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호 인터뷰: 형용준 미쉬팟 대표] SNS, 우리 삶의 또 다른 모습

1형용준 미쉬팟 대표는 KAIST 박사과정 재학 당시 동업자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SNS인‘싸이월드’를 창업해 이름을 알렸다. 이후 여러 SNS를 창업하고 매각하면서 끊임없는 창업 도전가로도 유명해졌다. 현재는 SNS 관련 학과인 본교 소셜네트워크과학과 박사과정에 재학하면서 학업에 매진하고 있다. 지금 한국 사회에서 SNS는 구성원의 사회적 삶을 위한 필수적인 도구가 됐다. 비록 SNS는 역사가 오래되지 않았지만, 폭발적으로 성장해 다양한 이슈를 생산하고 있고 바라보는 관점 또한 모두 다르다. 이에 지난 10월 8일 경희대학교 앞 한 찻집에서 형용준 대표를 만나 SNS를 둘러싼 그의 생각을 들어봤다.

 

SNS와 뗄 수 없는 삶

 

Q. SNS에 입문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SNS를 이야기하기에 앞서 커뮤니티에 대해 말해야 할 듯합니다. 1987년에 대전에 있는 카이스트에 입학했는데, 가끔 서울에 오게 되면 시청 근처에서 정권을 비판하는 많은 시위들을 목격했어요. 그때 처음으로 사회에 눈을 뜨면서 사회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됐고, 사람들이 모인 집단으로서 커뮤니티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군대에서 행정병으로 복무하던 중 병장 때 월간 ‘인터넷’이라는 잡지를 보게 됐는데, 이때가 우리나라에 인터넷이 막 보급되던 무렵이었습니다. 그 잡지를 보면서 인터넷으로 우리 사회를 엮을 수 있는 것들이 많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역 후 복학해 이성에 관심을 두다가 함께 복무했던 6살 어린 선임과 함께 남녀를 맺어주는 서비스를 기획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실패했는데요. 가입자들이 이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 거짓말을 하는 등 사행성이 횡행했기 때문입니다. 실패의 원인을 고민하던 중 ‘신뢰’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소개팅도 주선자와 상대방을 신뢰해야 형성되잖아요. 사이버공간도 마찬가지죠. 때 이른 감도 있지만, 이때부터 신뢰기반의 커뮤니티를 온라인에서 구축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직후‘싸이월드’를 함께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발을 들여놓게 됐습니다.

 

Q. 현재 본교 소셜네트워크과학과 박사과정으로 재학 중이신데요. 일선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가 굳이 늦게 SNS 관련 학과로 입학하신 이유가 궁금합니다.

개인적인 이유가 좀 더 큰데요. 싸이월드 이후 여러 번 창업을 거듭했습니다. 당시 철이 덜 들어서인지 금세 싫증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매각도 여러 번 했고, 잠시 포털회사에 몸담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머니께서 학업을 마저 마치길 원하시기도 했고, 돌이켜보면 학교에서 공부하고 토론하는 그 시간이 매우 좋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SNS에 입문할 당시 카이스트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어서 학업을 마치지 못했거든요. 마침 그 시기에 대학 동기이자 현재 소셜네트워크과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인 이경전 교수로부터 소셜네트워크와 관련된 학과가 창설된다는 정보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겸사겸사 다시 학교에 박사과정으로 입학하게 됐습니다.

 

개발자가 바라보는 SNS

 

Q.‘ 싸이월드’를 만들 당시 초창기 SNS 형태들이 많이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싸이월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입니까?

처음 시작할 때 ‘싸이월드’가 그렇게 성공할 줄은 저 또한 몰랐습니다. 결과론적으로 말씀을 드릴 수밖에 없는데요. 많은 분들의 공통된 견해를 종합하면 천·지·인 원리라는 겁니다. 즉 타이밍, 장소, 사람 이 세 가지가 맞아떨어진 거죠.

