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호 리뷰: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2014 展] 괴력난신(怪力亂神)의 시대를 향해

203-13-1(예비)

 

공자가 어지러운 세상을 질서 있게 만들기 위해서 한 일이 있다. 바로 ‘괴력난신(怪力亂神)’에 대해 말하지 말라. 즉, 기괴하고 초인적인 현상들, 합리적인 이성으로는 도저히 설명이 불가능한 존재는 언급 자체를 말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2014년 지금 여기, 우리는 어떠한 시대에 살고 있는가?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는 서울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국내 유일의 미디어아트 비엔날레이다. 빠르게 변모하는 서울의 특성을 미디어로써 반영하고 서울시립미술관에 정체성을 부여하기 위해 발족된 이 행사는 2000년부터 ‘미디어_시티 서울’이라는 명칭으로 개막해 2년마다 꾸준히 열려왔다. 이에 올해는 17개국 42명(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전시에 참여하였으며, ‘귀신 간첩 할머니(Ghosts, Spies, and Grandmothers)’라는 제목으로 ‘아시아’라는 공통적인 주제를 다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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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 주제인 ‘귀신 간첩 할머니’에서 귀신은 아시아의 누락된 역사와 전통을, 간첩은 식민과 냉전으로 아시아가 함께 겪은 폭력의 기억을, 할머니는 가부장제 사회를 살아온 기나긴 ‘여성의 시간’을 의미한다. 결국 각각의 키워드는 역사·문화적으로 소외와 억압받던, 혹은 무한한 전복의 가능성을 가진 주체들이라는 점에서 모두 ‘아시아’와 닮아 있다. 그러므로 귀신, 간첩, 할머니는 이번 전시를 진입하는 세 개의 통로이자 작품들을 이해하는 데 실마리를 풀어줄 주요 키워드이다. 실제로 전시는 귀신, 간첩, 할머니, 세 테마로 층을 나누어 공간을 사용해 작품을 전시한다. 통로에는 전체를 아우르는 무가, 판소리, 시가 등장해 주제를 고조시킨다.

<미디어시티서울> 2014의 예술감독을 맡은 박찬경(예술가, 영화감독)은 이번 전시가 “미디어와 미디움(영매)의 재결합을 통해 현대 과학이 쫓아낸 귀신들이 미디어를 통해 되돌아 오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현대 과학이 쫓아낸 귀신’이란 급변하던 아시아의 근대 이전에 존재하던 기괴하고 요상한 것, 논리적으로 설명이 불가하기 때문에 쫓아낸 그 무엇이다. 또는 강렬했던 식민과 냉전의 경험, 급속한 경제 성장과 사회적 급변을 견뎌 낸 아시아 전체를 지칭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이 이전보다 더욱 진화되고 다양한 미디어를 이용해 서로 다른 모습의 작품을 선보이지만 이것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괴상망측하고 초인적인 작품들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를 이야기한다. 어쩌면 그것은 알아도 말할 수 없는 것이거나 믿을 만해도 도저히 믿기 힘든, 일종의 괴력난신이다. 문득 공자가 현재를 살아간다면 이 세상에 관해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떠올려본다.

 미디어아트의 다양성과 함께 동시대 예술의 흐름을 파악해 볼 수 있는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는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서울시립미술관 서소문본관에서 9월 2일부터 11월 23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한국영상자료원에서도 관련 영상물을 상영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탈장르 융복합 예술 축제이자 대형 국제현대미술 행사로서 지역과 세계, 전통과 현대, 정통과 대안의 양면가치를 추구하는 작품을 감상해 보는 기회를 갖길 바란다.

김내영 | myjq180@khu.ac.kr

*그림 설명 및 출처

그림 1:  SeMA 비엔날레 <미디어시티서울> 2014 포스터 ⓒwww.mediacityseoul.kr

그림 2: <미디어시티서울>2014 출품작인 노재운 작가의 ‘지팡이’를 관람하는 모습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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