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호 인문학술2: 올림픽] 올림픽과 경영

 

 

최근 국내 매출액 100대기업을 대상으로 ‘우리기업의 스포츠마케팅 실태와 향후과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런던올림픽 특수여부를 묻는 질문에 ‘세계경기가 좋지 않지만, 올림픽특수가 있을 것이다’는 응답이60.9%로 나타났다.<올림픽특수 기대 어렵다 39.1%> 런던올림픽 연계마케팅을 펴겠다는 기업도 34.8%에 달해 지난 2002년 국내에서 열린 한일월드컵(19.7%)과 2008년 베이징올림픽(27.3%)때보다 연계마케팅이 활발할 것으로 나타났다(대한상공회의소, 2012).

 

1. 글로벌 기업들의 올림픽 마케팅

 세계 3대 스포츠 대회(올림픽, 월드컵, F1그랑프리) 중 하나인 올림픽은 1984년 LA올림픽을 시작으로 마케팅 플랫폼으로 자리잡고 있다.

○ 1970년대까지 200만~4,000만 달러 정도의 재정을 유지하던 IOC는 LA 올림픽에서 기업 스폰서십을 도입하며 상업화 시작

○ 1985년 IOC는 TOP(The Olympic Partners) 프로그램을 도입, 11개 사업분야별로 대표 기업을 선정해 재정적∙기술적 지원을 받는 대신, 파트너는 독점적으로 올림픽 엠블럼과 휘장을 내걸고 홍보하는 것을 허용

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은 자사의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의 제공 및 홍보를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음

○ Acer, Atos, 삼성, 파나소닉 등 IT기업들은 대회 운영에 필요한 제품, 시스템 지원을 통해 자사의 역량과 제품∙서비스 우수성 홍보

○ 코카콜라, 맥도널드, P&G 등 식품∙생활용품 기업들은 올림픽을 지원한다는 긍정적인 이미지로 제품에 대한 친근감과 충성도 제고

○ B2B기업 중에도 GE, Dow가 TOP로 A-Mittal, Rio Tinto가 LP로 참여하여 기업 이미지 제고

 

2. B2B기업 스폰서십의 특징

GE는 친환경적,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지원으로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및 운영에 기여하여 기업 이미지 제고

○ B2B 기업 최초로 ’06년 토리노 겨울올림픽부터 TOP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전력, 조명, 수처리, 운송, 보안, 헬스케어 부분 스폰서십 활동

○ ’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GE는 첨단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경기장과 관련 시설 인프라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함

 Dow Chemical은 친환경적,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 지원으로 친환경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시도 ○ ’12 런던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파트너(TOP)가 되었으며 메인 스타디움 외벽 자재로 친환경 화학소재를 지원

 Arcelor Mittal, 철을 소재로 한 런던의 아이콘 오빗(Orbit)타워 건설 지원, 세계 최대 철강기업 이미지 제고

○ 115m 높이의 Orbit Tower는 1,400톤의 철재가 사용되었고 그 중 60%이상을 재활용 철재로 공급, 올림픽 테마에 부합하는 ‘친환경’ 이미지 부각

 Rio Tinto는 몽골 올림픽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 대규모 광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몽골 정부 및 국민과의 친화력 제고

○ 또한, 자사 광산의 금, 은, 동 8t을 올림픽 메달 제작에 지원하여 광산 기업으로서의 이미지 제고

 

3. 올림픽 마케팅의 효과는?

올림픽 마케팅은 큰 규모의 지원을 해야 하므로 그에 따른 위험도 크지만 전반적으로 성공적이라는 평가

○ ’05~’09년 동안 연간 1,500만달러 이상의 마케팅비용을 지출하는 기업 51곳 중 스포츠 마케팅에 더 많은 비중을 두는 기업들의 순이익이 22.1% 가량 더 높게 나타남(콜럼비아 대학 젠슨 연구소) – 통상 마케팅에 1억달러를 투자하면 1% 브랜드 인지도 상승을 기대하는 반면, 올림픽 스폰서십의 경우 3% 상승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됨

○ 반면 영국 보안업체 G4S는 올림픽 보안 부분 스폰서십을 체결하고 홍보를 시작했으나 전문인력 부족 등의 준비 소홀로 계약이 파기되며 기업 이미지가 실추되고 주가가 급락하는 등 큰 타격을 받음

 GE, ‘06~’12년 올림픽 스폰서십을 통해 개최 도시와 국가에 신뢰와 인지도를 높임으로써 세일즈에 까지 연계하는 성과를 거둠

○ GE는 ’06년 겨울올림픽 경기 때 매출 8천만달러, ’08년 베이징 올림픽 때 매출 7억달러, ’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매출 1억5천만달러를 달성하며 파트너 계약기간을 ’20년까지 연장함

○ ’08년 베이징 올림픽 인프라 지원에 만족한 중국은 베이징 시 전체의 대규모 인프라 개선 프로젝트(7억 달러)를 GE에 맡김

 

올림픽과 국가경제

 

