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9호 기획: 오페라마(OPERAMA)] ‘오페라(Opera)’의 성립 배경 속 ‘오페라마(OPERAMA)’ 탄생

오늘 내 여자친구가 “우리 이번 주말에 오페라 보러 갈래?”라고 물었다. 이게 무슨 말인가? 오페라? 예술의 전당에서 한다는 오페라? 그 말을 듣는 순간 이유모를 부담감에 휩싸인다. 먼저 복장은 정장스타일의 우아한 옷차림을 입고, 후… 공연은 시작됐다.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와 함께 두꺼운 소리를 3시간 내내 듣고 있다. 적지 않은 출연진이 동시에 공연을 하다가 갑자기 뚱뚱한 가수가 혼자 나와 노래를 부른다. 곡이 마치면 다 같이 박수를 친다. 이상하다. 공연 도중에 박수를 쳐도 되는 건가? 나는 멍하니 있다가 나도 얼떨결에 함께 박수를 친다. 이게 뭔가? 최신 영화나 집에서 마음 편하게 드라마를 보든지, 아니 나랑 같이 이렇게 어려운 오페라를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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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오페라’ 현대의 ‘오페라마’로 진화하다

 초기의 오페라는 ‘음악을 위한 극’으로 ‘드라마 빼르 무지카(Drama per Musca)’, ‘드라마 인 무지카(Drama in Musca)’라 했다. ‘오푸스(Opus)’의 복수형이 ‘오페라(Opera)’다. [Opus,라틴어: 음악에서 작품의 뜻] 즉 오페라는 ‘여러 작품이 함께 있는 음악극’인 것이다. 어떤 작품이 같이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자. 당연히 음악이 있고, 오페라 가수가 말하고 노래하는 대사와 가사, 즉 문학이 있을 것이다. 여기에 무용, 연기, 연극, 미술, 의상 및 분장은 물론 극의 분위기를 표현하는 조명이 더해진다. 이처럼 수많은 예술과 각각의 기술이 동시에 어우러진 대형 극장의 오페라를 보면 먼저 그 화려함과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사람들이 만나서 이야기하는 정치, 기후, 경제 등 여러 관심사 중에서도 최고는 미디어 방송이다. 요즘 인기 있는 인물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물론 그가 입고 나온 옷이나 유행하는 언어, 행동에 관심을 갖는다. 소위 뜬 연예인에 관련된 새로운 지식을 알지 못하면 아예 대화에 끼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렇다면 예전에 TV, 라디오, 인터넷 등 미디어가 없던 시절의 관심거리와 장소는 어디였을까? 오락과 문화시설이 한정된 당시에는 모두 모여 공통된 주제를 가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오페라 극장이었다. 그곳에서 가수는 지금처럼 마이크 시설이 없었기에 본인의 몸을 최대한 울려서 무대 공간을 채워야 했다. 극장에 모여든 사람은 가장 좋은 옷을 입고 와서 마치 자신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가수처럼 대리만족했다. 실시간으로 작곡해 펼쳐진 음악과 극은 모두에게 최고의 화젯거리이자 함께 기다리는 꿈의 순간인 것이다. 오페라의 내용은 그 시대적 상황과 함께 인간의 삶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모두의 ‘드라마(Drama)’였다. 영원할 것 같은 방송 작품은 새로운 시대의 작품 출현으로 보란 듯이 잊힌다. 시간이 지나면 작품이 지닌 인간중심사고가 이동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시간이 흐르고 시대가 변해도 살아남는 작품이 있다. 이른바 살아남은 그것을 고전 예술이라 칭하며, 그 중에서도 ‘오페라(Opera)’를 바탕으로 ‘오페라마(OPERAMA)’는 탄생했다.

 

‘오페라마’의 특징과 관람 포인트

 오페라마는 무엇이며 어떤 방법으로 현대의 시각에서 재조명했는지 그 특징을 살펴보자. 오페라마는 2010년 11월 15일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1000석)에서 공식 발표했다. 등장인물은 오페라 가수인 성악가와 해설자, 그리고 피아니스트 총 3명뿐이었다. 우리가 오페라 극장에서 보는 등장인물은 일반적으로 주역과 조역, 단역,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등 100명은 훌쩍 넘는다. 출연진 외에도 조명과 분장, 의상과 자막 및 스태프까지 포함하면 실로 엄청난 인원이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오페라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각본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무대를 보니 반주를 하는 피아니스트를 제외하고 성악가와 해설자 단 2명이다. 오페라마, 지금 함께 보자.

 

Ⅰ. 해설자 / Story Telling

마이크를 잡고 나온 해설자. 이는 이미 현대의 여러 분야에서 성공적인 아이템으로 쓰이는 ‘스토리텔링(Story Telling)’기법으로 현재 상황을 설명한다. 오페라속의 극 상황을 이해하기 쉽도록 도와준다. 이는 아직 내용을 모르는 관객에게는 극을 진행을 알려주며 내용을 아는 사람에게는 정리를 도와준다. 이 때 주인공 오페라마 가수가 등장한다.

