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호 인문학술: 작곡가에게 바란다 -Ⅰ] 우리예술가곡의 발전을 위한 소고

 

180-04-1

 

우리예술가곡이 발전하여 독일가곡이나 이태리가곡 프랑스가곡들처럼 세계적인 예술가곡으로 태어나기위해서는 각 분야마다의 역할이 다를 것이다. 예를 들면 성악가들은 외국가곡보다 우리예술가곡을 더 열심히 불러주고, 청중들은 우리예술가곡을 사랑하여주고, 기획자들은 우리예술가곡의 무대를 더 많이 열어주고, 방송매체나 언론에서는 우리예술가곡을 보다 더 많이 전달해 주고 화제의 기사를 발굴하여 실어준다면 훨씬 빨리 발전하리라 생각된다. 그러나 그렇게 하려면 그 보다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질 높은 우리 예술가곡을 작곡해야한다는 것이다. 성악가들에게 우리예술가곡을 부르게 하기위해서도, 청중들이 사랑하게 하기위해서도, 기획자들이 더 많은 무대를 열게 하기위해서도, 방송매체나 언론에서 더 많이 전달하게 하기위해서도 화제의 기사를 싣게 하기위해서도, 작곡가들이 먼저 우리예술가곡의 질을 높여야 할 것이다.

어떤 평론가가 독일가곡이나 프랑스가곡은 아주 수준 높고 훌륭한 클래식음악이라 말하면서 우리예술가곡은 대중음악과 클래식음악의 중간정도의 수준으로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또 유학을 간 성악도들이 졸업연주를 준비할 때 지도교수로부터, 그래도 한국 사람인데 한국가곡 몇 곡을 프로그램에 넣을 것을 제안받기 일쑤라고 한다. 그 제안을 받아들여 우리가곡을 프로그램에 넣을라치면, 꼭 반주자들이 곡과 화성진행이 왜 이렇게 되었냐며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어오는 통에 우리가곡을 뺄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우리나라에 서양음악이 들어 온지도 약 100년이 되었다. 1880년경 창가라는 이름으로 서양음악이 태동된 이 후, 1920년 홍난파선생의 ‘봉숭아’를 최초의 우리가곡으로, 우리의 예술가곡은 거듭 발전하여왔다. 그러나 몇몇 우리가곡 애호가들은 그 ‘봉숭아’나 초기의 가곡들을 가리키며 아직 이것들을 뛰어넘는 작품이 없다고들 하니 후배 작곡가의 한사람으로서 민망할 따름이다.

이제 작곡가들에게 사명이 떨어졌다. 위와 같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도 성악가들에게 우리예술가곡을 더 많이 부르게 하고, 청중들에게 더 사랑받게 하고, 기획자들에게 더 많이 우리예술가곡의 무대를 열게 하고, 방송매체나 언론에서 더 비중 있게 우리예술가곡을 다루게 하기위해서도 더욱 수준 높고, 완벽하고, 재미와 감동 있는 우리예술가곡을 작곡하여 청중에게 다가가야 할 것이다.

사실 우리가곡의 수준을 낮추고 쉽게 써야, 대중에게 우리가곡이 먹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쉽게’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수준을 낮춘다’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가곡을 클래식음악과 대중음악의 중간으로 생각하는 판국에 어떻게 더 수준을 떨어뜨린다는 말인가. 최고의 질과 재미와 감동으로 청중에게 다가갈 때 우리예술가곡은 한국을 넘어 세계에서 통하는 음악이 될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음악이 세계를 점령할 때가 그리 멀지않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서양음악은 보편적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음악적 재료들이 이미 고갈이 된 상태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한국의 음악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재료들이 그득 넘치지 않는가.

그럼 우리예술가곡의 발전을 위해 우리 작곡가들에게 바라는 몇 가지 사항을 같이 살펴보고자한다.

