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호 기획: 1인가구] 혼자 사는 일이 더 이상 특별하지 않은 시대, 우리 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혹시 그 사실 아세요? 지하철 2호선이 싱글벨트라는 점.”

“싱글벨트, 뭐예요?”

“서울의 지하철 2호선 노선 주변으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이 몰려 있어요. 그래서 서울에서는 그 지하철 노선을 싱글벨트라 불러요.”

“아하.”(<그림 1>참조)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표어가 우리 사회의 캠페인이었던 것이 불과 몇 십 년 전이었음을 우리는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눈떠 보니‘혼자 사는 것이 특별하지 않은’시대로 이미 들어 와 있다. 결코 길지 않은 그동안, 대체 무슨 일이일어난 것일까?

 

 

혼자 사는 사람들, 30년 만에 열배 이상 증가하다

2013년, 한국사회 네 가구 중 한 가구가 혼자 사는 가구이다. 대한민국 전체 사람들의 인구특성과 주거현황 등을 조사하는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한국 전체가구 중 1인 가구는 23.9%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들 또한 24.4%에 달한다. 20년 전에는 그 비율이 9%에 지나지 않았다. 30년 전인 1980년, 1인 가구란 말이 낯설었던 그 시기에는 단 지 4.5% 사람들만이 혼자 살았다. 지난 30년간 혼자 사는 사람들이 무려 10배 넘게 늘어났다(<그림2>참조). 지금까지 우리사회 가구의 전형적인 모습인 부모와 2명의 자녀로 구성된 2세대 4인 가구는 이제 23.5%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에서 혼자 사는 사람과 2인 가구를 합한 소규모 가구가 전체 가구의 절반에 이르는 47%에 달하고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구 구성원으로서 부부와 2명의 자녀로 이루어진 가구는 이제 더 이상 한국사회 가족모습의 전형이 아니다. 더욱이 조부모세대, 부모세대, 자녀세대가 함께 사는 3대 이상의 대가족은 이제 정말 드물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을 반영하듯 가구당 평균 가구원수는 1980년 4.47명이던 것이 1990년대 3명대로 떨어졌고 2005년에는 2명대로 떨어지면서 계속 감소추세이다. 2012년 기준 서울의 평균 가구원수는 2.69명이다. 가구당 평균 인구수의 감소에는 출산율의 감소와 함께 1인 가구의 증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러한 1인 가구의 증가추세는 최근 몇 십 년간 일어난 주목할 만한 변화일 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될 현상이라는 점에서 정책적 관심이 필요한 인구사회적 변화이다.

 

1인 가구는 왜 급격히 늘어났나?

그렇다면 지난 몇 십 여년의 기간 동안 일어난 1인 가구의 급속한 증가 원인은 무엇일까? 여기에는 사실 한 가지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이유가 자리 잡고 있다. 1인가구의 증가현상을 인구학적, 사회경제적 관점에서 분석해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 및 젊은 세대의 결혼관 변화에 따른 비(非)혼과 만혼의 증가, 한국의 교육환경으로 인한 기러기 가족의 증가, 이혼·별거 등의 가족해체로 불거진 경제적 빈곤과 그에 따른 비(非)자발적 독신층 증가, 그리고 고령화 진전에 따른 노인 독신가구의 증가 등 여러 요인들이 함께 맞물려 있다.

개별 요인들을 좀 더 살펴보자. 먼저 여성들의 경제활동 비율이 늘어나면서 결혼이 늦어지거나 혼자 사는 사람이 증가하고, 여성과 마찬가지로 남성도 결혼을 하지 않는 비율이 늘어났다. 처음 결혼하는 초혼 연령이 서울시의 경우, 남자가 32.2세이고 여자는 29.8세로 남녀 모두 30세가 되어 결혼을 하기시작한다. 또 다른 큰 이유는 고령화의 결과이다. 이미 서울을 포함하여 한국의 고령인구인 65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0%를 넘었고, 이들 중 배우자 없이 혼자 사는 사람도 늘어났다. 한편, 사회문화적 현상으로서의 기러기 가족, 이혼율의 증가 등으로 인해 혼자 사는 사람도 늘어났다. 이런 모든 사회문화적 요소들이 압축적으로 드러난 모습이 바로 1인 가구 규모의 빠른 증가이다.

