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호 기획: 다문화주의] 한국 다문화주의는 괜찮은가요?

유럽은 다문화주의 정책을 포기하는 것일까?

지난 2월 독일 메르켈 총리, 영국 캐머론 총리, 프랑스 사르코지 대통령 등 주요 유럽국가의 잇따른 다문화주의 실패선언은 유럽이 당면한 사회적·경제적 위기를 엿볼 수 있다. 유럽은 출산력 저하나 노동인력의 부족으로 80-90년대부터 적극적으로 해외 노동자 유입을 꾀하여 왔고, 해외 입양아마저 받아들이기도 했다. 특히, 그들의 과거 식민지로부터 노동자 유입은, 자국의 이익이해관계에 맞는 자국 언어나 문화를 일방적으로 적응 시키고, 학습을 강요하는 유럽중심주의적 이민 정책을 만들었다.

유럽은 19-20세기, 제 3세계에 많은 식민제국을 건설하였다. 그들의 식민지 국가에 자본제를 접합시키면서 식민국가의 생활 체제를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으로 전환시키게 되었다. 그로 인해, 자연히 그들은 ‘잘 사는 나라’로 유입하게 되었다. 유럽 사회 계층을 살펴보면, 고도의 숙련기술 노동 영역은 자국 노동자이고, 단순 노동 영역은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구조로 인하여,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문화적 이해를 위한 노력없이 오히려 그들에 대한 일종의 우월주의 의식이 내재되고 팽배되어 있던 것이다. 또한 이러한 사상으로 인하여, 나아가서는 경제적, 금융적 위기로 인해, 외국인 노동자에게 잠재적 노동 박탈의식을 갖게 하고, 그들에게 본국으로 돌아가라는 과격한 주장이 나올 수 있는 사태를 배제 할 수 없다. 최근 발생한 노르웨이 테러 사건이 발생하게 된 것이다.

유럽의 ‘다문화주의’ 실패 이유는, 다섯 가지로 거론할 수 있다. 첫째, 다문화주의는 국가주도의 ‘동화주의’ 정책을 목표로 추진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통합을 이루지 못했다는 것이다. 둘째, 이주민의 자문화에 대한 블록화 현상이 벌어져 주류문화와 융합이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셋째, 세계 경제 불황으로 이주민의 노동 순환이 원활하게 운용되지 않음이다. 넷째, 유럽이 이슬람화 된다는 위기의식에서 비롯되었다. 다섯째는 유럽 혹은 EU의 다문화 정책이 비효율적이고 선언에 끝나는 정책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한국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다문화사회를 미리 경험한 유럽의 다문화 실패선언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수용하고 풀어가야 할 점이 무엇인가를 다루어 보고자 한다.

181-03-1

 

한국사회가 경험하는 다문화의 현실

한국은 단일민족 국가로 자처해오다가, 20년 전부터 이민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그전 역사에서 이민은 일부층의 귀화정도였다. 88-89년 건설경기 과열로 건설인력난은 중국교포의 취업을, 91년 제조업부분의 심각한 인력난은 아시아계 노동자(필리핀, 방글라데시) 유입을 초래하게 되었다. 한국에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이 이주하게 된 이유는, 일본이나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는 입국이 수월하다는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볼 수 있다.

한국에선 1991년 산업연수생을 받은 이후 20년이 지난 후, 많은 아시아계 이주민들이 우리 이웃이 되고 있다. 그들의 문화, 예를 들어 태국 양꿍, 베트남 국수 포와 같은 음식문화가 우리 옆에 다가서 있다. 하지만, 더 나아가서 그들의 본질적인 문화에는 더 이상 접근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 사실이다. 그들을 이해하려면, 그들의 생활습관, 사상을 이룬 고유의 문화를 알아야하는데 말이다.

한국의 국내 거주 외국인은 120만이 넘어가고 있는 상태다. 또한, 결혼이민자 약 16만명을 차지하고 있다. 아직은 엄밀하게 말해서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접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외국인 노동자, 결혼이민자, 해외유학생, 중도입국자 자녀 등 여러 카테고리로 별칭되는 이들이 한국 사회 구성원으로 되어 가고 있다. 이들을 살펴보면, 한국사회에 적응, 조화를 이루기 위해, 지역주민센터나 취업센터와 같은 지원기관에서 한국어·한국 문화 학습을 주로 하고 있다. 즉, 이들은 주로 주류사회에 동화되는 교육이 중심이 되고 있다.

반면,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 대한 부모나라의 교육 정책은 미비하며, 국가의 정책은 소외계층을 위한 시혜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그들이 건전하게 자립할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정책을 마련하기 보다는, 단순노동력 창출과 사회적 범죄예방 정책에 보다 치중하고 있다. 이러한 다문화 정책으로 나아간다면, 유럽의 다문화정책 실패 원인과 별반 다를 것이 없다.

