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호 영화읽기] 웰메이드 스펙터클의 조건(상)

블록버스터 blockbuster

원래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쓰인 폭탄의 이름이었다. 영국 공군이 사용한 4,5톤짜리 폭탄으로, 한 구역을 송두리째 날려버릴 위력을 지녔다고 해서 블록버스터(blockbuster)라고 하였다. 보통 북미 지역(미국, 캐나다)의 경우, 연 1억 달러 이상의 매표 매출을 올린 영화를 말하고 전 세계적으로는 4억 달러 이상의 매표 매출을 올린 영화를 가리키는 말로 쓰인다. 때에 따라서는 제작비 규모가 크고 유명 배우가 출연하는 영화를 가리키기도 한다. 블록버스터 영화들은 SF영화나 특수효과가 뛰어난 액션영화 등으로 장르가 한정되고, 여름방학 등의 흥행시즌에 개봉하며, 성공작일 경우 속편이 뒤따르는 공통점을 지닌다. -두산백과 인용

스펙터클 spectacle

영화용어로도 일상에서 보지 못하는 구경거리, 웅장한 볼거리를 뜻한다.

 

같은 스펙터클이라도 촬영된 다양한 쇼트(shot)들을 어떻게 배치(편집)하느냐에 따라 수준이 천차만별이 된다. 따라서 스펙터클 촬영의 경우, 감독은 편집기사가 후반 작업시 잘 편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쇼트를 촬영해둬야 한다. 그러나 감독이 다양한 쇼트 촬영을 게을리 하거나 준비에 소홀했을 경우, 편집자는 매우 곤혹스러운 처지가 된다.

먼저 이번 달은 94년 제작되어 이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5개 부문(작품상, 감독상, 촬영상, 분장상, 음향효과상)을 수상한 브레이브하트(Braveheart)의 장면을 예로 들면서 쇼트의 종류에 대해 살펴보기로 하자.

 

쇼트(shot)의 종류

 1. 익스트림 롱쇼트(extreme long shot) 원거리(400m밖)에서 야외 촬영된 쇼트, 아주 먼 거리에서 찍었기 때문에 extreme long shot

2. 롱쇼트 long shot 관객의 시선으로 연극무대를 바라볼 때, 프로시니엄 아치 proscenium arch의 범위에 해당되는 쇼트, 피사체로부터 멀리 떨어져 촬영하기 때문에 long shot

3. 풀샷 full shot 프레임의 아래위를 꽉 채워-full- 피사체를 촬영한 쇼트

4. 니샷 knee shot 인물을 근접 촬영할 때, 등장인물의 무릎까지 촬영한 쇼트

5. 미디엄 쇼트 medium shot (미디엄 쇼트에는 관례적으로 아래 두 가지를 들 수 있다.) 등장인물을 근접 촬영할 때, 허리나 (세분화할 때 웨이스트샷 waist shot, W.S 이라고도 함) 가슴까지 촬영한 쇼트 (세분화할 때 바스트샷 bust shot, B.S 혹은 chest shot, C.S 이라고도 함)

6. 클로즈업 close up, C.U 등장인물의 클로즈업은 관객과 배우 간 감정의 벽을 허물어뜨리는 역할을 한다. 감독은 피사체를 강조하거나, 배우에 대한 관객의 감정이입을 위해 클로즈업을 사용한다.

7. 익스트림 클로즈업 extreme close up 피사체의 어느 한 부분을 비정상적으로 확대 촬영한 쇼트, 익스트림 클로즈업은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찾기 드문 쇼트다. 걸작 ‘시계태엽장치 오렌지’ Clockwork Orange 중 한 컷 (1971년 스탠리 큐브릭 감독 작품)

 

스펙터클을 볼 때 관객이 보고 싶어하는 쇼트

 여러분이 극장에 들어가 있는데, (예를 들어, 전쟁씬이 펼쳐진다고 가정할 때) 앞서 열거한 쇼트들 중 어떤 쇼트를 가장 많이 보고 싶을지 생각해보자.

94년 미국 월드컵 때 일이다. 미국은 월드컵 개최 이전에는 soccer 보다 football 에 더 열광적이었던 나라였다. 그러다 보니, 조금씩 전진해가며 싸우는 football 의 동선에 익숙해있던 촬영팀이, 볼이 이리 튀고 저리 튀는 예측불허의 동선을 가진 soccer 경기를 촬영하게 됐다. 결과는 어땠을까? 당시 월드컵 중계를 직접 시청하던 나는 시각적으로 답답함을 느꼈다. 워낙 풀샷과 롱샷이 많아 촬영팀은 축구공을 놓치기 일쑤였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부감촬영보단(높은 곳에서 내려찍기) 아이레벨 촬영(눈높이로 찍기)가 많아 누가 볼을 차고 어느 팀이 어느 팀인지 분간이 가질 않았다. 곧 전세계에서 불만이 속출했고, 월드컵측은 TV촬영팀을 교체해야 했다. 축구같이 행동반경이 넓은 경기는 익스트림 롱샷과 롱샷의 비율이 많아야 경기진행을 파악하기 편하다. 영화의 스펙터클도 마찬가지다. 관객은 액션의 전체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기 좋은 익스트림 롱샷과 롱샷을 많이 보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우리가 축구경기를 봐도 알겠지만, 익스트림 롱샷과 롱샷만 나오면 재미가 없다. 왜 그럴까. 이는 선수나 감독, 관중의 심리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풀샷, 미디엄샷, 때로는 클로즈업이 중간 중간 균일하게 배치되었을 때 경기에 대한 입체적인 생동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펙터클도 쇼트의 균형있는 배치가 필요

 당연한 이야기라고 앞서 이야기했듯이, 스펙터클도 당연히 다양한 쇼트를 적절하게 편집해야 한다. 액션을 카메라의 다양한 앵글로 찍어낸 익스트림 롱샷부터 클로즈업까지 입체적으로 보여줬을 때, 비로소 관객도 자연스럽게 몰입할 수 있다. 관객이 몰입할 수 있도록 쇼트와 쇼트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편집한 것을 ‘보이지 않는 편집’, 이를 영화용어로 고전적 편집 classical cutting 이라고 한다.

스펙터클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고전적 편집의 기본을 잘 지켜낼 때 웰메이드 스펙터클이 성취될 수 있다.

다음 달 영화읽기는 웰메이드 스펙터클의 조건, 그 두 번째로, 앞서 언급한 브레이브하트 Braveheart (1994)의 레퍼런스급 스펙터클과 2% 부족한 스펙터클의 명장을 비교해보기로 한다.

 

전광준 / 독립영화 감독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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