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호 인문학술2: 학교 폭력] 학교폭력에 대한 일선 교사들의 시각과 제언

 

“힘이 들땐 하늘을 봐. 너는 항상 혼자가 아니야. 비가 와도 모진 바람 불어도 다시 햇살은 비치니까. 눈물 나게 아픈 날에 크게 한번만 소리를 질러봐. 내게 오려던 연약한 슬픔이 또 달아날 수 있게.” 가수 서영은의 노래 ‘혼자가 아닌 나’의 일부이다. 이 노래는 꿈과 희망을 주는 노래로 인식되어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아 왔다. 하지만 이제 이 곡은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줄 힘을 상실해 버린 것만 같이 느껴진다. 우리 아이들은 힘이 들어도 올려다 볼 수 있는 하늘을 잃었다. 그리고 그들은 덩그러니 혼자 남겨졌으며 그들이 소리 지를 곳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다. 연약한 슬픔이 여기 우리 아이들에게 그대로 남아있다.

 

학교폭력의 현재

 

2011년 많은 이들이 한해를 마무리 지으며 새로운 시작을 꿈꾸던 그 시점, 우리의 아이들은 그 짧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마무리 지었다. 12월 2일 대전둔산여고 1학년 송모양의 자살을 시작으로 12월 20일 대구의 중학생이, 그리고 12월 29일에는 광주의 중학생이 차례로 하늘에 몸을 내던졌다. 학교폭력에 고통 받는 우리 아이들의 그 깊은 아픔의 울부짖음이 하늘에 닿았다. 학교폭력, 대체 어디서부터 왔으며 어디까지 온 것 일까? 우리나라에서 학교폭력이 언론에 드러난 것은 1954년 11월 14일자 동아일보에‘한심한 학생풍기’라는 제목으로 보도된 것이 처음이었으며 3년뒤 1957년 12월 5일자 경향신문에‘學園(학원)에서 暴力(폭력)은 逐放(축방)해야 한다.’라는 내용의 사설이 게재되었다. 그 이후로 학교폭력에 대한 기사는 언론을 통하여 사회에 드문드문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 학교폭력 건수가 1만 건이 넘었다고 발표했다. 전국의 초중고 수가 11,100여 개 정도임을 감안한다면 연간 한 학교당 약 1건 정도의 학교폭력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의에서 심의된 학교폭력 건수 는 2005년에 비해 2010년에 약 3배가량 증가하여 약 8000건에 육박하였고 피해 학생 수 역시 2005년에 비해서 2010년에 약 3배가량 증가한 수치인 약 1만 4천여 명에 다다른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학생들은 후에 다른 범죄에도 연루될 가능성을 가지고 있음이 몇몇 연구논문[Loeber & Dishion, (1983), Olweus(1993)]을 통해 오래 전부터 밝혀졌다. 우리 아이들의 머리 위로 잿빛 먹구름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184-05-1

학교폭력의 혼재

 

학교폭력에 관해 정부는 당황한 나머지 시급히 대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학교는 밀어닥칠 부담감에 멍해졌다. 부모들은 여전히 마음을 졸이는 한편 내 아이는 아닐 거라 자신한다.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안의 통과로 내심 들떴다. 같은 배를 탔는데 네 명의 조타수가 네 개의 키를 잡고 돌리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이 배는 어디로 갈 것인가? 혼란스럽다. 정부는 2011년 세 학생의 연속적인 죽음을 접하고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한 가지 질문에 봉착하게 된다. 바로‘여태껏, 대책과 방안이 없어서 여기까지 왔나?’라는 질문이다. 학교폭력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이후정부는 꾸준한 대책과 방안을 내놓았다. 김영삼 대통령 시절 발표된‘학교폭력근절종합대책’(1995년)을 필두로‘학교폭력예방대책 5개년 계획’이 세워졌으며 2004년 1월 29일 제정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2012년까지 10차의 개정을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바꾸어 말하면 대책이 없어서, 또는 제도가 없어서 학교폭력이 이 지경에 다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학에서 정의하기를 학교는 교육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정신적인 성숙을 이끌어내는 장소임과 동시에,사회를 지탱하기 위한 적합한 기능을 수행하는 곳이라 한다. 하지만 이제 학교는 이러한 기치를 내세울 자격과 힘을 잃었다. 일선 교사들의 나태함에서 비롯된 학교의 부동성과 도덕과 정의를 가르쳐야할 학교 현장에서의 교사직의 부도덕한 매매, 그리고 공교육의 붕괴까지 아이들의 하늘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학부모는 상황을 파악하는 능력을 잃었다. 우리 아이가 위험에 처해 있는지 아니면 다른 아이를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지 알지 못하며, 단지 내 아이에게만 피해가 돌아오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아이들을 키우는데 있어서 정말 중요한 핵심가치를 인성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이 아닌, 내 아이의 꼬리표인 성적에 두는 부모들이 많다. 어찌 보면 지금 우리의 아이들은 이러한 환경이 초래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아이들은 성장과정 속에서 갖추어야 할 개념을 상실했다. 사회적 규칙과 규범에 대한 순응을 잃어버렸으며 인생의 스승으로서의 어른에 대한 존경에 익숙하지 않다. 또한 아이들은 자유라는 본연의 개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 학교폭력은 바람직한 가치의 전달과 인성교육의 문제라 볼 수 있는데, 학교 현장은 현재 이것으로 통증을 앓고 있다. 폭력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은 모든 학생들이 알지만 어떠한 가치관을 가졌는가에 따른 행동의 통제방식과 태도의 차이는 상상이상이다.