 

시 소재의 다양성

 

우리예술가곡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시의 소재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예술가곡의 시는 대부분 3·4조, 7·5조의 정형시이거나 내재율을 갖춘 시로, ‘사랑’, ‘그리움’, ‘이별’, ‘고향’, ‘동경’, ‘추억’, ‘자연’ 등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였다. 우리 예술가곡을 정리해 보면 대부분이 위와 같은 내용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1940년대 김순남의 예술가곡에는 이미 ‘탱자’나 ‘철공소’와 같은 색다른 소재들이 등장하고 있다. 내가 아는 바로는 색다른 소재로 인기를 누렸던 최초의 예술가곡이 변훈의 ‘명태’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 외에도 변훈의 ‘쥐’, 김대현의 ‘새우’ 등이 있었고 최근에 와서 이수인의 ‘감자’, 한성훈의 ‘국수나 한 그릇 하러가세’, 정애련의 ‘거시기 유전’ 최현석의 ‘떨이’ 등, 그리고 내가 작곡한 ‘와인과 매너’ 이외에 20여곡에 달하는 음식시리즈의 곡들과 ‘분실광고’, ‘구두 닦는 소년’, ‘엘리베이터 안에서’를 포함한 특이한 소재의 작품들이 있긴 하지만, 아직도 절대다수의 우리예술가곡은 서정적인 시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 물론 그 서정적인 시도 좋다. 그러나 산문적이고 해학적이며, 전쟁이나 병사, 환상, 영혼, 악마, 분노, 등 기발하고 위트가 넘치는 다양한 소재를 발굴하여 작곡하다면, 우리예술가곡이 진부함에서 벗어나 청중들의 귀를 사로잡는 더욱 새롭고 풍성한 음악이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시와의 일치성

 

누가 나에게 예술가곡이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우선 가사와 일치하는 음악이라고 대답한다. 가사와 일치하지 않는, 그저 멜로디만 아름다운 음악은 예술가곡이 아니라 음표의 장난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모국어를 사랑하여 모국어를 가지고 곡을 쓴다면, 그것이 모국어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우리가곡이 대부분이다. 우리예술가곡은 출발점부터 잘못 되었다는 이야기다. 물론 서양의 영어 불어 이태리어 독일어 러시아어와 우리말과는 많은 차이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서양의 언어처럼 꼭 맞지 않는 경험을 나도 많이 하였다. 그렇다고 하여 그냥 방치해서는 안 될 것이며, 더욱 고민하고 가장 시와 일치할 수 있도록 연구하여 우리의 언어가 예술가곡을 통하여 더욱 멋진 언어로 탄생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예술가곡은 시의 억양과 음악과의 일치, 시의 장단과 음악과의 일치, 시의 내용과 음악과의 일치 등과 같은 세 가지 면에서 시와 음악이 일치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1) 시의 억양과 음악과의 일치

보통 작곡가들은 멜로디와 가사의 억양이 서로 상반되어 충돌할 때 멜로디를 선택한다. 심지어 조금의 리듬을 바꾸면 주제의 손상 없이도 얼마든지 가사의 억양이나 장단을 살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아예 가사의 억양은 배제하는 것인지, 아니면 일부러 억양과 장단을 헛갈리게 할 의도로 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우리 가곡에는 가사와 동떨어진 그런 가곡들이 너무 많다. ‘아버지 가방에 들어가는’ 곡이 참으로 많다는 뜻이다.

초기의 음악은 대부분 외국의 가락에 우리 가사를 억지로 집어넣어 부른 곡들이 많아 가사가 지닌 억양과 장단에 미처 신경을 쓰지 못할 만큼 우리의 음악풍토는 너무 열악했다. 하지만 이제는 거기에서 벗어나서 억양을 제대로 살려내야 할 것이 아닌가. 김소월님의 ‘진달래꽃’은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으로 작곡되어야 하나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으로 작곡되어진다면 우리 국민의 언어생활을 방해하는 곡이 될 것이다.

 

2) 시의 장단과 음악과의 일치

또한 언어는 음의 길고 짧음, 즉 장단도 매우 중요하다. 유행가 중에 ‘안개 낀 고(高)—속도로’가 있었다. 그 때 그 ‘고’자를 그 가수가 얼마나 길게 불러재끼는지 ‘고’자를 부르고는 쉬었다가 ‘속도로’라고 발음하였다. 물론 그 때 ‘고’자는 짧아야 한다. ‘높을 고’자는 짧게 발음되기 때문이다. 그런 예는 얼마든지 있다. 말- 과 말, 밤- 과 밤, 눈- 과 눈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무(舞)–학여고’를 ‘무(無)학여고’로 발음하면 그저 ‘학문이 없는 여고’가 된다. 지명중에는 ‘영(永)–천’이 있고 ‘영(榮)주’가 있다. 사람의 성 중에도 ‘정(鄭)–몽주’가 있는가 하면 ‘정(丁)약용’도 있다. 정말 잘 구별하여야 할 것이다.