싸이월드의 인기는 2003년에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인터넷이 갖춰진 모든 곳에서 2003년에 많은 SNS가 싸이월드와 같이 폭발적으로 이용자가 늘어난 현상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으로 미국 소셜네트워크 서비스인 ‘프렌즈터’가 있죠. 통계를 보면 2003년에 인터넷 보유 인구 중 50% 이상이 SNS에 가입했습니다. 이 사실이 중요한데, 3명 가운데 한 명이 SNS를 쓰면 큰 동요가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3명 중 2명이 쓰면 한 명은 소위 왕따가 되죠. 그러면 쉽게 SNS에 가입하는 겁니다. 즉, 2003년과 우리나라에서 인터넷의 광범위한 보급이 각각 천과 지가 되겠죠.

또 지금 생각해보니 당시 같이 작업했던 팀원들이 모두 보석 같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저는 먼저 회사를 나왔습니다만 나머지 팀원들이 대기업에 매각되기 전까지 미니홈피를 잘 만들어놨던 것 같아요. 초기 팀원들이 현재는 SNS 업계의 높은 직위에서 대부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싸이월드’가 초기 선풍적인 붐과는 달리 2000년대 후반 다른 SNS에 밀려 힘을 잃었는데요. 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두 가지로 말씀드릴 수 있겠는데요. 먼저 앞서 말씀드린 ‘인’입니다. 업계 상식 중 하나가 창업멤버들이 모두 떠나면 그 사업은 망한다는 점입니다. 싸이월드도 대기업에 인수된 뒤 일종의 창업공신들이 모두 포털회사로 떠났습니다. 두 번째는 커뮤니티의 본질을 망각했다는 점입니다. 마크 주커버그는 소셜네트워크는 필수재라고 말했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친구들이 집에 놀러 오면 같이 앨범보고 이야기하고 그랬잖아요. 일종의 오프라인 싸이월드죠. 즉 일상을 그대로 온라인으로 구성한 실생활의 확장입니다. 페이스북도 마찬가지로 오프라인 커뮤니티의 연장선 아닌가요? 그런데 커뮤니티의 본질을 외면한 채, 유행, 아이템, 게임, 광고 등에 너무 치중했다고 봅니다. 결국, 기존 이용자들이 싫증을 낼 수밖에 없죠.

 

Q. 초기 개발 당시 SNS와 현재 SNS(3세대 SNS)의 가장 큰 차이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업계에서 상식처럼 통하는 이야기인데 흔히 말하는 요즘 뜬 SNS들은 예전 메신저의 형태를 옮겨 온 것입니다. 생각해 보세요. ‘카카오톡’은 ‘네이트온’, ‘MSN 메신저’와, ‘네이버밴드’는 ‘아이러브스쿨’과 유사한 형태 같지 않으세요? SNS의 본질은 큰 차이 없죠. 다만, 플랫폼(platform, 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는 하드웨어 혹은 소프트웨어)이 PC에서 모바일로 바뀐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봅니다. 더 나아가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개방형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여러 플랫폼과 호환할 수 있게 했죠.

 

Q. SNS 관련 기술이 외적 측면에서 초기보다 급격하게 발전한 듯 보입니다.

제 생각에는 초기보다 기술이 크게 발전하지는 않은 듯합니다. 예를 들어, 추천 시스템 등에 사용하는 협업 필터링(collaboration filtering), 방문객의 접속과 활동을 분석하는 로그분석과 같은 데이터 관련 이론은 모두 10년 전에도 듣던 이야기입니다. 그런 측면보다는 하드웨어의 발달이 크죠. 기억장치의 규모가 커지고 가격도 싸지면서 데이터를 더 빠르게, 대규모로 누적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른바 빅데이터죠. 제가 한창 활동할 당시에 로그 데이터 같은 경우 1주일이나 한 달 가량 보관하고 지우도록 했어요. 지금은 1년, 그 이상도 저장하잖아요.