 

한국 다문화주의가 나아갈 길

최근 유럽의 다문화정책의 포기선언에 따른 정책변화를 보면, 유네스코의 상호문화주의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유럽국가들이 다문화주의 포기 선언의 배후에는 이민자들이 자국의 문화를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이유를 주된 이유로 거론한다. 자문화중심주의의 사고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다문화 정책을 재정립하기 위해서는, 자국 문화 및 세계문화에 대한 일반적인 이해와 더불어, 서로 상호간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문화교육이 필요하다. 다문화주의(multiculturalism)는 한 사회에서 여러 상이한 문화를 인정하고 관용하는 것을 넘어서, 상호문화주의(interculturalism)로 흘러가야 한다. 문화공존을 해서 아름다움과 조화를 넘어서, 새로운 창조성을 유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일반인에 대한 세계이해교육은 물론, 더욱더 교류가 증진되어가고 있는 이웃나라 아시아/아프리카 이해교육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말하자면, 내주하는 외국인이 보다 한국사회에 적응, 질 높은 교류를 하기위해서는, 한국문화, 한국어교육도 필요하지만 더 나아가 우리도, 아시아/아프리카 국가의 문화 및 생활양식, 종교, 가치관을 배우는 세계시민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2006년 유네스코의 다문화교육 지침서에서는 ‘다양성’에 대하여 강조를 한다. 1946년부터 유네스코가 평화로운 세계를 위한 국제이해교육(Education for international understanding)의 큰 담론에서, 다문화이해 교육을 담고 있는 연속선상에서이다. 국제이해교육은, 모든 사람들이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다른 나라와 민족, 문화와 생활습관 등을 바르게 이해하며, 민주주의와 인권, 사회정의와 평등의 가치위에서, 지속가능한 발전과 평화로운 세계를 일구어 내는 세계시민 의식과 자질을 향상함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국제이해교육 역사는, 1999년 들뢰르 프랑스 교육부장관의 보고서가 큰 발자취를 남긴다. 4가지 중심기둥. 즉 알기위한 교육, 배우기 위한 교육, 존재하기 위한 교육, 더불어 살아가는 교육의 주장이다. 더불어 사는 교육(learning to live together)은 21세기의 전 세계 교육부장관들이 동의한 교육의 지표이다. 특히 더불어 사는 교육은 3세계 국가들이 제1세계 국가와 수많은 토론과 회의를 거쳐 합의한 교육지표이다. 상호간 이해는 결국 정의, 평등, 존중 등 보편적 가치와 상대적 가치와 균형을 이룰 때 유지됨을 강조하는 것이다.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국제이해교육이 필요

한국에 온 베트남, 동남아시아계 등의 사람들이 한국문화를 배우려고 노력하는 반면에, 아시아지역에 가서 정주하는 한국인들은 그 나라 문화를 배우려고 그다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상대국가에 대한 일종의 문화우월의식, 자문화중심주의 때문이다. 유럽인들의 무슬림이나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우월의식과 경시 태도가 노르웨이의 그런 참사가 일어난 원인이기도 하다. 상대방 문화의 존중과 이해 태도는 결국 유네스코가 주창하는 국제이해교육에서는 상대방 문화의 존중과 이해, 협력을 중시한다. 문화 간 이해, 평화에 대한 이해, 인권존중, 지속가능성, 세계화의 전체적인 틀에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런 교육이 진행되어야, 갈등과 전쟁의 내재성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국제이해교육을 통해서 다문화주의를 재검토하고 보완하여야 한다.

이주민들이 한 사회에서 게토로 남고, 주류사회로 들어오지 않을 때는 염려가 된다. 그들이 고유문화를 강조하는 것과 그들의 정체성보존을 위해 배려해야 할 것이다. 이주민들이 갖고 있는 정체성과 그들에 대한 사회적 통합 노력이 필요하다. 학문에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융합될 때에 큰 시너지효과를 내는 것처럼, 정주민과 이주민이 융합될 때에 새로운 발전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유럽의 잇따른 다문화주의 포기선언은 한국의 다문화사회를 되돌아보는 시금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갈등은 사람들과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으며, 다름은 서로를 돌아보게 한다. 차별과 편견에서 벗어난 민족우월감을 벗어나야 한다.” 이런 문구들이 자꾸 머리를 되뇌이게 한다.

김광현 / 유네스코 아태교육원

* 그림 설명 및 출처

– 그림 1 : 국내 거주 외국인 120만을 넘어선 한국사회는 다문화 정책의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출처: blog.naver.com/nave333444)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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