 

3) 시의 내용과 음악과의 일치

예술가곡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시의 내용과 곡과의 일치이다. 어떤 곡은 시의 내용이 슬픔으로 일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흥겨운 가락으로 씌어져 있다.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 것인가? 또 어떤 곡은 시의 내용이 쫓고 쫓기는 다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곡은 초지일관 너무 느린, 서정적인 멜로디로 작곡되어 있다. 이처럼 한국가곡은 시의 내용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한 사람의 작품처럼 거의가 틀에 박힌 멜로디만을 중시하는 서정가곡이다. 작곡가들은 시를 이해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을 지녀야 한다. 시인이 시를 통하여 전달하고자 하는 깊은 감성을 우선 공감할 수 있어야 가사와 일치하는 곡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 작곡되어진 가곡이 시의 내용과 너무 동떨어져 어떤 분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그 때 그 분의 대답이 ‘지금은 그렇게 생각되어지지만 차원을 높여 달관의 경지에 들어가면 그렇게 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오히려 내용이 맞지 않는 가곡을 차원 높은 가곡이라도 되는 것처럼 말씀하셨다.

 

정확한 화성

 

외국의 연주자들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가장 큰 이유가 화성 때문이다. 예를 들면 아무리 좋은 내용의 글이 있다 하더라도 문법이 엉망이라 무슨 뜻인지 파악도 되지 않는다면 누가 그 글을 좋은 글이라 하겠는가. 화성은 문법과 비슷하다. 그래서 작곡하려고 하면 제일 먼저 가장 기초인 화성법부터 배우는 것이다.

 

1) 병행 1도, 5도, 8도의 의미

우리가 낭만시대 이전까지의 화성을 이야기할 때 기능화성이라는 말을 쓴다. 기능화성이란 으뜸화음은 으뜸화음의 기능을 하고 딸림화음은 딸림화음의 기능을 하고 버금딸림화음은 버금딸림화음의 기능을 한다는 뜻이다. 이렇듯 같은 화음일 경우와 프레이즈가 끝나는 경우를 제외하고 각자의 기능을 하게 하기 위해서는 화음의 연결이 매우 중요하다. 만약 손가락을 예로 든다면 손가락의 뼈는 뼈대로, 핏줄은 핏줄대로, 신경은 신경대로, 살은 살대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살아서 움직이고 자기의 기능을 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연결되지 않고 끊어져 있다면 그 손가락은 살아서 움직이는 기능을 할 수 없을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화음과 화음은 서로 연결되어야 살아서 움직이며 서로의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가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차이가 무엇이냐 하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다. 그때 한마디로 대답한다. 클래식은 화음의 연결로 이루어진 음악이고 대중음악은 화음의 나열로 이루어진 음악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그것만이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차이를 전부 말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틀린 말도 아니다. 작곡하는 과정이 확연히 다른 두 가지 형태가 아니겠는가. 대중음악은 C코드 G코드는 있어도 그저 그것을 나열할 뿐이고 코드를 연결하는데 아무런 고민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클래식음악은 물론 코드도 중요하지만 그것의 연결에 더 신경을 쓰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요한 화음의 연결이 몇 가지 이유로 이해되지 못하여 방치되고, 이론과 실제가 다른 것처럼 오해되는 경우가 있다.

곡을 쓸 때 항상 화성법풀이에서처럼 4성부로 작곡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4성으로 되어 지기도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단성부로, 또는 2성, 3성으로 작곡하기도 한다. 4관 편성의 대규모 관현악단을 쓰거나 36성부 합창곡이라 하더라도 대위법 음악이 아니고는 4성부 이상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럼 왜 그렇게 성부가 많은가. 36성부가 있다고는 해도 4성부만 독립적인 성부이지 나머지 성부는 다 중복인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음연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병행과, 병행이 아닌 중복을 혼동하는 것이다. 중복이란 독립성이 없다는 뜻이다.