전반적으로 경제적 약자인 싱글들, 그 내부는 이질적인 유형들이 공존 서울 1인 가구의 소득구조를 보면, 전체 소득의 1분위 집단의 평균소득은 53만원에 지나지 않지만 상위 20%의 5분위 평균소득은 413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를 서울의 전체 가구평균소득과 비교해 보면 1분위는 50% 정도에 미치지 않는 반면 상위 20%는 전체 가구소득 평균 5분위의 70%에 달해 소득격차가 크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1인 가구는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이 아니다. 서울을 예로 들면, 서울의 1인 가구는 네 개의 그룹이 있다. 20대에서 30대 초반 직업을 구하지 못해 결혼할 엄두를 못내는 소위‘산업예비군 그룹’, 30대 후반부터 4, 50대까지 가족의 해체, 실직, 기러기 현상 등이 복합된‘불안한 독신자 그룹’, 실버세대인 고령자 1인 가구,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문 직종에 종사하면서 독신의 삶을 누리는‘골드집단’등 4種4色의 1인 가구들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유형의 1인 가구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들이 야기할 사회문제도 상이할 수밖에 없다. 이른바 골드족 1인가구는 스스로 선택한 혼자 사는 삶으로서 도시에 새로운 활력을 가져다주고, 싱글문화도 창출하는 긍정적 요소를 갖고 있다. 따라서 이들이 도시문화의 트렌드세터로서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끌어낼 필요가 있다. 한편, 골드족과 구분되는 나머지 세 개의 집단을 관통하는 본질적인 문제는‘빈곤’과 ‘사회적 고립’이다. 이들 집단은 스스로 원해서 혼자 사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이들은 어쩔 수 없는 ‘강제된’ 독신그룹이다. 어떤 의미에서 소수자로서 사회와의 연결이 약화된 채 혼자 쓸쓸히 살아가는 사람들인 것이다. 비자발적 1인 가구로서의 청년, 여성, 중장년층, 노인 등은 일차적으로 경제적 자립도가 현저히 낮다.

 

 

1인 가구 증가현상과 연관된 다양한 정책 대응 필요

우리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1인 가구 증가현상은 자본주의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여러 자료들을 통해 우리는 선진 서구사회나 각 국가의 수도에서 1인 가구들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1인 가구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것이다. 우리의 머릿속에는 4명의 가족이 살아가는 것이 아직도 일반적인 가족의 모습인데 이미 1, 2인 가구가 대세가 된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 진 것이다. 인구사회적 변동의 속도를 사회의 법, 제도들이 따라가기가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양한 1인 가구들과 연관된 정책영역은 다음과 같다. 먼저, 주거관련 정책이다. 주거란 사람들이 살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이다. 주택수요와 관련하여 1인 가구의 수요자 특성을 고려한 유형별 차별화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저소득 1인가구의 경우 독립생활형이 가능한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유형화한다든지, 대학가에 밀집된 1인 가구를 위해 커뮤니티 공간이 확보된 소규모 기숙사 형태의 소형임대주택을 유형화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더불어 노인 1인 가구를 위해서는 식사제공, 데이케어 등 생활 서비스와 연계된 노인복지형 주거 유형을 확산시키면 좋을 것이다.

한편‘빈곤’과‘고립’을 특징으로 하는 1인 가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들을 정책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여성 1인 가구의 경우 주거 안전성에 대한 수요가 높다. 커뮤니티의 안전성이 이들에게는 절실한 문제이다. 지역
문화적 요소를 통해 공동체성을 복원시킨다면 네이버후드의 안전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이다. 또한 중장년 1인가구 등 원치 않게 혼자 살게 된 사람들에 대해 사회적 보살핌을 제공하는 공공의 역할이 필요하다. 커뮤니티 단위에서의 건강검진, 심리상담 등 1인 가구를 위한 사회적 돌봄 서비스가 필요하다. 독거노인을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을 포함한 싱글 마이너리티 지원체계를 확장하는 동시에 노인들의 사회적 교류가 가능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전체 노인 중 다른 사람과의 사회적 교류가 없는 독거노인이 절반가량이라는 점을 염두에 둔다면 사회적 연결망의 복원이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1인 가구는 일시적인 집단이 아니라 지속성을 가진 집단이다. 이제 1인 가구를 위한 주거정책은 다양해져야 하며 사회적 보살핌이 필요한 1인 가구들을 위해서는 공공부문에서 주거 안전, 커뮤니티 단위의 지원 등의 사회서비스 정책이 입안되어야 한다. 시장 구매력을 가진 1인 가구에게도 공간 특성과 세대 특성을 고려한 주거유형 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1인 가구 증가와 관련한 사회 정책적 문제의 핵심은 빈곤과 사회적 고립의 문제임을 직시해야 한다. 새롭게 던져진 문제들에 대해 우리가 함께 해결하고자 고민할 때 공동체로서 사회가 건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변미리 / 서울연구원 도시경쟁력연구센터장

 

* 그림 설명 및 출처

 – 메인사진: http://ch.yes24.com/Article/View/22692

 – 그림 1: 서울 1인 가구 공간분포도 싱글벨트 (출처 : 변미리 외(2008), 서울의 1인 가구의 증가와 도시정책수요연구, 서울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

 – 그림 2: 1인 가구 증가추이 (출처 : 통계청(2011),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결과(가구, 주택부문) (http://kostat.go.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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