 

Ⅱ. 가수의 현대적 연기 / Drama

곡의 설명이 끝나자마자 등장한 가수는 바로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며 연기한다. 해설자의 설명으로 이미 극 전체의 분위기와 주인공의 상황을 알고 있는 객석의 관객은 극 몰입도가 높아진다. 여기서 두 등장인물은 극을 중심으로 대화를 나눈다. 하지만 둘만의 이야기가 아닌 관객과의 ‘소통(Communication)’을 우선한다. 주인공은 관객에게 질문도 하고 대답에 시기적절한 반응을 보인다. 극장의 분위기는 점점 흥미진진해진다. 이때 피아노 소리가 들린다. 해설자는 주인공의 마이크를 받고 옆으로 빠진다. 이때 주인공인 오페라마 가수는 ‘오페라 아리아(Opera Aria)’를 부른다.

 

Ⅲ. 오페라와 오페라마의 핵심(核心) / Aria

오페라 아리아는 오페라의 꽃이다. 오페라마는 그 포인트를 수면위로 올려놓았다. 원어 노래가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번역된 자막은 가수노래와 함께 뒤에 나온다. 방금 전 연극배우 같이 연기하던 가수는 이제 노래를 하면서 연기한다. 오페라에서는 주인공의 아리아를 듣기 위해 긴 시간을 할애하지만 오페라마는 드라마적 연기와 대사로 짧은 시간에 연결했다. 마치 TV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릴 틈을 주지 않고, 지루함이 올 틈없이 흥미를 유발하는 것이다. 이는 고전 오페라 아리아의 아름다운 멜로디와 철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현대의 연기를 동시에 선보이고 이어주는 ‘허브(Hub)’인 셈이다.

 

Ⅳ. 공간(空間)의 공감(共感) / Operama

아리아 한곡이 마치면 해설자는 다시 등장하여 상황을 정리한다. 가수는 퇴장하지 않고 무대의 조명이 비추지 않는 바로 옆에 준비된 테이블 옆 의자에 앉는다. 관객은 궁금했던 가수의 대기 모습을 다음 오페라와 인물의 상황을 전개하는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한 시선으로 볼 수 있다. 조명이 비추지 않아 뚜렷하게 보이지 않지만 가수가 방금 노래하며 사용했던 소품을 바꾸는 장면, 악보를 검토하는 장면, 몸을 풀기 위한 스트레칭 하는 장면, 물을 마시는 장면까지 볼 수 있다. ‘옴니버스(Omnibus)’ 형식의 오페라마는 모든 출연자와 관객이 무대에서 교감한다. 또한 각각의 다른 시각의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며 생동감 있는 공간차이의 ‘기민(機敏)’함과 ‘생명(生命)’력을 동시에 창조한다. 오페라마는 오페라가 가지고 있는 예술성을 존중한다. 원작을 충실하게 해석하며, 아리아 또한 변형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이는 고전 예술의 전통을 이어가자는 의도다. 음악적인 부분은 변함없지만 드라마적 요소에서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고전 연기에서 탈피해 현대가 원하는 연기와 대사를 함으로서 현실적인 객관성과 다양성을 해설자와 함께 이끌어낸다. 조명과 소품, 복장은 물론 현장에서의 관객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타고 가수는 적절한 변화를 주며 진행한다. 기존의 방식처럼 일방적으로 관객에게 준비한 것을 거칠게 쏟아붓는 것이 아니다. 즉 함께 공유하고 공감해서 공연의 실연자와 관람자의 거리를 좁히고 긴장과 이완의 리듬으로 하나가 되는 시간을 만든다.

 

‘오페라마’가 제시하는 고전 예술의 대중화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와 오페라마를 관람해 기분이 좋다. 해설자의 설명 덕분에 오페라 전체의 내용을 어렵지 않게 기억하고 있다. ‘클래식의 대중화’를 주제로 한 여러 공연을 봤지만 막상 어려웠다. 그에 비해 부담 없이 함께 웃으며 참여했던 오페라마는 나도 모르게 극의 주인공이 된듯하다. 한 예로 영국의 1960년대 문화정책을 살펴보면 유년기에 박물관, 미술관, 오페라 극장을 접하지 못했을 때 성년이 되어 경제적 안정이 돼도 문화생활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가 있다. 그래서 정부차원에서 어린이에게 국비로 무료 개방을 하며 문화생활을 장려한다. 그 어린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본인의 자식에게 문화의 중요성을 교육할 수 있게끔 하는 것이다. 한국은 지금 소극장부터 대형 극장까지 많은 극장이 있고 현재도 짓고 있다. 이에 오페라마는 일반적인 극장의 방침처럼 미취학 아동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고 모든 연령이 입장을 가능케 하였다. 오페라마를 관람한 6세의 어린이가 집에 가서 내내 주인공 흉내를 낸다며 좋은 영향을 보여줘 고맙다는 말을 한 관람자에게 전해들었다. 오페라마는 한국에서 자라는 어린이와 문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성장한 성인까지, 즉 모든 연령층을 포용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지금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도 쏟아지는 대중문화의 폭포에서 살아가고 있다. 고전 예술은 과거의 ‘유희(遊戱)’로 멀어지는 대중과 거리감을 줄여야 한다. 우리는 다시금 극장에서 매일 울리는 오페라 황금기를 그리워한다. 하지만 현대는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고 있다. 이제 고전 예술 또한 누구든지 어렵지 않게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과거를 간직하고 현대로 발전하여 미래를 꿈꾸는 ‘오페라마(OPERAMA)’ 지금 막 눈을 떴다.

 


정 경|barjung@khugnews.co.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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