단성부란 독립적인 성부가 하나뿐이라는 뜻이다. 아무리 많은 악기를 동원하고 중복하여도 독립적인 선율이 하나뿐이면 단성부인 것이다 예를 들면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은 단성부로 시작한다. 전체 현악기의 합주와 클라리넷으로 위 선율을 함께 연주하지만 이 베토벤의 선율은 단성부이다. 병행1도, 8도가 아니라 그냥 중복인 것이다. 병행1도, 5도, 8도는 다른 성부로 독립성을 갖고 있는 성부에서 병행1도, 5도, 8도로 쓰면 독립성을 잃어버리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만 이미 같은 성부로 독립성이 없는 곳에서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2성으로 작곡되어 있는 부분이라면 2성만 독립적이면 된다. 4성에서는 4성부만 독립적이면 된다. 나머지는 1도와 8도로 중복되어도 상관이 없다.

이것 때문에 많은 이들이 대가들도 다 이론과는 상관없이 마음대로 병행1도, 5도, 8도를 쓰는 것으로 오해하여, 독립적인 성부임에도 불구하고 병행1도, 5도, 8도를 함부로 쓰는 것 같다.

따라서 곡을 쓰는 사람은 우선 지금 쓰고 있는 곡 부분의 형태가 단성인지, 2성인지, 4성인지를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 만약 4성부로 작곡하는 부분에서 그 4성마저 서로 독립적이지 못하고 화성법에서 금했던 병행1도 5도, 8도가 나온다면 화음이 서로 연결이 되지 않고 나열만 되어 본래 화음의 기능을 못하게 되는 것이다.

 

2) 비화성음의 문제

곡을 쓸 때 화성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비화성음의 처리문제라고 대답한다. 작곡할 때 모든 음을 화성음으로만 작곡할 수는 없다. 필연적으로 화성 밖의 음, 즉 비화성음을 쓸 수밖에 없다. 만약에 빠른 패시지가 있다면 무슨 수로 다 화성음으로 채울 수 있겠는가. 그리고 다 화성음으로 메웠다하더라도 그것이 음악적이겠는가,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어떤 음은 화성음으로, 또 다른 어떤 음은 비화성음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비화성음을 잘 이용하면 오히려 긴장과 이완을 통하여 더욱 음악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통 많은 작곡가들은 그저 먼저 나온 음과 보다 긴 음을 화성음으로, 그 나머지를 비화성음으로 선택하기에 급급하다.

비화성음에는 강박에 쓰이는 비화성음으로 계류음과 전타음이 있고, 약박에 쓰이는 비화성음으로 경과음, 보조음, 그리고 예상음이 있으며, 그것들과는 상관없는 저속음을 포함한 보속음이 있다. 이것들이 다 비화성음이다. 이 중에서 그래도 우리가 비교적 어법에 맞게 잘 쓰는 것은 약박에 쓰이는 경과음, 보조음, 예상음 정도이다.

물론 이것도 순차적으로 연결되어져 어법에 맞게 씌어져야 할 것이다. 경과음은 순차적으로 연결되지 않으면 경과음이 되지 않아 잘못 쓴 예가 된다. 그리고 예상음은 계류음과는 반대의 개념이다. 예상음은 선율이 먼저 오고 화음이 바뀌는데 반하여 계류음은 화음이 먼저오고 뒤이어 선율이 나오는 형태이다.

우리 작곡가들에게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강박에 쓰이는 비화성음 즉 계류음, 전타음, 그리고 보속음이다. 그리고 이런 비화성음을 잘 사용하여야 음악이 돋보이게 된다. 대가들은 전타음을 우리가 그래도 쉽게 생각하는 경과음이나 보조음보다 더 흔하게 쓴다. 그들은 두음이 순차적으로 하행할 때나 반음으로 상행할 때에는 길이와 상관없이 대부분 전타음을 사용한다. 때에 따라서는 2중 전타음도 많이 사용하고, 한마디 이상을 전부 전타음으로 쓰는 경우도 흔하며, 한 곡 전체가 전타음과 그것의 해결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루어 진 것도 있다.

보속음을 사용하는 것 중에는 곡 전체가 으뜸음과 딸림음의 저속음, 보속음으로 된 것도 있다.

 

3) 4·6화음을 포함한 불협화음 해결의 문

불협화음이란 불협화음정을 갖고 있는 모든 화음을 말한다. 그리고 모든 불협화음은 원인을 제공한 음이 다음화음에서 반드시 해결되어야만 한다. 이 해결이란 의미는 원인을 제공한 불협화음정의 음이 순차적으로 하행하는 것을 말한다. 불협화음정에는 장2도, 단2도, 장7도, 단7도, 그리고 모든 증음정, 감음정이 있다.

