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호 기획: 담뱃값 인상] 담배가격 인상의 오해와 진실

지난 9월 11일, 정부는 10년 동안 동결됐던 담뱃값을 2015년 1월부터 2,000원 상승된 4,500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담뱃값 인상안’과 물가가 오를 때마다 담뱃값도 같이 올리겠다는 ‘담뱃값 물가 연동제’ 내용을 담은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 발표 이후 지금까지 국민과 여론 사이에서는 찬반논쟁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따라서 이번 기획에서 담뱃값 인상안이 가지는 타당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9월 추석연휴가 끝나고 정부에서 발표한 담배가격 2,000원 인상은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한 논쟁거리였다. 4,500원이라는 담배가격과 관련된 다양한 논의들이 신문지면과 TV를 통해 상당부분 다루어졌으며,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도 첨예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본고는 담배가격 인상에 관련된 다양한 논의 중 학술적 접근을 통해 사실을 중심으로 다루어 보고자 한다.

203-03-1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개선한다는 정부의 개입은 정당한가?

흡연율을 낮추어 국민건강을 개선하겠다는 것은 사실 정부 개입의 정당성을 상당히 떨어뜨리는 부분이다. 개인의 건강에 대해서는 개인이결정하는 것이며, 건강에 유해한 재화를 선택하는 것에 대해서 정부가 개입할 근거는 사실 없다고 본다. 또한 서민증세, 사재기, 불법유통 담배 등 다양한 문제제기는 담배가격 인상이라는 정부의 시장개입의 본질적인 측면을 흐리는 것이라 필자는 생각한다. 또한 이러한 논쟁들이 다양한 정치논리와 결합하면서 실질적으로 금연과 관련된 정책을 수립하는 정책 담당자 및 입법 담당자들 또한 혼동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시장실패가 발생했을 때, 이를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소하기 위해 개입하는 것이다. 이는 담배라는 재화의 특수성에서 출발한다. 담배라는 재화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외부의 불경제, 즉 간접흡연이 사실 정부가 개입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 할 수 있다. 간략하게 외부의 불경제는 경제주체가 어떤 행위를 했을 때, 다른 경제주체에게 피해가 발생하는 것을 의미한다. 1차적으로는 간접흡연으로 다른 경제주체에게 피해가 발생하며, 2차적으로는 주체의 건강이 악화되어 발생하는 의료비 또한 다른 경제주체에게 전가된다는 의미이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담배 자체를 제조 및 판매할 수 없도록 하는 대안을 하나로 제시할 수 있다. 또한 모든 흡연자가 정해진 장소에서만 흡연을 하고, 담배로 인한 질병은 정부에서 보조하지 않는다는 법을 정립할 수 있다. 물론 이상에서 언급한 두 가지 대안은 현실성이 다소 부족하다. 그러므로 현실적인 대안을 고려하여 경제학원론 시간에 익히 들어 왔던 가격이 증가하면 수요량이 감소한다는 수요법칙을 바탕으로 담배가격 인상을 통해 소비량을 감소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간접흡연과 재정악화라는 두 가지 외부의 불경제는 담배 가격 인상이라는 정부개입에 충분한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요컨대, 정부가 국민건강을 담보하기 위한 담배가격 인상이 아니라, 외부의 불경제를 축소시키기 위한 대안으로의 담배가격 인상이라면 정부가 개입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본다.

가격 인상의 논리와 그 효과는?

쟁점은 크게 담배가격이 인상되었을 때, 흡연율 혹은 담배 수요가 감소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많은 연구결과와 데이터는 이러한 관계를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상당수의 국가가 가격정책을 통해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며 가격 인상이라는 정책효과는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4년 12월을 기점으로 담배가격을 인상했을 때 남성흡연율이 48%에서 39% 수준으로 순간적으로 감소하였으나, 2014년 현재 47% 수준의 흡연율은 담배가격인상이 효과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는 논거로 활용되기에 충분한듯 보인다.