 

학교폭력의 실재

 

인간에게는 어떠한 방식으로든 남들보다 우월함을 느끼고자 하는 본성이 숨어 있고, 학생들에겐 또래 집단 내부에서 형성된 특정집단 속에 속하고자하는 욕구가 있으며, 자신이 속한 우리집단의 영향력을 외부에 행사하며 집단속 규범을 따르게 된다. 따라서 학교 폭력 해결의 문제를 가로막는 장벽은 많다. 하지만 이제는 실제적이고도 지속적인 방안과 대책으로 이를 넘어보자는 이야기이다. 정부는 교원임용과정에서 심리/상담과정 학습을 통한 교사의 전문성 증진을 추구하며, 현직 교원들에게 주기적으로 심리/상담연수과정을 이수토록 하여 학생들의 소리를 가슴으로 듣는 교사를 양성해야 한다. 단순히 정부와 지역사회 측면에서의‘전문가 확보를 통한 부적응 학생 및 피해자에 대한 상담 및 지원’으로는 아이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 아이의 흔들리는 눈동자를 보며 고요한 침묵 속에 감춰진 간절한 외침을 들을 수 있는 교사를 양성해야한다. 학교는 학교폭력의 위험성과 문제점, 그리고 관련규정과 처벌까지 바르고 정확하게 인식하여야 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학교폭력을 은폐하고 넘어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학생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개입을 통하여 서로 간의 래포(Rapport)를 형성하고 문제 발생 이전에 상황을 파악하여 해결하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학급의 분위기는 담임교사를 닮는다’라는 말이 있다. 학급 분위기나 학급경영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담임교사의 역량과 책임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어떻게 보면 학교폭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학생이다. 학생들의 점진적인 인식 변화와 사고의 개선은 모든 대책과 방안에 큰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청소년기를 거치고 있는 아이들에게 있어서 강압적 훈계와 직접적인 처벌적 계도는 오히려 반감을 불러 올 수 있다. 따라서 학교 폭력의 위험성과 이에 따른 피해학생의 안타까운 사례들을 통하여 인성교육을 강화하여야 한다. 많은 경우 가해 학생들은 피해 학생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한다. 동일한 학생으로 서 그리고 이 땅의 청소년으로서 서로가 서로의 마음 속 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대화의 장을 제공해야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학교폭력이 발생할 시에는 그에 상응하는 처벌이 있음을 명확히 교육받아야 한다.

 

에필로그

 

지금껏 가장 하고 싶었던 말로 이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찬성하고 공감하는 사실은 학교폭력은 어느 한 집단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 이 문제는 정부와 학교,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의 네 박자가 맞을 때야 비로소 그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세월이 변하고 세상이 각박해진다 하여도 변하지 않는 것은 인간 깊숙한 내면에 있는 사랑과 관심에 대한 본능이다. 주먹을 이기는 것은 보자기이다. 정부와 학교 그리고 학부모와 학생 모두 서로를 존중하고 사랑으로 품을 때 학교 폭력의 이름으로 불리는 주먹이 서로를 향한 따뜻한 포옹의 손으로 펼쳐질 것을 기대해 본다.

 

손경화 / 안산 경일고등학교 교사

 *그림 설명 및 출처

그림1: 광주광역시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학교폭력 예방에 대한 운동을 벌이고 있다. (출처: www.donga.com)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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