올림픽으로 인한 생산유발과 관광수입 증대 등은 직접적인 경제 효과를 유발하고, 또 올림픽 특수와 포스트 올림픽 신드롬 등은 계속해서 전체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또 경제적 효과 외에 개최국과 개최도시의 국제적 위상 제고 등 무형의 효과도 유발하고 이것이 또 장기적 경제 효과 발생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개도국이나 낙후지역이 올림픽을 개최하려는 가장 중요한 목적이 여기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손익계산서를 따져 보면 역대 올림픽 가운데 198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LA 올림픽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적자대회였다. 시설비 과다투자 등이 주요 원인이지만 안보에 따른 비용지불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972년 뮌헨올림픽에서 발생했던 검은 9월단의 테러이후 올림픽 개최지들은 안보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이 때문에 올림픽 개최비용이 급격히 상승했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에서는 안보를 위해 많은 투자를 했고, 이와 더불어 올림픽 주경기장 등을 무리하게 건설하면서 엄청난 적자 상태에 빠졌다. 결국 2006년에야 겨우 빚을 모두 갚았다고 하는데 빚을 갚기까지 무려 30년이나 걸렸다. 몬트리올은 당시 북미에서 가장 부자도시로 손꼽혔으나 재정파탄 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유럽 재정위기가 올림픽 때문?

 

사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지구촌 불황의 시작지점에 아테네 올림픽이 서 있는 것은 확실하다. 2004년 당시 그리스는 올림픽 특수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구가했다. 2001년 유럽연합(EU)가입으로 쏟아져 들어온 저금리자금이 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건설·주택 등으로 몰리면서 부동산 광풍을 부채질했다.

 

고대올림픽의 발상지이자, 근대 제1회 올림픽 개최 이후 108년 만에 다시 올림픽을 열게 됐다는 자부심, 그렇게 바랐던 EU가입이 이뤄져 유럽 변방에서 중심부로 진출하게 됐다는 자신감이 올림픽 특수와 만나 당시 아테네의 밤은 불야성을 이뤘다. 그리스는 당시 올림픽예산으로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를 책정했지만, 실제론 그 10배에 달하는 160억 달러를 썼다. 이는 경제규모가 8배나 큰(2011년 기준) 영국이 이번 런던 올림픽에 쏟아 부은 금액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올림픽 이후 그리스 재정적자가 심화됐고 이것이 유럽 재정위기와 연결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침체의 첫 머리에 ‘빚더미 아테네 올림픽’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1984년 미국 LA올림픽은 LA주민 83%가 반대하는 상황에 결국 정부가 지원을 하지 않았고 LA시에서 자체적으로 올림픽을 이끌어야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것이 흑자를 기록한 원인이 됐다. 주민의 반대로 많은 재정을 투입할 수 없게 되자 대학기숙사를 선수촌으로 활용했고 주경기장도 1923년 지어진 LA콜로세움을 그대로 이용하면서 비용을 최소화한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LA시가 올림픽에 상업적인 면을 부각시키고 TV중계료와 스포츠 마케팅을 도입했고 결국 3억달러의 흑자를 달성했다. 물론 이 때부터 올림픽 경제라는 말이 쓰이면서 아마추어리즘을 고수하던 올림픽이 상업주의로 변질되기 시작했다.

 

메가이벤트의 경제효과는 과장되기 마련

 

이번 런던 올림픽의 경제효과는 51억파운드, 9조2천억원으로 추산된바 있다. 비자유럽과 SQW컨설팅이 분석한 결과인데 그나마 이 정도는 적정한 수준에서 경제효과를 분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형행사를 치르거나 대규모 공사를 강행할 때 경제유발효과가 반드시 금액으로 제시되는데 조금 과장되는 측면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4대강 공사의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40조원으로 분석됐고 평창동계올림픽은 64조9천억원이라는 분석이 있다. G20정상회의 같은 경우 적게는 21조원에서 많게는 무려 450조원의 효과가 있었다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경제유발효과는 여러 가지 목적에서 부풀려지게 마련이다. 하지만 유발효과를 부풀리고 지나치게 많은 재정을 투입할 경우 오히려 재앙을 불러오게 되는 것이다.

 

올림픽은 파티, 즐겁긴 하지만 대가 치러야

 

그래서 올림픽의 저주, 매가이벤트의 저주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 대형 행사를 치르면 반드시 부정적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것인데 아예 없는 말은 아닌 것 같다. 올림픽 개최국이나 개최 도시는 흑자는 고사하고 개최 이후에도 하나 같이 ‘올림픽 이후 경기침체'(Post-Olympic Economy Depression) 현상을 겪었다. 막대한 개최 비용에 비해 경제 창출 효과는 기대 이하였던 탓이다. 처음엔 자금이 모이면서 경기가 활황을 타는 듯 하나 정작 대회가 끝나면 정부는 재정 부담에, 시장은 불황에 시달렸다.

 

우리나라만 해도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주식과 부동산이 급락했고 경제 성장률은 반 토막이 났었다. 올림픽의 저주, 매가이벤트의 저주는 다시 우리나라에서 그 징후를 찾아볼 수 있다. 동계올림픽을 유치한 평창은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벌써 암울한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개최를 앞두고 있는 인천은 도시가 부도 위기에 몰려있고, F1그랑프리를 주최한 전남도 사정이 그리 좋지 않다. 거기에 평창까지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된 시점에서 우리나라는 사전에 철저한 분석과 계획된 대회준비만이 스포츠매가이벤트 유치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고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라정현 / 체육학과 박사과정

작성자: khug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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