또한 보통 간과하여 지나치는 불협화음정에는 베이스로부터 생기는 완전4도도 이에 속한다. 그래서 4·6화음은 베이스로부터 완전4도 음정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종의 불협화음이다. 그러므로 해결하는 의미에서 절대 단독으로는 쓰일 수 없고 종지적 4·6화음, 경과적 4·6화음, 보조적 4·6화음, 같은 화음 내에서의 4·6화음 등 4가지에 한해서만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각종 7화음, 9화음, 11화음은 7음, 9음, 11음, 그 자체가 불협화음정이므로 꼭 순차적으로 하행하여 해결하여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여야만 화음의 연결문제도 쉽게 풀린다.

 

4) 다양한 화음

세상의 어떤 화가가 단지 빨강, 노랑, 파랑의 3가지 색으로만 그림을 그린다면 그 그림은 아마 유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어떤 효과를 위하여 일부로 그렇게 그렸다면 문제가 될 수 없겠으나 그 수많은 2차색, 3차색, 명청색, 암청색을 몰라서 단지 빨강, 노랑, 파랑색으로만 그린다면 어린아이의 수준에서 벗어나기가 힘들 것이다.

화음에도 당연히 I도 화음, V도 화음, IV도 화음의 3가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2차색, 3차색에 해당되는 각종 부3화음, 7화음, 9화음, 11화음이 있다. 그리고 명청색, 암청색에 비견되는 다른 조성의 V도 화음이나 vii도 화음을 빌려와서 쓰는 부속화음, 부감화음, 부반감화음이 있고 장음계와 단음계의 성격을 바꾸어서 만든 각종 변성화음이 있다. 또한 보통 2음, 4음, 6음, 7음에 변화를 주어 만든 이태리6화음, 독일6화음, 프랑스6화음의 증6화음과 나폴리6화음을 포함하는 각종 변화화음, 그것을 다른 조성에서 빌려와서 쓴 각종 부변화화음이 있고 이끈음을 2개 갖는 증속화음과 부증속화음, 각종 비화성음을 포함하는 화음 등 화음에도 수많은 종류의 화음이 있다.

그러나 기능화성에서는 이 모든 화음들이 기능적으로 3가지의 주요3화음에 속한다. 다시 말해 I도 화음의 기능을 하는 화음, V도 화음의 기능을 하는 화음, IV도 화음의 기능을 하는 화음이 그것이다. 부화음에서 ii도 화음, 각종 변화화음은 IV도 화음에 속하고, iii도 화음, vii도 화음, 부속화음, 부감화음, 부반감화음, 증속화음, 부증속화음은 V도 화음에 속한다. vi도 화음은 I도 화음의 기능을 한다.

 

5) 다양한 전조

우리가 교향곡의 작품명을 말할 때 보통 ‘L. v. Beethoven Symphony No.5 (운명) c minor Op.67’이라 한다. 그 때 이 곡이 c minor라 곡 전체가 c minor로 이루어져 있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c minor가 중심이 될 뿐, 그 속에서 다양한 전조들이 이루지고 있다는 뜻이다. 40분 가까이 되는 이 곡을 들을 때 하나의 길, 하나의 조성으로 작곡되어 있다면 얼마나 지루할 것인가. 이 곡은 1악장은 c minor로 되어 있지만 2악장은 Ab Major로, 3악장은 c minor로, 4악장은 C Major로 되어 있다. 악장별로 관계조에 의한 조성이 다양하다. 1악장에서 고뇌하는 운명을 표현하기 위하여 c minor를 사용하였다면 4악장에서는 승리의 기쁨과 환희를 표현하기 위하여 1악장의 같은으뜸음조인 C Major를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악장 내에서도 다양함을 표현하기 위하여 수많은 전조들이 이루어지고 있다. 전조에는 온음계적 전조, 반음계적 전조, 변성화음을 이용한 전조, 변화화음을 이용한 전조, 감7화음 증속화음 독일6화음 이태리6화음을 이용한 딴이름한소리 전조 등 실로 다양하다. 이것들을 대가들의 작품을 통하여 익혀야만 예술가곡 하나를 쓰는데도 지루하지 않게 다양한 느낌의 변화를 줄 수 있다.

 

 

정덕기 / 작곡가, 백석대학교 교수

 설명 및 출처

그림 1: 독일의 작곡가 Ludwig van Beethoven. (출처: www.google.co.kr)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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