어서 물건을 구입할 때 소비자는 커다란 고통을 느낀다. 항목에 설정된 액수를 넘는 지출이 손실이 되어 손실회피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기대효용이론은 한편으로 서로 다른 용도의 이질적인 재화들을 모두 효용을 주는 동질적인 존재로 보아 유연하게 대체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른 한편으로 재화보다 동질적인 화폐는 여러 용도에 유연하게 전용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 때문에 표준이론은 정신적 회계를 상정하지 않는다.
  • 화폐환상(money illusion): 표준이론에 의하면 합리적인 인간이면 예상되는 물가변동을 명목변수로부터 제거해 그것의 실질적인 가치를 파악하고 이에 근거해 의사를 결정하고 선택한다. 이에 비해 행동이론은 경제주체들이 실질가치의 차원과 명목적인 차원을 혼동해 화폐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가령, 물가가 오르지 않고 2% 임금이 증가하는 경우보다 물가가 3% 오르고 임금도 5% 오르는 경우를 사람들이 더 좋아한다.
  • 행동금융(behavioral finance): 행동금융이론은 주식시장의 주가변동과 이에 따른 경기변동을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요인들과 차익거래에 대한 제한으로 설명한다. 이것은 표준금융이론의 효율시장가설에 대립된다. 효율시장가설은 주가가 기초여건과 소비에 근거해 합리적으로 계산된 선택의 결과이며 시장의 모든 정보를 완벽하게 반영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행동금융은 기초여건에 근거한 수익과 소비의 변동에 근거해 주가변동을 설명할 수 없다고 반박한다. 또한 손실회피와 근시안 등 비합리성에 근거해 채권이 주식보다 과도하게 높은 수익을 얻는 주식의 과다수익 현상(equity premium puzzle)을 설명한다. 나아가 정보에 대한 과신이나 과소/과잉반응으로 인한 주가의 커다란 변동을 강조한다. 그리고 차익거래에 대한 예산상의 제약 등 현실적인 제약들을 지적한다. 이에 근거해 거시경제가 불안정성을 지니게 된다고 주장하면서 1930년대의 대공황과 2007년의 서브프라임모기지 위기 등을 설명하기 위해 과거 케인즈가 제시한 동물적 근성(animal spirits)에 행동경제학의 인지적인 편향들을 결합시킨다.
  • 쌍곡형 할인(hyperbolic discounting)과 선호의 구성: 미래의 소득이나 재화는 현재의 소득이나 재화보다 가치가 떨어져 할인된다. 그런데 표준이론은 합리성의 근거로 선호의 동태적인 일관성을 내세우며 시점 간의 소득이나 재화에 대한 할인율이 유지된다고 주장한다. 이를 지수형 할인이라고 부른다. 이에 대해 행동이론은 사람들의 의지력이 약해 유혹을 받으면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3년 후와 4년 후의 돈 1백만 원을 비교하면 둘 다 멀리 떨어져 있어 둘 사이에 높은 할인율을 적용하지 않는다. 그러다가 3년이 지나 이 두 시점이 각기 현재와 1년 후가 되면 현재의 돈에 대한 욕망이 커지면서 할인율이 높게 바뀐다. 이런 할인의 비일관성을 쌍곡형 할인이라고 부른다. 10월에는 내년 1월 1일부터 금연한다고 쉽게 결심하지만, 막상 12월 31일이 되면 이런 결심이 손쉽게 무너질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 기타: 사람들은 주변에서 최근에 일어난 일(자동차 사고, 지진, 홍수)이나 쉽게 눈에 띄는 것(외모)에 집착한다. 또한 특정 사물에 대한 고정관념(피부색)을 가지거나 모집단의 크기나 모수를 경시하는 오류 등을 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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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사회정책적인 함의와 약점

 

신고전학파가 가격기구와 함께 인간의 합리성을 믿어 거의 자유방임주의를 내세운다면, 행동경제학은 두 체계이론에 근거해 불완전한 합리성을 지적하면서 사회철학과 정책으로 자유온정주의(libertarian paternalism)를 내세운다. 이에 의하면 사람들의 선택을 도와줄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특정 대안을 선택하도록 권유하지만[온정주의] 궁극적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하도록 허용한다[자유주의].

자유온정주의는 대안들 중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우월하다고 생각되는 대안을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일차적인 고려대상(default)을 설정한다. 특별히 서류에 적어내지 않는 한 의료보험이나 연금에 자동적으로 가입하게 만드는 것이 그런 예이다. 연금을 위한 저축뿐만 아니라 헌혈이나 에너지 절약, 장기기증 등에 있어 이런 방식으로 커다란 효과를 얻었다.

또한 구매나 이혼 등에 있어 냉각기간이나 숙려기간을 둔다. 충동이나 흥분으로 인해 물건을 사거나 이혼하는 경우가 있으므로 냉정하게 재고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는 것이다. 물론 이 경우에도 여전히 원래의 선택과 결정을 고집한다면 그대로 간다. 이외에 저녁에 술을 마시지 않기 위해 자동차를 몰고 가는 것과 같이 자신을 미리 묶어두는 사전적인 속박장치도 있다. 이런 여러 장치들을 흔히 유도장치(nudges)라고 부르기도 한다.

자유온정주의에 대한 흔한 비판은 대안에 대한 우선적인 선정이 결국 사람들의 선택을 간섭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넓게 보면 행동경제학과 자유온정주의도 개인의 선택에 집중해 인간과 선택의 사회성이나 소득불평등이나 참여 등 보다 사회정치적인 사항들을 그다지 중시하지 않는다.

 

홍 훈 / 연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그림 설명 및 출처

<그림 1>: 가치함수

<그림 2>: 경제가 합리적으로 작동한다면 이와 같은 사건이 발생할까? (출처: books.chosun.com)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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