하지만 이는 물가수준과 비교할 때 2004년의 2,000원과 2014년의 2,500원이라는 측면을 고려한다면, 흡연율이 과거 수준으로 회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담배라는 재화는 중독성이라는 특수성을 가지고 있는 재화 중 하나이다. 이러한 중독성으로 인하여 가격탄력성이 여타의 재화와 비교하였을 때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이유로 인하여, 경제학에서는 담배수요와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전기소비량에 상당한 비중을 둔다. 간단하게 설명해서, 분석결과를 기준으로 가격탄력성과 전기소비량 두 개를 비교하여 전기소비량의 결과가 보다 크게 나오면, 가격을 인상하더라도 일회성의 가격인상 정책이 결국엔 의미가 없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즉, 가격 인상의 효과는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중독성으로 인하여 중장기적으로 과거의 소비량 혹은 흡연율을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금연종합대책에서 제시된 물가연동제를 통한 2년 단위 가격 인상은 이러한 맥락에서 결정된 정책이다.

덧붙여, 담배가격 인상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흡연자가 되기 이전에 소위 가격장벽을 통해 진입을 막고자 하는 의도 또한 상당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얼마 전 발표된 금연종합대책 또한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기 위한 2,000원 가격 인상이라는 표현을 명시하고 있다. 담배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소위 선진국에서 담배가격을 높게 설정하거나 대폭으로 인상하는 과정에서 제시하는 중요한 근거는 청소년 흡연율 감소가 진입장벽이라는 표현을 활용할 만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담배가격 4,500원, 세수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었는가?

이번에 제시된 담배가격 2,000원 인상안과 관련하여 많은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책 발표 10분 전에 담배가격을 4,500원으로 결정했다는 이야기와 2013년 초 김재원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제시된 담배가격 4,500원이 여과 없이 활용되었다는 이야기 등이 보건정책담당자들 사이에서 오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교롭게도 금연종합대책이 발표되기 직전에 국책연구기관에서 발표한 연구보고서에 담배가격이 4,500원일 때, 세수가 최고점에 이른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로 인하여 “서민증세”, “담배를 이용한 세수확보” 등의 다양한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

4,500원이라는 담배가격은 2011년 하반기에 수행된 연구결과물이다. 과거 담배가격 인상 폭에 대한 토론회 등이 있을 때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금액은 500원, 1,000원, 10,000원식의 단순한 결정이 아닌 연구자들 간의 논의에서 나온 결과였다. 이러한 부분의 문제점을 해소하고자 현재의 담배가격, 담배소비량, 사망률, 교육수준, 금연 관련 정책, 소득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117개국을 대상으로 분석하여 결과물을 산출했다. 해당 연구는 적정가격 수준을 산출하기 위해 시도된 것으로 다양한 요인을 고려했으며, 우리나라의 담배가격은 4,500원 수준이 적정하다는 분석결과를 제시한 연구이다(필자가 해당 연구에 연구진으로 포함되어 있었음).

다시 말해서, 현재 금연종합대책에서 제시한 4,500원이라는 담배가격은 소득수준을 비롯한 사회경제적 특성을 고려하였을 때, 적정수준의 담배가격이지 흡연율을 상당부분 감소시킬 수 있는 금액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4,500원이 처음부터 세수 극대화를 위해 설정된 가격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결론 및 향후 방향(시간당 최저임금과 담배가격)

본고는 현재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는 담배가격 인상에 대한 여러 가지 사실관계와 쟁점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요약하자면, 담배가격 인상이라는 정부의 시장개입은 간접흡연과 재정손실이라는 외부의 불경제에 의해 정당한 것이라는 점이다. 또한 담배가격 인상 정책의 지속성이 담보되었을 때, 담배가격 인상에 따른 흡연율 혹은 소비량 감소라는 효과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끝으로 현재 정부에서 제시한 4,500원은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하였을 때, 우리나라의 적정 담배가격수준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현재 물가연동제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담배가격의 지속적인 인상을 입법 예고하고 있다. 필자가 현재 연구 중인 내용을 언급하자면, 담배가격과 시간당 최저임금을 연동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사회경제적 수준이 다른 만큼 담배가격 또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국가별로 담배가격과 최저임금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주요 선진국일수록 시간당 최저임금과 담배가격의 크기가 유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담배가격 인상을 논의할 때마다 정치적 이해관계로 충돌하는 것보다 담배가격과 시간당 최저임금을 동일한 수준으로 연동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양현석 / 한양대 경영학과 연구조교수, SSK 연구사업단

* 그림 설명 및 출처

– 그림 1 : 지난 9월 11일 정부는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출처 : news.busan.go.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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