 

2

 

네트워크로 연결된 일상

 

Q. 최근 SNS 상에서 개인정보 노출 때문에 ‘SNS 피로증후군’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측면에서 SNS 피로증후군과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단편적으로 말하기 어려운 부분인데요. 반대의 경우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SNS의 유익한 사회적 기능 중 하나는 사람이 인간으로서 가진 사회적 관계에 대한 욕구를 채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집단·개인 간 사회적 지위와 능력 등은 모두 다르죠. 개인정보가 가감 없이 쏟아지는 SNS에 노출되다 보면 괴리감이 올 수 있습니다. 나와 모르는 사람들은 상관없습니다. 속담 중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있죠. 자신과 가까운 사람들을 보면서 비교하는 거죠. 사람 심리가 남의 행복을 보면 자기 행복은 작아 보이고, 거꾸로 남의 불행을 보면 내 불행은 커 보인다고 해요. 결국, 온라인의 커뮤니티가 일상을 옮겨놓은 것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Q. 소셜네트워크과학은 무엇이며, 기존의 SNS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습니까?

먼저 네트워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경제학, 의학, 사회학, 물리학, 수학 등 수많은 분야에서 네트워크를 이용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도 네트워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사람마다 자기 주변에 눈에 보이지 않는 네트워크가 각기 존재합니다. 이 중 40%는 선천적으로 60%는 후천적으로 형성된다고 합니다. 이를 소셜네트워크라고 부를 수 있습니다. 소셜네트워크과학은 소셜네트워크를 포함해 모든 종류의 네트워크를 다룹니다. 그렇게 보면 SNS는 그중 극히 일부에 속하며, 단순히 서비스에 지나지 않죠.

 

자신이 원하는 바를 찾아라

 

Q. 최근에는 협동조합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계신데요.

예전에는 강의 요청을 받으면 주로 창업에 대해 말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창업은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10개 중 1개 이하 꼴로 성공합니다. 제가 앞서 초기 SNS에 입문할 때 커뮤니티에 관심을 뒀었다고 말씀드렸죠. 두 가지를 공통분모로 가진 개념이 협동조합입니다. 예를 들면, FC 바르셀로나, 썬키스트, 유럽의 협동조합 은행, 덴마크의 주택 협동조합 등이 있습니다. 이제 기존의 창업보다 협동조합 개념의 창업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협동조합은 기본적으로 조합의 영리보다 조합원과 소비자의 상호부조, 잉여의 배분에 초점을 둡니다. 또한, 단순히 조합원과 소비자만 이득이 되지 않고 지역 사회와 상생할 수 있습니다. 요즘 협동조합을 공부하면서 이를 창업과 연계할 방안에 대해 연구하고 알리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창업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SNS 관련된 창업에 도전하는 청년들이 많습니다. 실질적으로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창업 자체가 쉽지 않습니다. 시장 자체가 포화됐다고 봐요. 그중 SNS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SNS는 플랫폼이 중요하므로 사용자들이 이를 갖추지 못하면 창업 자체를 시작할 수 없습니다. 기본적으로, 대형 SNS가 시장을 선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만약 SNS를 이용해 창업에 도전하고 싶다면 ‘글로벌’관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페이스북, 트위터, 라인 같이 말이죠. 또한, 소셜네트워크의 본질인 필수재적 기능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결국, SNS는 우리 일상을 가상공간에 옮겨 놓은 것이거든요.

기술적 측면에서 사물인터넷(IOT)에 대해 주목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물인터넷은 모든 사물이 정보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고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을 연결해 정보를 교류하도록 합니다. 이 분야는 굉장히 무궁무진해요. 지금 인텔이 이러한 정보를 잡아내기 위한 하드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요. 비록 현재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지만, 우리나라가 이를 개발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도전할 수 있는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Q. 끝으로 새로운 도전 앞에 놓인 대학원생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크리스텐슨(C. Christensen)의 저서에서 비롯된 ‘Jobs to be done’을 말하고 싶습니다. 이 말의 뜻은 ‘고객들이 원하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입니다. 요즘 만나는 젊은이들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주변의 요구에 관심을 둡니다. 취업을 놓고 보면 일종의 ‘스펙’이 그렇죠. 그런데 경쟁자를 의식하지 말고 우리가 혹은 내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보세요. 누가 뭐라 하든, 사회가 무엇을 요구하든 상관없이 나의 ‘Jobs’는 무엇인가, 내가 무엇을 하고 살아야 삶을 후회 없이 살 수 있는지 생각하길 바랍니다.

 

대담·정리 : 이진수| geoleejs@khu.ac.kr
사 진 : 박운호| whpark@khu.ac.kr

작성자: khugnews

이글 공유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